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맥?리눅스 마니아 3인3색-“내가 이 운영체제를 쓰는 10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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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맥?리눅스 마니아 3인3색-“내가 이 운영체제를 쓰는 10가지 이유”
  • PC사랑
  • 승인 2008.10.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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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학이 있는 운영체제
‘리눅스’(Linux)라는 이름을 들어 본 것은 10여년 전. 내게 리눅스는 컴퓨터 전문가가 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마침내 도시바 노트북에 ‘와우 리눅스’를 깐 게 7년쯤 전이다. 이때 비로소 리눅스 사용자에게 익숙한 용어, ‘삽질’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리눅스에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작동시키는 X윈도우를 띄우는 일조차 버거웠고, 네트워크 카드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리눅스도 윈도만큼 설치가 쉬워졌고 쓰는 법도 간단하지만, 아직도 리눅스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리눅스는 프리 소프트웨어(Free Software)이다. 여기서 프리(Free)는 일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공짜’가 아니다. ‘자유’라는 뜻이다. 리눅스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복사할 수 있고, 배포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리눅스는 다음 4가지 자유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어떤 목적으로든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자유.
?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에 대해 학습하고,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자유.
? 프로그램 복사본을 재배포할 수 있는 자유.
?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이를 공개할 수 있는 자유.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를 알아보고 이를 개선하려면 프로그램 소스 공개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리눅스 커널은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다. 리눅스는 리누스 토발즈가 커널을 완성하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해 세계의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참여해 발전시켜온 운영체제다. 여기에 4가지 자유정신을 덧붙여 의미를 더한 사람은 리처드 스톨만이다.
우리가 실제로 커널 소스를 열어 수정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공동 참여로 만들어지고 진화되는 운영체제, 거기에 자유정신까지 갖추고 있는 운영체제를 어찌 좋아하지 않겠는가.

2. 선택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라
리눅스는 종류가 여러 가지다. 패키지 관리 방식에 따라 deb 확장자를 쓰는 데비안(Devian) 계열, rpm 확장자의 레드햇(Red Hat) 계열, tgz 확장자를 이용하는 슬랙웨어(Slackware) 계열이 있다.
또한 리눅스는 배포판이 수백 가지나 된다. 리눅스이지만 서로 다른 리눅스. 이를 이해하려면 운영체제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운영체제를 단순화하면 '커널과 커널이 아닌 부분'으로 나뉜다. 커널은 컴퓨터를 제어하고 메모리를 관리하는 운영체제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커널이 아닌 부분은 GUI와 프로그램 등의 나머지를 가리킨다.
리눅스 배포판은 결국 커널만 같은 것을 쓸 뿐 나머지는 각자 달리 제작된 것을 뜻한다. 커널은 같지만 GUI나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리눅스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배포판은 레드햇과 노벨이고 우리나라에는 한컴리눅스가 있다. 그밖에도 맨드레이크, 데비안, 젠투, 노픽스, 슬랙웨어, 라이코리스, 젠드로스, 린스파이어 등이 존재하는데 돈을 받느냐 아니냐에 따라 무료와 유료 배포판으로 구분한다.
리눅스를 데스크탑 PC에 깔아 쓰는 사람들은 5개에서 10개 정도의 배포판을 테스트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리눅스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선택의 즐거움은 ‘윈도우 매니저’도 마찬가지다. 리눅스 커널에는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윈도우 매니저는 이 커널을 둘러싸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리눅스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이라면 귀에 익은 KDE나 그놈(Gnome)이 바로 윈도우 매니저의 대표 주자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플럭스박스(fluxbox), 윈도우 메이커(windows maker,), 인라이튼먼트(enlightenment), XFCE도 있다. 이들은 그놈이나 KDE보다 시스템 자원을 덜 잡아먹는다.

3. 인터페이스를 내 마음대로…
윈도 이용자들은 인터페이스 설정에 익숙하지 않다. 기껏해야 배경그림을 바꾸는 정도다. 그 외에는 이미 정해진 대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리눅스는 다르다. 3D 그래픽카드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르게 꾸민다. 클릭 한 번이면 맥 OSX의 분위기도 난다. 제목 표시줄에 투명 효과를 주고 최소화, 최대화, 닫기 버튼을 형광빛으로 장식하면 비스타의 에어로 효과가 부럽지 않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3D 효과다. 윈도 비스타도 3D 효과가 있지만 그야말로 맛만 보여주는 것이다. 진정한 3D는 리눅스에서 실현된다. 리눅스의 3D 바람은 XGL이 이끈다. XGL은 그래픽 칩을 이용해 데스크탑의 디스플레이 기능을 강화하는 소프트웨어다. XGL은 2차원의 바탕화면을 3차원 정육면체로 둔갑시켜 360도 회전시키고 프로그램 창이 젤리처럼 흔들리는 등 마법 같은 기능을 자랑한다.
노벨에서 개발하는 XGL은 리눅스의 그래픽 칩을 제어하는 X서버를 대신해 2D는 물론 3D까지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속도를 높이려고 오픈 GL를 이용하는데, XGL의 원래 이름이 X-to-OpenGL인 것은 그래서다.
XGL이 노벨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면 라이벌 레드햇은 AIGLX로 3D 바람에 합세했다. XGL은 X서버를 완전히 대체하지만 AIGLX은 기존의 X서버를 약간 수정할 뿐이다. 하지만 둘 다 소스가 공개되었기 때문에 윈도에 대항하는 협력자로서 데스크탑 PC 시장의 3D 바람에 힘을 보탤 것이다.
리눅스는 겉모습만 원하는 대로 손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설정 파일은 사용자의 홈(home) 폴더에 저장한다. 설치되는 모든 응용 프로그램은 홈 폴더에 있는 설정 파일을 1차적으로 참고한다. 예전에는 이 설정 파일을 직접 고쳐야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그래픽 환경에서 손보기 때문에 그만큼 설정을 변경하기가 쉽다.
원하는 대로 가꾸는 운영체제, 원하는 대로 작동하게 하는 운영체제. 바로 리눅스의 매력이다.

4. 운영체제도 응용 프로그램도 공짜
앞서 언급했듯이 리눅스는 프리 소프트웨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이 공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이용과 배포를 추구하는 리눅스는 유료 버전과 함께 무료 버전도 많이 나온다.
유료 버전이라도 리눅스 커널에 대한 요금을 받는 게 아니다. 패키지 구성과 기술 지원에 대한 비용이다. 이런 지원을 포기한다면? 공짜 리눅스를 쓰면 된다. 게다가 리눅스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들도 공짜다.
리눅스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도 간단하다. 다른 운영체제는 OS를 깐 뒤 응용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리눅스는 커널과 응용 프로그램 설치가 통합되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적어도 이것저것 따로 설치하는 불편은 없다. 단 한 번에 오피스, 웹, 그래픽,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이 모두 깔리는 것이다.
설치할 때부터 응용 프로그램이 깔리는 것은 업데이트에도 효과적이다. 리눅스 커널에 대한 업데이트 뿐 아니라 설치된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업데이트도 시스템 차원에서 한꺼번에 관리하기 때문이다. 윈도는 개별적으로 업데이트 버전을 확인하지만 리눅스는 어떤 응용 프로그램이든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알림 영역에서 알려준다. 물론 업데이트 설치는 클릭 몇 번으로 가볍게 끝난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윈도용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리눅스용으로 개발되어 있지만 기능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것들이 공짜라는 사실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액티브 X를 이용하는 인터넷 뱅킹과 온라인 게임을 빼면 리눅스도 아쉬울 게 없다.

5. 각 하드웨어에 최적화할 수 있어
리눅스는 원래 여러 종류의 하드웨어에서 잘 돌아가도록 만들어졌다. 인텔과 AMD 기반의 x86 PC에서도, 맥 OSX 기반의 애플 시스템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한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나올 때도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MD가 64비트 CPU를 내놓았을 때도 그 장점을 가장 먼저 적용한 운영체제가 리눅스다. 앞으로 어떤 하드웨어가 새롭게 나오더라도 가장 먼저 궁합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운영체제는 여러 하드웨어에서 돌아가도록 하려고 갖가지 드라이버를 모두 집어넣는다. 그 때문에 덩치가 커진다. 윈도 비스타를 예로 들면, 설치 DVD에 무려 1만9천500개의 드라이버가 들어 있다. 윈도 XP는 1만 개의 드라이버를 포함한다. 드라이버가 많다는 것은 호환성이 좋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무겁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가 쓰지도 않는 하드웨어 정보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무엇인가? 리눅스는 자신의 하드웨어에 딱 맞는 상태로 직접 구성을 할 수 있다. 내 시스템에 최적화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속도도 빠르고 안정적이다.

