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을 책임지는 인공지능 TV, KT 기가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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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을 책임지는 인공지능 TV, KT 기가 지니
  • 조은혜 기자
  • 승인 2017.05.10 14: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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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씨는 최근 출근 시간이 이전보다 빨라졌다. “버스 몇 시에 도착해”라는 질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알려주고, 그날 스케줄부터 날씨까지 귀띔 해주는 똑똑한 비서가 생겼기 때문이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와서 “나 우울해”라고 말하면 기분을 달래줄 신나는 노래까지 틀어주니 요술램프의 지니나 다름없다. 이러한 일상은 민주 씨에게만 펼쳐지는 일이 아니다. 그동안 멀게만 느껴지던 홈 인공지능 시대가 이제는 국내 가정에서도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홈 인공지능 시대

기기에 대화하듯 말하면 고도화된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원하는 바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디바이스’(이하 인공지능 스피커)가 국내시장에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를 선보인데 이어 KT도 최근 IPTV와 연동하는 ‘기가 지니’(GiGA Genie)를 출시해 국내 홈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연 것이다. LG유플러스 또한 연내에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며, 네이버와 카카오, SK C&C도 인공지능 스피커와 관련된 제품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 SK텔레콤은 최근(5월 3일), 지난해 9월 출시한 인공지능 기반 스피커 ‘누구’를 대상으로 사용자들이 말을 한 횟수가 1억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선두로 나선 SK텔레콤은 최근 누구의 누적 판매량이 6만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출시 이후 하루에 300~400대씩 매월 1만대 정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 SK텔레콤은 B tv와 누구의 연동 기술을 고도화하고 더 나아가 홈 모니터링, 홈 시큐리티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누구는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음악 및 라디오 재생하는 것은 물론 날씨와 뉴스 일정을 읽어주고, 길 안내, 스케줄 관리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SK텔레콤은 출시 이후 피자나 치킨을 주문할 수 있는 주문 배달 기능을 추가하는 등 누구의 기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B tv를 음성 컨트롤 할 수 있는 연동 서비스도 추가했다.

 

시청각 기반 AI 비서

▲ 기존의 인공지능 스피커가 음성위주의 ‘청각’에 초점을 맞췄다면, 기가 지니는 TV 연동과 카메라 내장으로 ‘시청각’기반의 인공지능 서비스다.

시장을 선점한 SK텔레콤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곳은 KT다. KT가 지난 1월 선보인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 지니의 가장 큰 특징은 IPTV와 인공지능 스피커가 융합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TV 화면을 보며 실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고, 청각으로만 정보 확인이 가능한 누구와 달리 시각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기가 지니와 연동된 TV를 켜면 초기 화면에 올레TV, 음악, 통화, 홈캠, 캘린더, 교통, 생활 등 다양한 메뉴가 나타나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가 지니에게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된다. 홈캠 서비스의 경우, 별도 구매 후 홈캠 서비스 가입을 해야만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4가지 분야다. 올레TV/지니뮤직 등과 연동되는 ‘미디어 서비스’, 일정관리와 일상생활을 돕는 ‘AI 홈 비서 서비스’, 각종 홈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홈 IoT 허브서비스’, 음성 및 영상통화 기능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미디어 서비스의 경우, 뉴스를 보다가 “지니야, 도깨비 틀어줘”라고 말하면 올레TV의 VOD(주문형 비디오) 화면으로 자동으로 이동되는 식이다. 음악 서비스는 1천 만곡 이상의 음원을 확보한 지니뮤직과 연동되며, 오디오 분야에서 권위적인 업체로 평가받고 있는 ‘하만카돈’의 오디오 기술이 적용돼 눈길을 끈다.

호출어는 ‘기가 지니’, ‘지니야’, ‘친구야’, ‘자기야’가 있다. 오로지 이 4개의 호출어 중에서만 선택가능하다.

 

지니야, 기사 좀 읽어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기기에 대한 스펙을 읽고, 또 읽어봐야 직접 체험을 해본 경험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특히 인공지능, IoT(사물 인터넷) 등 소비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첨단 기술의 경우, 이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소비자의 이해를 높이는 것도 가능해진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가 체험형 전시관을 잇달아 마련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KT 또한 기가 지니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체험존을 열었다. 그 중 기자가 방문했던 곳은 KT 본사 사옥인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다. 이곳에서는 기가 지니와 더불어 TV ,IoT 홈 플러그, IoT 홈 에어닥터, 조명등이 있었으며, 이 모든 것을 기가 지니 하나로 제어할 수 있었다.

▲ 이곳의 체험존은 원룸처럼 꾸민 부스 안에 마련됐다.

의자에 앉아 ‘지니야,TV 켜줘’를 말하면 기가 지니의 LED 불이 오고, TV가 켜지며 이후 원하는 채널 명이나 번호를 부르면 자동으로 채널이 바뀐다. 리모컨 없이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으니 마치 초능력자가 된 느낌이다.

