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로 그리는 30초의 기적<박영민 인디펜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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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로 그리는 30초의 기적<박영민 인디펜던스>
  • PC사랑
  • 승인 2007.02.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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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여자 친구를 위해 해변 모래사장 위에 멋진 운전 솜씨를 자랑하며 무언가 글씨를 쓴다. 자동차 바퀴를 따라 그려진 글자는‘사랑해’라는 감동적인 고백이다. 실제로 이 광고가 나간 뒤 많은 여성들이 자기 남자친구에게 똑같이 해달라고 조르는 일이 많았다. 전국 바닷가에서는 모래밭에 빠진 자동차를 꺼내달라는 남자친구들의 전화가 걸려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견인하러 갔던 차들 마저 모래판에 갇혔다는 이야기가 신문의 조각기사로 난 적도 있다. 최고 전문가도 쓰기 힘든 고난이도의 저 글씨는 컴퓨터로 만들어진 것이다.
 
목이 타는 무더운 여름. 차가운 음료수 한 잔을 쭉 들이킬 때의 기분을 그림으로 그려보자. 소금기 머금은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고, 그 너머 에서 커다란 파도가 밀려온다. 바람과 파도가 내 몸에 부딪혀 방울방울 부서져 내린다. 좋은 광고는 영상과 소리만으로도 제품의 맛과 향, 촉감, 그리고 행복까지 담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장면을광고에담기위해수많은스탭들이폭풍우몰아치는바닷가선착장에카메라를들고서있다. 가슴이철렁할만큼커다란파도가몰려오기만을학수고대하는 그들. 하지만 정작 파도가 몰아쳐 와도 걱정이 태산이다.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스탭과 모델 모두 긴장의 시소놀이를 멈춰선 안 된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광고한편을위해이렇게목숨을걸고일할사람이몇이나있을까?
사진은 몇해전 TV를 통해 방송되었던 코카콜라 광고의 한 장면이다. 남녀 모델들을 삼킬 듯 덮쳐오는 저 거대한 파도는 필자의 회사에서 컴퓨터그래픽(이하 CG)으로 만든 것이다. 옛날 같았으면 정말 저런 영상을 얻기 위해 정말로 목숨을 걸어야했을 지도 모른다. 기술의 진보가광고계일꾼들의목숨을무사히지켜줬으니 고맙다고인사를해야할까?
수많은 특수효과 영화들이 판을 치는 요즘 소비자들은 웬만한 장면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잘 만들어진 영화나 광고도“저거 CG네, 합성이네”하며 거의 전문가 수준의 눈썰미를 자랑한다. 어떤 장면들은 CG가 아닌 실제 장면인데도 같은 소리를 듣는다. 때때로 사람들 은CG와실사를자기의상상력범위에서만 바라보는경향이있다.
 
눈이 알아채지 못하는 CG

피터 잭슨의 &lt;반지의 제왕&gt;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세계 영화 팬들을 흥분시킨 판타지의 걸작이다. 인상적인 장면들이 넘쳐나지만 그 중에서도 암흑세계 오크들과 바랏두르를 통합해 만든 사우론의 군대가 중간계 사람들과 싸울 때, 깨알같이 작지만 저마다 서로 다른 움직임으로 거대한 군중 신을 이루는 장면은 입이 떡하고 벌어질 정도였다. &lt;반지의 제왕&gt; 성공 이후 이런 종류의 영화들이 많아지다 보니 요즘은 오히려‘배우가 액션장면을 직접 촬영했다’거나‘군중 신에 등장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CG가 아닌 엑스트라들이다’는 식의 아날로그적인 광고문구가 효과적인마케팅전략이되기도한다.
영화나 광고는 물론이고 TV 드라마에까지 요즘은 CG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드러나는 장면들 말고는 CG가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도대체 어디에 CG를 썼다는 거야?”하는 비판을 들을 때는 업계 종사자로서 희비가교차함을 느낀다. 전문가의 관점에서 보면 CG 같지 않은 CG야말로 가장 훌륭한 CG다. 고생은 있는 대로 다 했는데 CG 티가 안 난다는 불평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반면에 그래픽의마술로제몫을완벽하게해냈다는점이기쁘기도하다.
우리나라 광고의 CG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으니 20년이 채안되었다. 하지만 컴퓨터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광고 속 CG의 발달 역시 그 어느 분야 못지않게빠르고민첩하다.
CG는 카메라로 촬영하기 힘든 제품의 고급스러운 질감과 시각화되지 않는 현상부터 21세기를 넘어 먼 미래를 지향하는 기업 이미지 표현까지 곳곳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오늘날의 CG는 영상표현의 한계는 물론 상상력의 한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광고는 영상산업의 한 분야에 불과하지만 국내 영상제작 전반의 본격적인 출발점이자 가장 활발한 장이다. 국내 CG 기술의 발전은 광고의 CG 기술에 기반을 두고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CG로 만들어진 이전의 결과물들은 소프트웨어의 한계와 기술적 차이에 따라 차갑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광고 분야에 폭넓게 쓰이지 못했었다. 최근의 CG 영상들은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이나 캐릭터 애니메이션에서도 살아있는 표정과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렌더링(Rendering) 기술은 크레이(Cray) 인형을촬영한것처럼실사와거의구별이안되는사실감을극대화시킨다.
 
