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최악의 결과 ‘진 삼국무쌍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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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최악의 결과 ‘진 삼국무쌍 8’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8.04.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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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삼국지’와 ‘코에이테크모’, 두 단어로 떠올리는 게임이 있다면 단연 ‘삼국지’ 시리즈와 ‘진 삼국무쌍’ 시리즈이다. 삼국지 시리즈는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현재의 코에이테크모가 있게끔 만들어준 게임이나 다름없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일기당천’이라는 말 그대로 ‘일 대 다수’, ‘일 대 수십 명’ 정도가 아닌 1천 명, 2천 명도 거뜬하게 상대하는 호쾌한 액션 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코에이테크모의 간판 게임이며, 현재에 와서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가 삼국지 시리즈보다 더 간판 게임에 어울린다. 심지어 액션을 넘어 ‘무쌍’이라는 것을 하나의 장르로 만들기도 한 게임이기도 하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 최신작인 ‘진 삼국무쌍 8’은 기존과 다르게 오픈월드를 채택했다. 진 삼국무쌍 시리즈를 개발하는 오메가포스의 2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이 게임에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지만, 기존 팬들도 등을 돌리게 만들어버리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었다.

 

5년 만의 신작

진 삼국무쌍 8은 전작인 ‘진 삼국무쌍 7’이 출시된 후 약 5년 만에 등장한 신작이다. 더구나 시리즈 처음으로 PS4와 XO 같은 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는 게임기로 출시했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는 더욱 컸다.

앞서 ‘진 삼국무쌍 7 with 맹장전’도 PS4와 XO로 출시했지만, 기본 베이스가 전 세대였던 PS3였기 때문에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었다. 반면, 진 삼국무쌍 8은 처음부터 PS4와 XO를 베이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팬들은 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과 더 많은 적이 등장하는 것을 예상했을 것이다.

그동안 PS4나 XO 등 차세대 게임기로 출시된 무쌍 게임은 한두 개가 아니다. 또 다른 무쌍 프랜차이즈인 ‘전국무쌍 4’나 다른 개발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인 ‘원피스 해적무쌍 3’, ‘베르세르크 무쌍’, ‘젤다무쌍’, ‘파이어 엠블렘 무쌍’ 등 다양하다. 하지만, 대체로 전 세대기와 함께 출시됐기 때문에 진정한 차세대 무쌍은 아직 없었다.

이후 올스타전에 가까운 ‘무쌍 스타즈’가 출시됐는데 PS Vita로도 발매됐지만, 전 세대인 PS3로는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차세대 무쌍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쌍 스타즈는 그야말로 폭망에 가까운 참패를 겪었다. 스토리, 액션, 시스템 등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으며, 만들다 만 듯한 시험작의 느낌이 더 컸다.

무쌍 스타즈의 참패도 있지만, 최근 출시됐던 무쌍 프랜차이즈가 계속 줄줄이 혹평을 받고 있어서 정식 후속작인 진 삼국무쌍 8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지고 있던 참이다. 기자도 무쌍 프랜차이즈를 상당히 좋아하지만, 최근 보여주고 있는 문제점에는 실망감이 크다.

▲ 스토리 모드는 큰 사건을 기준으로 나뉘며, 삼국지 내용에 대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색다른 무쌍 액션

진 삼국무쌍 8은 전작들과 달리 다른 조작 액션을 선보였다. 기존 진 삼국무쌍 시리즈나 무쌍 프랜차이즈는 일반 공격과 차지 공격을 조합해서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일반 공격을 몇 번째 사용했을 때 차지 공격을 사용하는 것으로 ‘차지 1’, ‘차지 2’, ‘차지 3’ 등으로 기술을 쓸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러한 차지 공격 시스템을 버렸다.

진 삼국무쌍 8에서는 주위 상황에 따라 콤보가 변화하는 ‘스테이트 콤보’ 시스템이다. 기본 공격 시스템은 ‘플로 공격’과 ‘리액트 공격’, ‘트리거 공격’으로 변경됐다.

플로 공격은 적 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공격 방식이다. 적의 상태는 기본 대치 상태와 공중에 뜬 상태, 기절 상태로 나뉜다. 쌍검의 경우, 기본 대치 상태에서는 크게 옆으로 검을 돌리는 공격 형태, 공중에 뜬 상태에서는 공중으로 점프해 공격하는 형태, 기절 상태에서는 전방으로 칼을 돌리면서 공격하는 형태의 모션이다.

리액트 공격은 공격해오는 적에게 카운터를 날리거나 적의 가드를 깨부수거나 빈사에 빠진 적에게 피니시를 가하는 형태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션으로 동작하는데 플로 액션보다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플로 공격 중에 입력해도 카운터를 넣을 수 있는 등 게임 진행을 보다 쉽게 돕는다.

