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Generation - 울트라북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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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Generation - 울트라북이 온다
  • PC사랑
  • 승인 2011.11.2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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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열린 컴퓨텍스에서 인텔은 새로운 노트북의 레퍼런스를 공개했다. 두께 21mm 이하, 긴 배터리 이용시간, 화면 크기 11인치~13인치, 무게 1.3kg 이하, 매우 빠른 대기모드로부터의 전환을 골자로 하면서 1000달러 이하의 낮은 값을 강조했다.
이런 울트라북의 요건은 매우 이상적이다. 우선 작고 얇고 가볍다. 학생이 들고 다닌다면 따로 노트북가방을 쓸 필요 없이 책가방 속 책과 책 사이에 끼워 넣고 다니면 그만이다. 당초 제시한 배터리 이용시간 기준이 최소 7시간 이상이니, 어지간해서 어댑터를 휴대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대기 상태에서 빠르게 회복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즉시 펼쳐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값도 낮으니 대중적이기까지 하다. 누구나 노트북을 쓰면서 꿈꿔온, 혹은 갖고 싶은 노트북으로 꿈꿔온 조건이 거의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맥북 에어의 카피캣?
지난 2008년 등장한 맥북 에어는 당시로선 단지 매우 얇고 가벼운 매킨토시 노트북일 뿐이었다. 최근까지도 노트북 시장은 휴대성과 이용 편의성을 두고 양분해 있으며, 맥북 에어가 등장할 당시는 특히 이용 편의성, 성능 위주의 중대형 고성능 노트북이 대세였다. 맥북 에어보다 훨씬 앞서 도시바 리브레또, 소니 바이오 등 소형, 초경량 노트북이 시장에 있었지만 주류가 되진 못했다. 2008년 맥북 에어도 이런 상황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맥북을 사는 사람들은 맥북 에어보다 맥북 프로에 훨씬 더 매력을 느꼈으니까.
이런 상황은 2세대 맥북 에어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2세대 맥북 에어는 오히려 이전보다 과감히 휴대성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어정쩡한 이용 편의성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았다. 꾸준히 개선해온 멀티터치 트랙패드와 맥OS X의 효율적인 화면 구성으로 인해 작은 화면 크기와 입력공간에서도 이용 편의성을 충족시켰다.

꽤 오래도록 윈도우 노트북은 맥북 에어를 따라잡지 못했다. 너도나도 맥북 에어 킬러, 맥북 에어 대항마를 외치며 신제품을 내놨지만 어느 것 하나 맥북 에어가 가진 요소들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했다.

울트라북의 골자는 이런 고민의 해결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노트북 브랜드에서 내놓은 노트북은 맥북 에어와 비교해 크거나, 같은 크기면 해상도가 낮거나, 무게가 무겁거나, 두께가 두껍거나, 속도가 느리거나, 값이 비쌌다. 울트라북은 크기, 두께, 무게, 성능, 값 등 전방위에 걸쳐 그간 윈도우 노트북에서 느낀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했다.

첫 번째 울트라북은 에이서가 내놨다. 아스파이어S3가 그것이다. 13.3인치급 LCD를 채용하고 두께는 13mm, 무게도 1.35kg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노트북은 맥북 에어와 정말 많이 닮았다. 출시 전부터 눈길을 끈 아수스 젠북도 마찬가지다. 아스파이어S3가 단지 ‘닮았다’면 젠북은 아예 ‘똑같다’고 평해도 될 정도로 세세한 디자인까지 닮았다. 맥북 에어의 이미테이션, 카피캣, 창의력이 그렇게도 없냐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을 정도다.

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맥북 에어 특유의 디자인은 키보드 앞쪽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칼날 같은 디자인에서 출발한다. 노트북 두께와 무게를 줄이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기성품 메모리 모듈, HDD나 SSD 모듈을 포기하고 맥북 에어처럼 일체화시킨다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얇은 디자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형식을 취해 나온 아스파이어S3와 젠북이다보니 맥북 에어의 디자인과 많이 닮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008년 맥북 에어
첫 번째 맥북 에어는 얇은 두께로 시선을 모았지만 큰 인기를 모으지는 못했다.





답답한 미니노트북은 잊어라!
소형화, 경량화를 추구한 것으로는 역시 인텔이 주창한 넷북, 미니노트북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어느 노트북보다 작고 가벼웠지만 낮은 전력 소모, 매우 낮은 값에 치중하다보니 성능과 편의성을 상당 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 붐이 일던 당시로선 야외에서 사진을 보고 편집하려는 사람들에게 답답함을 안겨주곤 했다.

시장에서 대세와 달리 인텔은 모바일 CPU를 내놓으면서 노트북의 소형화 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03년 내놓은 센트리노 때도, 2009년 컴퓨텍스에서 발표한 울트라씬도 그랬다. 그 동안 발표한 것과 울트라북이 다른 점이라면 울트라북의 핵심 내용에는 그간 발표한 소형, 경량화 등을 통해 이뤄진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요구하는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했다는 것이다. 미니노트북이 소형, 경량화를 추구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낮은 성능과 편의성으로 인해 외면 받은 것을 울트라북에서 답습하지 않으려 한다. 울트라북의 요건은 하드웨어 성능마저 포함하고 있다.

에이서 아스파이어S3는 13.3인치급 LCD 크기에 1366×768 해상도를 갖추고 CPU로 인텔 코어 i5를 얹었다. 메모리는 4GB, 그래픽코어는 칩셋의 인텔 HD2000을 쓴다. SSD 20GB와 HDD를 복합 적용해 대기 모드에서 곧장 깨어난다. 802.11n 무선랜과 블루투스 4.0으로 네트워크 혹은 주변기기 접속도 편리하다. 넓은 터치패드를 갖추고 풀사이즈 키보드를 넣어 다루기 쉽다. 배터리는 3셀 리튬이온으로 작동 시간은 최장 6시간, 대기 상태에서는 최대 50일까지 버틴다.

