DDR2 퇴진운동에 온몸 던진 DDR3 - 사생결단! 올드보이냐 영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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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2 퇴진운동에 온몸 던진 DDR3 - 사생결단! 올드보이냐 영보이냐
  • PC사랑
  • 승인 2009.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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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라면 올해 말 아마 이들의 출연비중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

우여곡절 사연 많은 DDR3
DDR3 메모리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보인 것은 2005년 2월 삼성전자에 의해서다. 당시 삼성전자는 80나노 공정 기반에 1,066MHz 클록을 가진 512MB DDR3 메모리를 개발했다. 이어서 1개월 후인 2005년 3월 하이닉스가 한 발 늦게 90나노 공정 기반의 DDR3 메모리를 선보였다. 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삼성전자에게 뺏겼지만, 대신 2007년 5월 인텔로부터 처음으로 DDR3 메모리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다.

같은 해 6월, 인텔이 대만 컴퓨텍스에서 메인보드용 3 시리즈 칩셋이 DDR3 메모리 규격을 지원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DDR3 메모리가 처음으로 시장에 나오게 되었다. 인텔의 주력 제품군답게 처음엔 여러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의욕적으로 참여했다. 심지어 몇몇 업체들은 메인보드와 DDR3 메모리를 끼워 파는 성의까지 보였지만 비싼 값에 비해 성능 향상 효과는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이유로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후 몸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며 조용히 칼을 갈던 DDR3 메모리는 인텔이 코어 i7 CPU와 X58 칩셋을 내놓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으나 코어 i7 CPU와 메인보드가 상식 밖으로 비싼 데다 갑작스런 고환율까지 겹치는 바람에 그 빛을 발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AMD가 소켓 AM3 기반의 페넘 II CPU를 출시하면서 DDR3 메모리는 다시 주목을 받게 된다. 인텔과 AMD의 주력 제품이 모두 DDR3 메모리를 지원하게 된 셈이다.

올 하반기에 인텔이 지금의 코어 i7보다 값이 싼 린필드 시리즈를 내놓고, AMD가 800계열 메인보드 칩셋을 발표하고 나면 DDR3 메모리의 입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제껏 PC 시장에서 맹활약을 하던 DDR2 메모리는 그만큼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테스트, DDR2 메모리의 분전

크리스털마크 2004R3(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이번 비교 테스트에는 EK메모리의 DDR2 메모리 2종과 DDR3 메모리 1종이 쓰였다.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DDR2 800MHz와 1,066MHz, 그리고 DDR3 1,333MHz 등이다. 원래 인텔과 AMD의 시스템을 모두 테스트하려고 했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AMD 시스템으로만 진행을 했다.

CPU는 AMD 데스크톱 제품군 중 최상위 제품인 페넘 II X4 955 블랙에디션이 쓰였다. 메인보드는 원래 두 메모리 규격을 모두 쓰는 콤보형 메인보드를 섭외하려 했으나 해당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 아수스의 고급형 메인보드인 ‘M4A79 디럭스’와 ‘M4A79T 디럭스’가 수고를 해줬다. 두 메인보드는 메모리 슬롯 규격을 빼면 제원이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편집장님이 테스트 중인 시스템에서 막무가내로 뽑아 온 지포스 8600GT 그래픽 카드와 1테라바이트 하드에 밀려 반 년동안 모 기자의 방 안 서랍속에서 은둔하던 500GB 하드디스크가 세기의 대결(?)에 합류했다.

테스트는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했다. 흔히 쓰이는 클록 대비 성능 측정과 같은 클록을 가진 DDR2와 DDR3 메모리를 썼을 때 성능 비교 측정이다. DDR3 1,066MHz가 준비되지 않은 대신 DDR3 1,333MHz를 바이오스에서 1,066MHz로 설정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CPU와 메모리 성능을 측정하는 연산 프로그램인 ‘슈퍼파이 1.5’를 돌렸다. 처음 1MB로 연산을 할 때는 전부 엇비슷했지만 용량을 늘릴수록 차이가 벌어졌다. 8MB를 대입할 때는 DDR3 1,333MHz와 DDR2 1,066MHz 사이에 약 3초의 시간 차이가 났다.