6. 안정적인 디렉토리 구조
윈도를 쓰다가 리눅스로 옮겼을 때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파일 시스템이다. 리눅스에는 C나 D 드라이브와 같은 파티션 개념이 없다. 대신 디렉토리 구분자와 유사한 슬래시(/)를 디렉토리와 파티션 구분자로 쓴다. 리눅스의 /home, /usr, /var, /bin, /lib 디렉토리는 하나의 파티션에 포함되거나 별도 파티션에 독립할 수 있다.
보통 /home 폴더(디렉토리)를 독립된 파티션에 두고 나머지 디렉토리들은 한데 모아놓는다. home 폴더를 분리시키는 것은 리눅스의 장점이다. 이용자의 설정 파일과 중요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이 home 폴더이므로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다시 깔거나 다른 리눅스 버전을 설치할 때도 home 폴더는 그대로 보존된다. 윈도 비스타도 사용자 폴더를 다른 파티션으로 옮길 수 있게 해 보존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숨겨진 설정 파일까지 보존하지는 못한다.

7. 이견이 없는 파일시스템의 우수성
리눅스의 파일 시스템이 우월하다는 것은 파일 조각 모음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윈도 파일 시스템인 NTFS와 FAT는 파일을 더할 때마다 바로 가까운 곳에 저장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가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아래 그림은 하드디스크의 저장 공간을 축소한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표시되지 않았다. 빨간색 글자는 위치를 뜻한다(그림 103). 즉, 맨 왼쪽 위는 aa, 맨 위 오른쪽은 za, 그리고 끝줄의 왼쪽은 az다.
이제 파일을 저장하면 다음과 같이 바뀐다(104). 먼저, 4번째 줄은 TOC(table of contents)다. 여기에는 파일 이름과 주소가 저장된다. 그림을 보면 hello.txt라는 파일이 ae부터 le까지 저장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ae와 le 사이에는 Hello,_world라는 내용이 저장되었다. 여기에 또 다른 파일(이름이 bye.txt)을 저장해 보자(그림 015). 그러면 hello 바로 옆으로, 위치로 보면 me에서 ze까지 두 번째 파일이 들어간다. 이렇게 두 개의 파일이 붙어 있으면 당연히 읽는 속도는 빨라진다.
문제는 파일을 저장만 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우고, 저장하기를 반복하다보면 구조가 꼬이는데, 이것이 속도를 떨어뜨린다. 다음 그림에서 첫 번째 파일 hello를 지우고 hello!!를 저장한다고 치자. 원래 자리에서는 공간이 없다. 이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원래 파일을 지우고 새로 만드는 것이다. 이때 TOC를 보면 파일 이름은 hello로 같지만 위치만 afnf로 바뀌었다(그림 105). 두 번째는 기존 자료를 그대로 두고 느낌표를 덧붙이는 것이다(그림 106). 따라서 TOC에서 hello의 주소가 aeleafbf로 바뀐다.
이제 FAT가 왜 정기적으로 조각모음을 해야 하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파일이 새로 생기거나 지워지는 과정에서 주소가 뒤섞이면서 가까이 붙어 있어야 할 데이터들이 이리저리 흩어지기 때문에 조각모음을 하지 않으면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그렇다면 리눅스는 어떨까? 리눅스는 태생부터 다중 사용자(multi?users)를 겨냥했다. 즉,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하나 이상의 파일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처음부터 파일을 인접한 위치에 저장하지 않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다. 그림처럼 hello와 bye 파일을 넣었을 때 두 파일의 원래 위치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따라서 hello가 바뀌더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기만 하면 된다.
파일 시스템에 관해 윈도와 리눅스의 차이는 단순하다. 윈도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닥다닥 붙여놓는다. 그래서 파일을 썼다 지우면 구조가 복잡해진다. 반면에 리눅스는 파일들을 여기저기 흩뿌리므로 단순하고 빠르다.

8. 기술적으로 탁월한 보안 개념
2006년 시만텍(Symantec) 보고서에 따르면 윈도를 겨냥한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는 12만 가지에 이른다. 반면에 리눅스를 겨냥한 바이러스는 500여 종에 불과하다.
윈도에 대한 보안상의 결함이 단순히 그 운영체제가 많이 쓰이기 때문이라고 본다면 잘못 해석한 것이다. 리눅스는 쓰는 사람이 적어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보안에 강하게 설계되어 있다.
리눅스를 설치한 뒤에는 ‘사용자 계정’으로 로그온하는데, 사용자 계정은 home 폴더 아래에 있는 사용자 폴더 이외에는 접근만 할 뿐 쓰지를 못한다.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처럼 시스템 폴더에 대한 쓰기 권한이 필요하다면 root 계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root 계정 권한을 얻어야 한다.
따라서 비밀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한 사용자 계정에 의해 시스템 파일이 변경되거나 공격당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설령 공격을 당하더라도 그 피해가 home 폴더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MS가 이번에 선보인 비스타는 리눅스의 바로 이 아이디어를 가져다 보안을 강화했다. 윈도 비스타의 사용자 계정 제어(UAC)는 리눅스의 root 계정과 사용자 계정의 권한 구분과 운영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MS는 계정에 따라 권한을 구분하는 데 익숙하지 않는 윈도 이용자를 위해 관리자 권한으로 로그온 하지만 실제 운영은 일반 사용자 권한으로 돌아가게 했다. 관리자 권한이 필요할 때도 비밀번호를 쓰는 리눅스와 달리 마우스 클릭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또한 윈도는 home 폴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의 응용 프로그램 설정을 ‘가상화’(virtualiztion) 기술로 해결한다.
윈도 비스타의 보안은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모델이 리눅스다. 단순히 사용자가 적어서가 아니라 리눅스의 보안 기술 자체가 우월하다는 증거다.

9. 블루 스크린이 없는 안정성
윈도의 치명적인 약점인 블루 스크린. 이 파란화면이 나오면 방법이 없다. 시스템을 재부팅하는 수밖에. 윈도 비스타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윈도 98 이전의 운영체제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던 오류다.
리눅스에는 블루 스크린이 없다. 시스템이 반응을 하지 않고 멈추는 상황이 아주 가끔 생기지만 윈도처럼 전원을 다시 켜지는 않는다. 리눅스의 먹통은 그 원인이 대부분 커널 바깥의 X 서버나 윈도우 매니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리눅스는 보통 6개의 가상 터미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놈이나 KDE에서 오류를 일으켜 시스템이 반응을 하지 않더라도 <Ctrl + Alt + F1>~<Ctrl + Alt + F6> 키를 눌러 가상 터미널로 들어간 뒤 root 계정으로 로그온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그놈이나 KDE가 아닌 프로그램이 반응을 하지 않을 때도 해결책은 단순하다. 콘솔(console) 창을 열어 문제가 발생한 프로그램을 찾은 뒤 kill 명령을 이용해 강제로 종료시키면 된다.

10. 지구촌 커뮤니티가 함께 만들어간다
리눅스 이외의 운영체제는 한 회사가 모든 권한을 갖고 판매한다. 그러나 리눅스는 주인이 없다. 개발 단계부터 온라인에 공개되는, 그래서 수많은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두가 주인인 운영체제다.
리눅스를 쓴다는 것은 구매자의 입장에서 판매자를 대하는 게 아니라 리눅스라는 커다란 커뮤니티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커뮤니티에는 고수도 존재하고 초보자도 있다. 고수는 초보자를 돕기에 적극적이고 초보자는 배우기에 적극적이다. 채팅을 통해 직접적인 배움도 얻을 수 있고, 이미 작성된 문서를 통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리눅스 커뮤니티에 참가한 이들이 한결같이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좋다’는 것이다. 리눅스를 하다보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나눔’이라는 위대한 철학에 매료된 이들이어서 그런지 모두가 순수하고 욕심이 없다. 자신이 아는 것을 꽁꽁 숨겨두는 욕심꾸러기는 없다. 하나를 얻으면 둘을 베푸는 넉넉함이 아름답다.
리눅스는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녹아 있는 결정체다. 바로 그런 운영체제를 쓴다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커다란 리눅스의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것이고, 그런 참여를 통해 리눅스는 조금씩 발전한다.