아수스 젠북은 11.6인치급과 13.3인치급 두 가지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쓸 때 1366×768 해상도가 비좁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13.3인치급인 UX31은 다른 13인치급 LCD보다 높은 1600×900 해상도를 갖는다. CPU는 i5와 i7 두 가지다. 메모리는 아스파이어 S3와 같은 4GB, 역시 칩셋 내장 인텔 HD2000을 그래픽코어로 쓴다. SSD와 HDD를 복합 적용한 아스파이어S3와 달리 젠북은 SSD만 쓴다. 내장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작동 시간 5시간, 대기 상태로 1주일 가량 유지할 수 있다.


아수스 젠북


에이서 아스파이어S3

1000달러는 이데아론?
울트라북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장밋빛 희망이 가득하다. 오랜 시행착오를 바탕에 깔고 소비자의 요구조건을 적극 수용한 까닭이다. 하지만 암울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앞다퉈 물리적 요건에 충실한 울트라북을 내놓고 있지만, 특색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요건 탓에 사운드 시스템 같은 뻔한 특징을 앞세우고 있다. 이제는 기존 노트북, 맥북 에어 뿐 아니라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태블릿PC와도 경쟁해야 할텐데 휴대성을 십분 살린 태블릿PC의 GPS 모듈이나 모바일 통신망, 터치스크린 등에 대응할만한 제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다른 시장으로 분리해 보는 시각도 많으나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환경을 구축한다는 면에서 이미 태블릿PC가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00달러 제한도 문제다. 고성능과 낮은 값은 상충하는 요소다. 낮은 값에서 고성능을 바란다? 쉬운 일이 아니다. 비용을 절감하며 높은 성능을 바란다는 것은 단순히 비용대비 고성능이지, 절대 지표로 말하는 고성능이 아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미 출시한 아스파이어S3나 젠북의 최하위 모델조차 1000달러를 훌쩍 넘는다. 기성 모듈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전용 설계를 취하고, 아직 비싼 SSD를 주 저장장치로 적용하는데 따른 문제다. 인텔 CEO 폴 오텔리니는 내년 연말에는 700달러 미만 울트라북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지만 이것도 SSD와 같은 주요 부품 값이 많이 내려간다는 조건 하에서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 나온 기술이 희석되고 대중화 길을 걸으면서 값이 내려간다. 당연한 것이지만 문제는 그 시간이다.

지금 울트라북은 이름을 알리는 단계로 대중에게 와닿을 충분한 매력을 전파해야 하는데 높은 제조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제조사, 그로 인해 상승하는 값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인텔은 울트라북 프로젝트에 무려 3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노트북 제조사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채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아이디어패드 U300s


포테제 Z830

윈도우8 울트라북, 내년 대거 출시
에이서 아스파이어S3, 아수스 젠북 말고도 울트라북 신제품 소식은 꾸준히 있다. 레노버에서 9월 초 발표한 아이디어패드 U300s는 오는 11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도시바도 포테제 Z830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들 울트라북이 갖는 장점은 여전히 기존 슬림 노트북에서 강조하던 것과 다르지 않다. 울트라북이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맥북 에어가 낮은 시장 점유율로도 화제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 연결에서 찾을 수 있다. 단일 하드웨어, 단일 소프트웨어라는 특수성 속에 있지만 이를 통해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제원을 갖춘 맥북 에어가 높은 제원을 갖춘 윈도우 노트북을 앞서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울트라북에는 소프트웨어가 없다. 여전히 윈도우7이라는 범용 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충분히 뛰어난, 아니 더 뛰어난 하드웨어를 구축해냈지만 소프트웨어가 특성과 장점을 중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내년에 윈도우8이 상용화되면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윈도우8은 모바일 기기와 태블릿PC 등에 맞춘 기능으로 기존 데스크톱 기반 환경에만 초점을 둔 OS와 다른 개념을 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8 출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미 개발자 프리뷰 버전 등을 배포한 상태여서 곧 출시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쏟아져 나올 다양한 울트라북은 윈도우8을 기반에 둘 것으로 보인다.
그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맥북 에어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울트라북은 태블릿PC를 포괄할 것
앞서 밝혔듯 지금 나오고 있는 이른바 1세대 울트라북 이후에는 윈도우8을 기반으로 한 본격적인 2세대 울트라북이 나올 것이다. 이 새로운 울트라북은 아이비브리지와 멀티터치 스크린을 갖출 것이다. 지금보다도 얇고 가벼워 휴대하기 좋아지며 현행 태블릿PC의 영역도 일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인텔은 울트라북을 가리켜 ‘향후 2년 동안 가장 완벽하게 만족할 수 있는 기기’라 했다.
확실히 지금 나온 울트라북은 울트라북만의 특징을 확고히 갖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값어치가 떨어지는 건 또 아니다. 맥북 에어로 인해 달라진 시각이 그동안 윈도우 노트북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울트라북은 적어도 ‘맥북 에어만큼’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마땅히 살만한 노트북이 없던 상황에서 이제는 살만한 노트북이 나왔다는 얘기다. 이것을 발판 삼아 내년의 윈도우8, 요즘의 ‘스마트한’ 컴퓨팅 환경에 맞춘 특화 기능을 더하면 인텔이 바라보는 미래대로 새로운 노트북 환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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