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 카톡?’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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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 카톡?’ 당신의 선택은?
  • PC사랑
  • 승인 2013.03.0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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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야심작‘조인’출시 한 달되고 보니
‘조인? 카톡?’당신의 선택은?
 
이동통신 3사가 뭉쳤다.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던 이동통신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의기투합해 ‘조인(Joyn)’을 출시한 것이다. 카카오톡에 내준 메시지 서비스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통신사들의 연합 작전이 시작됐다.
박지성 기자
 
‘조인’출시보다 놀라운 통신사들의 동맹
지난 12월 말,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연합해 새로운 통합형 커뮤니케이션 ‘조인’을 출시한 것. 새로운 모바일 메신저가 출시된 것 보다 이들이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뉴스는 신선하다기보다 충격에 가까웠다. 조인은 기존 문자메시지 서비스와 카카오톡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혼합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문자메시지는 물론 음성통화와 채팅, 파일 전송, 데이터 공유까지 통합해 이용할 수 있어서 통신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따라서 가장 큰 화두는 역시 ‘카카오톡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인가’이다. 데이터채팅 서비스뿐만 아니라 카카오스토리, 카카오게임,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플랫폼을 선보이며 국내외 7천만 명(국내가입자 수 4천만 명)의 가입자 수를 자랑하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신사가 힘을 합쳐 총 공세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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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통신사들은 동시에 통합형 커뮤니케이션 조인의 출시를 발표했다.
 
카카오톡의 성공, 그리고 진화
카카오톡은 PC로 따지면 ‘네이트온’이나 ‘MSN메신저’이다. 이들 인터넷 메신저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PC를 구입하면 윈도우 다음으로 설치할 정도였다. MSN메신저가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반면 네이트온은 다양한 서비스와 당시 최고의 인기였던 ‘싸이월드’와의 연동을 통해 정상에 올랐다. 이러한 인터넷 메신저를 ‘모바일화’에 성공한 것이 바로 카카오톡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카카오톡은 문자를 전송할 때마다 데이터가 차감되기 때문에 무료가 아니다. 하지만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 카카오톡 앱 자체는 무료인 셈이다.
출시 초기에는 불안정한 서버와 2G폰 사용자와는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해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스마트폰의 사용자가 증가하자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도 덩달아 증가했다. 심지어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는 소리도 들려왔다. 기존 문자메시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이모티콘과 그룹채팅, 사진 등 파일 전송까지 무료라는 것이 스마트폰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하지만 카카오톡은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렇다 할 수익 모델이 없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수록 적자는 계속돼 한 때 1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프트콘과 플러스친구 등으로 차츰 수익을 내기 시작한 카카오톡은 이내 ‘애니팡’을 위시한 ‘게임하기’가 대박을 터뜨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민게임으로까지 불린 애니팡 덕분에 전 직원에게 특별 보너스까지 지급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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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과 카카오톡이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이후 카카오게임은 서비스 출시 100일 만에 총 서비스 이용자 2천 3백만 명, 게임 총 다운로드 수 8천 2백만 건을 기록했다. 이용자 한 명당 평균 3.57개의 게임을 다운로드 한 셈이다. 게임을 하지 않던 여성과 중장년층까지 끌어들이면서 초반 5백만 명 수준에서 4배가 넘는 폭발적 성장을 보여줬다. 7천만 명의 사용자를 가진 카카오톡은 애니팡 이후 드래곤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모두의 게임 등 카카오게임을 통해 여전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 카카오아지트,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플랫폼을 선보이며 안정을 추구하기 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는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물론 관련된 산업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카카오톡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보여주었던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통해 IT 시장의 미래 권력이라고 불리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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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톡, 통신사들의 코털을 건드리다
