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조은혜 기자] 인텔이 독주하던 노트북 시장에 변화의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AMD가 내장그래픽, 고클럭, 다중코어 등을 가격대비 고성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AMD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 오른 16.2%를 기록했다. 라이젠을 탑재한 노트북의 수가 늘었다곤 하지만 아직까지 주요 제조사들이 인텔 CPU를 탑재한 제품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이러한 가운데, AMD는 올해 초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를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월 15일 기준, 국내에서는 일부 제조사의 노트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라이젠 4000 시리즈 중 저전력 라인업이 U시리즈 중 고성능 제품인 라이젠 7 4700U의 실성능을 파악하고자 한다.
세계 최초의 8코어 7nm 모바일 프로세서
AMD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제품군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3월 16일 해당 제품군를 공식 출시했다. 코드명은 ‘르누아르(Renoir)’이다. CPU와 GPU를 융합한 APU로써, 울트라씬 및 게이밍 노트북, 기업용 노트북 등에 접목돼 고성능을 발휘하는 것을 중점으로 개발됐다.
해당 제품군의 가장 큰 특징은 7nm 공정으로 설계된 세계 최초의 x86 모바일 프로세서라는 점이다. 젠2 기반으로 이전 세대 프로세서 대비 크게 성능이 향상됐는데, AMD 측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제품군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IPC 15% 증가, 1T(스레드) 성능 최대 25% 증가, 와트당 성능 2배 증가 등의 장점을 갖췄다.
또한, 클록당 처리 명령어가 증가함과 동시에 소비전력도 20% 정도 줄어들었다. 배터리 지속성이 중요한 노트북의 경우, 전력을 적게 소비할수록 실사용적인 부분에서 유리해진다.
내장그래픽은 나비(Navi)가 아닌 베가(Vega) 기반의 아키텍처가 채택됐다. 베가 그래픽 아키텍처이지만, 14nm가 아닌 7nm 공정으로 변해, 컴퓨트 유닛당 성능이 향상돼 이전보다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3DMark 타임 스파이 기준으로 12nm 베가 시리즈와 비교해 컴퓨트 유닛당 성능이 59% 상승하고, 최대 처리량도 1.79TFLOPS(FP32)까지 향상됐다. 그래픽성능이 중요한 게임이나 3D 프로그램 등을 좀 더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중코어 노트북 시대를 이끌 8C 8T '라이젠 7 4700U'
지난 3월 공개된 AMD 라이젠 4000 모바일 프로세서 시리즈는 총 7종으로, 라이젠 7 4800H, 라이젠 5 4600U, 라이젠 5 3550H, 라이젠 7 4800U, 라이젠 7 4700U, 라이젠 5 4600U, 라이젠 5 4500U, 라이젠 3 4300U이다.
그중 ‘U’라는 글자가 붙은 모델은 TDP 15W 수준의 저전력 모델이라, 주로 휴대성이 강조된 울트라북에 탑재된다.
‘H’가 붙은 모델은 고성능 모바일 제품군이라 TDP가 45W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앞선 저전력 모바일 제품군보다 부스트 클럭이나 GPU에 대한 부하를 좀 더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어, 게이밍 노트북이나 고성능 비즈니스 노트북에 주로 탑재된다.
6월 15일 기준, 국내 소비자들은 라이젠 7 4700U 및 라이젠 5 4500U, 라이젠 3 4300U을 탑재한 노트북을 구매할 수 있다. 그중에서 주목할만한 APU는 라이젠 7 4700U다. 8코어 8코어에 클럭 2.0GHz, 부스트 클럭 4.1GHz로, 스레드는 라이젠 7 4800U의 절반이지만 기본 클럭 및 캐시 메모리는 동일하다.
가장 큰 장점은 8코어, 고클럭 뿐만 아니라 준수한 내장그래픽 성능이다. AMD가 공개한 자료(3DMark 타임 스파이 기준)에 따르면 인텔 코어 i7-10510U, 코어 i7-10710U(UHD Graphics 620)보다 2배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했으며, 인텔 코어 i7-1065G7(Iris Plus Graphics) 보다 오버워치, GTA 5, 포트나이트 등 주요 게임에서 더 높은 성능을 발휘했다.