 
둘리와 함께 하는 광고 CG 제작과정
작품제작 시작은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에서 비롯된다. 이 과정에서는 작품 내용을 간략한 이미지들의 나열로 표현하는 스토리보드(콘티) 작업과작품에필요한세트, 배경, 그리고캐릭터등을디자인한다. 실제촬영을 위한모든준비과정이 여기에속한다.
 
캐릭터Design & Drawing
‘기아 카니발 자동차’광고에서는 3D로 된 둘리 캐릭터가 등장한다. 만화나 TV,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서 평면적으로만 보았던 둘리 캐릭터들이 이 광고에서 처음으로 3D의 몸체를 얻게 되었다.
2D 캐릭터를 3D로 만들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 선의 강약을 통해 손으로 그려진 부드러운 이미지가 3D가 되면서 딱딱하게 변하는 것이다. 둘리 아빠 김수정 선생이 오리지널과 3D의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따로 스케치 작업을 해 준 덕분에 이 부분은 많이 보완되었다. 스케치는 여러 가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 2D, 그리고 마침내 3D로 다시태어났다.
촬영 shoot
다음은 둘리캐릭터들이 뛰어 놀 배경을 키메라로 촬영하
는 단계다. 감독을 비롯해 많은 스텝들이 여기에 참여한다.
캐릭터가 실제 차 안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기때문에 좌석에 임의로 인형을 올려놓고 느낌을 확인하면서 찍었다. 촬영 공간의 조명상태를 나중에 덧붙여질 3D캐릭터들과 맞추기위해 둥근 석고모형이나 커다란 유리구슬을 이용해 반사 이미지를 촬영하기도한다.
 
모델링 - Modeling 3D애니메이션 - Skeleton Setup
 
색이나 재질이 부여되지 않은 상태의 3D 캐릭터 모델들은 초기에 이런 격자로 구성된 와이어 프레임(Wire-frame)형태로 보인다. 모기장을 뒤집어 쓴 투명 인간처럼 우습게보이기도 하지만 작은 선 하나하나의 각도와 폭이 캐릭터의입체감을만들어주는중요한요소다. 캐릭터가움직임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과 같이 뼈대를 심어 넣어야 한다. 그래야 각 관절을 기준으로 캐릭터들을움직이게 할 수 있다. 둘리는 다른 캐릭터와 달리 꼬리에 도뼈를넣어야했다.
 
 
3D 애니메이션 - Facial Setup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팔과 다리, 몸통 등 몸을 이루는 커다란 신체 조직이 중심이지만세밀한표현들은얼굴에서더많이이뤄진다. 표정을짓거나말할 때의 입모양 등이 준비되어야 한다.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 한 단어를 이루고 단어들이 모여 문장을 만들어 내듯 각 캐릭터들의 기본 입 모양과 얼굴 표정을 섞어서 더 많은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다. 1번 표정과 2번 표정을 컴퓨터로섞으면중간2.5번의새로운표정이자동으로만들어지는원리다.
 
