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에게 직접 듣는 데이터 복구 사례 명정보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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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직접 듣는 데이터 복구 사례 명정보기술
  • PC사랑
  • 승인 2013.11.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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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이번에도 데이터 복구 기술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명정보기술의 전문가로부터 데이터 복구 사례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기업의 서버 복구 사례를 다뤘던 지난 호와 달리 이번 호에서는 USB 메모리의 데이터를 복구한 실제 사례를 데이터복구사업부 특수복구팀 선임엔지니어에게 들어봤다.
 
명정보기술 김응민
 
9월의 화창한 어느 금요일 오전 여성에게 울먹이는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데이터 복구 고객을 응대하다보면 목소리만으로 고객의 데이터 손실정도나 데이터의 중요도 등 어느 정도 고객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개개인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는다.
 
이런 울먹이는 목소리, 다급한 목소리의 경우 상당히 중요한 데이터가 손실되었다는 것을 뜻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의 고객은 타 업체에 의뢰를 했다가 좌절을 겪은 분이거나 데이터복구의 가능성이 고객이 생각하기에 조금은 떨어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하는 경우가 많다. 울먹이면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의 고객도 가끔 계신데 이 경우는 상상에 맡기겠다.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건 여성은 중요한 데이터의 손실로 많이 당황한 상태였다. 복구 의뢰 고객은 모 대학 대학원 학생으로 대학교에서 연구조교를 병행하고 있는데, 컴퓨터에 USB가 꽂혀져 있는 상태에서 발로 건드렸고 USB가 완전히 부러졌다는 내용이었다.
 
USB에 저장된 데이터는 본인의 것이 아니라 담당교수의 지난 1년간 연구 자료로 만약, 데이터가 손실될 경우 자신 뿐 아니라 담당교수에게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교수에게는 아직 말하지 못한 상태로 이미 타 업체에 의뢰를 했지만, 복구 불가 판정을 받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명정보기술에 전화했다고 말했다.
 
일단, USB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전송된 사진을 확인 해보니 USB 메모리는 커넥터 부분이 부러져있었고, 화질이 그리 좋지 않아서 데이터 저장되는 NAND flash memory chip의 손상 여부는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았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 USB를 보내 달라 요청했고 문제의 USB는 당일 오후에 퀵서비스를 통해 받아 볼 수 있었다.
 
확인 결과 부러진 부위가 커넥터만 해당되며 NAND flash memory chip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태로 판단됐으나, USB메모리에 사용된 chip이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복구율이 좋지 않은 TLC 타입의 NAND flash memory chip이었다.
 
일단 작업을 시작해보니, NAND flash memory chip 에 접근은 이상 없이 잘됐고, NAND flash memory chip 으로부터 원천소스를 읽어 들이는 과정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불안했던 예감은 역시 틀린 적이 없었다. 원천소스를 분석해 봤으나 예상한 것처럼 chip 특성 상 BIT ERROR가 심해 추출된 데이터는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었다.
 
작업하는 중간에 고객으로부터 복구 진행 경과를 알고 싶다는 전화가 계속해서 걸려와 사실대로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 데이터 복구 엔지니어로서 가장 자존심이 상하고 하기 싫은 일은 복구불가 또는 복구가 어렵다고 통보하는 것이다. 통보를 받은 고객은 울면서 지난 1년간 연구했던 담당교수의 가장 중요한 연구 자료가 다 담겨 있는데 만약 데이터가 손실될 경우 대학에서 징계조치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술진흥법에 따르면 학술지원 대상자로 결정된 연구자나 대학은 연구 종료일 후 2년 안에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만약 결과보고를 하지 않으면 2~5년간 다른 연구비 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신청(참여) 제한 조치가 이뤄진다. 이 경우 복구가 안 된다면 이슈가 되었던 대학연구비 먹튀 논란까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1차 데이터 복구결과에 나 역시 크게 실망하고 있었지만, 다른 방법으로 데이터를 접근해 보는 방법밖에 없었다.
 
다음 날 ‘다시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고객에게“시간을 더 준다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모색해보겠다”고 통지했고 데이터 복구를 의뢰한 여성도“교수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렸으니, 시간과 돈은 상관없이 어떻게든 복구해달라”고 말했다. 실패로 많이 좌절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 시도라고 생각하고 다음날 제 1기술 연구소에 USB메모리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의뢰했다.
 
