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큐레이션 - 뉴스캐스트 종말은 소셜 친화적 인터베이스를 위한 시대의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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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큐레이션 - 뉴스캐스트 종말은 소셜 친화적 인터베이스를 위한 시대의 필연
  • PC사랑
  • 승인 2013.05.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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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은 '어떤' 국내 언론사들에게는 끔찍한 날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그 동안 운영해 왔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인 '뉴스캐스트'를 '뉴스스탠드'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개편하면서, 국내 주요 언론사들의 트래픽 유입이 반 이상 감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아직 판세가 분명히 드러날 정도로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아지는 대목인 것만은 사실이다.
김현곤 hyungonkim@daumsoft.com
 
 
지난 4월 1일 이후 국내 언론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네이버가 그 동안 제공해 왔던 뉴스 아웃링크 서비스인 ‘뉴스캐스트’를 대신할 새로운 뉴스 서비스, ‘뉴스스탠드’로 전면 개편한 탓이다. 국내 최대 포털의 첫 페이지, 그것도 가장 시선이 많이 가는 위치에 배치된 뉴스 아웃링크 서비스인 뉴스캐스트는 52개 언론사가 직접 뉴스 편집권을 갖고 있어 이용자가 제목을 클릭하면 바로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 기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새롭게 개편된 뉴스스탠드에는 바로 클릭할 수 있었던 뉴스 제목 리스트 대신, 신문 가판대 모양의 공간에 언론사 제호만을 알아볼 수 있는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용자들은 우선 자신이 구독을 원하는 언론사를 목록에서 선택한 뒤 해당 언론사가 공급하는 기사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뉴스스탠드로 개편되었다.
 
 
쉽게 생각하면, 변화한 부분은 뉴스 콘텐츠에 접근하는 단계가 하나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콘텐츠에 접근하는 단계가 늘어났다는 것은 이용자 관점에서는 상당히 큰 변화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첫 화면에서 흥미로운 기사 제목을 발견하고 심심풀이 삼아 클릭해 봤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다르다. 뉴스를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으면 일부러 클릭할 일이 없을뿐더러, 마음을 먹은 이용자들도 먼저 어떤 언론사를 고를지 고민해야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네이버를 이용하는 이용자들로서는 이렇게 불편을 감수하면서 뉴스를 볼 일이 없다. 그 동안 뉴스캐스트 덕분에 이전보다 최대 두 배까지 트래픽을 늘릴 수 있었던 언론사들과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는 울상을 지을 만도 하다. 무엇보다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이니만큼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서비스’라는 극단적인 발언도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이전에 비해 언론사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많게는 70%까지 줄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한 광고 대행사 자료에 따르면 주요 23개 언론사들 대상으로 기사면 페이지뷰만 따로 집계한 결과 3월27일 기준 3673만건에서 평일이었던 4월2일부터 3일 동안 평균은 1651만건으로 55.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 “뉴스스탠드 1주일, 네이버 유입비율 70% 급감”, 2013.04.01)
 
 
3월 마지막 주와 4월 첫 주의 주요 언론사 트래픽 감소
 
 
뉴스캐스트가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뉴스의 ‘선정성’ 시비 때문이었다. 그 작지만 알토란 같은 공간에서 이용자의 관심을 다투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일부 언론사들은 기사 내용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용자를 ‘낚기 위해’ 바빴다. ‘20대 여성 술 취해 … 결국’이라느니, ‘유명 연예인 B씨… 사실은’이라느니 하는 제목들을 걸어두고 정작 클릭해 보면 분노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하잘것없는 내용의 기사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렇게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네이버는 ‘옴부즈맨 제도’나 ‘독자 의견’ 등을 도입하며 개선 노력을 했지만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낚시성 제목’ 사례
 
 
물론 소위 ‘가두리 양식장’으로 불리는 대형 포털 중심의 폐쇄적이고 기형적인 인터넷 생태계가 근본적인 원인이겠지만, 결국 뉴스캐스트가 파행으로 치닫고 개편으로 이어진 데에는 언론사들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뉴스스탠드로의 개편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시범 서비스 개시로부터 따져도 적어도 3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4월 1일 이후 언론사들이 내놓은 대응이라고는 볼멘소리와 ‘우리 언론사를 구독해 주세요’라는 식의 프로모션 이벤트가 전부다. 서비스 개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선정성 문제도 아직까지는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점점 나아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사들을 제외하면 너도나도 뉴스스탠드의 자사 페이지를 자극적인 이미지와 낚시성 제목들로 채워놓고 이용자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큐레이션 관점에서 본 뉴스캐스트, 뉴스 콘텐츠

