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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바일 쇼크, 돌파구는?

stonepillarl승인2014.11.03l수정2014.11.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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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각 기업들이 일제히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 국내 최대의 기업이면서 동시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보니, 국내외 안팎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특히나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세를 올리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이 예견돼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발표된 내용은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주요 원인은 바로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었다.
 
 
외적 요인
 
이미 지겹도록 언급이 되고 있는 내용이기에, 스마트폰 시장은 나날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고, 제조사들의 기술력은 상향평준화 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에 위협이 되는 것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급부상이다. 삼성전자는 2년 동안 지켜온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올 2분기에 샤오미에게 내줬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요 몇 년 동안 줄기차게 제기돼온 삼성전자의 위기설이 마침내 실체화 된 셈인데,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기가 과연 삼성전자가 사업을 실패해서 발생한 것이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프리미엄 라인업부터 보급형 라인업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각 시장에 따라 최적화된 제품을 내세워 공략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 전략은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애플의 단일 하드웨어 전략과 비교되면서 삼성전자를 세계 휴대전화 시장 1위로 올려놓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이 전략의 단점은 매우 광범위한 시장을 커버해야 한다는데 있다. 그리고 어느 한 분야에서든 구멍이 뚫리면 전체의 실적 부진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급성장한 중국의 스마트폰들이 저가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저가폰 라인업의 경쟁력이 크게 하락했고, 이는 곧바로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물론,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 제조사들에게 뒤처졌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기는 하지만, 단순 가격 경쟁에서 중국 제조사들을 이길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고급형 시장은 어떨까? 이쪽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경쟁사들의 기술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갤럭시S2 때처럼 압도적인 하드웨어 성능으로 우위에 서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의 부진은 삼성이 딱히 못 했다기보다 경쟁사들이 그만큼 성장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물론 경쟁사들이 성장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뭐했냐는 지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1위로 달리고 있는 기업에게 더 빨리 달리지 못했다고 질책하는 것은 조금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어떤 분야에서든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한 발 더 앞서나가기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애플이라는 거대한 벽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초창기부터 애플을 벤치마킹 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대립 구도를 만들며 마케팅적으로 잘 활용해 왔다. 이런 전략은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두주자로 나서는 데는 분명 큰 기여를 했지만, 정작 애플이 갖고 있는 철옹성 같은 시장은 조금도 무너뜨리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아이폰6를 출시할 때만 해도 이러저러한 말이 많았지만, 애플은 이번에도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갱신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중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경쟁사들의 성장으로 조금씩 입지가 좁아지고 있고, 앞에서는 애플의 시장을 뺏어오지 못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것이 지금의 삼성전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내적 요인
 
삼성전자는 태생부터 패러다임을 바꾸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아니었다.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1980년대로 잠시 돌아가 보자. 삼성전자는 1986년에 국내 최초의 카폰 ‘SC-1000’을 출시했고, 88서울올림픽에 맞춰 국내 최초의 휴대전화 ‘SH-100’을 공개하며 휴대전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폰을 개발할 때는 도시바의 카폰을, 휴대전화를 개발할 때는 모토로라의 휴대전화를 가져다 직접 뜯어보고 연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냈다. 21세기에 들어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후발 주자로 출발해 앞서가는 경쟁기업을 철저히 벤치마킹하는 전략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단순히 따라 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모토로라를 넘어서고, 노키아마저 제쳐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갔고, 이제는 애플이라는 세계 최대의 기업과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사업 전략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미 형성된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는 데에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 왔지만, 직접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가진 강점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가 아닌, 수직적인 발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 시리즈가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삼성전자의 이러한 강점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차 경장사들의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특히 전 세계 모바일AP 시장의 과반 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삼성전자가 자랑하던 기술적 우위도 사라졌다.
 
더욱이 이건희 회장의 장기 부재는 삼성전자의 위기설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 옴니아 시리즈의 실패로 위기에 봉착했던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하면서 대반전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물론 이건희 회장이 직접 갤럭시 시리즈를 기획하고 개발한 것은 아니겠지만,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이 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건희 회장 부재 시에는 이 역할을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대신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이건희 회장 만큼의 연륜도 카리스마도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실적 악화가 사실로 드러났고, 하반기 실적 전망마저 어두운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뚜렷한 대응이나 전략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돌파구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외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애플과의 무리한 경쟁보다 보급형 시장에 집중하면서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라’는 조언을 남겼는데, 개인적인 견해는 오히려 반대다. 이제 와서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막강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 제조사들의 성장을 막을 방법도 없다. 더욱이 보급형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과 치킨 게임을 벌인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무덤을 파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히려 프리미엄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피처폰 시절에도 애니콜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 바 있는데, 다시 한 번 같은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는 이유는 제품 하나당 얻을 수 있는 순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순이익 중 60% 이상을 챙겨가는 애플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애플만큼은 아니더라도 현재의 라인업을 축소하고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한다면 사업 효율을 개선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능 경쟁은 상향평준화 됐지만, 다행히도 아직 삼성 갤럭시의 브랜드 가치는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기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삼성전자가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전략은 마법의 단어이기도 한 ‘혁신’이다.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으레 볼 수 있는 ‘혁신은 없었다’는 문구가 지겹기도 하겠지만, 혁신이라는 것은 분명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혁신이라고 해서 아이폰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거창한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잡스의 철학을 정면으로 반박한 갤럭시노트의 S펜도 혁신이 될 수 있고, 갤럭시노트 엣지의 측면 디스플레이도 혁신이 될 수 있다. 현시점에서 기술적으로는 특별할 것도 없지만, 이러한 시도를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혁신으로 만들 수도 있다. 애플이 특히 이런 부분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데, 삼성전자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기술과 디자인만 따라할 것이 아니라.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은 지난 IFA2014 삼성 언팩 행사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것들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기어S와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함께 공개했는데,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보여준 다양한 시도들이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적어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이 모토로라나 노키아처럼 몰락의 길을 걷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했다.
 

 
smartPC사랑 | 석주원 기자 juwon@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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