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 - 구글, 태터앤컴퍼니 인수로 서비스 현지화 재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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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 - 구글, 태터앤컴퍼니 인수로 서비스 현지화 재장전
  • PC사랑
  • 승인 2008.10.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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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 - 구글, 태터앤컴퍼니 인수로 서비스 현지화 재장전

 

추석연휴 전날인 9월 12일 오전. 구글과 태터앤컴퍼니의 홍보담당자로부터 각각 한 통씩의 e-메일이 날아왔다. 제목에 달린 수식어는 조금씩 달랐지만 얼핏 봐도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내용임이 분명했다. 바로 태터앤컴퍼니가 구글과 한식구가 된다는 소식이었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에게 이번 인수에 관한 구글의 입장과 각오를 들어보았다.

 

 태터앤컴퍼니는 구글의 공식 인수발표에 따라 9월 12일 오후부터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시작해, 추석 연휴가 끝난 16일부터 구글 직원으로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업계의 관행이기도 하고, 사안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구글은 이번 인수에 대한 대부분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글로벌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한식구가 된 태터앤컴퍼니 역시 간단한 공지사항 말고는 인수에 관한 어떤 내용이나 입장을 밝히지 않은 터라 세간의 궁금증은 더 커졌다. 구글의 기업 인수 가운데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유튜브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구글코리아의 정김경숙 상무는“다른 기업과 인수과정을 거칠 때는 당사자들의 합의가 중요하다. 때문에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그리 많지는 않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서비스가 본격 논의·개발되는 시점이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대한민국 최초,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인수
이번 인수는 구글코리아의 적극적인 주도로 진행되고 성사되었다. 인수 전 절차는 한국에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들을 찾는 여정이 대부분이었다. 그동안 구글은 전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M&A를 진행해왔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2007년 하반기에 중국의 친구 찾기 사이트인 자이쿠(jaiku.com)를 인수한 것이 첫 번째. 이번 인수로 태터앤컴퍼니는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구글에 인수된 회사가 되었다. “인수를 위해 수많은 개발자들을 만나왔다. 노정석 사장을 만난 것도 꽤 오래 되었다. 하지만 인수를 위해 실질적인 준비와 절차를 거친 것은 7~8개월 정도다.”
정김경숙 상무의 대답으로 지난 4월에 태터앤미디어가 따로 독립법인을 설립한 것이 태터앤컴퍼니가 다른 기업과 M&A를 하려는 준비절차가 아니냐는 의문이 어느정도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구글은 어떤 회사를 인수하거나 협력관계를 맺을 때 상대 기업의 자산이나 실질 가치보다는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재능과 잠재된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구글은 태터툴즈나 텍스트큐브, 이올린 서비스 같은 실체보다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 개발자들에게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구글은 채용과정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으로 입사지원에서 정식 직원이 되기까지 적어도 대여섯 번의 면접과정을 거치는데, 태터앤컴퍼니의 개발자들 역시 이 같은 까다로운 절차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구글의 모든 서비스는 검색을 중심으로 기획되고 서비스된다. 그런데 이번에 구글의 새 식구가 된 태터앤컴퍼니의 개발자 가운데는 검색에 관한 일을 한 사람은 별로 없다. 게임을 만들었던 사람, 웹 디자인 담당, 코드만 매만졌던 사람들 등 제각각 이다. 하지만 구글은 활동분야가 굉장히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이들은 곧 자기에게 가장 걸맞은 일들을 맡게 될 것이다.”
