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스토리] HW시장 노린 SW명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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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스토리] HW시장 노린 SW명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 조은혜 기자
  • 승인 2018.11.06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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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조은혜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IT 시장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기기를 접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기존 제품을 넘어서 우리의 생활에 변화를 만든다. 그래서 smartPC사랑에서는 이러한 IT기기가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세상에 등장하게 됐는지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번 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MS Surface)이다.

 

HW 시장 노린 SW 명가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WC 2012(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PC 시장에 정식 도전장을 던진다.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자사 최초의 태블릿PC ‘서피스’(Surface)를 선보인 것. 게임기 ‘엑스박스’와 PC용 마우스/키보드, 대형 전자칠판을 개발해 온 MS지만, PC 자체를 개발해 선보인 것은 38년 역사를 통틀어 처음이었다.

MS의 경우 그동안 윈도우 모바일이나 윈도우 폰 등 직접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 것이 아닌, 기기에 탑재되는 OS에 전념해왔다. 하드웨어는 델, HP, 레노버, 에이서 등의 제조사가 개발하고, 그 하드웨어에 자체 개발한 윈도우 OS를 탑재하는 식이었다. 반면, 애플의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iOS)를 자체적으로 기획 및 개발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러한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MS가 애플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윈도우’라는 소프트웨어로 PC시장을 제패해 온 굴지의 기업이었지만, 태블릿PC는 애플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밀려 성공한 제품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이다.

윈도우 OS로 태블릿PC를 제작할 것을 꾸준히 독려했던 MS에게 이와 같은 실패는 상당히 골칫덩어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시장의 흐름이 PC에서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등 모바일로 넘어오는 추세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변화가 필요했다.

 

태블릿에 생산성 더한, 서피스

문제는 점유율이었다. 당시 태블릿PC 시장의 벽은 꽤 굳건했다.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68%를 애플 아이패드가 차지했고, 삼성 갤럭시탭과 같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뒤쫓고 있는 형세였다. 차별화 없는 제품을 선보인다면, 빛도 못보고 사장됐던 MS의 태블릿PC ‘쿠리에’처럼 뼈아픈 실패가 반복될 가능성이 컸다.

이에 MS는 서피스에 기존 태블릿PC의 단점으로 꼽히는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는다.

▲ 2012년 출시된서피스 RT. 가격은 32GB(커버 포함) 기준 600달러다. 디지타이저는 지원되지 않았다.

모델은 두 가지로 나눠 공개했다. 2012년 10월 출시한 ‘서피스 RT’는 태블릿PC용 ‘윈도우 8 RT’ OS를 탑재한 10.6인치 태블릿PC다. 영국 ARM사의 저소비전력 코어 기반 CPU를 적용했다. 두께 9.3㎜, 무게는 676g이고, 저장공간은 32GB, 64GB로 나눴다.

특징은 키보드로 활용 가능한 3㎜ 두께의 타이핑 커버(자석식 탈부착 케이스)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본체에도 받침대가 붙어 있어 영화 등을 감상할 때 세워놓을 수 있었다. 또한, 뉴아이패드보다 얇고 가볍지만 MS 정식 오피스를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서작업용으로 적합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구동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고, 배터리 시간도 아이패드의 절반에 불과한 것. 강점 중 하나인 키보드 커버도 별매로 판매하고, 가격도 비싸 경쟁 제품 대비 메리트도 부족했다. 그 결과 서피스 RT는 혹평을 받으며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노트북 대체하는 태블릿, 서피스 프로

이어 MS는 2013년 2월, 글로벌 시장에 또 다른 모델로 ‘서피스 프로’를 선보인다. 해당 제품은 인텔 3세대 i5 코어 CPU를 탑재하고 기업용 ‘윈도우 8 프로’ OS를 적용해 일반 기업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

특징은 기존 태블릿PC 제품에 없는 USB 포트, 메모리 카드 슬롯, 비디오 아웃 포트도 탑재했다는 것. 여기에 노트북과 비슷한 부품을 장착해 아이패드보다는 맥북 에어에 가까운 연산 능력을 발휘하고 태블릿 커버를 키보드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도 그대로 적용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운영체제가 대부분 윈도우 8인 만큼, PC에서 사용하던 문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 3세대 서피스 프로는 지난 세대 대비 10인치에서 12인치로 화면크기가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가볍고 얇아졌으며, 배터리 사용시간도 증가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후 MS는 서피스의 후속작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기존에 지적됐던 성능, 배터리, 무게 등과 관련된 문제를 개선해나간다. 특히 2014년, 고급화 전략을 채택한 서피스 프로 3가 성공을 거두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꼽는 서피스의 장점 중 하나는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이다. 서피스 시리즈의 거의 대부분 소재는 베이퍼 마그네슘이다. 해당 소재는 내구성이 좋고 가볍지만 단가가 높아서 서피스 이외엔 섀시 전체에 적용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래서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을 주로 이용하는 모바일 디바이스 제품들 중에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소재 마감을 자랑한다.

 

2in1 PC, 노트북, 올인원 PC까지

서피스는 이전에 주목받지 못했던 2in1 PC(투인원 PC)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게 되기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in1 PC는 말 그대로 태블릿PC로 사용할 수도 있고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도 있는 모바일 기기다. 노트북의 생산 능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직관적인 터치 입력, 휴대성을 함께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PC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2018년 현재 서피스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으며, 크게 6가지로 나눠진다.

태블릿PC인 서피스, 서피스 프로, 그리고 노트북인 ‘서피스 랩톱’과 2in1 PC인 ‘서피스 북’, 여기에 일체형 PC인 ‘서피스 스튜디오’, 벽걸이형 대형 태블릿PC인 ‘서피스 허브’다.

▲ 2017년 5월 공개된 노트북인 서피스 랩톱 2. 서피스 북과 달리 디스플레이 분리가 불가능하다.
▲ MS 자체 개발/제작한 고성능 2in1 PC, 서피스 북 2. 2017년 10월 17일에 공개됐다. 서피스 라인업 최초로 15인치 모델이 출시됐으며, 성능적인 면에서 큰 개량이 이루어졌다.
▲ 2016년 10월 공개된 일체형PC 및 그래픽 태블릿, 서피스 스튜디오. MS 최초의 데스크탑 제품으로, 프로 아티스트층을 겨냥했다. 애플 아이맥 및 와콤 신티크의 경쟁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대화면 멀티 터치 태블릿, 서피스 허브 2. 50.5인치 고해상도 4K 멀티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지난 7월에는 저가형 아이패드를 노린 ‘서피스 GO’(서피스 고)를 서피스 시리즈에 추가했다. 해당 모델은 기존 서피스보다 성능 및 가격을 낮춘 제품이다. 서피스 제품군이 동급의 기기들에 비해 가격대가 높다는 것을 고려했다. 윈도우 10의 모든 기능과 MS 오피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드를 함께 사용하는 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 2018년 7월 공개된 태블릿PC이자, 서피스 3의 후속작, 서피스 고. 6세대 아이패드와 동일하게 교육용 시장 공략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MS는 지난 2012년 1세대 서피스를 출시했을 때 가장 큰 경쟁자였던 애플의 거의 모든 라인업과 경쟁하고 있다. ‘서피스 폰’이라는 스마트폰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한때 애플 아이패드를 가장 강력하게 위협하는 경쟁자로 서피스 시리즈가 꼽혔던 만큼, 향후 MS가 어떤 전략을 펼쳐나갈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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