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을 잃어가는 사람의 뇌, AI를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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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잃어가는 사람의 뇌, AI를 이길 수 있을까
  • 정혜
  • 승인 2024.09.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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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정혜]

 

2016년 바둑기사 이세돌이 AI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후, 사람들은 마치 인간이 AI 알파고에 정복당한 듯한 열패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바둑의 세계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둑기사들의 대국에 AI가 심판 역할을 하고, 대국을 분석하여 리뷰를 제공해 주는 새로운 방식의 바둑 대국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국에 참여하지 않고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끼게 하며, 바둑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하게 되었다. 오히려 AI를 통해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서 바둑의 세계가 더욱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AI를 학습시키고 활용하는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영역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똑똑한 AI'가 등장하면서, 우리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가 모든 영역에서 효율성을 무기로 등장하고 있으며, 인간이 AI에 익숙해져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중력을 잃어버리고, 발전은커녕 퇴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생긴 것이다.

 

집중력 위기의 시대, 도둑맞은 '집중력'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집중하는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몰입의 기술’ 등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책들이 베스트셀러로 등장한 시기를 살펴보면 인간의 학습능력, 집중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인지하면서부터일 것이다. 직장인들의 평균 집중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고,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집중력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확산과 숏폼과 같은 콘텐츠로 인한 도파민 탓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기기 앞에서 절제하고 분별하지 못하는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우리 생활에 스마트폰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지도, 날씨, 시간 등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 정보뿐만 아니라 업무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검색 등 지식 정보가 공급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자유로워졌다. 쉴 새 없이 플랫폼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소셜네트워크로 사람들과 대화하며 스마트폰 하나로 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모습은 디지털 시대 누구에게나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집중력이 짧아지는 것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고 말한다. 집중력 위기는 현대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크푸드가 쏟아지는 식품 공급 구조와 운동할 시간도 부족한 바쁜 생활 방식이 비만율 증가를 불러왔는데 이는 사회시스템이 만들어낸 문제이며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수 없듯이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보를 재빨리 훑어서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려 한다... 읽기는 더 이상 다른 세상으로의 즐거운 침잠이 아니라, 붐비는

슈퍼마켓을 마구 뛰어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잡아채서 빠져나가는 행위에 가까워진다.

"도둑맞은 집중력 중에서" 중

 

 

멀티태스킹,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을지 모른다

직장인들은 쏟아지는 일을 완수하기 위해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놓고 수시로 멀티태스킹을 실행한다. 그러나 잦은 멀티태스킹은 뇌를 순간순간 재설정하게 만들어,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려면 최소 20분 이상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멀티태스킹이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업무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개인의 산만한 모습이 반복되어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지고, 조직 내에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도달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개인이 많아지면 사회적 문제이고 사회적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짜 문제를 파악해 공상과 구분하고 해결책을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긴 시간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한 능력을 잃어버린다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한 권위주의적 해결책에 쉽게 이끌리고 그러한 해결책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도둑맞은 집중력 중에서" 중

 

시민으로서 집중력을 잃게 될 경우, 사회적 문제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사고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권력자들의 권위주의적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노력과 함께 개인적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AI를 통한 장밋빛 미래뿐 아니라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 가짜뉴스 문제를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과 접근이 필요하다.

​저자는 알고리즘 같은 기술로 우리의 주의력을 약탈해가는 테크 기업들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집중력 위기가 사회 전체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후 문제 등 심각한 글로벌 문제들은 장기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데, 지도자와 시민들이 집중력이 없는 사회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중력의 회복: 디지털 시대, 인간의 미래를 위한 열쇠

결국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우리의 사고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사회적으로는 단순한 군중심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어느 사회이든 정치적 편향, 차별과 혐오로 인한 갈등, 그리고 딥페이크를 포함한 가짜와 허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 기본적 문제 해결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집중력을 향상시킴으로서 극복될 수 있다면, 우리의 모든 교육시스템과 사회시스템에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빅테크들의 규제에 글로벌한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의 이익(집중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 만날 친구를 찾고, 어떤 사안을 차분하게 논의할 수 있는 것)과

소셜미디어 기업의 이익은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도둑맞은 집중력 중에서" 중

한편 집중력 향상을 위해 개인적으로는 일정 시간 동안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는 디지털 디톡스를 일상화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현대인들의 절대적 수면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방책이라고 저자인 요한 하리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인류가 통제되지 않는 AI로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우리의 고유한 능력인 집중력을 복원하는 일에 개인적 사회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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