1. 누구나 쓰고 있어서
2005년 공정거래위원회가 MS 윈도에서 미디어플레이어를 빼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국내 윈도 점유율이 99%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정도 독점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들도 적게는 60%, 많게는 80%가 윈도의 몫이다. 좋든 싫든 윈도가 대세임을 인정해야 한다.
여기서 ‘독점’이라는 문제를 걸러내면, 그리고 그냥 단순히 이용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많은 사람들이 쓰는 운영체제가 여러모로 좋다. 1위라는 게 꼭 기술적인 우수성을 입증하지는 않지만 기술 습득이 편하고 애플리케이션이 많다는 장점은 부인할 수 없다.
첫째, 기술 습득이다. 누구나 윈도를 쓰기 때문에 모르는 게 있을 때는 도움을 구하기가 쉽다. 온통 ‘컴맹’에 둘러싸인 불우한(?) 사람이 아니라면 손만 내밀면 무엇인가 손에 쥐어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운영체제는 어떨까? 언젠가 리눅스를 써보려고 했지만 설치단계부터 막혀 며칠간 낑낑대다가 겨우 아는 사람 통해서 해결한 적이 있다. 쓰는 사람이 적으니 도움을 받기가 힘든 법이다.
둘째,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리눅스나 애플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애플리케이션이 적다는 것이다. 운영체제는 결국 어떤 일을 하기 위한 도구다. 그런데 그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 없다면? 윈도는 오피스, 게임, 그래픽, 인터넷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이 넘쳐난다. 드라이버도 마찬가지다. 어떤 하드웨어 업체든 윈도 드라이버는 필수로 만든다. 하지만 리눅스나 애플 드라이브는 선택이다.

2. 튀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
리눅스나 애플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운영체제를 자랑할 때는 비교 대상으로 ‘윈도’를 삼는다. 그들 말을 들어보면 “윈도는 디자인이 촌스럽다” “윈도는 ○○ 기능이 없다”는 식으로 MS를 깔보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수긍할 부분도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윈도는 획기적이지 않다”는 주장은 100% 공감한다.
사실 윈도는 ‘놀라움’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평범하다. 그러나 이런 무난함이 꼭 나쁜 것일까. 윈도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쓰는 운영체제다. 소비자들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은 대중적이라는 얘기이고 이는 친근함의 다른 표현이다.
윈도는 ‘좁고 깊게’가 아니라 ‘얕고 넓게’다. 특정 집단이나 색다른 취향의 소비자들만을 위한 운영체제라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없다. 특출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꼭 그만큼의 기능을 갖춘 운영체제가 바로 윈도다.
최근 선보인 윈도 비스타가 윈도 XP와 비슷하게 생겨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있다. 그렇다면 되묻는다. 만약 비스타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신선할지 모른다. 하지만 윈도 XP와 너무 다른 구조와 작동 방식은 오랜 학습 시간을 요구한다.
당장 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서둘러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야 하는데 몇날며칠 운영체제만 붙들고 있어야 한다면? 비스타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윈도 XP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업그레이드가 좀 싱겁게 이뤄졌지만, 그래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1위 운영체제의 생존 전략이다.

3. 더 이상의 블루 스크린은 없다
윈도의 가장 큰 불명예는 블루 스크린이다. 일단 파란 화면이 뜨면 아무런 방법이 없다. 리셋 버튼을 눌러 시스템을 재부팅시키는 수밖에.
윈도 XP는 덜 하지만 윈도 95와 98은 걸핏하면 블루 스크린이 떴다. 얼마나 심했으면 “윈도 95는 95번, 윈도 98은 98번 이상 포맷하고 다시 깔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았을까.
그러나 이제 블루 스크린은 과거형이 되었다. 윈도 비스타는 화면이 파랗게 되면서 시스템이 멈추는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블루 스크린은 주로 커널이 꼬여서 생기는 현상이다. 비스타는 커널 모드에서 실행되던 명령의 상당 부분을 이용자 모드로 옮겨 사고의 위험을 줄였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드라이버들은 더 이상 커널 모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이용자 모드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설령 드라이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스템 속도는 느려질지언정 블루 스크린은 뜨지 않는다. 그밖에도 블루 스크린의 원인이 되는 위험 요소들을 모두 이용자 모드로 옮긴 비스타는 그만큼 안정성이 크게 좋아졌다.

4. 화려한 인터페이스
윈도 비스타가 윈도 XP와 비슷하다는 것은 운영체제의 기본 틀이 그대로라는 얘기다. 바탕화면, 작업표시줄, 시작 버튼 등…. 그러나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면 비스타는 야무지고 화려하게 변신했다. 그리고 이는 ‘윈도 에어로(Aero)’라는 새로운 GUI(graphic user interface)에서 비롯된다.
비스타를 처음 부팅시키면 휴지통 아이콘이 눈길을 끈다. 윈도 XP의 휴지통과는 달리 투명하다. 작업표시줄도 자세히 보면 배경 그림이 드러난다. 탐색기를 비롯한 윈도 창들도 반투명해서 겹쳐놓았을 때 배경이 은은하게 비친다. 또한 프로그램 창 오른쪽의 ―(최소화), □(최대화), ×(닫기) 버튼에 커서를 대면 형광 빛이 화려하게 빛난다.
비스타는 이용자 입장에서 편의성도 높였다. <Alt + Tab> 키를 눌러보자. 현재 띄워놓은 프로그램들의 목록이 나타난다. 윈도 XP처럼 글자만 표시되는 게 아니라 창 모양을 그대로 축소해 보여주므로 훨씬 구분하기가 쉽다.
작업표시줄도 변화를 꾀했다. 작업표시줄에 등록된 프로그램 아이콘에 커서를 대면 창이 조그맣게 열린다. 프로그램을 많이 띄우면 아이콘의 간격이 좁아들어 이름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지만 이 조그만 창 덕분에 헛갈리지 않는다.
가장 큰 변화는 ‘플립(flip) 3D’이다. 프로그램을 여럿 띄워놓고 작업을 하다가 <Ctrl + 윈도> 키를 누른 채 Tab 키를 살짝 두드려보자. 창들이 45도 각도로 일제히 돌아선다. 마치 군인들이 행진을 하는 것 같다. 이 상태에서 Tab 키를 한 번 치면 맨 앞에 있던 창이 뒤로 빠지면서 한 칸씩 앞으로 달려 나온다. 비록 3D를 맛만 보여주고 있지만 윈도가 2D에서 3D로 도전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5. 자료 검색과 관리 한결 좋아져
최근 시게이트 등 하드디스크 제조사들이 1TB급 하드디스크를 선보이면서 저장 단위는 이제 기가(GB)급을 넘어섰다. 저장량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자료를 재빨리 찾는 ‘검색’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그리고 비스타는 좋은 본보기다. 윈도 XP의 평면적 검색과 달리 윈도 비스타는 입체적이다.
예를 들어, 사진이라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찍었는지’를 태그로 덧붙일 수 있다. 덕분에 검색을 할 때 ‘언제’ ‘어디서’ ‘누구’를 이용하면 더욱 정확한 결과물을 얻는다. 검색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태그는 탐색기에서 간단히 입력한다.
비스타가 데이터를 관리하는 또 하나의 핵심 개념은 ‘검색 폴더’다. 예를 들어, ‘윈도’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했다면 그림이든 문서든, e-메일이든 윈도와 관련된 모든 것이 ‘윈도’라는 검색 폴더에 저장된다. 원본 파일이 어디에 있든 그 복사본들이 ‘윈도’라는 주제에 따라 한곳에 집결하는 것이다. 또한 원본 파일이 갱신되면 복사본도 내용이 자동으로 바뀐다.
지금까지 우리가 파일을 관리하는 방식은 ‘확장자’가 중심이었다. 사진은 사진끼리, 문서는 문서끼리, 음악은 음악끼리 저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일을 할 때는 ‘주제’가 중요하다. 물리적으로는 확장자별로 저장이 되어 있더라도 논리적으로는 주제에 따라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단 한 번의 검색으로 문서, 사진, e-메일, 실시간 메시지 등 여러 가지 자료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6. 새로운 계정 관리로 보안 강화해
UAC(user account control)는 비스타의 새로운 계정 관리 기법이다. 윈도 계정은 크게 ‘관리자’와 ‘사용자’로 나뉜다. 관리자 계정은 시스템을 구석구석 마음대로 다룰 수 있지만 사용자 계정은 이미 깔린 프로그램만 쓰는 최소한의 권한이 주어진다. 당연히 관리자 계정으로 PC를 다루는 게 편하지만, 이 상태에서 해킹을 당하면 시스템이 통째 적(?)에게 노출되고 만다.
리눅스 이용자라면 root 계정(관리자 계정)과 일반 이용자 계정의 차이를 잘 알 것이다. 보안이라는 이슈에서 리눅스가 늘 윈도보다 강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root 계정이 아닌 일반 이용자 계정으로 PC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관리자 계정은 시스템 전체를 통제하므로 해킹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일반 계정으로 작업을 하다가 관리자 계정으로 넘어가려면 암호를 묻는다.
윈도 비스타의 UAC는 관리자와 사용자 계정을 혼합한 개념이다. 시스템을 자유롭게 쓰게 하면서도 외부 공격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비스타를 깔 때는 관리자 계정 권한으로 설치되지만 그 뒤부터는 일반 이용자 권한으로 PC를 쓴다. 계정은 관리자이지만 실제 운영은 사용자 권한으로 축소되어서 프로그램을 깔거나 시스템의 주요 설정을 손댈 때마다 ‘사용자 계정 컨트롤’ 창이 열린다. 여기서 ‘확인’ 과정을 거쳐야 작업이 이어진다. 바로 이것이 암호를 입력하는 리눅스와 다르다.
대부분의 악성 코드는 이용자가 모르는 사이 시스템 파일을 바꾸거나 시스템 폴더에 악성 코드를 심어 넣는다. UAC는 이때 사용자 계정 컨트롤 창을 띄워 PC 이용자에게 확인을 요청한다.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는데 뜬금없이 이런 경고가 뜬다면 외부의 공격일 확률이 높다. 이때 ‘확인’ 대신 ‘거절’을 해버리면 관리자 계정을 얻지 못하므로 적의 공격은 실패한다.
참고로, 윈도 XP는 이용자 계정에서 관리자 권한을 얻으려면 로그오프를 한 뒤 다시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한다.