이번 개편과 관련한 분석들이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진행되었고, 어느 정도는 철 지난 이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면은 ‘소셜 큐레이션’과 관련한 이야기이니만큼, 큐레이션 관점에서 이 사태(?)를 분석해 보기로 하자. 뉴스캐스트는 서비스 초기부터 언론사 사이트와의 상생을 목표로 했다. 언론사 고유의 편집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이용자가 편리하게 뉴스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각 언론사(의 뉴스 캐스트 담당자)가 직접 큐레이터 역할을 담당해 이용자에게 읽을 거리를 추천하는 일종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였던 셈이다 (물론 뉴스 아웃링크가 무슨 큐레이션 서비스냐는 반론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여기서는 현재 통용되고 있는 ‘콘텐츠 큐레이션’의 개념에 갇히지 않도록 하자. 인류는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수백 년 동안 큐레이션을 해 왔다). 그런데 뉴스캐스트는 기존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와는 두 가지 차이점을 갖는다. 첫 번째 차이는 큐레이터의 성격이다. 일반적인 콘텐츠 큐레이션 과정은 비슷한 관심사나 전문성 또는 이해를 공유하는 한 사람 혹은 소수의 큐레이터들이 콘텐츠를 선별하고 추천한다. 하지만 뉴스캐스트에서는 적어도 52명의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진 큐레이터가 사용자들의 시선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어린이 손바닥만한 공간이지만 처음부터 너무 이질적인 의도와 내용을 가진 콘텐츠들이 난립하게 된 것이다. 물론 한 사람의 큐레이터가 일관적인 기준에 의해 콘텐츠를 선별, 추천하는 방식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조중동’이라는 비아냥 섞인 키워드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전통 미디어의 편집 기준이 얼마나 신뢰를 잃었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 두 번째는 뉴스캐스트 자체가 처음부터 ‘지나치게 단순화된 정보 모델’의 한계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네이버 첫 페이지’가 갖는 파괴력을 고려했을 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단계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전략일 수는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한(혹은 서로 상충하는) 관점을 가진 큐레이터들이 각자의 기준으로 선별된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언론사의 편집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선량한(?) 의도가 콘텐츠의 질적 저하라는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결과(기사)를 발견하지 못하고 실망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에 개별 언론사 트래픽은 많이 증가했지만, 방문한 사용자가 언론사 사이트 내에서 머무르며 살펴보는 페이지뷰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다양한 기준으로 콘텐츠를 선별/추천해야 하는 경우에는 접근하는 채널을 분산시켜 콘텐츠 간의 경쟁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머무르게 해야 한다. 하다못해 웹툰도 요일 별로 구분되어 있고 작가와 작품설명, 별점을 먼저 보고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은가? 물론 언론사 유입 트래픽의 60%를 좌지우지하는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어느 언론사의 어떤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에 비해 더 우선적으로 노출되어야 할지를 스스로 결정하거나, 손쉽게 합의할 수 있는 공간이 못 된다. 특히나 몇 개의 메이저 언론사들을 제외하면, 뉴스캐스트를 통한 트래픽은 적잖은 언론사와 그들의 온라인 광고를 대행하는 수많은 대행사의 명운이 달린 문제가 된다. 또 즉각적으로 원하는(혹은 흥미로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수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해 온 네이버 첫 화면에서 ‘쓸데 없는’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성미 급한 대한민국 인터넷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에도 문제들이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 개별 언론사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채널이 추가됨으로써 어느 정도는 이용자들의 뉴스 콘텐츠 소비 패턴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데 기여하리라고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대안이라는 인상을 주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모바일 이야기를 해 보자.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 등 네이버가 모바일에서 뉴스 콘텐츠를 다루는 방식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검색의 경우, 네이버 전체 트래픽의 70%에 육박하는 모바일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보다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뉴스를 직접 편집해 제공한다. 물론 광고 매출의 비중이 PC 환경에 비해 아직 낮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라고 예상하는 순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런데 신기하게도 네이버도, 그리고 주류 언론도 모바일 뉴스 콘텐츠에 대한 논의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뉴스스탠드에 대한 대응보다는 모바일 전략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가 메인화면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뉴스섹션을 바꾸는데, 일부에서는 뉴스스탠드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많은 부분 모바일로 넘어갔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넷 뉴스의 격전지는 모바일 플랫폼이며, PC 화면상의 네이버 메인화면이 아닐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리 있는 전망이다. (기자협회보, “뉴스스탠드 너머에는 모바일이 있다”, 2013.03.27)
 

