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정품 CPU를 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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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정품 CPU를 사야 하는 이유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5.06.08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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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라고? 안 돼, 안 바꿔줘, 돌아가."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같은 CPU인데도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정품과 벌크의 차이가 그것인데, ‘트레이’라 불리는 벌크는 제품 박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보통 CPU 단품 구매보다 조립PC에 많이 사용되는데, 개인 뿐 아니라 PC방에서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할 때도 비용 절감을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사실 그 가격 차이는 개별 가격으로는 그리 크지 않은 정도여서 소비자들이 굳이 트레이 제품을 찾을 이유는 없지만, 이를 대량으로 유통하는 사업자들에겐 솔깃할 수 있는 차이가 된다. 정품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드린다.

현재 국내에 인텔 CPU를 정식 수입·유통하는 업체는 인텍앤컴퍼니, 코잇, 피씨디렉트 등 3곳이다. 이 3사의 정품 스티커가 없다면 당신의 CPU는 정품이 아니란 뜻이다. 아예 A/S가 안 되는 건 아니나, 수입사보다는 구매처에서 임의로 해 주는 경우가 있고, 최악의 경우 수입사가 없어져 버리면 고장이 나도 수리를 받을 방법이 없어진다.

아직도 포털사이트에서 CPU 모델명 뒤에 ‘벌크’를 붙이면 많은 제품들이 검색된다. 일반 벌크, 벌크에 쿨러를 포함한 제품, 병행수입, 역수입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정품보다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 제품도 있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아마 기존에 사용하던 쿨러나 별도의 쿨러를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처럼 어떤 조건 하에서의 사용자들이 찾지 않을까 싶다.

 

가격 차이는 정품과 벌크가 크지 않다. 기껏해야 2만 원도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벌크를 찾는 사람들은, 아마 하나가 아니라 수십, 수백 개가 필요한 사람들이 아닐까?

 

단순히 가격만으로 정식 서비스를 포기하고 벌크를 구매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고장 빈도가 낮은 하드웨어라 해도 한 번 문제가 발생하면 골치가 아픈 것이 사실이다. 치킨 한 마리 값에 혹해서 벌크 제품을 구매했다가 수입처나 판매처가 문을 닫으면 별안간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는 건 한 순간이다.

사용자나 유통사 입장에서 정품과 다른 판매·구매 루트가 필요한 것은 CPU 시장만이 아니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개인 소비자들은 정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손해를 덜 보는 일이다. 보험처럼 복불복 신세인 A/S라 해도, 그 문제가 자신에게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안 좋은 일은 보통 2~3가지가 한꺼번에 오던 기자의 경험으로 볼 때, 적어도 가능한 한 가지의 조건은 배제해야 하겠다.

몇 번을 언급해도 부족하지 않다. 정품 구매 시 3년의 A/S 기간 보장, 원격 실시간 점검 서비스인 셀프-PC케어 서비스, 안티바이러스 백신 ‘타이태니엄 2015’ 2년간 무료 사용 등, 정품 구매에 대한 혜택은 벌크 구입으로 아끼는 돈에 비할 수 없다. 정품 여부에 대해 잘 모른다 해도, 단품 구매나 조립PC 구매 모두 CPU 박스, 그리고 박스에 붙어 있는 3사 중 한 곳의 정품 인증 스티커만 확인하면 된다. 이것이 없다면 주문사항을 확인하고 판매처에 문의해야 한다.

 

3사 통합 A/S 센터

많은 사람들이 추가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대기업 제품이나 정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사후 서비스 때문이다. 특히나 PC의 핵심인 CPU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을 보장할 수 없다면 수십만 원짜리 1회용 CPU를 쓰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운이 없어 구입 한 달 만에 문제가 생겼다면, 소비자는 꼼짝없이 지갑과 마음을 모두 낭비하게 된다.

공식 수입사 3곳의 통합 A/S 센터는 원효로 2가에 있다. 나진상가 14동을 끼고 돌아 몇 분만 걸어 내려가면 오른쪽에 A/S센터 간판이 보인다. 인텍앤컴퍼니가 통합 A/S를 담당하고 있고, 3사의 정품 스티커를 가지고 있거나 CPU를 정품 등록했다면 이곳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가한 시간에 맞춰 방문한 센터는, 넓진 않아도 상당히 깔끔했다. 대기석에는 기다리는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PC와 TV가 마련돼 있고, 정수기와 커피, 녹차 등의 음료들도 충분히 채워져 있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오후 4시 정도였는데도 두세 명의 고객들이 A/S를 기다리고 있었다. 담당자들은 시종일관 분주히 움직이며 고객들을 대응했고, 기자는 일하는 데 최대한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히 카메라를 들었다.

 

접수처 앞에 진열된 부품들은 정품이라 해도 A/S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보를 확인할 수 없거나 물리적 파손이 있는 경우, 그리고 일명 ‘뚜껑 따기’를 했거나 오버클럭 중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도 A/S를 받을 수 없다. 담당자는 “오버클럭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선택에 따른 문제이고, 공식적으로 인텔은 오버클럭을 권장하지 않기에 A/S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고장난 부품을 가지고 찾아오면 먼저 정품 여부를 확인한다. 인텔은 정품 CPU의 사이트 등록을 권장하고 있고, 정품 시리얼 번호를 등록해 두면 수리를 맡길 때 한결 간편하다. 정품 등록은 www.realcpu.co.kr에서 하면 된다.

 

담당자는 접수받은 제품을 준비된 데크에 장착해 문제 여부를 테스트한다. 단종된 3세대 전 모델인 샌디브릿지 이후부터 모든 칩셋 장비를 갖추고 있다. 샌디브릿지는 단종된 데다가 A/S 기간도 끝났기 때문에 비슷한 성능이나 가격의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고. 간혹 교체 대상 제품의 재고가 부족하거나 해외로 수리를 보내야 한다면 시일이 꽤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서비스 기간에 해당하는 어떤 CPU라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담당자들은 한시라도 빨리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고객에게 해법을 제시해야 하고, 하자 테스트도 곧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메인보드와 RAM 등 각종 하드웨어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지만, 이 덕에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발견되면 곧 조치가 이뤄진다. 만약 기간 내 교체 사유에 해당한다면 센터에 구비된 교체분량에서 새 제품으로 바꿔 준다. 다만 A/S 기간은 이전 구매 날짜에 맞춰 조정한 뒤 지급한다. 이 과정이 없다면 10년 전에 구입한 CPU가 아직까지 업그레이드를 반복하며 살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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