7. 구멍 더욱 촘촘해져
MS가 비스타를 내놓으면서 가장 내세운 것은 ‘보안 강화’다. 운영체제가 아무리 화려하고 쓰기 편하더라도 보안이 취약하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지 않은가. 윈도를 겨냥한 악성 코드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MS가 보안 강화를 외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PC 이용자들이 악성코드에 피해를 입는 경로는 의외로 웹 브라우저가 첫손가락에 손꼽힌다. 웹 브라우저로 인터넷을 항해하다가 몰래 심어놓은 악성 코드에 감염이 되는 사고가 생각보다 많다. 이를 막기 위해 비스타의 익스플로러는 몇 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보호 모드’(protection mode)다. 익스플로러 7.0은 낮은 권한으로 실행되기 때문에 시스템에 대한 쓰기 권한은 인터넷 임시 폴더에만 적용된다. 설령 악성 코드가 익스플로러를 통해 들어오더라도 사용자 폴더의 하위 폴더인 인터넷 임시 폴더로만 그 영역이 제한되어 있어 시스템 전체로 확대되지 않는다. 그러나 보호 모드는 윈도 비스타에서만 작동한다. 윈도 XP에 익스플로러 7.0을 깔 수 있지만 보호 모드는 작동하지 않는다.
둘째는 액티브 X에 대한 방어다.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또 다른 경로가 액티브 X이기 때문이다. 비스타가 액티브 X를 기본적으로 차단하는 바람에 인터넷 뱅킹처럼 정상적인 액티브 X까지 막혀 혼란이 있지만, 적어도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비스타가 액티브 X를 포기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셋째, 피싱(phishing) 필터다. 피싱이란 정상적인 은행 사이트처럼 웹 사이트를 만들어서 개인 정보를 빼내가는 사기 수법이다. 비스타는 이미 알려진 피싱 사이트는 물론 피싱 사이트가 의심되는 곳까지 차단해 혹시 모를 보안 사고를 막는다.

8. 재주 많은 윈도 탐색기
파일을 찾거나 복사하거나 지울 때 가장 많이 띄우는 게 탐색기다. 비스타는 그 이름을 ‘윈도 탐색기’로 바꾸면서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먼저, 디렉토리를 이동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주소 창을 보면 디렉토리를 표시하는 방법이 윈도 XP의 슬래시(/)가 아니라 ▼로 구분된 게 눈에 띈다. ▼는 단순히 디렉토리를 나누는 기호만이 아니라 다른 디렉토리로 이동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컴퓨터 → C 드라이브 → 사용자 → 사진 폴더로 이동해 있다가 D 드라이브로 간다고 치자. 보통은 컴퓨터까지 돌아가서 D 드라이브로 가야 하지만 비스타는 컴퓨터 뒤의 ▼를 눌러 D 드라이브를 고르면 된다. 각 단계마다 ▼가 있으므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가 한결 편하다. 만약 이 주소를 복사하려면 주소 창을 마우스로 두 번 누른다. 그러면 예전의 슬래시 형태로 표시된다.
탐색기 바닥의 ‘프리뷰 창’(preview pane)은 윈도 XP의 ‘상태 표시줄’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는 이름, 타입, 크기 외에도 작성일, 작성자, 태그 등의 메타 데이터가 나타난다. 윈도 XP처럼 파일 정보를 보기 위해 파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눌러 ‘속성’ 창으로 가는 과정이 필요 없다. 프리뷰 오른쪽 밑의 edit 버튼을 누르면 태그를 입력할 수 있다.
‘리딩 창’(reading pane)은 문서 내용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워드 문서를 고르면 오른쪽에 문서 내용이 뜬다. 워드뿐 아니라 엑셀, 파워포인트, e-메일도 미리 보여준다. 또한 그림을 고르면 이미지가 뜨고 동영상 파일을 누르면 영상이 재생된다.

9. 고장이 나면 스스로 진단 치료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비스타의 또 다른 자랑이다. 비스타는 메모리나 네트워크 문제를 자동으로 알아채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해결한다’도 아니고 ‘노력한다’고 한 것은 아직은 치료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단까지는 괜찮지만 치료는 갈 길이 멀다. 그렇지만 윈도가 자기 재생 능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메모리 진단 툴’은 메모리를 진단한다. 비스타는 메모리에 이상이 감지되면 당장 리부팅해서 메모리 진단 툴을 실행할 것인지 다음 부팅 때 할 것인지 묻는다. 메모리 진단 툴은 메모리를 스캐닝해서 오류를 치료한다.
물리적 메모리와 가상 메모리 자원이 고갈돼 데이터를 잃어버리는 사고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가상 메모리까지 다 쓰면 시스템이 재부팅되거나 작업 내용을 미처 저장할 틈도 없이 먹통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막는 것은 ‘리소스 소모 진단과 해결’이다. 너무 많은 응용 프로그램이 열려 있어서 메모리를 다 소모하면 저절로 실행된다.
인터넷 이용이 늘면서 네트워크에 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갑자기 인터넷이 되지 않을 때 네트워크 설정이 잘못 되었는지, 케이블에 문제가 있는지, 인터넷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비스타에 있는 ‘네트워크 진단 툴’은 이때 원인과 함께 해결 방법에 대한 힌트를 준다.
비스타의 여러 진단 기능은 ‘문제 보고와 해결’로 마무리된다. 시스템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려면 작업 중에 어떤 에러가 생겼는지, 해결은 되었는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 해결책은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10 전원을 끌 필요 없어
PC는 부팅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메인보드에 꽂힌 부품을 검사한 뒤 하드디스크에서 부팅 파일을 메모리로 불러와 윈도를 완전히 띄우기까지 1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버튼을 누르면 바로 작동하는 TV나 키를 돌리면 바로 시동이 걸리는 자동차에 대면 느림보 거북이다.
PC가 2~3초 만에 부팅될 수는 없을까? 비스타라면 가능하다. 물론 정상적인 부팅이 아니라 슬립(sleep) 모드라는 꼼수를 쓰는 것이지만 꽤 요긴하다. 슬립 모드는 기존의 대기(standby) 모드와 동면(hibernate) 모드의 장점을 합친 개념이다.
대기 모드는 현재 작업하는 내용을 메모리에 저장한 채 모니터나 하드디스크를 끄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아무 키나 누르면 PC가 잠이 깨면서 그 전 상태로 돌아간다. 모든 내용을 메모리에 저장해놓았기 때문에 순식간에 켜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수로 전원을 꺼버리면 메모리에 담긴 내용이 모두 사라진다.
동면 모드는 작업 내용을 메모리가 아닌 하드디스크에 저장한다. 또한 모니터와 하드디스크만 끄는 게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끈다. 하드디스크에서 데이터를 불러오기 때문에 대기 모드보다는 부팅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일반 부팅보다는 빠르다.
비스타의 슬립 모드는 대기모드처럼 작업 내용을 메모리에 저장할 뿐 아니라 동면 모드처럼 하드디스크에도 담는다. 따라서 실수로 전원이 꺼지더라도 하드디스크에 불러올 수 있다. 물론 전원이 꺼지지 않았다면 메모리에서 가져오므로 하드디스크를 읽을 때보다 훨씬 더 빨리 부팅된다. 전력도 아끼고 부팅 속도도 높이는 슬립 모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1. 세상에서 가장 쉬운 컴퓨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맥 = 그래픽 컴퓨터’ 또는 ‘맥 = 전문가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마우스와 그래픽 화면을 써온 맥 OS이기에 가능했던 포토샵이나 일러스트와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MS 운영체제는 마우스가 없어도 키보드로 쓸 수 있다. 도스는 물론 윈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GUI의 길을 걸어온 맥 OS는 마우스가 없으면 많은 일을 할 수 없다. 아니, 아예 쓰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마우스만 연결되어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운영체제를 즐길 수 있다. 필자는 감히 말한다. 마우스에 최적화된 운영체제가 바로 맥 OS라고.
맥의 화면을 들여다보면 가장 중요한 명령은 모두 화면 왼쪽 위에 있다. 자료를 찾는 파인더(finder)나 웹 브라우저의 닫기, 최소화 버튼이 그렇다. 화면 왼쪽 위 방향이 손목을 움직이는 데 가장 수월하기 때문이다. 손목에 부담을 주는 왼쪽, 오른쪽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잡스는 “컴퓨터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쉽고 창의적인 도구”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정말 쉬운 컴퓨터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맥 OSX가 있다. 사람들은 윈도가 쓰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애플을 한 번 접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PC 파워유저들 중에는 “너무 쉽기 때문”에 맥이 싫다고 하지만 ‘쉽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장점이다.
맥을 쓰는 사람들은 “맥 OSX는 사용자 중심의 철학인 담긴 OS”라고 입을 모은다. 사용자 중심의 OS라는 것은 인터페이스가 사람들의 입맛에 착 달라붙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한 예로, 다른 OS에서 IP를 고치려면 이것저것 만질 게 많지만 맥 OSX는 눈에 보이는 대로 찾아가면 쉽게 해결된다. 또한 시청각 장애인을 배려한 메뉴도 많다. 디스플레이를 흰색 바탕에 검정색 또는 그 반대로 대비하거나, 클릭 한 번으로 화면을 확대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고집도 세다. 세상이 다 바뀌어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킬 줄 아는 배짱이 두둑하다. 마우스가 2버튼, 3버튼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애플은 아직도 1버튼을 고집한다. 사실 필자는 국민게임이라는 ‘스타크래프트’를 잘 할 줄 모른다. 이 게임의 캐릭터인 ‘머린’을 이동시킬 때 쓰는 버튼과 공격할 때 쓰는 버튼이 헛갈리는데 이런 나에게 2버튼, 3버튼은 아무 소용이 없다.

