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가 됐다. 사실 학생 시절의 기자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주장이 무너진 데 대해 무척 실망(?)한 입장이었는데, 어느새 그로부터 15년이나 지나 현재까지 왔다. 어쨌든 20세기 막바지에 동작속도 166MHz인 펜티엄 MMX를 사용하던 때를 기억하니, 4개의 코어가 각 4.0GHz로 돌아가는 지금의 산업 발전이 경이롭다. 해가 바뀐 만큼 집에서 정보 제공보다 먼지 수집에 더 몰두하고 있는 당신의 구닥다리 PC를 새것으로 바꿔 보자. 용도에 잘 맞추면 거금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한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격대에 맞춘 PC를 준비했다.

추천PC, 키워드는 ‘상향평준화’
사실 현재 시가 기준으로 약 80만 원대 가격으로 PC를 조립하면 ‘전문가’와 ‘하드코어 게이머’를 제외한 거의 모든 영역의 사용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CPU의 성능은 듀얼 코어부터 하한선이 상당히 올라왔고, 단순히 ‘PC의 역할만 하는’ 정도가 아닌 이상은 비즈니스 PC나 게이밍 PC 등의 구분이 없어도 대부분의 작업을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듀얼코어 4스레드의 i3-4160 정도면 어지간한 MMORPG도 즐길 수 있다. 물론 ‘즐길 수 있다’는 단어 자체에 무게를 둬야 할 만큼 그래픽 옵션에 많은 양보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현대사회에 필수를 넘어 기본이 된 PC를 대하는 자세는 사람마다 다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인터넷과 액셀만 사용할 수 있으면 만족하는 사람도, 어떤 게임이라도 무조건 최고 그래픽 옵션을 구현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다. 무턱대고 “제일 싼 걸로 주세요” 하거나 가장 비싼 부품만 조합해선 될 일도 안 된다.(물론 지갑도 안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PC다운 PC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가격을 40만 원으로 정하고, 20만 원 단위로 예산을 올려가며 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알아보자.

 

여기 소개된 추천 PC는 상대적인 구성이며, 사용자의 용도와 성향에 따라 HDD를 추가하거나 듀얼 VGA를 구성하는 등의 선택은 전적으로 자유다. 케이스 역시 수많은 브랜드들 중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제품을 고르면 된다. 단, 케이스도 PC의 한 부품인 걸 감안해 1만 원대의 저렴한 케이스는 되도록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인텔 20주년 기념 모델 펜티엄 G3258은 사실 제 성능보다 오버클럭 수율 덕에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듀얼 코어에 기본 3.2GHz로 동작하지만 바이오스에서 배수를 살짝만 건드려도 4GHz까지는 무난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PC 용도에서 게임을 들어내면 굳이 바이오스에 진입할 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평균 7만 원대의 가격 대비 성능은 어느 CPU 못지않다. 여기에 4GB RAM과 SSD를 조합하면 상당히 강력한 업무용·가정용 PC가 된다.

 

제원

M/B: 에즈락 B85M-iTX
RAM: 삼성전자 DDR3 4G PC3-12800

SSD: 샌디스크 X110 시리즈 128GB
P/S: 잘만 ZM400-LE
케이스: 앱코 NCORE IT100 비주얼 USB3.0
가격: 366,000원

 

 

 

4세대 i5 프로세서는 내장그래픽이 최대 1200MHz로 작동하는 2-in-1 프로세서다. i5-4690 하스웰 리프레시 프로세서는 4개의 코어가 기본 3.5GHz, 터보부스트 최대 3.9GHz까지 빨라져 외장 VGA가 없어도 웬만한 게임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아니, 그래픽 옵션에서 약간의 타협이 필요하긴 하다. 그래도 LoL을 즐길 때 중간 옵션에서 30프레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니, 말 그대로 ‘적당한’ 예산으로 맞추기에 안성맞춤인 사양이다.

