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힙스터(Hipster). 90년대 이후 나타난 이들로,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을 고수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의 관심을 가진 패션, 영화, 음악 등이 수년 뒤에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퍼지면서 힙스터는 유행을 선도하는 이들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그들이 추구한다는 나만의 스타일이 결국은 대중들의 취향과 별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있지만 말이다.
만약 당신도 힙스터를 자부한다면, 스마트폰도 뭔가 남들과 다른 걸 고르고 싶을 것이다. 단순히 화면이 넓은 폰, 카메라가 좋은 폰, 게임이 잘 돌아가는 폰을 넘어 남들과 다른 스타일과 기능으로 승부하는 모델을 갖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갤럭시 S20 시리즈와 함께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말썽인 중국에서도 완판 행진을 이어나갈 정도다. 이 폴더블폰의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실제 성능 등을 자세히 따져보자.
제원
디스플레이: 6.7인치(170.1mm) 다이내믹 AMOLED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해상도: FHD+(2636x1080)
후면 카메라: 12MP 광각(F1.8) + 12MP 초광각(F2.2)
전면 카메라: 10MP(F2.4)
AP: 퀄컴 스냅드래곤 855+
메모리: 8GB LPDDR4X SDRAM
스토리지: 256GB 내장 스토리지
OS: 안드로이드 10
네트워크: LTE, 와이파이, 블루투스 5.0, NFC
접었을 때 크기: 73.6x87.4x15.4∼17.3mm
펼쳤을 때 크기: 73.6x167.3x6.9∼7.2mm
무게: 183g
배터리: 3,300mAh(15W 고속충전, 9W 무선 고속충전 지원)
색상: 미러 블랙, 미러 퍼플
휴대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잡다
갤럭시 Z 플립의 가장 분명한 아이덴티티는 화면을 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폴더블폰은 접으면 사이즈가 73.6x87.4x15.4∼17.3mm로 확 줄어든다. 한 손에 쏙 잡힐 정도로 크기가 작아져서 바지나 클러치백에 쏙 들어간다. 스마트폰 중에서는 최상의 휴대성을 지닌 셈이다.
접었을 때의 디자인은 마치 팩트 케이스를 연상시킨다. 팩트 케이스의 뚜껑을 열듯이 화면을 위아래로 여닫는 '클램쉘'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거울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재질이어서 아름다움이 배가됐다. 요즘 스마트폰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카툭튀' 현상도 적다. 국내 출시 모델의 색상은 미러 블랙, 미러 퍼플이다.
물론 이러한 디자인에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화면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앱을 빠르게 켜기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표면에 지문이 묻기 쉬워서 수시로 닦아주거나 케이스를 장착하는 것이 좋다.
매끄러운 터치감 지닌 폴더블 디스플레이
갤럭시 Z 플립의 화면을 열면 6.7인치 FHD+ 다이내믹 AM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전작인 갤럭시 폴드처럼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는데, 특히 갤럭시 Z 플립은 초박형 유리 소재를 통해 매끄러운 터치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화면을 여러 번 터치하고 스크롤했을 때 이질감 없이 부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
폴더블폰의 경우 힌지의 내구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삼성 갤럭시 Z 플립은 '하이드어웨이' 힌지를 통해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화면을 열고 닫을 수 있게 했으며, 다양한 각도로 화면을 고정시킬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스위퍼 기술로 이물질과 먼지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한 것 역시 갤럭시 Z 플립의 중요한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사용 도중 아쉬웠던 부분은 중앙의 주름이다. 디스플레이 중앙 부분의 주름 때문에 화면을 위아래로 스크롤할 때 이질감이 제법 심하게 느껴졌다. 해외 유튜버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은 테스트할 방법이 없어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무난한 화질, 큼직한 레터박스는 아쉬워
갤럭시 Z 플립의 디스플레이 화질은 그렇게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 HDR10+ 기술을 지원하는 AMOLED 디스플레이는 제법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며, 폴더블폰 중에서는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노치 없이 몰입감 있는 화면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심심할 때는 화면을 살짝 접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문제가 됐던 중앙의 주름은 동영상을 볼 때는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화면비다. 21.9:9 비율을 지원하는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가 많이 없다 보니 일반 동영상을 볼 때는 좌우 레터박스가 크게 보이는 것이다. 특히 유튜브 동영상을 볼 때는 저 레터박스가 많이 거슬릴 것이다.
한편,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모드도 제공한다. 특정 각도로 펼쳐서 세우면 화면이 상하 2개로 자동 분할되며, 사용자는 상단 화면으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보면서 하단 화면에서는 해당 앱을 제어할 수 있다.
성능보다는 구도로 승부하는 카메라
카메라 역시 그럭저럭이다. 12MP 광각 + 12MP 초광각으로 구성된 후면 듀얼 카메라는 OIS를 지원하며, 장노출 사전으로 야간에도 괜찮은 퀄리티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슈퍼 슬로우 모션과 슈퍼 스테디 액션캠도 지원한다. 나쁘지 않다. 단지 함께 공개된 갤럭시 S20 울트라가 108MP 카메라로 무장한 것만 빼면 말이다.
오히려 갤럭시 Z 플립의 카메라는 다른 측면에서 빛을 발한다. 프리스탑 기능으로 상단을 원하는 각도로 고정한 다음 사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독특한 화각의 로우앵글 셀카를 찍을 수 있으며, 길거리에서 라이브 방송을 할 때도 색다른 각도로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성능, 나쁘진 않지만 2% 모자라
갤럭시 Z 플립의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로, 갤럭시 S10 시리즈에 적용된 스냅드래곤 855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 정도 AP로도 리니지2M이나 AFK 아레나, 러브라이브! ALL STARS와 같은 모바일 게임을 즐기기엔 충분하며, HDR 동영상 감상도 가능하다. RAM은 8GB LPDDR4X SDRAM을 사용했고, 내장 스토리지는 256GB다.
같이 나온 갤럭시 S20 시리즈의 스펙이 워낙 막강한 것은 일단 넘어가자. 4G 스마트폰 기준으로는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하다. 5G 역시 요금제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점이 있으니 논하지 않겠다. 다만, 기본 저장공간 이외에 추가로 확장이 불가능한 점, USB 2.0만 지원하는 점, 삼성 덱스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마치며
갤럭시 Z 플립은 화면을 위아래로 열고 닫을 수 있는 혁신적 폼팩터로 승부하는 폴더블폰이다. 다른 스마트폰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디자인에 실사용성도 비교적 괜찮은 수준이었다. 전작인 갤럭시 폴드보다는 실용적인 디자인과 편의성을 지닌 폴더블폰이라 할 수 있다.
가격 대비 퍼포먼스 자체는 결코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갤럭시 S20 울트라보다 출고가는 더 비싸면서 AP나 카메라 등의 성능은 떨어지니 말이다. 다만, 작년에 출시된 갤럭시 S10 시리즈나 LG V50 등과는 비벼볼만한 수준이다.
그래서 갤럭시 Z 플립은 현존 최고의 스마트폰을 원하는 유저보다는 희소성 있고 멋진 디자인을 지닌 제품을 원하는 유저에게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더 다채로워질 폴더블폰의 미래를 지금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들과 확연히 다른 스마트폰을 찾는 이들이라면 갤럭시 Z 플립 구매를 한번쯤 고려해도 괜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