2. 바이러스가 없다
PC : 안녕하세요. PC입니다. 엣취~! 엣취~!
Mac : 어이~ 괜찮아?
PC : 괜찮을리가요ㅠ_ㅠ 바이러스에 걸려서… 흥~(코풀기) 가까이오지 마세요. 올해는 정말 위험하니까요.
Mac : 난 괜찮은데~
PC : 건강하다고는 하지만 작년엔 11만4천 개의 바이러스가 나와서 큰일이었다니까요~
Mac : 맥은 바이러스 걱정이 없어.

얼마 전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았던 광고의 한 장면이다. 내용만 봐도 어느 회사의 광고인지 짐작할 것이다. 윈도를 쓰는 PC는 악성 코드에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애플이 코믹하게 구성했다. 두 남자는 각각 정장과 캐주얼을 입고 있는데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평소 패션 스타일을 상징한다.
물론 맥도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없지만 윈도에 대면 ‘무풍지대’다. 지난해 11월 최초의 맥 OSX 바이러스가 나왔지만 1주일이 지난 뒤에도 피해를 입은 시스템이 채 50대가 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OSX/Leap-A라는 바이러스가 출현했지만 바이러스라고 규정하기에는 애매한 형태다. 운영체제의 허점을 공격하는 것도, 스스로 퍼지는 것도, 게다가 감염이 되더라도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맥을 공격하는 악성 코드가 적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단순히 애플 맥 OSX가 윈도만큼 이용자가 많지 않아서일까? 그래서 악성 코드 개발자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맥 OSX의 구조 자체가 악성 코드의 공격에 잘 견디는 형태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윈도의 트로이목마처럼 순식간에 확산되는 악성 코드를 만들 수도 없고, 공격을 당하더라도 일부 디렉토리만 영향을 받는단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맥 OSX의 구조를 깨는 악성 코드가 나올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안전하다. 혹시 몰라 맥 OSX에 백신을 깔았더라도 자랑하지는 마라. 맥 커뮤니티에 그런 글을 올리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며 놀림을 받을 지 모르니까.

3. 모든 프로그램은 항구에 정박한다
다른 운영체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맥 OSX만의 특징은 많다. 그 첫 번째가 ‘닥’(Dock)이다. 우리말로 항구다. 항구에 모든 배가 정박하듯이 맥 OSX의 닥에는 모든 애플이케이션이 등록된다.
닥의 개념은 단순하다. 프로그램 아이콘을 등록해서 클릭 한 번(더블클릭이 아니다)으로 창을 띄우는 것이다. 애플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프로그램(퀵타임, 아이튠즈, 아이챗 등)을 미리 올려놓았다. 그 외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마우스로 끌어다놓으면 된다.
프로그램뿐 아니다. 문서, 웹사이트, 디스크, 폴더 등 무엇이든 갖다놓을 수 있다. 유람선, 화물선, 요트 등 모든 배가 항구에 집결하는 것이다. 이 배를 출항시키기 위해 마우스 커서를 닥으로 옮기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닥이 단순히 아이콘을 모아놓았다가 실행시키는 ‘런처’(launcher) 역할만 하지는 않는다. 닥의 진정한 매력은 프로그램과 연동되어 그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실행 여부는 아이콘 밑에 ▲을 붙여 구분하고, 메일 프로그램은 읽지 않은 메일 개수를 빨간 숫자로 표시해준다.
닥은 구분선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응용 프로그램, 오른쪽에는 파일이나 폴더 등이 놓인다. 눈여겨볼 것은 오른쪽의 폴더와 디스크가 계층 구조라는 점이다. 닥의 폴더나 디스크 아이콘을 고른 채 마우스 버튼을 가만히 누르고 있으면 위로 팝업 창이 열리면서 디렉토리가 펼쳐진다. 마우스 버튼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는 펼쳐진 디렉토리를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다.

4. 독창적인 엑스포제와 대시보드
맥 마니아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맥 OSX의 기능이 바로 ‘엑스포제’(expose)다. 음악을 들으면서 웹을 서핑하고, 문서를 작성하고, 그래픽 작업을 하는 등 많은 프로그램을 띄워놓은 상태라면 ‘창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엑스포제는 이처럼 여러 창을 띄워놓았을 때 서로 겹치지 않게 정렬시켜 준다.
여러 개의 창을 복잡하게 띄워놓고 작업하다가 F9 키를 살짝 눌러보자. 각 창들이 미리 약속이나 한 것처럼 서로 겹치지 않는 위치로 옮겨간다. 덕분에 하나의 창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익스포제가 없는 맥은 상상할 수가 없다.
엑스포제의 기능은 두 가지가 더 있다. F10 키를 누르면 현재 실행중인 프로그램과 관련된 창들만 늘어놓는다. F11 키는 모든 창을 구석으로 밀어내 바탕화면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엑스포제만큼 화제를 모으는 것이 ‘대시보드’다. ‘위젯’(Widget)이라고 부르는 작고 간단한 유틸리티의 집합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위젯은 메모장, 교통정보, 주식시세, 계산기, 시계, 달력부터 네티즌들이 함께 꾸며가는 ‘위키피디어’. ‘나사’(NASA)에서 촬영한 천문사진, 현재 아이튠즈에서 재생하는 노래의 가사를 보여주는 ‘튠스텍스트’, 시스템 자원 상태를 알려주는 ‘아이스테이트 나노’ 등 종류가 다채롭다.
평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위젯이 필요하면 단축 키를 눌러 대시보드를 불러온다. 기본적으로 몇 개의 위젯이 뜨는데 화면 밑의 대시보드 도구 바에서 필요한 위젯을 바탕화면으로 끌어내면 된다.

