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C SSD 수명‧속도, 정말 걱정할 필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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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C SSD 수명‧속도, 정말 걱정할 필요 있을까?
  • 이백현
  • 승인 2023.09.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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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백현 기자] 하나의 셀에 4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QLC SSD는 몇 년 전 처음으로 상용화된 이후 그 수명과 속도에 대한 염려 때문에 소비자의 적극적인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도 아직 소비자의 마음에는 QLC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들은 QLC SSD의 가격이 더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에 떠도는 ‘수명이 빠르게 감소한다’거나 ‘속도가 느려진다’는 글을 보고는 구매를 망설이곤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QLC SSD를 사용하다가 수명이 다했다거나, 과도한 속도 하락으로 불편을 겪었다는 이야기는 찾기 어렵다. 과연 QLC SSD는 걱정하는 만큼 수명‧속도에 문제가 있을까?

 

QLC SSD, 과거 TLC SSD와 똑같은 반응 겪어

2023년 현재 SSD 시장의 주류는 하나의 셀에 3비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TLC SSD다. 하나의 셀에 1비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SLC’, 2비트 데이터를 저장하는 ‘MLC’는 일반 사용자 레벨에서는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 극도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 우주‧항공과 같은 일부 영역에서나 간신히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SLC에서 QLC로 갈수록 하나의 셀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QLC는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므로 용량 대비 가성비가 높지만 속도‧수명에서는 TLC 이하의 제품에 비해 떨어진다.

 

재미있는 점은 지금 시장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TLC SSD도 과거 도입 초기에는 QLC SSD와 동일한 반응을 겪었다는 점이다. 당시 소비자들은 SLC, MLC에 비해 불안정하고 느린 TLC SSD의 성능을 지적했으며, 특히 2012년 판매된 ‘삼성 840 EVO’ 등의 TLC 제품의 경우 실제로 속도‧수명 저하 이슈가 생긴 사례도 존재했다.

 

과거 속도 이슈를 일으켰던 TLC 제품인 ‘삼성전자 840 EVO’ SATA SSD.

 

 

이미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QLC SSD

한편 QLC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QLC SSD 출시 초기와는 달리 이미 시장에는 상당수의 QLC SSD가 보급되었으며 그중 큰 문제가 보고된 제품은 없다. 또한 인기 있는 핸드헬드 게이밍 PC인 ASUS ROG ALLY에 탑재된 마이크론 2400 QLC SSD의 경우처럼 대기업 제품들에도 QLC SSD를 흔하게 볼 수 있다.

 

ASUS ROG ALLY에도 QLC SSD(마이크론 2400) 512GB가 기본 탑재되어 있지만 속도 이슈를 일으킨 적은 없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QLC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있다. 초창기의 QLC는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 일부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최근의 QLC는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발전을 이뤘다. 또 낸드플래시를 위로도 쌓아올리는 3D V-낸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층으로 쌓은 낸드 플래시에 비해 수명‧속도를 더 확보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많은 QLC SSD들은 안정성과 속도에서 소비자의 눈높이에 충분히 부합하는 성능을 확보하게 됐다.

 

과거의 낸드 플래시가 평면으로 집적됐던 것과 달리, 3D V-낸드 기술은 낸드 플래시를 위로도 쌓아올릴 수 있게 되었다. 3D 낸드 플래시는 평면보다 수명, 쓰기속도에서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

 

 

고용량 제품에서 걱정할 필요 없는 수명

게다가 SSD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한 최근의 상황도 소비자들에게는 QLC를 반길 만한 이유가 된다. 2TB, 4TB 수준의 고용량 제품이 일반 소비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졌는데, SSD는 용량이 높을수록 수명 또한 길기 때문이다.

QLC SSD는 2TB 제품의 경우 400TBW, 4TB 제품의 경우 800TBW 수준의 수명을 보장한다. 이때 400TBW 정도의 수명만 되도 하루에 100GB씩 사용했을 경우 10년 넘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즉 대부분의 개인 사용자들에게는 QLC SSD의 수명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상적인 웹 서핑, 문서 작성, 게임, 동영상 시청 등의 활동에서는 QLC SSD의 수명이 충분하고, 더불어 고용량의 SSD를 원하는 사용자에게 QLC SSD는 확실히 가성비가 좋다.

 

읽기 작업에서 속도 염려할 필요 없어

한편 QLC SSD의 속도 문제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QLC SSD의 속도를 지적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쓰기속도’의 하락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DRAM이 존재하지 않는 일부 QLC SSD에서는 쓰기 작업을 지속할 경우 100MB/s 수준의 속도로 저하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일상적인 웹 서핑, 문서 작성, 동영상 시청은 물론이고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는 경우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SSD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게임의 ‘로딩속도’와 관련이 있는데, 이 로딩 작업은 다시 말하면 저장된 데이터를 SSD로부터 ‘읽어오는’ 작업이기 때문에 쓰기속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게이밍 PC나 플레이 스테이션 5와 같은 기기에 QLC 제품이 가성비로 추천되는 이유다.

 

QLC SSD의 실제 성능은 어떨까?

 

마이크론 크루셜 P3 PLUS(500GB)를 통해 QLC SSD의 실제 성능을 살펴봤다. 벤치마크에 사용된 부품은 AMD 라이젠 9 7950X, 마이크론 크루셜 DDR5-5600 CL46 16G x2, ASUS ROG CROSSHAIR X670E GENE, 커세어 HYDRO SERIES H115i 쿨러,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파워서플라이다.

 

마이크론 크루셜 P3 PLUS는 QLC SSD로 보급형 PCIe 4.0 SSD와 차이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ATTO Disk Benchmark에서는 최대 읽기 속도 6.90GB/s, 최대 쓰기 속도 5.86GB/s를 보여줬다.

 

 

마치며

QLC SSD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 가치를 입증해오는 중이다. 영상편집 등의 고부하 쓰기 작업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은 이제 더 이상 QLC의 수명이나 성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QLC SSD의 가격이 TLC SSD에 저렴하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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