다음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뉴스 콘텐츠 전략 부재는 네이버라는 공룡이 ‘뉴스’라는 콘텐츠를 어떤 시각으로 평가하고 있는가의 문제로 연결된다. 이번 개편 이후 사람들은 다음이나 네이트 등 여전히 첫 페이지에서 뉴스를 직접 제공하는 다른 포털들이 반사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개편 일주일 동안의 데이터를 보면 실제로 그 영향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페이지뷰는 다음이 2.8% 정도만 늘어났고 네이트는 오히려 1.4% 줄어들었다. 네이버 전체 순 방문자 수(0.6%)와 페이지 뷰(7.9%)가 각각 조금씩 증가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를 통해 네이버 등 포털 이용자들이 원래뉴스 콘텐츠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오히려 시선이 머무는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클릭해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언론사들이 뉴스스탠드 개편으로 큰 타격을 받은 데 비해, 네이버는 뉴스캐스트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도 별 아쉬울 게 없는 것처럼 보인다. 향후 뉴스스탠드 서비스가 얼마나 호응을 얻게 될지, 혹은 다시 개편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언론사가 네이버라는 공룡 포털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당장 페이지뷰가 반 토막이 나고, 때문에 온라인 광고 매출에도 큰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당위적인 진단만으로는 언론사들의 갈증이 해소될 수 없다. 당장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언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뉴스 큐레이션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할까?
 
 

소셜 리스닝, 소셜 큐레이션에서 답을 찾아야

진부한 이야기지만, SNS는 최근 가장 중요한 뉴스 콘텐츠 공유 채널이 되어 가고 있다. SNS 이용자들은 서비스 초기에는 친구 혹은 아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적인 관심사 공유와 최신/전문 정보 습득을 위해 사용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12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2013).
 

 
최근에는 많은 사용자들이 개인적 관심사나 전문정보, 지식 공유를 위해 SNS를 활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네트워크 중심에서 콘텐츠, 혹은 관심사 중심으로 이용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뉴스 콘텐츠는 여전히 사람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전문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 공급자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Reuter Insitute)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영국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더 이상 포털(검색 사이트)이나 언론사 사이트에서 뉴스를 발견하거나 공유하지 않는다. 그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이 공유한 뉴스 콘텐츠를 발견하고 소비한다. 특히 16-20세의 젊은 이용자들은 43%가 뉴스 콘텐츠를 접하는 채널로 SNS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Reuter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 “Reuter Institute Digital News Report”, 2012).
 
 
 