5. 화려하지만 편리한 아쿠아 인터페이스
“첫눈에 반하고 쓰면서 정든다.” 누군가 내뱉은 이 말은 맥 OSX의 매력을 압축하고 있다. 애플 마니아들은 맥 OSX에 대해 편의성에만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 맥은 정말 아름다운 운영체제다.
폭스바겐의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아쿠아 인터페이스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아쿠아는 맥 OSX를 아름답게 포장해 “역시 애플”이라는 찬사를 듣게 한다. 버튼은 은은하게 빛나고, 메뉴는 반투명이고, 깜찍한 애니메이션들은 화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무엇보다 멋진 것은 ‘지니’다. 요술램프에서 거인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프로그램을 띄우는 이 특수 효과는 맥 OSX를 살아 있는 존재로 둔갑시킨다. 프로그램 창의 -(최소화) 버튼을 누르면 램프의 요정처럼 닥으로 빨려 들어간다. 반대로 닥에서 창을 띄우면 연기처럼 스르륵 빠져나온다. 창을 닫거나 띄울 때 Shift 키를 누르면 속도가 1/5로 줄어들므로 색다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맥이 사랑 받는 이유는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이라는 개발문서에 정의된 것처럼 GUI 철학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맥 이용자도 매번 새로워지는 맥 OS에 대한 이용법을 따로 배우지 않고도 바로 쓸 수가 있다.

6. 프론트로우가 애플 리모컨을 만날 때
프론트로우(Front Row)는 영화나 음악, 사진을 재생하는 게 윈도의 미디어센터와 비슷하다. 게다가 리모컨으로 멀티미디어 기능을 이용하는 것까지 똑같다.
리모컨은 그냥 리모컨이 아니다. 애플 리모컨이다. 번들인 애플 리모컨으로 프론트로우를 조절해 음악, 사진, 영상을 탐색하거나 재생한다. DVD 미디어도 시작, 중지, 건너뛰기, 이전으로 등 DVD 플레이어의 재생 기능을 그대로 이용한다.
프론트로우와 애플 리모컨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편안하게 침대에 누워 리모컨으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어제 미팅에 가서 찍은 사진을 감상한다고 상상해보라. 컴퓨터를 잘 모르는 이라도 그냥 TV 리모컨을 조작하듯 애플 리모컨으로 프론트로우를 다룰 수 있다.
이 순간 맥은 더 이상 컴퓨터가 아니다. 웬만한 가전제품에 뒤지지 않는 근사한 디자인의 홈 엔터테인먼트로 변신한다. 그저 그런 기능으로 남았을 수도 있는 프론트로우가 애플 리모컨을 만나서 새롭게 태어났다.

7. 응용 프로그램의 추가/삭제
오래 전 일이지만 맥을 처음 접하고 가장 당황스러웠던 기억은 프로그램을 깔고 지우는 것이었다. 용량이 큰 프로그램은 ‘인스톨러’(윈도의 install.exe과 비슷함)가 있어서 마우스로 누르기만 하면 되지만 작은 용량의 조그만 유틸리티는 그렇지가 않다.
하지만 인스톨러가 없더라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프로그램을 ‘응용 프로그램’ 폴더로 끌어다놓기만 하면 된다. 지울 때도 마찬가지다. ‘응용 프로그램’ 폴더에서 휴지통으로 옮기면 그만이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그냥 프로그램을 휴지통에 버리면 정말 깨끗이 지워질까? 이런 의문은 윈도 때문에 생긴다. 윈도는 프로그램을 깔면 여러 dll 파일이 레지스트리에 들어간다. 따라서 나중에 프로그램을 지울 때는 레지스트리까지 청소하도록 ‘언인스톨러’(흔히 삭제라고 부른다)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맥 OSX는 레지스트리 자체가 없다. 아니, 레지스트리처럼 dll을 저장하는 그 어떤 장치도 없다. 맥 OSX은 응용 프로그램 폴더에만 저장하기 때문에 지울 때도 편하다. 레지스트리가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아 에러를 일으키는 문제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8. PDF 파일로 저장한다
‘쿼츠’(Quartz)라는 2D 그래픽 랜더링 엔진을 앞세운 맥 OSX는 부드러운 화면 처리가 압권이다. 쿼츠는 PDF(portable document format)와도 관련이 있어서 서체가 거칠거나 웹 이미지가 깨지는 현상을 막는 앤티앨리어싱(Anti-Aliasing)을 지원한다.
다시 말하면, 애플 맥 OSX는 어떤 자료든지 PDF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예전에는 ‘디스틸러’(Distiller)이라는 50만 원짜리 프로그램이 필요했지만 맥 OSX는 이를 기본으로 갖췄다. 따라서 PDF를 만드는 것은 물론 읽을 때도 윈도처럼 애프로뱃 리더를 깔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PDF 파일은 뭐가 그리 대단한 것일까? 첫째는 원본 문서의 서체, 색깔, 디자인을 그대로 공유할 수 있다. 설령 내 컴퓨터에 서체가 없더라도 원본 그대로 표시된다. 둘째는 해상도가 높다. 모니터로 볼 때도 그렇지만 어떤 프린터에서도 최고의 품질로 인쇄할 수 있다. 셋째는 검색이다. PDF는 그림과 같은 형태이면서도 안에 담긴 내용을 검색한다.
PDF는 이런 장점들을 앞세워 인터넷 표준 문서로 자리를 잡았다. 사람들이 PDF 파일을 많이 쓸수록 애플 맥의 ‘PDF 파일 기본 제공’은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9. 도움말은 도움이 되라고 있는 법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을 익힐 때 기본이 되는 것은 ‘도움말’이다. 물론 오류가 생겼을 때도 도움을 주기도 하는 것이다. 도움말은 이름 그대로 어려움에 처한 이용자를 돕는 게 목적이다.
그런 점에서 맥 OSX의 도움말은 그 역할에 충실하다. 맨 처음 맥을 켜고 별 기대 없이 도움말을 눌렀을 때 뭔가 횡재한 기분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착각일까. 도움말을 띄우면 각 카테고리가 체계적으로 나눠 있다. 잘 구성된 매뉴얼을 보는 것 같다. 큰 카테고리 밑에 작은 주제들이 있어서 ‘쌩초보’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배워갈 수 있다.
작은 주제를 누르면 자세한 설명과 부가적인 메뉴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짧은 설명이 나오고 더블클릭하면 전체 화면이 열린다. 필요에 따라 양념처럼 덧붙은 이미지가 이해를 돕는다.
응용 프로그램의 도움말도 맥 OSX의 도움말처럼 짜임새 있다. 어느 것 하나만 제대로 익히면 다른 모든 프로그램의 도움말은 식은 죽 먹기다. 맥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 집합 ‘아이라이프’(ilife)에는 도움말과 별개로 유저가이드가 있다. 이는 값비싼 전문 서적만큼의 분량과 완성도를 갖춰 맥 이용자들에게는 필독서나 다름 없다.
도움말은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도 요긴하다. 도움말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문제가 해결되어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단점은 도움말 컨텐츠가 대부분 인터넷에서 불러오는 식이어서 페이지가 열리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10. 남부럽지 않은 번들 프로그램
운영체제를 깐 다음에 할 일은? 나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다. 맥 OSX는 필수 프로그램이 딸려오기 때문에 어떤 것을 깔아야 할지, 또 그런 것들을 어디서 구해야 할 지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맥 OSX을 강력하게 해주는 번들 프로그램 묶음은 ‘아이라이프’(ilife)와 ‘아이워크’(iwork)가 대표적이다. 아이라이프에는 인터넷을 항해하는 ‘사파리’(safari), 오디오파일 재생프로그램 ‘아이튠즈’(iTunes), 사진관리/편집 프로그램인 ‘아이포토’(iPhoto), 동영상편집 프로그램 ‘아이무비’(iMovie) 등이 포함된다. 또한 아이워크에는 문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 이처럼 아이라이프나 아이워크를 통해 기본적으로 서비스되는 20여 개가 넘는 응용 프로그램만 이용해도 당장 무언가를 할 수 있다.
팟캐스트 제작은 물론 디지털 카메라를 연결해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고 MT 가서 찍은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배경 음악을 깔아 멋진 뮤직 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CD나 DVD에 구워 친구들에게 나눠줘도 된다. 이 모든 것들을 번들 프로그램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번들이지만 웬만한 유료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재주는 맥 OSX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1. 철학이 있는 운영체제
‘리눅스’(Linux)라는 이름을 들어 본 것은 10여년 전. 내게 리눅스는 컴퓨터 전문가가 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마침내 도시바 노트북에 ‘와우 리눅스’를 깐 게 7년쯤 전이다. 이때 비로소 리눅스 사용자에게 익숙한 용어, ‘삽질’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리눅스에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작동시키는 X윈도우를 띄우는 일조차 버거웠고, 네트워크 카드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리눅스도 윈도만큼 설치가 쉬워졌고 쓰는 법도 간단하지만, 아직도 리눅스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리눅스는 프리 소프트웨어(Free Software)이다. 여기서 프리(Free)는 일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공짜’가 아니다. ‘자유’라는 뜻이다. 리눅스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복사할 수 있고, 배포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리눅스는 다음 4가지 자유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 어떤 목적으로든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자유.
?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에 대해 학습하고,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자유.
? 프로그램 복사본을 재배포할 수 있는 자유.
?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이를 공개할 수 있는 자유.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를 알아보고 이를 개선하려면 프로그램 소스 공개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리눅스 커널은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다. 리눅스는 리누스 토발즈가 커널을 완성하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해 세계의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참여해 발전시켜온 운영체제다. 여기에 4가지 자유정신을 덧붙여 의미를 더한 사람은 리처드 스톨만이다.
우리가 실제로 커널 소스를 열어 수정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공동 참여로 만들어지고 진화되는 운영체제, 거기에 자유정신까지 갖추고 있는 운영체제를 어찌 좋아하지 않겠는가.