▲ 기가 지니의 기본 화면인 G메뉴에서 다양한 기능을 음성명령 또는 리모컨으로 실행할 수 있다.
▲ 채널을 이동하거나 볼륨을 조절하는 등 리모컨 없이도 기본적인 TV제어가 가능하다.
▲ 음성 명령으로 스케줄을 등록하거나 알람 및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다.
▲ 등록된 집주소 주변의 음식점을 TV 화면에서 골라 바로 전화도 걸 수 있다.

“지니야, 치킨 먹고 싶어”라고 말하니 현재 배달이 가능한 치킨 전문점 리스트를 보여줬다. 이 가운데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바로 업체에 전화를 연결할 수 있다. 교통정보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지니야, 버스 언제 도착하니”라고 물어보면 집 근처에 등록된 정류장에 몇 분 후 버스가 도착하는지 화면으로 파악할 수 있다. 카카오 택시와 연동해 콜택시 호출도 지원한다. 또한 음성으로 위키피디아 포털을 검색하거나, 환율도파악할 수 있다.

▲ 기가 지니의 가장 큰 장점은 각종 정보들을 눈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KT측은 기가 지니의 음성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과 더불어 수준 높은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자연어 처리 기술도 적용돼 기가 지니와 사용자간 지능형 대화도 가능하다.

예컨대 “지니야, 나 우울해”라고 말하면 TV화면에 “우울할 때는 산책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라는 말풍선이 나타나거나 지니 뮤직 서비스가 연결돼 위로가 되는 음악을 틀 수 있게 해준다.

▲ 조명, 공기청정기 등 가정의 홈 IoT 기기도 통합 제어가 가능하다.
▲ 별도로 구매한 기가 지니 전용 카메라를 부착한 경우, 기가 지니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홈캠으로 변신한다.

기가 지니 역시 SK텔레콤의누구와 마찬가지로 딥러닝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기가 지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음성인식과 대화기술은 점점 고도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만 당장 집에 놓고 사용하기에는 몇 가지 미흡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역시 아직은 음성인식이 불완전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말을 빠르게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음성 인식을 종종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으며, 주변 소음을 음성 명령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호출어를 말한 뒤에는 LED가 변하는 것을 확인하거나 몇 초의 시간이 흐른 후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불편함이 꽤나 컸다. 호출어(지니야)와 명령어 사이(TV 켜줘) 사이에 2,3초 정도의 호흡을 둬야 하는데, 이를 글자로 표현하자면 ‘지니야, TV 켜줘’가 아닌 ‘지니야……,TV 켜줘’에 더 가깝다. 기가 지니를 향해 말을 할 바에는 직접 손으로 리모컨 버튼을 누르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의견도 속속들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 전용 앱을 사용하면 다양한 설정과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가 지니는 여전히 매력적인 인공지능 스피커다. 단순히 정보를 귀로 듣고 흘리는 것이 아닌, 시청각으로 알려준다는 점에서 정보를 보다 습득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올레TV 가입자라면 기존에 보유하던 셋톱박스를 기가 지니로 교체하면 돼 이용 부담을 덜 수 있다. 기가 지니의 단말 임대료는 올레TV UHD 셋톱박스 임대료에 2,200원을 추가한 수준으로, 3년 약정 기준 월 6,600원이다. 임대 방식인 만큼 3년 약정이 지나면 기기를 반납해야 하며, 기가 지니를 단품(299,000원)으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SK텔레콤의 누구처럼 꾸준히 기능이 업데이트 될 가능성도 커 단점을 지적하기에는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 실제로 KT측은 음성인식, 감성대화 등 인공지능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정보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KT는 지난 1월 말에 출시한 기가 지니 블랙 모델에 이어 레드와 화이트 색상을 새로 추가로 선보였으며, 지니 뮤직 콘텐츠 및 기능 강화화 함께 커머스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고 밝힌바 있다.

우선 동요∙영어동요∙동화∙전래동화∙이솝우화∙만화주제가∙자장가∙태교음악 등 다양한 키즈 콘텐츠가 장르별로 제공된다. “지니야 핑크퐁 노래 틀어줘”, “지니야 영어 동요 들려줘” 등 어려운 기기 작동 대신 음성으로 콘텐츠 재생이 가능하다.

또한, 기가지니에 제공되던 음악 서비스 ‘지니뮤직’은 기가지니의 최대 장점인 TV연동을 통한 시청각 기반의 인공 지능 서비스가 확대된다. “지니야, 이 노래 뭐야?”라고 물어보면 TV화면으로 곡명과 가수명 등 곡 정보를 알려주고, 실시간으로 가사도 제공한다.

아울러, 모바일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는 ‘기프티쇼’ 기능도 기가지니에 새롭게 추가된다. “지니야, 기프티쇼 케이크 사줘”라고 하면 기프티쇼에 검색된 케이크 리스트가 스마트폰에 푸시로 제공되며, 이후 스마트폰에서 구매 진행이 가능하다.

KT 마케팅전략본부 이필재 전무는 이에 대해 “다양한 색상 출시와 기능 강화로 고객들의 더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KT 기가지니가 국내 대표 홈 인공지능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꾸준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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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2017-11-20 0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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