트리거 공격은 R1(RB)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플로 공격, 리액트 공격, 점프 공격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적의 상태를 강제로 변경할 수 있는 공격이다. 즉, 적을 공중에 띄우거나 기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공격이며, 전작의 차지 공격 시스템을 이용한 콤보처럼 트리거 공격을 이용해 다채로운 콤보를 넣을 수 있다. 트리거 공격은 모으기를 사용해 더 강력하게 변화할 수 있고 특수기 같은 경우, 한 번 사용하면 일정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서 사용해야 한다.

▲ 새로 변화한 공격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트리거 공격.
▲ 트리거 공격 중 특수기는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지만, 남발할 수는 없다.

 

광활한 오픈월드

기존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스테이지 진행 시스템이었다. 캐릭터(군주나 장수)를 고르고 해당 전투를 클리어하면 다음 스테이지 전투가 등장하고 또다시 이것을 클리어하는 방식이었다. 진 삼국무쌍은 물론, 오메가포스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무쌍 시리즈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진 삼국무쌍 8의 가장 큰 변화점이라면 당연히 오픈월드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광활한 중국 대륙을 무대로 말을 타고 일기당천을 하는 분위기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오픈월드 자체에서 상호작용하는 오브젝트는 거의 없으며 말 그대로 광활한 맵을 계속 정처 없이 이동해야 하는 귀찮은 일도 잦다. 미션을 받고 긴 거리를 이동해 적을 쓰러뜨리고 다시 또 미션을 받아 긴 거리를 이동하는 방식이다.

긴 거리를 걷거나 말로 이동하기 귀찮다면 도성이나 도표를 통한 빠른 이동을 이용하면 된다. 길을 가면서 마킹을 해야 하는 것이 필수이며, 이를 통해 더 빠르게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빠른 이동을 하면 웃긴 상황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비가 여포를 피해 허창으로 도망가는 미션에서 빠른 이동으로 허창에 도착할 수 있지만, 미션 클리어를 위해 허창 밖으로 다시 나가 장료를 쓰러뜨려야 하는 내용 등이다.

▲ 자동 이동 도중에 장애물에 걸려 제대로 가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 어떤 암살자 게임이 생각나는 파수대.

다만, 오픈월드 맵에서 이동할 수 있는 곳 등지에서 다양한 서브 미션이 발생하며 메인 미션을 클리어하지 않는다면 해당 시간대의 오픈월드를 무한히 즐길 수 있다. 메인 미션을 클리어하는데 레벨이나 장비가 부족하다면 서브 미션 등을 클리어해 쉽게 풀어갈 수 있다. 또한,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이 아닌 대신 메인 미션을 클리어하면 시대가 흘러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로 도입된 이동 방식 중 갈고리가 있는데 이를 이용해 높은 곳을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문제는 기존 공성전에서는 문을 열기 위해 거점 대장 같은 문지기를 쓰러뜨려야 했지만, 성벽 근처에서 갈고리를 이용해 넘어가면 그만이기 때문에 레벨 디자인이 허술한 모습도 보인다. 물론, 그만큼 더 빠른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것도 있지만, 전쟁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웃긴 장면이다.

▲ 갈고리로 어떤 높은 곳도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 낚시로 다양한 아이템을 낚을 수 있다.
▲ 오픈월드이기 때문에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려면 중간에 등장하는 도표나 파수대를 자주 마킹해야 한다.

 

평작? 망작?

진 삼국무쌍 8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기보단 불호가 더 많은 실정이다. 기존 무쌍 팬들도 등을 돌린 경우가 대다수이며, 그나마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딱히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 삼국무쌍 8은 시스템을 갈아엎은 것치고는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총 94명으로 상당히 많다. 플랫폼을 바꾸면서 그래픽을 일신했던 ‘진 삼국무쌍 5’를 생각하면 대조적이다.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그만큼 그래픽 면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실제 게임에서도 그래픽 퀄리티가 상당히 안 좋은 수준에 속하며, 이 정도 그래픽에서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는 것 또한 부정적인 부분이다. 일반 PS4의 경우, 30프레임을 제대로 유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PC판에서도 인텔 카비레이크 i7-7700K에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Ti임에도 그래픽 최대 옵션에서 FHD 해상도 60프레임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는 코에이테크모와 오메가포스의 기술력 부족이나 다름없으며, 최적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시를 감행한 것조차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패치도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고 있다.

▲ 장이 넘어가면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한꺼번에 풀리는 방식이다.
▲ 중요 캐릭터가 등장하면 무조건 줌인 컷인이 나오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다.

기존 진 삼국무쌍 시리즈처럼 플레이하는 방식이나 노가다는 나름 재밌다고 평가할 수는 있지만, 다른 여러 가지 요소들이 스트레스를 더해준다. PS4 프로나 XOX, 고성능 PC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이 게임은 아예 플레이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상 좋다. 그렇다고 이 정도 가격을 주고 즐길만한 게임이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오픈월드라는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 것은 박수칠 만하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는 아닐 것이다.

▲ 상당히 성의 없어 보이는 스토리 이벤트.
▲ 그래도 수많은 적과 상대하면서 일기당천을 느끼는 재미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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