3D 애니메이션

비로소 캐릭터들이 움직인다. 촬영된 실제 이미지 위에 각 캐릭터들을 배치하고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움직임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자동차 안에 실제로 캐릭터들이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그림자다. 그림자를 만들기 위해 미리 촬영된 자동차의 실내와똑같은3D 모델을 만든다. 여기서 캐릭터들의 그림자를 집어 넣은 뒤에 실제 촬영된 자동차 배경에 올려 합성한다. 피터팬과 그의 그림자처럼 캐릭터들의존재감이살아나는순간이다.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최종 이미지를 완성하는 렌더링 과정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완성된 캐릭터를 어떤 느낌으로 표현하느냐이다. 희동이 캐릭터 중 왼쪽 것은 클레이로 만들어놓은 인형 같아 입체적인 느낌이 강하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색이 점점 평면적으로 단순해지고고 윤곽선도 뚜렷해지면서 만화적인 느낌이 많이난다. 광고에서는 좀더만화적인느낌의희동이를골랐다.
 
다른것들과 달리 둘리와 그 가족들이 등장했던 이 광고는 제작진들 모두가 좋아하는 추억의 캐릭터들을 3D로 재탄생 시킨다는 기대감이 작업의 원료가 된 광고였다. 단면적인 추억을 살아 숨 쉬는 이미지로 만들었다는 데서 보람이 컸다. 옆의 이미지는 최종 합성과정을통해완성된이미지들이다.
 
 
 
3D 캐릭터들을 활용한 광고 제작 : 인디펜던스
 
크로마키(chroma-key) 합성
인디펜던스가 만든기아스포티지광고의합성장면이다. 현실적으로 직접촬영하기어려운부분은3D를써완전히새로운구조물로만들기도한다.
 
촬영된 기본 구조물의 윗부분을 3D로 덧입힌 뒤 관중들을 합성해 수만 관중이 빼곡하게 들어찬 원형 경기장이 완성되었다.
 
3D 합성으로 만들어진 원형 경기장 안에 따로 촬영한 검투사와 자동차 영상을 차례로 집어넣어 중세와 현대가 결합된 실감나는 영상이 완성되었다.
 
KBS 대하드라마 &lt;불멸의 이순신&gt;의 해상전투장면 합성과정. 실제 배의 주변에 CG로 만든 배를 여러 척 합성해 대규모 함대가진군하는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2D 합성광고

예전의 합성작업은 영상제작 전문가들만의 고유영역이었다. 요즘은 작업에 쓰이는 컴퓨터가 훨씬 싸졌다. 또 쉽고 재주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많이 나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직접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으로 색을 보정하거나 간단한 합성을 할 수 있다. 합성을 위해서는 파란색이나 초록색으로 칠해진 배경에서 촬영한 재료가 필요하다. 컴퓨터로 배경을 지우고거기에원하는이미지나영상을넣으면된다.
 
현대 모비스 광고 제작과정. 의자에 앉은 여성이 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녹색 옷을 입은 스탭들이 모델 뒤에서 분주하게 뛰어다닌다. 최종 완성장면에서 녹색 옷의 스텝들은 사라지고 모델 혼자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앞 광고와 비슷한 컨셉으로 만들어진 모비스 광고의 한 장면. 자동차 좌석에 앉아 편안하게 도로를 달리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모델이 특수 제작된 의자에 앉아 있다. 나중에 3D로 만든 자동차를 모델과 합성했다.
 
정우성이 여자 친구를 위해 해변 모래사장 위에 멋진 운전 솜씨를 자랑하며 무언가 글씨를 쓴다. 자동차 바퀴를 따라 그려진 글자는‘사랑해’라는 감동적인 고백이다. 실제로 이 광고가 나간 뒤 많은 여성들이 자기 남자친구에게 똑같이 해달라고 조르는 일이 많았다. 전국 바닷가에서는 모래밭에 빠진 자동차를 꺼내달라는 남자친구들의 전화가 걸려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견인하러 갔던 차들 마저 모래판에 갇혔다는 이야기가 신문의 조각기사로 난 적도 있다. 최고 전문가도 쓰기 힘든 고난이도의 저 글씨는 컴퓨터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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