이보다 더 놀라웠던 건 DDR2 1,066MHz와 동일 클록으로 설정한 DDR3 메모리의 속도 차이였다. 같은 클록임에도 불구하고 8MB 연산에서 DDR2 1,066MHz가 3초나 더 빨랐다. 혹시 착오가 있나 싶어서 몇 번이나 다시 테스트를 해도 마찬가지였다. 크리스털마크 2004R3를 돌릴 때도 DDR2 1,066MHz가 좀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슈퍼파이 1.5 테스트 결과(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M4A79 디럭스


M4A79T 디럭스

테스트 제원과 CPU, 메모리를 올린 메인보드 2종. 아수스 M4A79 디럭스와 M4A79T 디럭스는 소켓 규격과 얹을 수 있는 메모리가 다르다는 것만 빼고 나머지 제원이 같다. 메모리는 EK 메모리 제품을 썼다.


DDR2 1,066MHz의 선전, 그러나..

JEDEC(국제 반도체 표준 협회)이 정한 DDR 메모리 규격 비교. 갈수록 클록은 높아지고 전압은 낮아진다.

엄밀히 말해서 DDR2 1,066MHz는 표준 규격이 아니다. JEDEC이 정한 표준 규격에 따르면 DDR2 메모리의 최대 클록은 800MHz가 맞다. DDR2 설계상 800MHz를 넘어가면 그만큼 전압이 높아지고 전력 소모도 심해진다. 이를 반증하듯, 시중에 나온 DDR2 1,066MHz들은 2V 이상의 전압에서만 동작한다. 이번에 테스트한 DDR2 1,066MHz의 경우 전압을 다양하게 설정해 놓고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제원에 기재된 2V에서 돌릴 때도 일부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DDR2 1,066MHz를 올림픽 선수라고 가정한다면 점수를 높이기 위해 근육강화제를 복용한 선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반면 DDR3 1,333MHz 메모리는 최소 전압인 1.5V로 설정해 놔도 모든 프로그램을 거뜬히 돌렸다.

뜨는 해 DDR3, 지는 해 DDR2

최근 1년간 메모리 가격 변동. DDR3 메모리는 1년 전만 해도 DDR2 메모리의 3배를 넘는 값이었지만 지금은 그 차이가 1.5배도 되지 않는다. 메모리 값이 안정화 되면서 7월부터 조금 올랐다. 당분간은 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DDR3 메모리의 급부상은 해당 업계의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메모리 시장을 주름잡는 두 업체가 수익성과 더불어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DDR3 메모리 보급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하이닉스는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DDR3 메모리 비중을 연말까지 전체 시장 대비 40%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따라서 용산 시장을 비롯한 PC 업계는 물론이거니와, 대기업들도 이 흐름을 자연히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사정이야 어쨌든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지금 당장 메모리를 산다면 어떤 메모리를 고르겠는가? 7월 현재 2GB DDR3 1,333MHz 메모리 값은 평균 5~6만 원대로 2년 전의 1GB DDR2 메모리 값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물론 앞으로 좀더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작년처럼 폭락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DDR3 메모리를 산다고 해서 크게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또 DDR3 메모리를 쓰는 중저가형 메인보드도 여럿 등장했다. DDR3 메모리로 시스템을 꾸미기 위한 조건이 웬만큼 갖춰진 셈이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인텔의 린필드 프로세서가 DDR3 메모리를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메모리를 선택해야 할지는 더더욱 명확해진다. 이미 AMD는 이보다 한발 앞서 셈프론까지 DDR3 메모리를 쓰는 AM3 규격 프로세서로 물갈이한 상태다. 데스크톱 시장의 DDR2 메모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기점으로 DDR3 메모리에 자리를 내주고 미니 PC 분야에서 남은 생명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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