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오픈월드의 탐험과 모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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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오픈월드의 탐험과 모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7.05.08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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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대표적인 IP 중 하나인 ‘젤다의 전설’ 시리즈 신작이 지난 3월, Wii U(위유)와 스위치로 출시됐다. 거치기 게임기로는 Wii로 출시된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이후 약 6년 만이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일본은 물론, 북미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타이틀로, 확실한 캐릭터성과 다양한 플레이, 뛰어난 BGM 등 작품이 나올 때마다 명작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즐기기 위해 닌텐도 게임기를 구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닌텐도의 구세대 게임기인 위유의 말기와 신세대 게임기인 스위치의 초기에 등장한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이하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오픈월드의 모험이란 이런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임이다.

 

젤다와의 추억

젤다의 전설은 기자와의 어릴 적 추억은 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그다지 추억이 없는 게임이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처음 접한 건 1993년, 게임보이로 출시됐던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이다. 외전 시리즈에 휴대용 게임이지만, 스토리와 레벨 구성, BGM 등 어느 하나 나무랄 것 없는 퀄리티를 갖췄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와 ‘젤다의 전설: 무쥬라의 가면’을 시작으로 ‘젤다의 전설 황혼의 공주’에 이르기까지 새로 출시되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모두 즐겼다.

하지만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젤다의 전설에 대한 관심을 끊게 됐다. 대학생 시절 ‘게임 역기획’이라는 전공과목에서 닌텐도DS(이하 NDS)로 출시된 ‘젤다의 전설: 몽환의 모래시계’(이하 몽환의 모래시계)를 다뤘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 첫 한글화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즐겨본 몽환의 모래시계이기 때문에 전공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 먼저 샘솟았다.

역기획은 이미 출시된 게임을 분석하는 행위로, 해당 게임 콘텐츠에 대해 얼마나 잘 꿰뚫고 있고 이러한 부분은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에 대한 것까지 알아야 한다. 즉, 역기획서를 가지고 다시 게임을 만들었을 때 해당 게임과 결과가 똑같이 나오면 제대로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몽환의 모래시계의 역기획은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답게 탄탄한 구성과 레벨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며, NDS로 처음 나온 게임답게 터치 스크린과 마이크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게임이었다. 결국 젤다의 전설이 즐기기 위한 게임이 아닌 공부를 위한 게임이 되면서 한동안 젤다의 전설을 잊고 지냈다.

 

재회, 그리고 감탄

남들은 모두 젤다의 전설 신작을 하기 위해 스위치를 구매할 때 일단 스위치부터 사놓고 할 게임이 없어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을 구매해 즐겼다. 충분히 미친 짓이지만, 아직까지 젤다의 전설에 대한 흥미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에 올라오는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개그 플레이를 보고 결국 구매해서 즐기게 됐다. 오랜만에 만난 젤다의 전설은 과거에 즐겼던 광활한 공간으로의 모험이라는 옛날 기억을 떠오르게 해줬다.

최근 출시되는 오픈월드 게임들 대부분은 ‘A를 하시오’라고 해서 A를 하면 ‘B를 하시오’ 등의 지루한 퀘스트만 반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초반 튜토리얼을 완료하면 최종 목표(라스트 보스 ‘가논’을 쓰러뜨려라)만을 주어주고 넓은 맵에 덩그러니 놓인다.

플레이어는 광활한 대지에서 무엇을 하든지 상관없다.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아이템을 얻으러 다녀도 되고 여러 장소를 탐험해도 되고 이것도 저것도 다 귀찮으면 대놓고 라스트 보스를 쓰러뜨리러 가면 된다. 라스트 보스를 쓰러뜨리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 것도 별로 없다. 실력만 있다면 1시간도 안 돼 엔딩을 볼 수 있는 구조다.

▲ 초반에 얻는 시커스톤은 기존에 있던 조력자 역할과 함께 내비게이션 역할도 한다.
▲ 일정 구간마다 있는 탑을 활성화해 먼 곳까지 정찰할 수 있다.
▲ 높은 곳에서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다양한 곳을 활보할 수 있다.
▲ 걷는 게 힘들다면 말을 타고 이동하자,

 

어? 이런 것도 돼?