성능을 확인해보자
벤치마크를 진행한 노트북은 ACER Swift3 SF314-42 R7 씬스틸러다. 라이젠 7 4700U를 탑재했으며, 가격은 6월 16일 오픈마켓 최저가 기준 969,000원이다. 14인치 노트북이지만 무게는 1.2kg에 불과하며, 두께도 15.95mm로 휴대성도 높다. SSD 용량은 256GB(NVMe)이며, 메모리는 DDR4 16GB(4266MHz)를 탑재했다.
1) CPU-Z
CPU-Z로 확인한 라이젠 7 4700U. 7nm 제조공정, L3 캐시는 8MB로 표기된다. 자체 벤치마크 결과 싱글 스레드는 인텔 코어 i7-8700K보다 멀티 스레드는 100점 차이로 근접하게 나타났다.
2) GPU-Z
내장 그래픽은 GPU 클럭 1600MHz로 동작하며, 메모리는 512MB다. 7nm 공정으로 미세화됐으며, 데이터 패브릭 인터페이스가 2배 폭으로 넓어졌다.
3) 시네벤치 R20
시네벤치 R20 결과. 싱글 스레드 결과에서는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보다 높고, 멀티 스레드는 인텔 코어 i7-7700K보다 높다.
4) HWiNFO64
시네벤치 R20을 구동하면서 HWiNFO64를 통해서 내부 온도를 측정했다. CPU의 평균온도는 81도, 최고온도는 92도를 기록했다.
5)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타임 스파이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래픽 스코어는 3,435점, 피직스 스코어는 12,499점이다.
참고로 인텔 코어 i7-1065G7의 내장 그래픽인 Iris Plus Graphics 경우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래픽 스코어는 1,906점, 피직스 스코어는 8,534점을 기록해 격차가 꽤 많이 벌어진다. 엔비디아 지포스 MX230의 그래픽 스코어 또한 2,668점으로, 라이젠 7 4700U의 내장 그래픽 성능이 1.3배 정도 더 뛰어나다.
타임 스파이 그래픽 스코어는 1,017점, CPU 스코어는 4,624점이다.
비교군인 인텔 코어 i7-1065G7의 내장 그래픽인 Iris Plus Graphics의 그래픽 스코어는 621점, CPU 스코어는 2,666점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MX230의 그래픽 스코어 또한 768점에 불과하다.
6) 오버워치
오버워치는 1920x1080, 렌더링 스케일 100%로 훈련장을 한 바퀴 돌며 프레임을 측정했다. 1920x1080 해상도는 최소 52FPS, 평균 70FPS을 기록했으며, 1280x720 해상도는 최소 94FPS, 평균 125FPS으로 나왔다.
7) 바이오 하자드 RE:3
마치며
라이젠 7 4700U는 현재 울트라슬림 노트북 시장에서 주류로 탑재되고 있는 인텔 코어 i7-1065G7보다 CPU 성능 및 그래픽 성능에서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APU답게 내장 그래픽 부분에서도 월등히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오버워치의 경우도 FHD 해상도, 낮음 옵션 기준으로 옵션 타협만 더 거친다면 60FPS 방어도 가능하다.
이러한 라이젠 7 4700U을 탑재한 노트북은 현재 국내에서는 ACER, 레노버, HP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대도 모두 70~90만원대로 성능 대비 큰 부담이 없다. 울트라슬림 노트북 또한 8코어의 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임은 당연해 보인다.
아울러, 라이젠 7 4700U을 포함한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은 앞으로 꾸준히 출시될 예정이다. 라이젠 노트북의 경우 인텔 CPU를 탑재한 노트북보다는 그 수가 적어, 소비자의 선택지가 매우 좁다는 것이 매번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MD 클라이언트 컴퓨팅 총괄 사에이드 모쉬케라니(Saeid Moshkelani)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AMD 라이젠 모바일 기반 시스템 제품 포트폴리오를 쌓아오고 있으며, 올해 더 많은 PC 제조사와 함께 지난 세대 대비 2배 향상된 전력 효율성을 갖춘 AMD 라이젠 4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 기반의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