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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니, 20% 부족한… '문명: 비욘드 어스'

stonepillarl승인2015.01.09l수정2015.01.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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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 MEIER'S CIVILIZATION
BEYOND EARTH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3대 중독성 게임으로 꼽힐 만큼 뛰어난 완성도와 몰입감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게임이다. 정식 시리즈가 5까지 출시돼 있으며, 외전 격의 작품도 몇 개 출시한 바 있다. 그 중 하나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알파 센타우리’인데, 딱 한 작품만 출시된 후 명맥이 끊겨서 문명 시리즈 팬은 물론이고 SF 팬들 사이에서도 후속작 출시를 가장 바라는 게임으로 꼽혀 왔다. 그리고 마침내, 15년의 세월을 넘어 사실상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문명: 비욘드 어스’가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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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 파이락시스
● 유통사: (국내)H2인터렉티브, 2K게임즈
● 플랫폼: PC
● 출시일: 2014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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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5’의 우주 버전 DLC?
 
출시 전, 스크린샷과 플레이 동영상이 공개 됐을 때부터 말이 많았던 부분인데 개발 엔진이 문명5와 동일하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비슷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때 주류를 이루었던 두 개의 의견을 살펴보면, 하나는 문명5와 비슷한 시스템에서 배경만 우주로 옮겨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의견들과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해도 새로운 그래픽과 시스템에 기대를 거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출시된 ‘문명: 비욘드 어스(이하 비욘드 어스)’는 양쪽의 기대감을 모두 배신했다고 할 수 있다.
 
비욘드 어스는 문명5의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았다. 비슷한 요소도 있고, 완전히 새롭게 바뀐 요소도 있다. 우선 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트리 구조가 직선형에서 그물망 형태로 바뀌었다. 이전 문명 시리즈의 선형 구조에서는 후반에 가면 결국 대부분의 기술을 연구하게 되지만, 비욘드 어스에서는 한쪽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반대편으로 넘어가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게 된다. 물론, 초 장기전을 한다면 모두 완료할 수는 있다. 이전의 사회 정책은 미덕이라는 시스템으로 변형 됐으며, 새롭게 도입된 친화력은 각각의 유용한 효과와 함께 유닛의 업그레이드, 최종적으로 승리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명 시리즈의 돈은 에너지로, 행복은 건강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게임 내에서의 역할은 거의 같다. 비욘드 어스 초반에는 에너지와 건강 관리가 문명5의 초반과 비교해 조금 어려워진 감이 있지만, 중반만 넘어가면 어렵지 않게 관리가 가능해진다. 식량이나 생산 시스템은 문명5와 동일하다. 첩보는 문명5와 비교해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강화되긴 했는데, 문제는 성공률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아직 많은 시간을 플레이한 것은 아니지만, 일정 레벨 이상의 첩보 활동은 도무지 성공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외의 차이점은 위성궤도 유닛이 추가돼 일반 맵 이외의 위성궤도 맵이 별도로 존재하고, 맵에 무작위하게 퍼져 있는 독기로 인해 유닛이 피해를 입는 다거나, 야만인을 대신하는 외계 생물체의 존재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문명5의 시스템을 계승하면서도 상당히 축약되거나 삭제시켰고,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은 몇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 이번 작에서 새롭게 도입된 기술 연구 방식. 방사형 구조 덕분에 한쪽 방향을 선택하면 반대편 기술을 습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 역시 이번 작에 새롭게 추가된 궤도 유닛. 궤도 유닛은 궤도 맵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일정 턴 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
 
 
정체성이 모호한 외계 생물
 
배경이 우주로 옮겨갔고, 또 알파 센타우리의 후속작적인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강력한 외계 문명과의 조우를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본편에서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는 야만인의 또 다른 버전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지적 생명체로 그려지지도 않고 그저 야생 동물 수준이다.
 