2. 선택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라
리눅스는 종류가 여러 가지다. 패키지 관리 방식에 따라 deb 확장자를 쓰는 데비안(Devian) 계열, rpm 확장자의 레드햇(Red Hat) 계열, tgz 확장자를 이용하는 슬랙웨어(Slackware) 계열이 있다.
또한 리눅스는 배포판이 수백 가지나 된다. 리눅스이지만 서로 다른 리눅스. 이를 이해하려면 운영체제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운영체제를 단순화하면 '커널과 커널이 아닌 부분'으로 나뉜다. 커널은 컴퓨터를 제어하고 메모리를 관리하는 운영체제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커널이 아닌 부분은 GUI와 프로그램 등의 나머지를 가리킨다.
리눅스 배포판은 결국 커널만 같은 것을 쓸 뿐 나머지는 각자 달리 제작된 것을 뜻한다. 커널은 같지만 GUI나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리눅스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배포판은 레드햇과 노벨이고 우리나라에는 한컴리눅스가 있다. 그밖에도 맨드레이크, 데비안, 젠투, 노픽스, 슬랙웨어, 라이코리스, 젠드로스, 린스파이어 등이 존재하는데 돈을 받느냐 아니냐에 따라 무료와 유료 배포판으로 구분한다.
리눅스를 데스크탑 PC에 깔아 쓰는 사람들은 5개에서 10개 정도의 배포판을 테스트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리눅스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선택의 즐거움은 ‘윈도우 매니저’도 마찬가지다. 리눅스 커널에는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윈도우 매니저는 이 커널을 둘러싸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리눅스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이라면 귀에 익은 KDE나 그놈(Gnome)이 바로 윈도우 매니저의 대표 주자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플럭스박스(fluxbox), 윈도우 메이커(windows maker,), 인라이튼먼트(enlightenment), XFCE도 있다. 이들은 그놈이나 KDE보다 시스템 자원을 덜 잡아먹는다.

3. 인터페이스를 내 마음대로…
윈도 이용자들은 인터페이스 설정에 익숙하지 않다. 기껏해야 배경그림을 바꾸는 정도다. 그 외에는 이미 정해진 대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리눅스는 다르다. 3D 그래픽카드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르게 꾸민다. 클릭 한 번이면 맥 OSX의 분위기도 난다. 제목 표시줄에 투명 효과를 주고 최소화, 최대화, 닫기 버튼을 형광빛으로 장식하면 비스타의 에어로 효과가 부럽지 않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3D 효과다. 윈도 비스타도 3D 효과가 있지만 그야말로 맛만 보여주는 것이다. 진정한 3D는 리눅스에서 실현된다. 리눅스의 3D 바람은 XGL이 이끈다. XGL은 그래픽 칩을 이용해 데스크탑의 디스플레이 기능을 강화하는 소프트웨어다. XGL은 2차원의 바탕화면을 3차원 정육면체로 둔갑시켜 360도 회전시키고 프로그램 창이 젤리처럼 흔들리는 등 마법 같은 기능을 자랑한다.
노벨에서 개발하는 XGL은 리눅스의 그래픽 칩을 제어하는 X서버를 대신해 2D는 물론 3D까지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속도를 높이려고 오픈 GL를 이용하는데, XGL의 원래 이름이 X-to-OpenGL인 것은 그래서다.
XGL이 노벨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면 라이벌 레드햇은 AIGLX로 3D 바람에 합세했다. XGL은 X서버를 완전히 대체하지만 AIGLX은 기존의 X서버를 약간 수정할 뿐이다. 하지만 둘 다 소스가 공개되었기 때문에 윈도에 대항하는 협력자로서 데스크탑 PC 시장의 3D 바람에 힘을 보탤 것이다.
리눅스는 겉모습만 원하는 대로 손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설정 파일은 사용자의 홈(home) 폴더에 저장한다. 설치되는 모든 응용 프로그램은 홈 폴더에 있는 설정 파일을 1차적으로 참고한다. 예전에는 이 설정 파일을 직접 고쳐야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그래픽 환경에서 손보기 때문에 그만큼 설정을 변경하기가 쉽다.
원하는 대로 가꾸는 운영체제, 원하는 대로 작동하게 하는 운영체제. 바로 리눅스의 매력이다.

4. 운영체제도 응용 프로그램도 공짜
앞서 언급했듯이 리눅스는 프리 소프트웨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이 공짜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이용과 배포를 추구하는 리눅스는 유료 버전과 함께 무료 버전도 많이 나온다.
유료 버전이라도 리눅스 커널에 대한 요금을 받는 게 아니다. 패키지 구성과 기술 지원에 대한 비용이다. 이런 지원을 포기한다면? 공짜 리눅스를 쓰면 된다. 게다가 리눅스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들도 공짜다.
리눅스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도 간단하다. 다른 운영체제는 OS를 깐 뒤 응용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리눅스는 커널과 응용 프로그램 설치가 통합되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적어도 이것저것 따로 설치하는 불편은 없다. 단 한 번에 오피스, 웹, 그래픽,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이 모두 깔리는 것이다.
설치할 때부터 응용 프로그램이 깔리는 것은 업데이트에도 효과적이다. 리눅스 커널에 대한 업데이트 뿐 아니라 설치된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업데이트도 시스템 차원에서 한꺼번에 관리하기 때문이다. 윈도는 개별적으로 업데이트 버전을 확인하지만 리눅스는 어떤 응용 프로그램이든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알림 영역에서 알려준다. 물론 업데이트 설치는 클릭 몇 번으로 가볍게 끝난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윈도용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리눅스용으로 개발되어 있지만 기능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것들이 공짜라는 사실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액티브 X를 이용하는 인터넷 뱅킹과 온라인 게임을 빼면 리눅스도 아쉬울 게 없다.

5. 각 하드웨어에 최적화할 수 있어
리눅스는 원래 여러 종류의 하드웨어에서 잘 돌아가도록 만들어졌다. 인텔과 AMD 기반의 x86 PC에서도, 맥 OSX 기반의 애플 시스템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한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나올 때도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MD가 64비트 CPU를 내놓았을 때도 그 장점을 가장 먼저 적용한 운영체제가 리눅스다. 앞으로 어떤 하드웨어가 새롭게 나오더라도 가장 먼저 궁합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운영체제는 여러 하드웨어에서 돌아가도록 하려고 갖가지 드라이버를 모두 집어넣는다. 그 때문에 덩치가 커진다. 윈도 비스타를 예로 들면, 설치 DVD에 무려 1만9천500개의 드라이버가 들어 있다. 윈도 XP는 1만 개의 드라이버를 포함한다. 드라이버가 많다는 것은 호환성이 좋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무겁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가 쓰지도 않는 하드웨어 정보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무엇인가? 리눅스는 자신의 하드웨어에 딱 맞는 상태로 직접 구성을 할 수 있다. 내 시스템에 최적화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속도도 빠르고 안정적이다.

