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재밌는 캐릭터 게임, 원피스 버닝 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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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재밌는 캐릭터 게임, 원피스 버닝 블러드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6.05.3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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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나 영화 등 원작 캐릭터가 존재하는 것을 게임으로 만든 것을 캐릭터 게임이라 부른다. 이런 게임은 원작 팬을 노리고 만든 것으로 대체로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로도 자주 쓰인다. 만약 게임이 정말 재미없더라도 ‘캐릭터 게임이 그렇지 뭐’ 정도 반응이 전부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캐릭터 게임은 나름 퀄리티에 신경 쓰고 있다. 과거와 달리 원작 팬이라고 해도 캐릭터 게임을 무조건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들다 만 것 같은 캐릭터 게임은 일반 게이머는 물론 원작 팬들도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개발사는 양질을 게임을 제작해야만 하게 됐다. 만약 그 결과물이 원작 팬은 물론 원작을 전혀 모르는 일반 게이머까지 만족시킬 수 있다면 캐릭터 게임으로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것이다.

 

일본의 국민 만화

원피스는 일본의 국민 만화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년 만화다. 연재를 시작한 지 벌써 19주년이 가까워지고 있고 출시된 단행본은 80권을 돌파했음에도 아직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렇다 할만한 힘을 쓰지 못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단행본 누계 판매 부수가 3억 부를 넘었으며, 이는 전설이라 불리는 ‘드래곤볼’ 판매량의 두 배를 넘은 수치다.

주인공인 루피는 세계관에서 악당이라 볼 수 있는 해적이며, 정의의 편인 해군과 대립하는 능력자 배틀물이다. 장기 연재인 만큼 에피소드마다 기복은 있지만, 작가인 오다 에이치로의 스토리 전개와 복선 회수가 뛰어나 일정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스토리가 절반을 넘긴 수준이며, 그만큼 원작을 처음부터 보려는 장벽도 높다.

능력자 배틀물이기 때문에 게임으로 만들 요소도 많다. 이미 원피스 관련 게임은 30개가 넘게 출시됐으며, 액션과 격투는 물론 스포츠, 어드벤처 등 다양한 장르로도 선보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대부분이 그저 그런 캐릭터 게임에 불과했고 그나마 좋은 평을 받은 것은 ‘원피스 해적무쌍’ 시리즈와 ‘원피스 그랜드 배틀’ 시리즈, ‘원피스 기간트 배틀’ 시리즈, ‘원피스 언리미티드’ 시리즈 정도다.

이 중 그랜드 배틀과 기간트 배틀은 대난투 방식의 대전 격투, 해적무쌍은 액션, 언리미티드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다. 그동안 1:1 대전 격투 방식은 출시되지 않았는데 ‘원피스 버닝 블러드’는 대전 격투 방식을 선호하는 팬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게임이다.

 

간단한 조작, 심오한 심리

원피스 버닝 블러드는 ‘쉽게 시작해 어렵게 마스터’하는 대전 격투 장르 공식을 잘 따르고 있다. 물론 버튼만 눌러대면 알아서 공격이 나가고 단순 버튼 조합으로 필살기가 나가기 때문에 정통 대전 격투라고 부를 순 없지만, 캐릭터 게임을 주로 즐기는 원작 팬들을 위해서는 이 정도 조작 방식이 최선의 선택이다.

조작은 간단하지만, 전투 전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캐릭터마다 원작의 각종 능력을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간 상성을 이용한 전략적인 심리전이 전투 내내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블 캐릭터 3명과 서포트 캐릭터를 3명까지 고를 수 있는데 상황에 맞게 캐릭터를 교체하거나 능력을 발동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원작 설정상 최상위 능력인 자연계 열매 능력자는 상대에게 공격을 받는 중에도 능력을 발동시켜 공격을 흘릴 수 있다. 물론 상대편도 이를 막기 위한 패기 공격이 있으며, 두 능력 사용 모두 별도 게이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언제 능력을 사용해야 할지 잘 생각해야 한다.