카카오톡이 플랫폼으로의 진화와 더불어 한 가지 더 이슈가 된 것이 있다. 바로 모바일 음성통화(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이다. 카카오톡은 지난 해 6월 4일 보이스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이스톡은 와이파이뿐만 아니라 3G와 LTE 환경에서도 무료 통화를 제공해 출시 당시에 큰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해 뛰어난 품질을 자랑했다. 당시 국내 가입자만 3천 5백명에 이르는 카카오톡이 m-VoIP 서비스를 시작하자 통신사들은 일제히 강하게 반발했다. 통신사들은 “m-VoIP는 통신사의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서비스로 산업발전과 이용자 편익, 국익 등을 저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이스톡 출시가 통신사의 코털을 건드린 것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통신사들의 ‘조인’ 상용화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보이스톡 이전에 이미 아이폰의 페이스타임이나 스카이프, 바이퍼, 네이버 라인, 다음 마이피플에서 m-VoIP를 제공했지만 통신사들은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사용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전화는 내가 말하는 목소리를 데이터패킷으로 변환한 뒤 인터넷 망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전달된 데이터패킷 정보는 다시 음성으로 변환되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데이터 손실이 많을수록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 보이스톡의 품질은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저히 낮아졌다. 보이스톡 서비스 첫 날 0%에 가까웠던 음성 데이터 손실률이 최고 50%까지 높아진 것.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출시 3일 째 되는 6월 6일부터 30일까지 평균 50%대의 손실률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KT는 10~20%대의 손실률이 발생했지만 17일부터는 10%내로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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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이상 3미만 : 깨끗한 대화가 가능한 상태
3이상 10미만 : 대화는 가능하나 불편한 상태
10이상 :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
* 출처_카카오톡 홈페이지
 
더군다나, 6월 7일 LG유플러스는 전격적으로 보이스톡 전면 개방을 선언했지만 이후에도 데이터 손실률은 통신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일주일 뒤 이에 대해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말로만 보이스톡 전면 개방을 약속해놓고 여전히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LG유플러스는 “아직 약관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그런 것”이라며 해명했다. 카카오측은 “통신사들이 서비스를 하지 못하게 고의적으로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통신사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카카오가 논란을 부추겨 간접 홍보하는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맞섰다.
특히 보이스톡 출시 한 달 뒤, 방송통신위원회는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한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통신사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 앱, 콘텐츠 등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통신망 접속을 사실상 제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망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거나 방지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트래픽 관리를 할 수 있다. 특히 무선인터넷서비스 요금제에 따라 m-VoIP 제한 여부 또는 수준을 다르게 규정해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통신사들의 m-VoIP의 제한적 허용을 방통위가 인정한 것이다. 즉 통신사들이 보이스톡을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실제로, 현재 SK텔레콤과 KT는 m-VoIP 서비스를 3G에서는 5만 4천원 요금제 이상, LTE에서는 5만 2천원 이상의 요금제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4만원대 이하 요금 가입자는 보이스톡 서비스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데이터 용량과 m-VoIP의 용량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것이다. 3G 요금제에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보이스톡을 사용하다가는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데이터 통신료를 지불하면서도 정당하게 서비스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S 줄었지만, 600억 꼬박꼬박 챙겨
보이스톡이 주춤했지만 카카오톡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의 하루 1회 이상 이용한 사용자 수는 평균 2천 9백만 명 수준이다. 통신사 문자메시지 발송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김기현 의원(새누리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경우, SMS 전체 서비스 발송량이 2010년 468억 5천만 건에서 2011년 335억 9천만 건으로 2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6월까지 문자메시지 발송량은 113만 6천 건에 불과했다. 1인당 평균 문자메시지 발송량도 2010년 1,819건에서 2011년 1,268건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6월까지 발송건수는 429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T의 1인당 평균 문자메시지 발송량은 2010년 2,550건에서 2011년 1,775건, 지난해 6월까지 485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LG유플러스도 2010년 2,871건에서 2011년 2,023건, 2012년 6월 571건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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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평균 1인당 문자메시지 발송이 한 달에 100건도 되지 않는 셈이다. 심지어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는 한 달에 5건 미만의 사용자도 등장했다. 문자메시지 사용은 줄어들었지만 이미 가입된 정액 요금제로 인해 한 달에 내는 통신비는 그대로다. 대다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입한 약정 또는 정액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묶어 요금을 지불한다. 음성통화 250분, 문자메시지 250건, 데이터 2GB를 묶어 5만 2천원의 요금을 받는 식이다. 통신사마다 제공하는 양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비슷하다.
