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인체공학 주변기기 탐색 ①편: 어서 와, 인체공학 키보드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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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인체공학 주변기기 탐색 ①편: 어서 와, 인체공학 키보드는 처음이지?
  • 최한슬 기자
  • 승인 2021.09.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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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터널 증후군, VDT 증후군 등 손목과 어깨 등에 통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급한 증후군들은 흔히 현대인의 질병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러한 통증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고자 인체 친화적으로 설계된 인체공학 주변기기를 앞으로 3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시작으로 다양한 '인체공학 키보드'를 소개하며, 콕스(COX)의 인체공학 키보드 'CA106 어고노믹 기계식 키보드'를 직접 사용해 본 소감을 나누려 합니다.
콕스 CA106 어고노믹 기계식 키보드

[smartPC사랑=최한슬 기자] 손목이 시큰시큰 아프다는 얘기가 종종 들린다. 남 얘기가 아니다. 요즘 현대인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손목이 꺾인 채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고, 쉬는 시간엔 제법 무게가 나가는 스마트폰을 들고 손목을 괴롭힌다. 바르지 못한 자세로 오래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장시간 손에 들고 지탱하는 현대인의 손목은 언제나 예민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병원을 다녀도 잘 낫지 않는다면 이럴 땐 무엇보다 매일 쓰는 기기를 바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손목 터널 증후군을 겪고 있는 ‘프로예민손목러’를 위해 이번 달부터 총 3차례에 걸쳐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기기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이번 9월호에는 우선 인체 맞춤형 디자인이라는 것에 한 번, 레이아웃이 분리된 그 독특한 생김새에 또 한 번 눈길이 가는 ‘인체공학 키보드’를 소개하며, 직접 사용해 본 후기를 나눈다. 그동안 우리가 사용했던 일반 입력 장치와는 판연히 다른 인체공학 주변기기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번 기획을 주목하자. 


인체공학 키보드를 검색하면 생각보다 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기업부터 키네시스(Kinesis) 같은 인체공학 주변기기 전문 제조업체가 개발한 제품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국내에선 인체공학 마우스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고 인지도가 높지 않은 탓에, 해외보다 키보드를 만나기도, 구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주로 ‘어고노믹/에고노믹(Ergonomic)’이라는 명칭을 단 인체공학 키보드는 곡선으로 이루어진 우리 인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편의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무엇보다 손을 모아 타이핑해야 했던 기존의 일자 직선형 키보드 구조를 탈피해 어깨를 펴고 손가락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이러한 디자인은 주로 키보드에 곡선을 적용해 서로 다른 길이의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곳에 키가 위치하도록 하거나 또는 왼손과 오른손이 사용하는 자판을 아예 분리하는 형태를 취한다.

 

인체공학 키보드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어고노믹 데스크톱 
Microsoft Sculpt Ergonomic Desktop

Microsoft Sculpt Ergonomic Desktop.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2013년에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컬프트 어고노믹 데스크톱은 인체공학 키보드 마우스 세트로, 국내 인체공학 키보드 시장에서 부동의 강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왼손 자판과 오른손 자판을 양쪽으로 나눈 텐키리스 키보드와 버티컬 마우스, 그리고 별도의 숫자 패드가 한 세트다.

숫자 패드를 따로 분리해 효율적인 작업 공간 구성이 가능하며, 키보드는 중앙이 살짝 솟은 곡선형 구조와 분할된 자판 레이아웃 덕분에 손목과 팔을 편안하게 놓을 수 있다. 쿠션형 손목 받침대로 손목 뒤틀림을 최소화했다. 가격은 오픈 마켓 최저가 119,000원.

 

트룰리 어고노믹 클리브
Truly Ergonomic CLEAVE

Truly Ergonomic CLEAVE. [출처: 트룰리 어고노믹 공식 홈페이지]

트룰리 어고노믹 클리브는 독특한 키 레이아웃이 눈에 띄는 일체형 기계식 인체공학 키보드다. 양손의 자판을 사선으로 분리함과 동시에 엔터, 스페이스, 백스페이스 등의 키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는 구조를 취해 손가락의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타이핑에 적응 기간이 꽤 필요해보이나, 콤팩트한 사이즈로 마우스도 가까이 이용할 수 있다. 체리 MX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했으며, 축 변경도 가능하다. 가격은 200~300달러이며, 구매는 현재 해외 직구로만 가능하다.

 

키네시스 어드밴티지2 
Kinesis Advantage2

Kinesis Advantage2 [출처: 키네시스 공식 홈페이지]

키네시스는 편안함과 생산성에 초점을 두고 25년이 넘도록 인체공학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미국 기업으로, 특히 다양한 인체공학 키보드를 개발하고 있다. 키네시스 어드밴티지2는 그중 표준 키보드 레이아웃을 완전히 바꿔버린 키보드로, 일반적인 쿼티 배열을 유지하되 키를 각각 다른 높이로 배치했다. 손목보다 손가락이 아래로 가도록 설계됐으며, 엔터나 스페이스 등의 키도 완전히 다른 배열로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체리 MX 기계식 스위치가 적용됐으며, 한글 각인 모델은 현재 없다. 가격은 349달러.  