아마도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했던 말이 아닐까 싶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드넓은 공간에 다양한 요소를 배치해 A에 대한 정답은 무조건 B가 아니게 했다. 적을 쓰러뜨리는 데 굳이 직접 쓰러뜨릴 필요가 없고 지형지물이나 자연현상을 이용해도 된다.

C라는 지점까지 이동하는 것도 등반을 하든지 패러글라이더로 날아가든지 플레이어의 마음대로다. 비록 뭔가를 만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도가 적지만, 어떤 일을 해결하는 데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게임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메인 퀘스트는 정말 적다. 라스트 보스인 가논을 쓰러뜨리기 위한 여정은 신수 네 개를 쓰러뜨리고 마스터 소드를 얻는 게 전부다. 하지만 게임 난이도를 낮춰주는 120개의 다양한 ‘시련의 신전’을 통해 수많은 퍼즐 요소와 플레이 방식을 즐길 수 있다. 시련의 신전을 통과할 때마다 ‘극복의 증거’를 하나씩 주는데 4개당 체력이나 스태미나를 올릴 수 있어 게임을 좀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 시련의 던전에는 다양한 퍼즐 요소가 준비돼 있다.
▲ 시련의 던전을 클리어하면 시련의 증거를 얻게 된다.
▲ 시련의 증거 4개를 소모해 체력이나 스태미나를 늘릴 수 있다.

 

젤다 같지 않은 젤다

사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기존 젤다의 전설과는 맥락을 달리하는 게임이다. 젤다의 전설이라고 하면 녹색 옷을 입은 캐릭터(링크)가 등장해 풀도 베고 항아리도 깨면 하트나 루피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이었다. 또한, 메인 퀘스트 순서가 정해져있어 오픈되지 않은 던전은 들어갈 수 없고 던전에서 얻은 특수 도구가 없으면 맵 진행도 불가능했다.

그러나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일단 링크가 파란색 옷을 입었기 때문에 “녹색 옷 입은 애가 루이지인가요” 같은 농담은 통하지 않게 됐다. 또 다양한 특수 도구를 튜토리얼을 통해 먼저 얻기 때문에 도구가 없어 갈 수 없는 곳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던전을 스테이지로 분류했던 기존 젤다의 전설과 다르게 거대한 맵 자체를 하나의 스테이지로 보는 오픈월드 방식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기는 한손 무기, 양손 무기, 방패, 활 등의 일반 무기와 이벤트로 얻는 특수 무기로 분리됐다. 과거 시리즈는 특수 무기도 무기 슬롯에 장착해서 써야 했지만,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에서는 특수 무기 버튼이 따로 지정돼 일반 무기와 특수 무기를 함께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 대신 일반 무기에는 내구성이 존재해 일정 횟수 사용하면 박살나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적에게 무기를 뺏거나 상자에서 얻는 무기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야 한다.

오픈월드 방식이기 때문에 채집 시스템도 중요하다. 줄어든 체력은 다양한 음식물을 통해 회복할 수 있는데 나무에 달린 사과나 버섯부터 동물을 잡아 생긴 고기까지 다양한 음식물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식재료를 모아 요리를 통해 효율성 높은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 채집과 사냥을 통해 다양한 식재료를 모을 수 있다.
▲ 필드에 있는 몬스터는 붉은달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까지 리스폰되지 않는다.
▲ 특수 무기를 이용해 다양한 상황을 타개해 나가자.
▲ 일반 무기에는 내구도가 존재해 일정 횟수를 사용하면 파괴된다.

 

꼭 즐겨야 할 명작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게임이 영화나 애니메이션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 콘텐츠임을 보여준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단순히 제작자의 의도대로 내용을 즐기는 일방적인 방향의 문화 콘텐츠지만, 게임은 플레이어가 내용에 개입해 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는 문화 콘텐츠이다.

특히 행위에 대한 보상이 거의 없는 기존 오픈월드 게임과 달리,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모든 행동에는 보상이 따라온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게임이다. 오죽하면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단점이 ‘언어 압박’과 ‘닌텐도 독점’ 정도일까?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하기 위해 스위치를 사는 것이 아니라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약 50만 원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진담으로 와 닿는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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