부설연구소에서는 자체적으로 PCBA의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테스트 보드(PCBA)를 제작하여 마지막 시도를 해볼 생각이었다. 제1기술 연구소와 합동으로 테스트 보드 제작을 완료한 후 집중력을 가지고 그 문제의 NAND flash memory chip을 실장해 보았다. 실장 후 시스템에 인식을 시켜보니‘이게 웬일인가?’시스템에서 완벽하게 인식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데이터도 100% 추출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소식을 전하자 그 교수는 개인적으로 사례를 해주고 싶다하면서 계좌번호를 물어 오는데 괜찮다 말했지만, 계속해서 감사의 사례를 하고 싶다했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정책 상 절대 다른 돈을 받을 수는 없다. 명정보기술인으로서 갖추어야 하는 첫 번째가 윤리의식이기 때문이다.
 
실력을 인정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하고 끊었지만 며칠 후 선물이라도 주고 싶다 다시 전화가 왔다. 계속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됐고, 갑자기 울먹이던 여자조교 얼굴도 궁금해서“두 분이오신다면 커피한잔 정도는 얻어먹겠습니다.”라고 말했더니 크게 웃으면서 퇴근시간 즈음해서 본사로 방문한다고 했다. 며칠 후 그 문제의 USB메모리의 주인공인 교수와 여자 조교를 만날 수 있었고 복구가 되었으니 복구 내내 궁금했던 걸 이제 물어볼 수 있었다. 나의 첫질문은 이거였다.
 
“ USB를 찬 발이 왼발이에요? 오른발이에요?”
 


⑴ 구조에 따른 USB 메모리 타입(복구유형)
1. TSOP(Thin Small Outline Package) 타입
칩과 보드가 NAND flash memory chip의 핀과 같은 라인으로 연결돼있는 타입으로 양품 컨트롤러의 호환성을 확인 후 보드에 낸드 플래쉬 메모리 칩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복구하는 경우가 많다.
 
2. BGA(Ball Grid Array)/LGA(Land Grid Array)타입
낸드 플래시 메모리 칩과 보드가 접촉하는 경로가 Ball(납)로 돼있는 타입과 Land(BGA에서 Bal(납)이 없이 Land만 있는 것)을 말하며, 복구를 위한 칩과 보드를 분리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3. COB(Chip On Board) 타입
전자회로기판에 Bare chip을 와이어 본딩(wire bonding)해 연결하고 난 후 EMC공정으로 Bare Die 상태의 컨트롤러와 NAND flash memory chip(Bare chip) 전체를 Epoxy로 감싸는 타입으로 USB메모리 뿐 아니라 SD메모리, 마이크로 SD메모리 등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USB타입.
USB메모리 중 데이터복구가 가장 난해한 타입으로 특수한 복구기술이 필요하다.
*EMC : Epoxy, Moulding, Compound의 약자
 
 
⑵ 저장방식에 따른 USB 메모리 타입
칩셋의 셀에 몇개의 메모리비트를 저장하는가에 따라 분류된다.
 
1. SLC (Single Level Cell)
한 개의 소자가 1비트를 가짐, 수명은 10만회정도 쓰기 가능, 속도는 50~100k
 
2. MLC (Multi Level Cell)
한 개의 소자가 2비트를 가짐, 수명은 5000회~1만회정도 쓰기 가능, 속도는 5~10k
 
3. TLC (Triple Level Cell)
한 개의 소자가 3비트를 가짐, 수명은 100~50회 최대 1000회정도 쓰기 가능, 속도는 1~2k
- 수 명 : SLC > MLC > TLC
- 속 도 : SLC > MLC > TLC
- 안정성 : SLC > MLC > TLC
- 비 용 : SLC > MLC > TLC
- 데이터 복구 용이성 : SLC > MLC > TLC

데이터 복구 관점으로 볼 때 한 개의 소자에 3비트를 가지는 TLC방식이 가장 어렵다. USB 메모리의 데이터 복구(명정보기술에서는 특수복구팀으로 운영) 경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복구 엔지니어가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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