 

키네시스 프리스타일2 
Kinesis Freestyle2

Kinesis Freestyle2 [출처: 키네시스 공식 홈페이지]

키네시스 프리스타일2는 왼손 자판과 오른손 자판이 완전히 분리된 인체공학 키보드다. 키보드 레이아웃을 두 개로 분할해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와 위치에서 타이핑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숫자 패드를 분할된 키보드 사이에 놓고 사용할 수도 있어 말 그대로 ‘프리스타일’ 사용이 가능하다. 멤브레인 타입으로 블루투스 버전도 있으며, 키보드 중앙 부분을 높이는 액세서리도 따로 구입 가능하다. 가격은 99달러부터.

 

인체공학 키보드, 실제 사용감은 어떨까?

이처럼 인체공학 키보드는 우리 손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손가락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양손 사이 간격을 넓혀 어깨를 펴고 타이핑할 수 있게끔 만든다. 그러나 여전히 해외 브랜드의 제품이 대부분인 실정으로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거나, 그렇게 구매하더라도 영문 각인만 되어 있어 불편함을 무릅쓰고 사용해야만 했다. 

그런데 앱코의 게이밍 기어 브랜드 ‘콕스’에서 기계식 키보드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접목한 국내형 인체공학 키보드를 출시했다. 과연 인체공학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와 어떻게 다른지 직접 사용해 봤다.  

한글 친화형 국내 인체공학 키보드
콕스 CA106 어고노믹 기계식 키보드

콕스 CA106은 묵직한 풀 알루미늄 재질의 기계식 키보드로, 역시 양손 자판이 사선으로 서로 분리된 인체 맞춤형 디자인이 적용됐다. 인체공학 키보드를 사용하면서도 기계식 스위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마음에 든다. 특히 한글을 입력해야 하는 국내 사용자의 니즈가 반영된 것이 인상적이다. 

키보드만 사용하기보단 전용 원목 팜레스트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팜레스트는 별도로 구매 가능하다.

기존 인체공학 키보드는 주로 해외 브랜드에서 제작돼 알파벳 입력을 기본으로 하다 보니, 아무리 키캡에 한글 각인이 돼 있다 하더라도 한글 입력에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 한국어 사용자는 타이핑할 때 주로 왼손으론 자음을, 오른손으론 모음을 입력한다.

문제는 인체공학 키보드가 왼손과 오른손 자판을 분리하다보니 중앙을 기점으로 키 사이에 거리가 생기는데 ‘B/ㅠ’ 키는 보통 왼손 자판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이 배열은 한글 자음와 모음을 서로 다른 손으로 입력하는 한국어 사용자에겐 굉장히 불편한 배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콕스 CA106은 ‘B/ㅠ’ 키를 좌우에 하나씩, 총 두 개를 배치해 타이핑이 편안하다. 이는 두 가지 활용을 모두 고려한 것이다. 한글 입력 시엔 ‘B/ㅠ’ 키가 오른쪽에 있어야 하지만, ctrl 키와 함께 단축키로 이용할 땐 왼쪽에 있어야 편안하다. 특히 ctrl+B 단축키를 자주 이용하는 기자에겐 해당 키를 중복 설계하는 섬세함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사용자의 실제적인 사용을 고려해 ‘B/ㅠ’ 키가 좌우에 하나씩 배치한 섬세함이 눈에 띈다. 좌측 스페이스바 옆에 위치한 Fn 키가 사용에 거슬리는 점이 아쉽다.<br>
사용자의 실제적인 사용을 고려해 ‘B/ㅠ’ 키가 좌우에 하나씩 배치한 섬세함이 눈에 띈다. 좌측 스페이스바 옆에 위치한 Fn 키가 사용에 거슬리는 점이 아쉽다.

이전과 다른 구조에 적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쉽게 적응했다. 일반적인 쿼티 배열을 유지하되, 키의 위치만 변화된 것으로 적응이 어렵지 않았다. 스페이스바 역시 두 개로 나눠져 양손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다만 좌측 스페이스바 옆에 위치한 Fn 키는 편리하기보단 거슬리는 경향이 컸다. 또한 상위의 기능키도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이용 시 다양한 단축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키보드를 사용하던 때보다 양손 사이 간격이 넓고 손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br>
일반 키보드를 사용하던 때보다 양손 사이 간격이 넓고 손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전과 달리 손이 모여 있지 않고 양손 사이에 공간이 생겨 확실히 손목이 꺾이는 느낌이 덜하다. 평행하지 않은 키 모양에 따라 손가락의 움직임도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무엇보다 손가락 움직임을 고려한 키 설계 덕분에 적응도 오래 걸리진 않는다.  

CNC 가공으로 처리된 100% 알루미늄 하우징의 기계식 키보드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키캡의 높이와 각도에 차이에 줘 자연스러운 높이를 만드는 스텝스컬쳐2 디자인이 적용됐다.

CA106은 정밀한 CNC 가공으로 처리된 100% 알루미늄 하우징의 기계식 키보드로, 기본 무게가 3kg에 달한다. 이러한 묵직한 무게감을 바탕으로 통 울림이나 밀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오천만 회 내구성을 보장하는 게이트론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해 타건감도 살렸다.

게이트론 갈축 기계식 스위치가 사용됐다. 인체공학 디자인과 기계식 스위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갈축 스위치로, 소음은 다소 있는 편이나 기계식 특유의 찰진 키감과 경쾌한 소리가 만족스럽다. 소음을 원치 않는 사람은 황축 스위치를 선택하면 된다. 묵직한 CNC 가공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CA106 가격은 오픈 마켓 기준 377,4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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