구글이 태터앤컴퍼니를 한국에서의 인수 1호 업체로 선정한 구체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태터앤컴퍼니가 태터툴즈 때부터 블로그 1세대로서 관련 기술과 경험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태터앤컴퍼니는 한국 블로그 서비스의 산증인으로 불리며 지난해 다음과 제휴를 맺어 티스토리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능력과 가능성이 한국에서 구글의 입지를 굳건하게 하고 현지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번 인수에 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기존 서비스의 존속유무와 노정석·김창원 두 대표의 거처문제다. 후자를 먼저 답하자면 두 대표는 구글코리아에서 PM(프로젝트 관리자)으로 일할 것이라 한다. 태터앤컴퍼니를 개발·운영하던 노하우를 구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할 계획이다. 태터앤컴퍼니가 서비스하던 블로그와 이올린 서비스도 당분간은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인수 뒤에 이들인력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 것인지는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이 블로그가 그 첫 번째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설치형 블로그로 쌓은 경험을 구글의 서비스에 융합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구글의 다른 서비스들이 그러하듯 검색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인에게 맞는 검색 서비스야말로 진정한 현지화
구글이 한국에 자리를 튼 것은 현지법인을 설립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이 2001년에 법인을 설립했으니 3년이 늦은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의 격차만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국에서 구글의 존재는 아직 세계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모자란 실정이다. 정김경숙 상무는 이를 한국과 구글 사이에 꼭 필요한 적응기간이라고 풀이한다. 현재 일본에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30% 정도다. 물론 초기에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언어와 문화, 콘텐츠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정도의 과도기를 거치면서 검색 퀄리티가 높아지자 자연스럽게 구글의 자리도 넓어졌다. 중국도 지난해까지는 5%를 밑돌다 8개월 전부터 이용률이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27%까지 점유율이 높아졌다.
“2년 전 어느 날이 생각난다. 정치적 이슈들로 한반도가 뜨겁게 달아오르던 시기였는데, 그날 난 청와대 홈페이지에 들러 각종 사안을 살펴보려고 했다. 하지만 구글 검색은 청와대 홈페이지보다는 그와 관련된 다른 소식들을 먼저 보여줬다.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내용을 제공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글 검색은 그때와는 현저하게 다르다. 알고 리듬이 쌓이고 검색의 질이 높아지면서 한국인의 검색 취향에 맞는 것으로 변화·발전하고 있다. 흔히들 말하는‘구글의 현지화’가 비로소 정착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글은 항상 배고프다?!
그동안 구글은 다른 인터넷 기업들과 달리 이용자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서비스 자체의 질과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이용자들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다양하고 색깔이 분명한 서비스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 한국에서는 몇몇 대형 포털의 영향력이 막강해 외국의 서비스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별로 없다. 실제로 그동안 구글이 런칭한 갖가지 서비스들이 소수의 파워 유저들에만 각광을 받았을 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게 사실이다.
“구글은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다. 그렇다보니 제품을 제대로 만들면 소비자가 알아서 찾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이용자는 똑똑하다. 우리가 아무리 달콤한 소리를 해도 결국엔 제품의 질로 회사를 평가하기 마련이다. 물론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인지하고 이를 넘어설 만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나 역시 100% 동의한다. 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생각이지만 이것 역시 우리 스스로 만족할 수준이 되었을 때 실행될 것이다.”
이번 인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형 포털들이 재능과 시장성을 갖춘 중소벤처들을 인수하는 사례는 제법 많지만 이것이 긍정적인 결과물로 재탄생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이런 이유에서 블로거들 사이에서 “자기 일 잘 하고 있는 태터앤컴퍼니가 예전의 열정이나 역량을 잃지는 않을까”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정김경숙 상무는 반대로 가능성 있는 회사를 국제서비스로 확장시킬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노정석 대표도 구글과 같은 관점으로 이번 인수를 굉장히 반겼다. 요즘은 벤처들이 점점 줄어들고 설자리도 좁아졌다. 구글코리아는 좁아진 영역을 다시 넓힐 것이다. 유튜브 역시 광고수익이 하나도 없었지만 에릭 슈미트 회장의‘돈 걱정 말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라’는 격려와 지지로 지금의 자리로 성장했다. 구글은 앞으로도 벤처의 버팀목이 될 것이다. 구글은 이용자를 가장 무서워한다. 한국의 이용자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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