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성형하고 컴백한 제이씨현의 두 번째 미니노트북 유디아 T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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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성형하고 컴백한 제이씨현의 두 번째 미니노트북 유디아 T101
  • PC사랑
  • 승인 2009.03.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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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인정하자. 제이씨현이 내놓은 첫 번째 미니노트북 ‘유디아 T100’은 실패에 가까웠다.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성능이 나빠서도, A/S가 좋지 않아서도 아니다. 너무 평범해서 눈길을 끄는 데 실패했을 뿐이다. 미니노트북의 폭발적인 인기에 용기를 내어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미 자리잡은 다른 기업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힘이 부족했다. 유디아 T100은 그렇게 잊히는 듯 했지만 제이씨현은 실패로써 마침표를 찍을 회사가 아니다. ‘유디아 T101’로 미니노트북 시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다른 미니노트북과 한자리에 놓으면 눈에 띄지 않던 흰색의 특징 없는 디자인을 지닌 T100의 문제를 깨달았는지 T101은 몰라보게 화려하다. 컬러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2가지다. 아무래도 좀더 눈에 띄는 것은 레드 와인쪽이다.

UV 코팅을 한 붉은 와인 빛 피부가 T101의 미모를 돋보이게 한다. 안쪽은 은색으로 포인트를 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쌩얼’에서 최신 유행 화장술로 한껏 꾸민 숙녀로 성숙한 모습이다. 화장은 변신도 가능케 하는 법이다.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다. 곱고 매끄럽게 가꾼 탓에 쉽게 손자국이 남는다. 아름다움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미니노트북을 진열대에 넣어 둘 수만은 없는 일. 틈틈이 화장을 고치고 손자국을 닦아내는 수밖에 없다. 예뻐지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안쪽의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터넷 서핑에 최적화한 1,024×600화소의 해상도도 여전하다.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LCD 화면이다. 무반사 패널이던 이전 모델과 달리 반짝이는 글레어 패널을 썼다. 화면이 반짝이고 선명해 고급스런 느낌을 내지만 역시나 야외로 가지고 나가니 내려쬐는 빛 때문에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예쁜 것들은 얼굴값 하느라 이래저래 까탈을 떨더라니 T101도 예외는 아니다. LCD는 실제 사이즈보다 화면이 넓어 보인다. LCD 테두리를 얇게 만들어 화면이 커보이도록 한 효과 덕이다.

키보드도 이전 T100과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사이가 좁아 타이핑이 불편하다. 오른쪽 Shift가 작아 한글을 빨리 칠 때 오타가 잦다. 크기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문제다. 한계를 극복하려면 많이 쓰는 키는 크게 하고, 자주 쓰지 않는 키는 위치를 옮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최근 나온 미니노트북 중에는 과감한 키보드 레이아웃으로 칭찬받는 제품이 여럿이다.

자잘한 문제가 예쁜 얼굴로 받은 점수를 계속 갉아먹는 형편이다. 그나마 키 감은 좋은 편이고, 터치패드도 부드럽고 매끄럽게 작동한다.

웹캠은 바라던 대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요즘 웹캠 없는 미니노트북이 어디 있겠냐만은 T101은 의미가 다르다. 130만 화소가 대세일 때 T100은 30만 화소 웹캠을 달아 주목받지 못했다. T101은 뒤늦게 유행에 합류해 130만 화소 웹캠을 달았다. 화상 채팅은 물론 동영상도 깨끗한 화질로 촬영할 수 있다.

전작의 장점은 그대로 살렸다. 확장성이다. USB, D-Sub, 이더넷 포트, SDHC 메모리 슬롯 등은 일반적인 미니노트북에도 달려있는 단자들이다. T101은 특별한 확장 슬롯이 하나 더 있다. 고속 인터페이스인 익스프레스 카드 슬롯이다. 업그레이드의 제약이 심한 미니노트북에 추가 확장 카드는 가뭄의 단비다. 기분이 좋아졌다가 배터리를 보니 살짝 섭섭함이 느껴진다. 4셀 배터리로는 역마살 디지털족의 기동력을 감당하기가 아무래도 벅찰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인은 심리적으로 ‘4’라는 숫자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테스트하는 내내 소음이 거의 없어 확인해보니 팬 없이 발열을 냉각하는 설계를 채택했다. 아래에 위치한 통풍구를 이용해 공기의 대류만으로 발열을 낮춘다. 덕분에 도서관이나 사무실 같은 조용한 곳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미니노트북의 성능을 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궁금할 독자를 위해 몇 가지 테스트를 했다. 작지만 강한 ‘우주소년’답게 문서작업과 인터넷, 간단한 게임 정도는 가뿐하다. 인터넷 UCC나 동영상 재생도 문제없다. 3D 게임이나 HD 영상은 외계에서 온 ‘그랜다이저’나 ‘이데온’이 할 일이다. 아톰에게 그런 험한 일을 시키고는 제대로 못한다고 타박한다면 아동학대죄로 체포될 수도 있다.

T101은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재주 몇 가지가 있다. 설치 CD 없이 운영체제를 복구하는 ‘U-리커버리’와 ‘유디아키’가 제법 유용하다. U-리커버리는 복잡한 조작 없이 미니노트북을 공장출하 초기 상태로 만들어 시스템 에러가 생겼을 때 초보자에게 유용하다. 유디아키는 프로그램에서 일부 키의 위치를 바꾸는 재주다. 기본 키 배열을 손에 익은 배열로 바꿀 수 있어 편하다. 특정 키 배열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 환영받을 재주다.



오밀조밀 빽빽한 키보드가 팔 끝에 솥뚜껑을 단 이들의 마음을 후벼 판다.



미니노트북에서 보기 힘든 익스프레스 카드 슬롯으로 추가기능을 더해 쓸 수 있다.



SD 메모리 슬롯과 USB 포트, D-Sub 단자 등 기본 단자를 빠짐없이 갖췄다.



마이크 단자가 따로 있어 UCC 촬영이나 화상 채팅 때 유용하다.



제품 밑에 고무판이 달려 있어 책상 위에 두어도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미니노트북   64만9000원(오피스)
유디아T101
별 4개반
크기 186×252×36mm  무게 1.1kg(배터리 제외)  화면 크기 25.9cm 
CPU 인텔 아톰 N270  하드디스크 160GB  메모리 1GB
운영체제 윈도 XP  전원 4셀 리튬 이온 배터리
문의 제이씨현시스템 www.jchyun.com



팬이 없고 통풍구가 많지 않은데도 공기가 잘 통하는지 발열이 적다.



T101 일반 모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07 60일 체험판이 들었고, T101 오피스 버전에는 정품이 들었다.



키 배치를 이용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유디아키’란 프로그램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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