6. 안정적인 디렉토리 구조
윈도를 쓰다가 리눅스로 옮겼을 때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파일 시스템이다. 리눅스에는 C나 D 드라이브와 같은 파티션 개념이 없다. 대신 디렉토리 구분자와 유사한 슬래시(/)를 디렉토리와 파티션 구분자로 쓴다. 리눅스의 /home, /usr, /var, /bin, /lib 디렉토리는 하나의 파티션에 포함되거나 별도 파티션에 독립할 수 있다.
보통 /home 폴더(디렉토리)를 독립된 파티션에 두고 나머지 디렉토리들은 한데 모아놓는다. home 폴더를 분리시키는 것은 리눅스의 장점이다. 이용자의 설정 파일과 중요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이 home 폴더이므로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다시 깔거나 다른 리눅스 버전을 설치할 때도 home 폴더는 그대로 보존된다. 윈도 비스타도 사용자 폴더를 다른 파티션으로 옮길 수 있게 해 보존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숨겨진 설정 파일까지 보존하지는 못한다.

7. 이견이 없는 파일시스템의 우수성
리눅스의 파일 시스템이 우월하다는 것은 파일 조각 모음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윈도 파일 시스템인 NTFS와 FAT는 파일을 더할 때마다 바로 가까운 곳에 저장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가 복잡해지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아래 그림은 하드디스크의 저장 공간을 축소한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표시되지 않았다. 빨간색 글자는 위치를 뜻한다(그림 103). 즉, 맨 왼쪽 위는 aa, 맨 위 오른쪽은 za, 그리고 끝줄의 왼쪽은 az다.
이제 파일을 저장하면 다음과 같이 바뀐다(104). 먼저, 4번째 줄은 TOC(table of contents)다. 여기에는 파일 이름과 주소가 저장된다. 그림을 보면 hello.txt라는 파일이 ae부터 le까지 저장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ae와 le 사이에는 Hello,_world라는 내용이 저장되었다. 여기에 또 다른 파일(이름이 bye.txt)을 저장해 보자(그림 015). 그러면 hello 바로 옆으로, 위치로 보면 me에서 ze까지 두 번째 파일이 들어간다. 이렇게 두 개의 파일이 붙어 있으면 당연히 읽는 속도는 빨라진다.
문제는 파일을 저장만 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우고, 저장하기를 반복하다보면 구조가 꼬이는데, 이것이 속도를 떨어뜨린다. 다음 그림에서 첫 번째 파일 hello를 지우고 hello!!를 저장한다고 치자. 원래 자리에서는 공간이 없다. 이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원래 파일을 지우고 새로 만드는 것이다. 이때 TOC를 보면 파일 이름은 hello로 같지만 위치만 afnf로 바뀌었다(그림 105). 두 번째는 기존 자료를 그대로 두고 느낌표를 덧붙이는 것이다(그림 106). 따라서 TOC에서 hello의 주소가 aeleafbf로 바뀐다.
이제 FAT가 왜 정기적으로 조각모음을 해야 하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파일이 새로 생기거나 지워지는 과정에서 주소가 뒤섞이면서 가까이 붙어 있어야 할 데이터들이 이리저리 흩어지기 때문에 조각모음을 하지 않으면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그렇다면 리눅스는 어떨까? 리눅스는 태생부터 다중 사용자(multi?users)를 겨냥했다. 즉,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하나 이상의 파일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처음부터 파일을 인접한 위치에 저장하지 않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다. 그림처럼 hello와 bye 파일을 넣었을 때 두 파일의 원래 위치가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따라서 hello가 바뀌더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기만 하면 된다.
파일 시스템에 관해 윈도와 리눅스의 차이는 단순하다. 윈도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닥다닥 붙여놓는다. 그래서 파일을 썼다 지우면 구조가 복잡해진다. 반면에 리눅스는 파일들을 여기저기 흩뿌리므로 단순하고 빠르다.

8. 기술적으로 탁월한 보안 개념
2006년 시만텍(Symantec) 보고서에 따르면 윈도를 겨냥한 바이러스와 악성코드는 12만 가지에 이른다. 반면에 리눅스를 겨냥한 바이러스는 500여 종에 불과하다.
윈도에 대한 보안상의 결함이 단순히 그 운영체제가 많이 쓰이기 때문이라고 본다면 잘못 해석한 것이다. 리눅스는 쓰는 사람이 적어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보안에 강하게 설계되어 있다.
리눅스를 설치한 뒤에는 ‘사용자 계정’으로 로그온하는데, 사용자 계정은 home 폴더 아래에 있는 사용자 폴더 이외에는 접근만 할 뿐 쓰지를 못한다.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처럼 시스템 폴더에 대한 쓰기 권한이 필요하다면 root 계정 비밀번호를 입력해 root 계정 권한을 얻어야 한다.
따라서 비밀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한 사용자 계정에 의해 시스템 파일이 변경되거나 공격당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설령 공격을 당하더라도 그 피해가 home 폴더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MS가 이번에 선보인 비스타는 리눅스의 바로 이 아이디어를 가져다 보안을 강화했다. 윈도 비스타의 사용자 계정 제어(UAC)는 리눅스의 root 계정과 사용자 계정의 권한 구분과 운영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MS는 계정에 따라 권한을 구분하는 데 익숙하지 않는 윈도 이용자를 위해 관리자 권한으로 로그온 하지만 실제 운영은 일반 사용자 권한으로 돌아가게 했다. 관리자 권한이 필요할 때도 비밀번호를 쓰는 리눅스와 달리 마우스 클릭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또한 윈도는 home 폴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의 응용 프로그램 설정을 ‘가상화’(virtualiztion) 기술로 해결한다.
윈도 비스타의 보안은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모델이 리눅스다. 단순히 사용자가 적어서가 아니라 리눅스의 보안 기술 자체가 우월하다는 증거다.

9. 블루 스크린이 없는 안정성
윈도의 치명적인 약점인 블루 스크린. 이 파란화면이 나오면 방법이 없다. 시스템을 재부팅하는 수밖에. 윈도 비스타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윈도 98 이전의 운영체제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던 오류다.
리눅스에는 블루 스크린이 없다. 시스템이 반응을 하지 않고 멈추는 상황이 아주 가끔 생기지만 윈도처럼 전원을 다시 켜지는 않는다. 리눅스의 먹통은 그 원인이 대부분 커널 바깥의 X 서버나 윈도우 매니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리눅스는 보통 6개의 가상 터미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놈이나 KDE에서 오류를 일으켜 시스템이 반응을 하지 않더라도 <Ctrl + Alt + F1>~<Ctrl + Alt + F6> 키를 눌러 가상 터미널로 들어간 뒤 root 계정으로 로그온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그놈이나 KDE가 아닌 프로그램이 반응을 하지 않을 때도 해결책은 단순하다. 콘솔(console) 창을 열어 문제가 발생한 프로그램을 찾은 뒤 kill 명령을 이용해 강제로 종료시키면 된다.

10. 지구촌 커뮤니티가 함께 만들어간다
리눅스 이외의 운영체제는 한 회사가 모든 권한을 갖고 판매한다. 그러나 리눅스는 주인이 없다. 개발 단계부터 온라인에 공개되는, 그래서 수많은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모두가 주인인 운영체제다.
리눅스를 쓴다는 것은 구매자의 입장에서 판매자를 대하는 게 아니라 리눅스라는 커다란 커뮤니티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커뮤니티에는 고수도 존재하고 초보자도 있다. 고수는 초보자를 돕기에 적극적이고 초보자는 배우기에 적극적이다. 채팅을 통해 직접적인 배움도 얻을 수 있고, 이미 작성된 문서를 통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리눅스 커뮤니티에 참가한 이들이 한결같이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좋다’는 것이다. 리눅스를 하다보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나눔’이라는 위대한 철학에 매료된 이들이어서 그런지 모두가 순수하고 욕심이 없다. 자신이 아는 것을 꽁꽁 숨겨두는 욕심꾸러기는 없다. 하나를 얻으면 둘을 베푸는 넉넉함이 아름답다.
리눅스는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녹아 있는 결정체다. 바로 그런 운영체제를 쓴다는 것은, 다시 말하지만 커다란 리눅스의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것이고, 그런 참여를 통해 리눅스는 조금씩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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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률 2019-01-26 17:46:01
Ms사의 제품인 윈도우me는 해외의 유명사이트인pc world가 선정한 최악의 운영체제입니다.운영체제계의 ak소총 겸 파브리노프리브리아 돌격소총인 크로스오버os와는 다르게 수 많은 버그와 오류로 사용자를 엿먹이고 골탕먹인 최악의 운영체제입니다.이왕 운영체제를 바꿀 바에야 기능고장에 훨씬 강한 크로스오버os로 바꾸는게 오히려 훨씬 나을 수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