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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의 링, 도망칠 곳은 없다 - EA Sports UFC

정환용기자l승인2014.07.17l수정2014.07.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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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하게는 싸움박질, 좋게 말하면 격투 스포츠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가 게임으로 출시됐다. 스포츠 게임의 명가 EA스포츠가 국내에선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복싱 장르(Fight Night)인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복싱에서 이종격투기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글러브는 더욱 작아지고,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주먹에서 발, 온몸으로 확대됐다. 더욱 큰 자극을 원하는 격투기 팬들과 게이머들에게 ‘EA Sports UFC’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UFC란?

세계 3대 이종격투기 중 하나인 UFC는 가장 유명한 입식격투기 K1과 달리 MMA(Mixed Martial Arts, 종합격투기) 룰을 따른다. 쉽게는 그라운드 기술의 유무로 나눌 수 있는데, 흔히 알고 있는 암 바, 조르기 등 선수들이 뒤엉켜서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MMA라 보면 된다. 입식격투기는 상대가 다운되면 공격을 멈춰야 하지만, UFC나 로드 FC 등의 MMA 룰에서는 다운된 선수 위에 올라타 얼굴을 마구 내리쳐도(파운딩) 공격으로 인정된다. 과거 효도르 선수와 크로캅 선수가 활동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프라이드 FC는 경영 악화로 UFC에 흡수된 바 있다.
 
 
찬스는 찰나에 온다

UFC의 기본 콘셉트는 격투기의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솔직히 승부욕이 강하지 않은 기자의 취향에는 잘 맞지 않는다. 하지만 고화질 예고편을 보며 느꼈던 것이 남자의 근육에 대한 설렘은 아니었던 바, 과감하게 PS4에 타이틀을 넣었다. UFC 자체가 굉장히 역동적인 스포츠이고, 캐릭터에 상당히 근접해야 하는 카메라워크에서 과격하고도 세밀한 전투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했다. 예고 영상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력 만점의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기대도 컸다.

일단 약 2주간 UFC를 즐긴 경험은 ‘어렵다’, 그리고 ‘어렵다’였다.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았고, 상황에 따라 수십 가지의 커맨드를 시기적절하게 입력해야 해 온 집중력을 다해야 겨우 한 게임을 이길 수 있었다. 난이도는 보통이었지만 결코 보통이 아니었다. ‘내 게임 센스가 바닥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하며 통탄했지만, 패드를 넘겨받은 친구 역시 입에 쌍시옷을 남발하며 연신 스틱을 비틀어댔다. 어느 정도 경기다운 경기를 하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듯했다.

또 한 가지, 경기 진행에 따라 게임패드에 역동적인 진동이 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타격감이 와닿지 않았다. 함께 즐긴 친구는 나쁘지 않다고 하는 걸 보면 이는 플레이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겠다. 하지만 그래픽보다 효과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감상한 기자의 입장에선 타격감이나 게임 진행의 현실감이 10점 만점에 7점 정도로 보였다.

부족한 타격감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이 게임 그래픽과 콘텐츠다. 확실히 그래픽은 지금까지 본 스포츠 게임 중 최고라 할 정도로 뛰어나다. 선수 개개인의 개성도 잘 표현됐고, 카메라가 가까이 갔을 때의 근육과 땀의 표현도 섬세하다. 커리어 모드에서 내 선수를 성장시키는 과정도 하다 보면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몰입감이 좋다. 게다가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를 비롯해 다양한 선수들이 DLC로 업데이트 예정에 있고, 게임의 백미인 이소룡을 플레이할 수도 있으니 도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이 게임의 가치는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니, 튜토리얼 모드를 차근차근 익히고 커리어 모드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키워보는 것을 추천한다. 온라인 대전은 충분히 실력을 쌓은 뒤 도전해도 늦지 않다. 커리어 모드에서 성장시킨 캐릭터로 일반 대전과 온라인 대전 모두 싸울 수 있으니, 자신만의 독특한 UFC 파이터를 키워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총 14개의 버튼과 싸울 생각에 현기증부터 일어난다면 이 게임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겠다.(기자처럼)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트라이얼. 기자의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됐다. 일단 방향키와 4개의 버튼, 2쌍의 L/R 트리거와 아날로그 스틱까지 모두 커맨드 입력에 사용해야 한다. 기본기인 무빙부터 스탠딩 기술, 그라운드 기술 등 상황에 따라 버릇처럼 익혀야 하는 스킬도 많았다. 기자는 총 18단계의 트라이얼을 통과하는 데만 약 두 시간을 소요해야 했다.
 
 

분명히 언급하는데, 일부러 이런 구도로 찍은 게 아니다. 그라운드 기술을 배우는 와중에 무심코 찍었는데 이렇게 나왔다. 어허, 너네 남자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
 
 

길었던 튜토리얼을 통과하면 기본 메뉴를 볼 수 있다. 격투 게임의 기본인 일반 1 대 1 대전은 CPU, 옆에 앉은 친구, 그리고 온라인 대전 상대와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경험치를 쌓아 올리며 각종 특전을 얻을 수 있는 커리어 모드, 각종 과제에 도전하는 챌린지 모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UFC를 즐길 수 있다.
 
 

일반 대전 모드에선 체급에 따라 선수들을 선택할 수 있다. 선수를 고를 때마다 나오는 4개의 숫자는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탠딩, 그라운드, 서브미션 기술, 총점이다. 스탠딩과 그라운드는 말 그대로 해당 포지션에서의 스탯이고, 서브미션은 암바, 초크 등으로 항복을 끌어내는 것을 뜻한다. 사진에 나온 앤더슨 실바 선수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선수를 비롯해 게임 내 구현된 모든 선수들의 스탯은 실제 선수들의 실력과 거의 비슷하게 설정됐다.
 
 

온전히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면 커스터마이징 모드로 가자. EA Sports UFC와 PS4의 뛰어난 그래픽 조합은 선수들의 얼굴과 체형을 상당히 세밀한 수준으로 설정할 수 있다. 게이머들은 벌써 배우 최민식, 래퍼 스눕독 등 유명인들과 흡사한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다. 당신의 얼굴이 피떡이 된 모습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 보고 싶다면 거울을 보며 차근차근 만들면 되겠지?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이소룡 캐릭터는 커리어 모드를 프로 난이도로 완료하거나 DLC를 구입해야 얻을 수 있다.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게임의 리뷰가 끝날 때까지 도전했지만, 당연하게도(?) 커리어 모드의 반의 반도 채 끝내지 못했다. 때문에 본 이미지는 EA Sports에서 공식 제공하는 프로모션 컷이다. 아쉽다. 당시의 체급 그대로 현재의 UFC에 등장했어도 챔피언이 됐을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를 확인해 보고 싶었는데...
 

아직 게임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펼친 대전에서 기자가 선택한 캐릭터보다 스탯이 낮은 상대에게조차 비 오는 날 먼지 풀풀 나게 맞아 뒹굴었다. 사진은 속절없이 기자를 패대기치는 구스타프손 선수. 타격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무빙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쩔쩔매며 어중간한 타격 기술만 사용하던 결과였다. 결국 2라운드 2분을 채우지 못하고 KO패.
 
 
패배를 교과서 삼아 고군분투한 다음 경기의 녹화 영상이다. 여전히 경기력은 엉망진창이지만, 그래도 몇 시간 만에 기술다운 기술이 나온 경기다.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꽂힌 순간의 쾌감으로 아직까지 UFC에 매달려 있는 기자의 정성을 봐서라도 한 번쯤 감상해 보자.
 
 
smart PC사랑 | 정환용 기자 maddenflower@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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