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잃은 PC 부품, 일자리를 찾아주자 - 남은 부품을 알차게 재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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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잃은 PC 부품, 일자리를 찾아주자 - 남은 부품을 알차게 재활용하기
  • PC사랑
  • 승인 2011.08.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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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가 다시 태어나는 과정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중고로 들어갔다가 곧바로 ‘뿅’하고 새것으로 나오는 게 아니다. 단순하게 집에서 컴퓨터 먼지를 터는 것도 분해하고, 닦고, 조립해야 한다.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온종일 걸리기도 한다. 이 귀찮은 과정을 전문 업체에서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봤다.


쌓인 먼지 때문에 분해하는 것부터 난관이다.


손이 많이 가 하루 날 잡아서 해야 할 정도다.

PC 부품에게 새 생명을?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 샀을 때, 기존의 남은 부품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까. 우선 다른 컴퓨터 조립에 쓰는 것이 바람직한 상황이다. 뭐 돈이 많다면 큰 고민할 것 없이, 심지어 환경이 어찌되든 상관없이 버릴 것이고, 조금 생각이 있다면 친구나 지인에게 넘길지도 모른다. 다른 PC 조립에 쓰려면 돈이 필요하다. 적어도 PC를 1대 더 만드는 일에 땡전 한 푼 들어가지 않고 가능할 리 없다. 따로 PC가 더 필요하다면 이렇게 할 때 제일 이상적인 결과를 거둔다. 그러나 누구에게 줄 것도, 본인이 쓸 것도 아닌데 새로 PC 하나를 더 만드는 일은 미련한 짓이다. 그렇다고 그냥 버리는 일은 더 한심하다. 다른데 기증이라도 하면 칭찬과 감사의 인사말이라도 듣지….


처치 곤란 부품을 보고 있자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이제 해답에 근접했다.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일이 전반적으로 옳은 일 같다. 게다가 중고로 팔거나 기증하면, 적어도 내 지갑에 돈이 생기거나 남을 도와 뿌듯함이라도 느낀다. 그만큼 쓰레기도 줄이니 환경 보호까진 아니더라도, 해치진 않는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판매 방법. 개인과 거래하는 방법은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스트레스는 매 한가지다. 택배는 파손과 사기의 위험이 따르고, 직거래는 약속 잡기가 어렵다. 이럴 때 중고 PC 부품을 사들이는 회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에코피시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 부품들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에코피시(www.eco-pc.co.kr)는 원래 PC방에 컴퓨터를 빌려주는 일을 주로 했다. 기업에 PC를 빌려주고 매월 이용요금을 받는 식이다. 때문에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업 대 기업 위주였다. 이번에 개인 소비자를 위한 사업 영역을 넓히고자 중고 부품을 모아 다시 쓰게 만드는 리워크(Re-Work) PC라는 분야를 만들었다. 대여했던 PC를 회수해 재조립한 뒤 값싸게 판매하는 방식인데, 개인 소비자에게도 PC 부품을 매입한다. 팔아봐야 푼돈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쓰레기로 전락할 물건을 가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앞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사업이다.

이곳에서 중고 PC 부품을 사들여 하는 일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우선 제품을 받아 테스트한다. 그런 뒤 분해하고 청소하고, 다시 조립해 포장한다. 분해와 세척 과정으로 새 제품으로 PC를 조립하는 일보다 손이 더 많이 간다. 그만큼 정성도 필요하다. 중고 컴퓨터라고 막 다루지 않는다.
에코피시 관계자는 “직접 들러서 중고 PC가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을 보면 믿음이 갈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STEP 01
제품 입고와 테스트
앞서 말한 대로 중고 제품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들어온다. 자체적으로 대여했던 PC를 회수하거나 개인, 또는 사업장에서 매입하는 경우다. 이렇게 들어 온 부품들은 일렬로 늘어놓고 케이스 뚜껑 여는 일부터 시작한다. 하나씩 확인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확인해 실수를 줄인다. 우선 육안으로 봐서 문제가 없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CMOS가 각 부품을 제대로 알아채는지 점검 후 불량은 수리하고, 아예 먹통인 제품은 폐기한다.


[1] 대량으로 입고되는 제품들


[2] 케이스를 열어 부품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을 거친다.