정액 요금제의 특징은 제공된 양을 초과하는 부분은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야 하지만, 사용하지 않은 양은 그만큼의 돈으로 환급받을 수 없다. 특히 데이터와는 달리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의 경우, 다음 달로 이월해주지 않는다. 통신사들은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통신사들이 정액제 요금가입자에 제공한 문자메시지는 모두 409억 4천만 건. 그러나 이중 사용량은 225억 4백만 건에 불과해 전체 55%밖에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매달 6백억 원 분량의 문자를 사용하지 않은 셈인데, 정액제 요금이기 때문에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 현행 통신사들의 요금제가 획기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조인 출시는 메시지 시장 되찾기 위한 시도
이런 상황에서 이동통신 3사가 통합형 커뮤니케이션 ‘조인’을 출시했다. 통신사들이 문자메시지의 수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자메시지 요금은 이미 정액제 요금제에 포함되어 있다. 결국 조인의 출시는 문자메시지 수익은그대로 유지하면서 카카오톡에 내준 메시지 시장을 되찾겠다는 통신사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조인은 통신사 간 연동으로 3사 가입자간의 자유로운 채팅과 파일 전송, 통화 중 실시간 영상 공유를 지원하는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RCS(Rich Communication Suite) 서비스다. 즉 기존 휴대폰에서 제공하던 단문(SMS)과 장문(LMS), 멀티미디어(MMS) 메시지에 더해 파일과 위치 전송, 영상 및 미디어의 실시간 공유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에서 제공하는 표준 규격의 모바일 메신저다. 통합 UI를 통해 핸드폰 주소록에 저장된 친구와 문자와 채팅이 가능하고, 상대방의 조인 설치 유무에 따라 수신된 메시지를 채팅과 일반 문자로 구분해 전달한다. 설치 여부에 관계없이 친구목록은 내 주소록과 동일하게 연동된다. 파일 전송은 100MB까지 가능해 기존 메신저 용량의 5배 수준을 자랑한다.카카오톡은 카카오톡 앱이 설치된 사용자들끼리 사용할 수 있지만 조인은 상대방이 설치하지 않았더라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카카오톡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즉 기존 문자메시지의 기능을 확장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조인은 출시 첫 날 30만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열흘 만에 75만회를 달성했다. 특히 카카오톡이 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걸렸지만 조인은 3주 만에 달성하면서 빠르게 카카오톡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조인이 메신저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통신사들의 기대와 달리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출시 초반 빠르게 1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지만 이후 완만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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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오는 5월 말까지 조인에 가입한 고객에게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초기에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특성상 이미 카카오톡에 익숙한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안정에 이어 다양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박근혜 당선인, 조인 사전 탑재는 중립성 위배
신규 출시 단말기에 조인을 미리 탑재해 가입자를 끌어 모으겠다는 통신사들의 전략은 박근혜 당선인 측에서 “모든 단말기에 조인 앱을 사전에 탑재하는 것은 디바이스 중립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조인은 문자메시지 등 기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진화된 버전이며 궁극적으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것이기 때문에 평범한 앱을 탑재하는 것과는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즉 모든 스마트폰에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들어 있듯이 조인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단말기 사전탑재는 기존 메신저 앱을 개발한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으며 공정한 경쟁 기회를 제공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대기업이 중소기업 죽이기에 나선다는 비판 여론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통신사들의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카카오톡은 그룹채팅 기능을 대폭 강화해 맞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측은 “다양한 그룹 채팅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그룹 음성 채팅 ‘그룹콜’, ‘공지기능’ 등 그룹 커뮤니케이션에 최적화된 기능들을 개발 중”이라면서 “그룹 채팅방에 ‘투표기능’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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