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세계를 강타한 가성비,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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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세계를 강타한 가성비, 샤오미
  • 이철호 기자
  • 승인 2021.05.1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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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2010년대 들어 인터넷에 '대륙의 실수'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보통 ‘중국산’이라고 하면 가격은 저렴하지만 어딘가에서 본 듯한 디자인에 성능은 그저 그런 제품을 연상하기 마련히다. 하지만 부담 없는 가격에 성능도 굉장한 중국제 IT제품, 가전기기가 해외직구족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런 물건들이 대륙의 실수라 할 수 있겠다.

샤오미(Xiaomi, 小米)는 대륙의 실수를 넘어 '중국의 애플'을 넘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판데믹 속에서도 샤오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2,459억 위안(약 42조 1,128억원)에 달했다. 샤오미는 어떻게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한번 살펴보자.

 

사과를 닮고 싶었던 좁쌀

샤오미는 2010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창립자인 레이 쥔(Lei Jun, 雷軍)은 소프트웨어 업체인 킹소프트(Kingsoft, 金山软件)의 CEO 출신으로, 중국의 다양한 IT기업에 투자하는 사업을 하다가 공동 투자자 8명과 함께 샤오미를 창업했다. 샤오미라는 사명은 창업자와 동업자들이 좁쌀로 만든 죽을 먹으며 사업을 꾸려나간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초창기 레이 쥔 CEO는 노골적인 애플 따라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원 모어 씽(One More Thing)"을 외치곤 했다. 샤오미 제품에도 애플의 이미지를 담으려 노력했다. 샤오미가 초기에 발표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UX도 애플과 흡사했다.

레이 쥔 샤오미 CEO는 초창기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벤치마킹한(혹은 베낀) 모습으로 유명했다.
레이 쥔 샤오미 CEO는 초창기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벤치마킹한(혹은 베낀) 모습으로 유명했다.

마진 5% 이하로 만든 가성비

샤오미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애플 따라하기를 비웃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샤오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샤오미는 2020년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 모바일 기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지난 2019년 레이 쥔 CEO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방면에서 마진율을 앞으로도 영원히 5% 이하로 남기겠다”며 "5%를 넘는 마진은 고객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진율이 낮은 만큼 같은 가격이라도 더 좋은 부품을 사용하여 하드웨어 가성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가성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오프라인 광고 대신 SNS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포장과 액세서리를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조금은 썰렁해 보이는 포장은 이제 샤오미의 아이덴티티가 됐을 정도다.

샤오미 홍미노트 10 프로는 108MP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했음에도 국내 출시 가격이 30만원대에 불과하다.
샤오미 홍미노트 10 프로는 108MP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했음에도 국내 출시 가격이 30만원대에 불과하다.

다른 기업과 함께 만드는 샤오미 생태계

샤오미는 스마트폰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샤오미가 판매하는 제품은 중국 내에서만 1,000가지 이상이다. 종류도 다양해서 보조배터리, 공기청정기는 물론 전동킥보드도 판매할 정도다. 물론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제품들 중에는 샤오미가 직접 개발한 것도 있지만, 다른 제휴 회사들과의 공동 연구로 탄생한 것들도 있다. 이러한 협업관계는 '샤오미 생태계'라 불린다. 샤오미 생태계에 속한 기업은 샤오미에 제품을 납품하는 대신 자본과 공급망, 디자인, 기술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샤오미는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주식을 매입해 투자하고, 해당 기업은 샤오미 생태계 아래 공동으로 디자인, 제품 개발 등을 진행한다. 생태계에 편입된 기업의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으며, 자체 브랜드를 출시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허용된다.

샤오미는 다른 기업과 함께 자체 생태계 제품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홈을 만드려 한다.
샤오미는 다른 기업과 함께 자체 생태계 제품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홈을 만드려 한다.

샤오미 제품으로 편리한 스마트홈 구축 가능

샤오미 제품이 지닌 중요한 장점이 있다면 IoT(사물인터넷)를 통해 더 편리한 스마트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샤오미 Mi 공기청정기 3C의 경우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를 통해 음성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Mi Home/Xiaomi Home 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실내 공기질을 추적하고 공기청정기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그래서 샤오미 스마트폰 유저라면 앱으로 손쉽게 다양한 스마트가전, IoT 디바이스를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홈 UI도 상당히 사용자 친화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내로라하는 가전기업보다 사용이 편하다는 평이 많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샤오미 제품을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샤오미 제품을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대표적인 샤오미 생태계 브랜드는?

미 Mi

샤오미 제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스마트폰, 스마트밴드, 보조배터리에는 Mi 로고가 붙어 있다. 이 로고가 붙은 제품은 샤오미가 직접 개발하고 생산, 판매한다. 샤오미 생태계의 ‘성골’이라 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의 경우 플래그십 제품군인 미(Mi) 시리즈와 가성비를 추구하는 홍미(Redmi) 시리즈가 있다. 대화면 스마트폰인 미 노트(Mi Note)/홍미 노트(Redmi Note) 시리즈도 있다. 최근에는 80만원대에 65인치 대화면을 제공하는 미 TV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기도 했다.

샤오미 Mi TV 4S 65″.
샤오미 Mi TV 4S 65″.

미지아 Mijia

샤오미는 스마트홈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2016년 하위 브랜드인 미지아를 론칭했다. 이 브랜드에서는 모바일 앱으로 제어 가능한 전기밥솥을 시작으로 다양한 생활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TV의 경우 샤오미 브랜드로 직접 출시된다.

대표 제품으로는 미지아 로봇청소기가 있다. 미지아 G1은 2,200Pa 고출력으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전기제어 물탱크와 걸레를 통한 물청소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 주전자, 전동칫솔, 스탠드, 정수기도 판매 중이다.

미지아 G1 로봇청소기.
미지아 G1 로봇청소기.

화미 Huami

화미는 가성비 스마트밴드로 널리 알려졌던 미 밴드(Mi Band)를 론칭한 샤오미 생태계 기업이다. 미 밴드의 성공을 바탕으로 화미는 자산가치 10억 달러를 넘어선 유니콘기업으로 등극했다.

스마트밴드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워치도 선보였다. 화미 어메이즈핏 제프 E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에 11가지 운동 측정이 가능하고 건강 모니터링 기능도 탑재됐다. 한번 완충으로 최대 15일까지 지속되는 배터리 성능도 주목할 만하다.

화미 어메이즈핏 제프 E 스마트워치.
화미 어메이즈핏 제프 E 스마트워치.

나인봇 Ninebot

전동휠의 원조는 세그웨이(Segway)다. 하지만 이를 대중화한 기업은 샤오미의 지원을 받은 나인봇이다. 나인봇 제품은 세그웨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했다. 세그웨이는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나인봇에 소송을 걸었지만, 나인봇은 오히려 세그웨이를 인수해버렸다.

화미와 함께 유니콘 기업에 오른 나인봇은 전동휠 이외에 전동킥보드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표모델인 나인봇 맥스 G30은 최대 주행거리 65km, 최고 속도 25km/h의 성능을 지니고 있으며, 클래식한 디자인과 튜브리스 타이어도 돋보인다.

나인봇 맥스 G30 전동킥보드.
나인봇 맥스 G30 전동킥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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