[3] 부품 구성에 문제가 없다면 실제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를 한다.

STEP 02
분해와 청소
분해단계

[1] CPU는 분해해 따로 보관한다. CPU 핀이 휘었는지도 점검한다.


[2] 나머지 부품을 분해한다. 부품이 섞이지 않게 분류하는 것도 중요하다.


[3] 모두 분해한 사진. 케이스 전면까지 모두 분해한다.


[4] 하드디스크는 별도로 빼서 포맷 과정을 거친다.


[5] 다시 쓰지 못하는 전원공급장치나 CPU 팬 같은 경우는 따로 모아 폐기 처분한다.

세척단계

[1] 그래픽카드에서 팬은 물 세척이 가능하다.


[2] 분해할 수 있는 부분은 완전히 분해해 청소한다.


[3] 압축기로 먼지를 제거하는 과정.


[4] 물 세척이 가능한 부품은 특수 용액에 넣어 씻는다.


[5] 물기를 제거하고, 완벽히 건조한다. 이 부분에도 많은 공이 들어간다.


[6] 다시 원래대로 조립 과정을 거친다.

중고 PC, 사후 관리는?
중고로 산 PC라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쓰도록 A/S센터를 운영 중이다. 방문과 택배 접수 모두 가능하다. 에코피시에서 직접 3개월 간 무상 A/S를 책임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무상 A/S 기간은 앞으로 2년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점차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문가가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로 바꿀 예정이라는 것이 관계자 설명. 방문해서 즉시 수리가 되는 것이면 고치고, 불가능할 때 회수하는 식이 현재 에코피시가 구상 중인 A/S 정책이다.


중고라도 A/S는 중요하다. 오히려 중고라서 더 민감한 부분이 A/S다.

STEP 03
재조립과 포장
청소가 끝나면 다시 조립한다. 이 부분에서 대여 PC와 판매용 조립이 달라진다. 대여 PC는 기존 케이스를 청소한 뒤 다시 조립해 넣지만 판매용 PC는 새 케이스에 담는다. 좀 더 오래 쓰기 위해 전원공급장치와 팬, 광학디스크드라이브 등은 새것으로 바꿔 넣는다. 비록 부품은 중고일지 몰라도, 여러 사람 손을 거쳐 새것으로 다시 태어난다. 완성한 PC는 새로운 주인 품으로 갈 준비를 마치고 기다린다.


[1] 청소를 마친 PC를 재조립한다.


[2] 대여 PC는 작업이 끝난 후, 출고되기 전까지 모아둔다.


[3] 일반 소비자에게 갈 PC는 별도로 준비된 상자에 포장한다.


[4] 포장까지 끝내고, 택배 보낼 준비를 마친 PC

모니터도 과정은 비슷
에코피시에서는 중고 모니터도 다룬다. 청소 과정은 PC와 비슷하지만, 분해를 하지 못하므로 외관을 깨끗하게 마무리한다. 불량 화소 같은 테스트를 한 뒤 보관한다. 모니터 주문이 들어오면 다시 테스트를 한 번 더 꼼꼼히 한다. 포장 전에 최종적으로 청소 상태와 정상 작동 유무를 점검한 뒤 발송한다. A/S는 한 달 동안 해주며, 불량 제품을 받았어도 이상 없는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1] 모니터는 불량 화소 확인을 중점적으로 한다.


[2] 테스트를 마친 제품은 깨끗하게 닦는다.


[3] 세척까지 마치면, 종류별로 구분해 보관한다.


[4] 주문이 들어오면 꼼꼼하게 포장한다.


[5] 상자에 넣어 택배를 보낸다. 상자 빈 곳은 완충재 등으로 확실하게 메운다.

내가 쓰던 중고, 남이 쓰던 중고?
쓰던 물건을 산다는 일이 새 제품을 사는 것만큼 신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새는 ‘성능이 같다면 더 싸게 물건을 사는 게 낫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중고 컴퓨터 시장 역시 나날이 성장 중이다. 더 이상 중고는 더럽거나 못 쓰는 물건이 아니다. 처치 곤란인 부품이 생겨서 처분하고 싶거나, 믿을 수 있는 중고 부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이런 중고 전문 회사를 찾는 것도 좋은 해결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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