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인간은 사물을 인지할 때 약 80%의 정보를 시각 정보에 의존한다. 시각 정보를 구성하는 비율 중 색상이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색상은 우리의 감정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파란색은 안정된 느낌을 선사하지만 이와 반대로 빨간색은 정열적인 에너지의 색상으로 여겨진다. 이를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색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컬러 테라피’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이밍 기어 제조사들도 색상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 게임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줄 화려한 RGB 기능을 지닌 제품을 손쉽게 만날 수 있으며, 심지어 게임의 상황을 RGB로 표현하는 제품까지 등장했다.
화려한 RGB 게이밍 기어로 게임을 즐기면 분명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게이밍 기어의 RGB는 주로 게이머의 책상 위에서만 빛을 발휘한다. 책상의 분위기는 바꿀 수 있지만, 게임을 즐기는 방의 분위기까지 바꾸기에는 부족하다.
RGB 게이밍 기어 풀세트를 갖추고도 허전한 게이머를 위해 IoT 스마트 조명을 게이밍에 활용하는 법을 소개한다.
당신의 삶을 바꿀 스마트 조명
필립스 휴(hue)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은 꽤 다양한 기업에서 출시하고 있어 선택지가 많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국내 출시 제품 중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게임 플레이에 활용뿐만 아니라 휴대용 조명, 전구, 천장등, RGB 스트립 등 다양한 형태의 조명 라인업까지 갖춘 기업은 2020년 1월 기준으로 필립스 휴(hue)가 유일하다.
시그니파이(구 필립스라이팅)사의 필립스 휴 브랜드는 사물 인터넷의 초기부터 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해 스마트 조명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타사의 제품이나 앱도 다양한 편이다. 또한, 휴는 애플 유저에게도 매우 좋다. 애플 홈킷을 공식 지원해 시리를 사용하면 음성만으로 조명을 제어할 수 있다.
게이밍 룸의 화룡점정
휴를 설치하다
가장 기본인 필립스 ‘휴 스타터 킷’부터 설치를 시작했다. 스타터 킷은 ‘브릿지’와 3개의 스마트 전구로 구성된다. 브릿지는 휴 제품군을 와이파이로 제어하는 장치이다. 게임과 연동하거나 조명 자동화 기능처럼 본격적인 사용을 하고 싶다면 브릿지를 반드시 사용해야 해야 한다. 설치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전원과 랜선을 브릿지에 연결하고 필립스 휴 전용 앱을 실행한 뒤 브릿지의 버튼을 눌러주면 완료된다.
함께 동봉된 스마트 전구는 흔하게 사용되는 전구 규격인 E26 사이즈다. 전구 소켓이 9W를 지원하기만 한다면 일반 전구를 교체하듯이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 단 설치 전에 전구에 적혀있는 6자리의 일련번호를 미리 메모해야 한다. 전용 앱에 이 일련번호를 입력해야 브릿지에 전구가 등록된다. 이는 뒤에서 설명할 ‘휴 스트립 플러스’, ‘휴 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휴 스트립 플러스는 RGB 게이밍 PC에 관심이 많다면 이미 익숙할 제품이다. 메인보드에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형태의 RGB 스트립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메인보드가 아닌 전원 어댑터를 통해 전원이 공급되며, 와이파이를 통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스트립은 3M사의 양면테이프가 기본 부착돼 이를 통해 원하는 곳에 설치할 수 있다. 게이밍 환경에서 활용하고 싶다면 책상 뒤쪽에 붙이는 걸 추천한다. 스트립의 발광 소자를 직접 보면 꽤 눈이 부실 수 있어 간접 조명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휴 고’는 전구와 스트립과 달리 설치 장소의 제약이 적은 편에 속한다. 최대 3시간 연속 사용 가능한 배터리가 내장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캠핑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자는 ‘휴 고’를 모니터의 양옆에 하나씩 설치했다.
극강의 게이밍 경험
휴 브릿지와 앱의 설정이 완료됐다면 다음은 게임과 이를 연동할 차례다. 우선 필립스 휴 앱에서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설정해야 한다. 휴 앱을 통해서 어느 위치에 조명이 있는지도 지정할 수 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조명의 높이까지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한 옵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공간 설정이 완료됐다면 PC에 ‘필립스 휴 싱크’ 프로그램을 설치해 게임 화면과 조명을 연동시킬 수 있다. 참고로 게임뿐만 아니라 PC에서 재생되는 음악에 맞춰 조명이 작동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 모드로 설정한 뒤 인기 FPS 게임 ‘오버워치’를 즐겨봤다. 어두운 건물에 들어가자 필립스 휴 싱크 프로그램이 이를 인식해 조명의 색상도 바꿨다. 화면 속의 색상과 조명의 색상이 조명 위치에 따라 실시간으로 동기화됐기 때문에 몰입감이 아주 좋았다. 마치 VR을 처음 즐겼을 때처럼 대단히 인상적인 경험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뀌는 화면이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에 속해 위화감이 적었으며, 일부 게임만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설치한 모든 게임들을 이 기능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게이밍 기어와의 연동도 갖춰
일부 제조사의 게이밍 기어와 필립스 휴의 RGB 연동도 가능하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이밍 기어 제조사는 레이저(Razer)다. 레이저 크로마 지원 게이밍 기어와 레이저 시냅스 3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필립스 휴 제품군과 동기화가 가능하다.
MSI의 드레곤 센터 프로그램과 호환되는 일부 하이엔드 메인보드도 ‘휴 고’와 게이밍 기어의 연동 기능을 제공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아쉽게도 필립스 휴 호환 게이밍 기어를 입수하지 못해 이를 테스트해볼 수 없었으나 더 일체감 있는 사용을 원한다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며
필립스 휴 스마트 조명을 활용해 게임을 즐겨봤다. 27인치 화면을 넘어선 공간에서도 게임이 확장되는 것 같은 엄청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제는 게이밍 기어의 RGB 효과만으로 식상해진 게이머라면 꽤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게임뿐만 아니라 스마트 조명으로써의 기본기도 매우 탄탄했다. 기자가 그동안 사용 해왔던 다른 스마트 조명과 비교해봐도 응답속도나 기능은 물론이고 앱의 UI 등 다양한 면에서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에 속했다.
게이밍 환경의 조명을 찾고 있다면 게이머의 빛이 되줄 필립스 휴 제품군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