 

제원

M/B: 기가바이트 GA-B85M-D3H
RAM: 팀그룹 DDR3 4G PC3-12800 x 2
SSD: 샌디스크 X110 시리즈 128GB
P/S: 마이크로닉스 Classic Ⅱ SE 500W +12V 싱글레일 85+
케이스: 앱코 NCORE 골리앗 USB3.0
가격: 564,000원

 

 

 

기자가 사무실 PC에서 가장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는 역시 오피스 프로그램이고, 두 번째가 그래픽 툴이다. 과거 업그레이드 전의 PC에선 브러시로 사진을 몇 차례 비비면 몇 초간 기다렸다가 다음 작업을 하는 게 일이었다. 3.5GHz 속도의 i5-4690 프로세서에 8GB RAM, SSD를 조합하면 브러싱 중 마우스를 멈출 일이 거의 없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맥스웰 아키텍처가 적용된 GTX750Ti를 더해주면 게임에서도 만족스러운 처리 속도를 볼 수 있다.

 

제원

M/B: 에즈락 H97 Performance
RAM: 팀그룹 DDR3 4G PC3-12800 x 2
VGA: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750Ti UD2 OC D5 2GB UltraHD
SSD: 샌디스크 X110 시리즈 128GB
P/S: 마이크로닉스 Classic Ⅱ SE 500W +12V 싱글레일 85+
케이스: 잘만 Z3 PLUS
가격: 795,000원

 

 

 

예산이 일곱 자리가 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위의 80만 원대 사양에서 CPU는 그대로 두고 VGA를 상위 레벨로 올릴 수도 있고, 4690K 모델과 쿨러로 오버클럭을 준비할 수도 있다. 기자는 4개의 스레드가 추가되고 동작 속도가 좀 더 빨라진 i7-4790 프로세서와 상위 레벨의 메인보드를 추천한다. 더욱 안정된 시스템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더 높은 그래픽 옵션도 견딜 수 있게 된다. SSD 용량을 두 배로 올린 것은 ‘스팀’에 대한 예의.

 

제원

M/B: 기가바이트 GA-H97-Gaming 3
RAM: 팀그룹 DDR3 4G PC3-12800 x 2
VGA: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750Ti UD2 OC D5 2GB UltraHD
SSD: 샌디스크 X110 시리즈 256GB
P/S: 마이크로닉스 Classic Ⅱ SE 500W +12V 싱글레일 85+
케이스: 앱코 NCORE 골리앗 USB3.0
가격: 967,000원

 

 

 

이쯤 되면 가볍게 PC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선은 벗어났다고 봐야 한다. 본체에만 120만 원을 투자하는 건, 같은 가격으로 80만 원짜리 본체와 27인치 모니터,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장만할 수 있는 금액인데, 이를 본체만으로 보상받으려면 효율적인 하드웨어 배치가 필요하다. CPU는 i7-4790으로 두고 좀 더 게이밍 PC스러운 케이스로 포장해 보자. VGA는 높은 가성비로 유명한 라데온 R9 280X로 그래픽 성능을 한층 끌어올리는 걸 추천한다.

 

제원

M/B: 기가바이트 GA-H97-Gaming 3
RAM: 팀그룹 DDR3 4G PC3-12800 x 2
VGA: 사파이어 라데온 R9 280X Vapor-X OC D5 3GB Tri-X
SSD: 도시바 Q 시리즈 Pro 256GB
P/S: 잘만 ZM600-LX
케이스: 브라보텍 스텔스 EX 블랙
가격: 1,142,000원

 

 

 

몇 개월 전 기자가 PC를 업그레이드하며 소개한 ‘제온 + 리틀밸리 메인보드 = 변태 PC’의 총 가격도 100만 원을 넘지 않았다. 하물며 본체 구입 예산을 140만 원으로 잡았다는 건 PC가 단순 취미 정도를 넘어섰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오버클럭에 도전해 봐야 하지 않겠나? i7-4690K 데빌스캐년 프로세서와 일체형 수랭 쿨러로 온도를 잡고, VGA는 현재 외장 VGA 시장을 꽉 잡고 있는 4GB 그래픽 메모리의 GTX970으로 ‘끝’을 보자.

 

제원

M/B: 에즈락 Z97 Extreme 4
CPU 쿨러: 딥쿨 Gamer Storm Maelstrom 240
RAM: 팀그룹 DDR3 4G PC3-12800 x 2
VGA: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970 EX OC D5 4GB 블랙라벨
SSD: 도시바 Q 시리즈 Pro 256GB
P/S: 잘만 ZM600-LX
케이스: 브라보텍 스텔스 EX 블랙
가격: 1,324,000원

 

 

smartPC사랑 |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