영국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SNS를 통해 뉴스 콘텐츠를 발견하고 공유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제 포털이나 검색 사이트가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채널을 통해뉴스 콘텐츠를 유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뉴스 콘텐츠의 확산을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시절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른바 ‘소셜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특정 플랫폼이나 채널에 따라 어떤 방법론이 더 콘텐츠 확산에 효과적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면 블로그에 어떤 키워드를 포함시켜야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되는가, 어떻게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게 할 것인가,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경우에는 어떻게 팔로워를 늘릴 것인가, 어떤 종류의 글을 올렸을 때 더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는가 등에 대해서 수 없이 많은 전략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 소셜 미디어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특정한 플랫폼을 한정해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콘텐츠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재생산 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내 콘텐츠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견고한 필승 전략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소셜 마케팅에서 말하는 대부분의 방법론들은 플랫폼의 구조를 이용(혹은 어뷰징)해 일방적인 확산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거나 우연과 창의성의 결과인 과거 성공 사례들을 흉내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높은 비용에 비해 비효율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뉴스 공급자들은 이런 파편적인 전략보다는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관심사의 흐름을 어떻게 잡아내고 여기에 자신의 콘텐츠를 실어 나를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 고민은 ‘듣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이용자들의 관심이나 트렌드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소셜 리스닝’ 과정이 필요하다. 당연하게도, 소셜 리스닝은 무작정 하루에도 수백만 건에 달하는 트위터글을 다 읽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의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 상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기사가 공유되었을 때 정확하고 보기 쉬운 형태로 제공될 수 있도록 웹 표준이나 각 플랫폼별 API를 준수하고, 최대한 공유 및 코멘트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웹 사이트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트위터를 예로 들면, 이미 트위터 타임라인 내에서 외부 사이트의 콘텐츠를 최적의 형태로 요약해 삽입할 수 있는 ‘트위터 카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언론사들 중 이 API를 활용하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또, 국내 일부 언론사들의 경우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를 공유할 경우기사 제목이나 사진 대신 엉뚱한 광고나 복잡한 URL이 미리보기로 제공되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어떤 말을 나누는지를 듣기 위해서는 그들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다. 또, 이용자가 자신의 SNS 계정으로 쉽게 로그인해서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언론은 이미 트위터 카드 API등 소셜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적극 도입하는 반면, 국내 언론사들은 아직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개별 콘텐츠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이 달리고 공유될 수 있다면, 기본적인 ‘들을’ 준비는 되어 있는 셈이다. 그 다음 단계는 소셜 미디어 상의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의미 있는 의견들을 발견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미 일부 언론사들은 전통적인 ‘판매 부수’나 ‘시청률’ 대신에 SNS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를 중요한 지표로 다루고 있다. 또한 독자(혹은 시청자)들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혹은 경쟁사의 콘텐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사람들에 의해 전파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셜 리스닝 과정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언론사의 콘텐츠 전략이나 광고 등에 있어서 활용도가 매우 높다. 물론 의미 있는 정보를 발굴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빅데이터 관련 기술의 도움이 필요하다. 가장 단순한 사례를 들면, 허핑턴 포스트의 공동 창업자가 새롭게 시작한 온라인 미디어‘버즈 피드(buzzfeed.com)’는 개별 기사 단위로 소셜 미디어상의 확산과 공유 추이를 추적함으로써 독자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당 기사를 읽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고, 필자 혹은 편집자도 소셜 미디어에서 이루어지는 토론 과정을 실시간으로 살펴보고 향후 콘텐츠전략 수립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유의 분야별 섹션 외에 독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귀여움’, ‘황당함’, ‘놀라움’ 등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뒤 이를 다시 섹션으로 구성해 독자들이 직접 편집에 참여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버즈피드는 개별 콘텐츠에 대한 버즈 통계를 제공하고, 독자들의 평가를 섹션 구분으로 환원했다.
 
소셜 리스닝은 버즈피드보다 발전된 형태의 소셜 큐레이션을 통한 뉴스서비스도 가능하게 해 준다. 예를 들면, 이용자의 관심사나 친구 네트워크를 분석해 개인별로 맞춤형 편집을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의경우, 여전히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언론사나 관심 분야를 설정해야 하고, 변경도 역시 직접 해야 한다. 하지만 소셜 리스닝을 통한 큐레이션을 활용하면 개별 이용자가 선호하는 관심사나 친구들이 읽은 뉴스 등을 자동으로 추천해 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소셜 미디어에서의 정보를 활용한 플립보드(filpboard) 등의 개인 맞춤형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가 인기를 끈 바 있다. 플립보드의 경우, 이용자는 뉴스를 제공 받기 위해 단순히 원하는 분야나 언론사만을 미리 결정해 두거나, 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 어떤 뉴스를 먼저 봐야 하는지, 어떤 분야의 뉴스를 읽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이용자와 이용자가 맺고 있는 지인 네트워크, 그리고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읽고 공유하는 수많은 이용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플립보드는 SNS 이용자들의 평가에 따라 콘텐츠의 중요도를 결정하고,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광고 효과 측면에서도 소셜 큐레이션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단순한 노출 횟수를 계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의 관심사나 취향을 반영해 뉴스 콘텐츠와 함께 관련된 광고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면, 구매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잘 알려진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인 핀터레스트(pinterest.com)의 경우,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제공된 콘텐츠를 본 뒤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20%에 달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들을 듣고, 이를 새로운 방식의 뉴스 큐레이션에 활용하는 전략의 핵심에는 ‘누가 큐레이터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더 이상 사람들은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지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신문을 사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용자들은 기존의 뉴스 편집자, 즉 큐레이터들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거나 혹은 더 나은 대안을 발견했다. 결국은 모바일 플랫폼의 대중화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뉴스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 방식이 지금으로써는 온라인 뉴스 콘텐츠 유통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는 유일한 출구를 발견할 수 있는 방향이다. 우선은 언론사는 물론 광고업계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한 뉴스 콘텐츠의 유통이라는 영역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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