물론, 문명 시리즈와 달리 초반부터 강력한 ‘시즈 웜’이나 ‘크라켄’ 등이 등장해 큰 위험이 되기도 하지만, 친화력이나 과학 기술을 조금만 연구하면 외계 생명체는 그저 귀찮은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또한 문명 시리즈의 야만인이 시대가 지날수록 플레이어와 비슷한 수준의 군사 유닛을 생산해 내는 것과 달리 외계생명체는 별도의 진화가 없어서 중반부터는 각 문명의 군사 유닛과의 전투에서 상대조차 안 된다.
 
외계 생명체의 의의를 굳이 찾아보자면, 야만인과 달리 무조건 각 국가 세력을 적대하지는 않으며,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는 공생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정도. 공생이 가능해도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자기만족에 불과하다는 점이 아쉽다.
 
▲ 바다의 외계 생명체는 보통 군집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유닛을 이동시키다가는 대략 난감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어설픈 한글화
 
문명5 때와 마찬가지로 제작사에서 공식 한글화를 진행했다. 문명 시리즈가 국내에서 얼마나 팔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가뭄에 콩 나듯 출시되는 정식 한글화 게임은 언제나 반갑다. 물론, 번역의 질이 좋다는 가정하에서의 이야기지만. 비욘드 어스의 번역 수준은 상당히 안 좋다. 가령 유닛 이름인 ‘Armor’의 경우 장갑차로 변역해야 하지만, ‘갑옷’이라고 직역을 해버리는 바람에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들을 의아스럽게 만든다.
 
그나마 유닛 이름이 잘못된 경우는 양호한 편이다. 비욘드 어스에는 게임의 승리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 퀘스트 외에 게임 중간 등장하는 서브 퀘스트가 존재하는데, 이 퀘스트가 모호하게 번역된 것이 많아서 퀘스트를 달성하기가 난감한 것들이 제법 존재한다. 문명5의 경우에도 초창기에 많은 번역 오류가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는데, 비욘드 어스도 같은 문제를 답습하고 있는 중이다.
 
제작사에서 직접 한글화를 해주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된 번역가를 구하거나 자문역이라도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글화가 분명 고마운 일이기는 하지만, 곳곳에서 발견되는 오역과 그로 인해 의미를 알 수 없게 된 일부 퀘스트를 보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참고로 이 스크린샷에 오역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확장팩을 기다리며
 
비욘드 어스는 발표가 될 때부터 매우 많은 기대를 받아온 게임이다.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이라는 점, 그리고 알파 센타우리의 후속작이라는 점이 겹쳐지면서 출시되기 전까지의 기대감은 그 어떤 문명 시리즈보다도 높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출시된 비욘드 어스는 여러모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완전히 재미 없는 것은 또 아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꽤 재미있게 즐길만한 요소들도 많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반복 플레이를 하다 보면 쉽게 질릴 정도로 시스템이 단조롭고, 전체적인 볼륨이 작다.
 
등장 세력이 8개인 것은 나중에 추가할 수 있다고 쳐도, 후반으로 가면 경계가 모호해지는 친화력, 게임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외계 생명체,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한정적인 서브 퀘스트, 도시 국가의 마이너 버전인 주둔지, 우선순위가 거의 고정되는 미덕 등이 몇 번을 새롭게 플레이해도 결국은 비슷한 플레이로 귀결되도록 유도하고 만다.
 
무엇보다 바로 전에 출시된 작품이 문명5의 두 번째 확장팩인 ‘멋진 신세계’였기 때문에 단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문명5 역시 오리지널이 처음 출시될 당시에는 전작과 비교해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이후 두 차례의 확장팩과 DLC 들이 추가되면서 이제는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문명 시리즈의 팬들은 당연히 이후에 출시되는 후속작을 ‘문명5: 멋진 신세계’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고, 더욱 박한 평가를 받는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비욘드 어스도 문명5와 마찬가지로 추가되는 확장팩과 DLC로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일단 많은 기대 속에 출시된 본작의 완성도가 부족한 점은 여러모로 아쉬울 수밖에 없다.
 
▲ ‘순수(Purity)’ 진영의 승리 조건 중 하나인 대탈주의 문. 도시에서 건설하는 불가사의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맵 상에 건설해야하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smartPC사랑 | 석주원 기자 juwon@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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