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셀러론 300MHz에 128MB 메모리에서도 윈도우 98을 잘 썼던것 같은데,
왜 요즘은 달아도 달아도 메모리가 모자랄까?
그 비밀을 찾기 위해(--;) 먼지쌓인 윈도우98 SE를 꺼내서 설치하고 PC사랑 홈페이지에 접속해 봤습니다.
헉... 화면이 깨집니다.
다음에 접속했더니, 익스플로러 5.0은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라고 경고문이 뜹니다.
할 수 없이 윈도우 98 SE에 설치할 수 있는 가장 최신(--;)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6을 꺼내서 설치했습니다.
지금은 어디에서나 보안에 취약하다고 천대받지만 윈도우 98에서는 이 이상 높은 버전의 브라우저를 쓸 수 없죠.
인터넷 익스플로러 6를 설치하고 다시 PC사랑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그제서야 뭔가 제대로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드라이버도 구하기 힘든 윈도우 98을 어떻게 깔았냐고요?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가상 PC를 이용하면 여러 개의 OS를 한 PC에서 동시에 띄울 수가 있지요.
한 PC에서 리눅스도 돌리고, 윈도우 98도 돌리고, 도스도 돌릴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가상 PC를 세 대나 돌리고,
아이튠즈로 음악을 듣고, 캡처 프로그램으로 화면을 갈무리하고,
메신저도 실행시키고, 웹 브라우저도 띄우고.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데도 메모리는 겨우(!) 2.45GB밖에 안 쓰고 있네요.
윈도우98이 처음 세상에 나왔던 12년전,
누가 PC에 메모리를 8GB씩이나 꽂아서 쓸 거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윈도우98이 설치된 PC에 메모리를 512MB 이상 꽂으면 오류가 발생합니다)
1024x768 해상도도 넓다고 감탄했던 그 시절에,
1920x1080 해상도의 LCD 모니터를 두 개씩 쓸 날이 올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640x480 해상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가 50만원 60만원 했던 그 때,
천만화소 디카가 나올거라고 누가 상상했을까요?
오늘 바로 이 순간 쓰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쓸 수 있을까요?
새해 첫 날 아침에, 앞 날을 내다보기란 힘든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리고 겸손해 져야 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