공격을 할 때마다 차오르는 한계 돌파 게이지는 최대 4칸까지 모을 수 있는데 태그 공격이나 태그 방어를 하는 트라이브에 사용할 것인지 4칸을 모두 모아 높은 공격력으로 단번에 역전할 수 있는 한계 돌파를 발동할 것인지도 플레이어의 선택 나름이다.

▲ 원작에서 여자를 때리지 않는 상디는 하트 공격만 가능하다.

 

다양하게 즐기는 모드

원피스 버닝 블러드는 크게 스토리 모드, 온라인 모드, 원티드 VS 모드, 프리 배틀 모드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원티드 VS 모드는 정해진 조건으로 적을 쓰러뜨리는 모드로 승리할 경우 높은 보수를 얻을 수 있다. 스토리 모드를 완벽하게 클리어해도 개방되지 않는 캐릭터는 해적파견소에서 베리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찾는 모드 중 하나다.

▲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모드가 준비돼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는 배틀 캐릭터 42명(DLC 캐릭터 포함 48명), 서포트 캐릭터 65명이다. 캐릭터마다 고유의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를 플레이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로 팀을 짜는 것을 추천한다.

▲ 수배서를 클리어하면 높은 보수를 얻을 수 있다.

캐릭터 게임을 대전 격투 방식으로 만들면 항상 나오는 불만 요소가 밸런스다. 이 밸런스를 원작에 맞출 것인지 그냥 모든 캐릭터를 동등하게 할 것인지는 고민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원피스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흰수염’과 입으로만 싸우는 ‘버기’를 비교해 보자. 두 캐릭터의 강함을 어느 한쪽이 강하게 하거나 동등하게 해도 불만은 나온다.

▲ 기본 배틀 캐릭터는 총 42명이다.
▲ 서포트 캐릭터는 총 65명으로,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럴 때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 캐릭터에 등급을 정하는 것이다. 원피스 버닝 블러드도 캐릭터마다 수치를 정해 놨다. 흰수염은 ‘3000’, 버기는 ‘2000’이며, 이 수치는 팀을 짤 수 있는 최대 수치가 제한돼 있을 때 조금이나마 밸런스를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같은 수치에서도 강함의 차이는 있기 때문에 완벽한 밸런스 조절은 아니다.

대체로 온라인 배틀을 하면 9000 이내로 팀을 짜야 하기 때문에 3000짜리 배틀 캐릭터를 3명 넣을 것인지 배틀 캐릭터에는 7000~8000 정도만 투자하고 서포트 캐릭터를 넣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 수치 9000에서 나만의 팀을 만들어야 한다.

 

원작 팬이라면 필수!

원피스 버닝 블러드는 원작 속 캐릭터의 특징과 비주얼을 최대한 살려낸 대전 격투 게임이다. 단순히 치고받는 캐릭터 게임이 아닌 캐릭터 고유의 특성을 잘 표현해 이를 이용한 심리적 요소가 크고 연출도 원작 팬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원작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 게임을 접했더라도 원작에 대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 스토리 모드는 다양한 캐릭터 시점에서 즐길 수 있다.

비록 방대한 원작 캐릭터가 모두 등장하지 않았고 스토리 재현도 정상전쟁만 즐길 수 있는 건 아쉽지만, 처음 시도한 작품인 걸 고려하면 만족할 만하다. 부실한 스토리 모드 부분은 특정 조합 캐릭터끼리의 다양한 등장 이벤트 연출로 어느 정도 달래준다.

▲ 특정 등장 이벤트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원피스 버닝 블러드는 간단하게 즐기려면 얼마든지 간단하게 즐길 수 있고 시스템을 파고들어 심오하게 즐길 수도 있는 캐릭터 게임이다. 한글화도 이뤄졌으니 한 번쯤 즐겨볼 만한 게임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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