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와치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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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와치독 2’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7.02.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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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소프트의 새로운 IP인 ‘와치독’은 ‘해커’라는 콘셉트의 오픈월드 게임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전작인 와치독 1은 홍보 영상과 달리 저품질 그래픽에 오픈월드라고 하기엔 너무나 좁은 맵, 해킹은 메인이 아니고 서브 역할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후속작에 대한 기대치도 한없이 낮아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비소프트의 매직이 통한 걸까? 전작의 부진으로 인해 ‘믿거유’(믿고 거르는 유비소프트) 중 하나였던 와치독 시리즈가 환골탈태했다. 와치독 2는 새로운 주인공과 좀 더 밝은 분위기, 다양한 해킹 기술을 선보이며 좋은 평을 받는 데 성공했다.

 

잊을 수 없는 와치통수

와치독 1은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에서 개발해 2014년에 발매한 오픈월드 게임으로, 해킹을 메인 게임 플레이 시스템으로 하고 있다. 2013년 E3 게임쇼에서 공개했을 당시 뛰어난 그래픽과 참신한 콘셉트로 최고 기대작에 꼽히며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계속 이어진 발매 연기와 처음 공개했던 때와 같은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의 저품질 그래픽, ‘어쌔신 크리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게임 플레이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에 사람들은 믿고 게임을 산 사람들의 뒤통수를 때렸다며 ‘와치통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와치독 1이 출시되던 해 같이 나왔던 ‘어쌔신크리드 유니티’까지 큰 비난을 받아 2014년은 유비소프트에게 악재가 겹친 해였다.

그래도 와치독 1은 해킹이라는 소재를 다룬 것과 해킹이 일상생활 속에 침투하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려주기도 했다. 부족한 부분은 상당수 있었지만, 나름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분위기 반전 성공

와치독 2는 전작과 비교할 때 장족의 발전을 이룬 그래픽을 보여준다. 아니, 최신 게임답게 뛰어난 그래픽을 지니고 있어 다른 AAA급 게임과 비교해도 아쉬움이 없을 정도다. 멋진 배경의 샌프란시스코를 즐기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도 나름대로 마음이 힐링 된다.

전작 와치독 1은 시카고에서 자경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인공 ‘에이든 피어스’의 복수극을 보여줬지만, 이번 와치독 2는 태평양 연안의 샌프란시스코를 무대로 거대 기업에 맞서는 해커 집단 ‘DedSec’(데드섹)의 활약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데드섹에 새로 가입한 주인공 ‘마커스 할러웨이’를 조작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전작의 경우, 복수극이라는 콘셉트이기 때문에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면, 이번에는 밝고 신나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과묵하고 냉정했던 에이든과 달리 마커스는 유쾌하고 가벼운 농담도 마구 날리는 성격이라 게임 플레이 기분도 한결 가볍다.

데드섹은 해킹을 통해 일반인부터 거대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정부패를 들춰내면서 대중들의 지지를 높여간다. 이런 방식의 게임에서는 대체로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경험치를 얻어서 레벨이 오르면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형식이지만, 와치독 2는 경험치 대신 팔로워가 늘어가는 형식으로 레벨이 높아지고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다.

 

독특한 플레이 추가

와치독 2를 플레이하고 있으면, ‘GTA 5’와 흡사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두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GTA 5가 역동적이고 똘끼 충만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다고 한다면, 와치독 2는 밝고 가벼운 분위기지만 게임 플레이는 지능적이고 차분하게 해야 한다.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해킹으로 모든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메인으로 자리 잡았다. 강화된 해킹 능력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상대방의 스마트폰에서부터 신호등, 자동차, 전기배선, 카메라 등 모든 것을 해킹하고 조작할 수 있다.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라면 위성을 통한 대규모 해킹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메인으로 해킹하는 만큼, 게임 내 전반적인 UI가 스마트폰에 맞춰졌다. GTA 5에서도 스마트폰 기능이 등장하지만, 통화하거나 사진 촬영, 웹 서핑 정도에 그쳤다면, 와치독 2는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것을 조작할 수 있다. 심지어 개조 RC카나 드론 등을 조작해 마커스가 직접 가지 않아도 시야를 확보해 해킹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킹은 크게 인물, 차량, 사물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인물 해킹은 개인 정보, 계좌이체 등을 할 수 있고 차량 해킹은 차량을 강제로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사물 해킹은 정지, 작동, 폭발, 트랩 만들기 등으로 조작할 수 있다.

 

가볍지 않은 난이도

마커스는 장난기 많고 TV 드라마에 열광하는 20대 청년으로, 도심에서는 요란스러운 복장으로 화려한 파쿠르 액션을 펼쳐 다양한 곳을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벼운 분위기와는 달리 난이도는 가볍지 않다.

적 인공지능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잠입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으면 처음에 나오는 튜토리얼 미션도 실패할 정도다. 와치독 2의 대부분 미션은 어딘가에 잠입해 몰래 데이터를 훔쳐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부수고 쓰러뜨리는 GTA 5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대신 몰래 잠입해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가 지원된다. 앞서 언급한 개조 RC카 ‘점퍼’와 드론 ‘쿼드콥터’가 바로 그것이다. 데드섹의 거점에서는 벌어들인 돈을 사용해 3D 프린터로 다양한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데 미션을 진행하면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것이 무기보다 바로 이 점퍼와 쿼드콥터다.

점퍼는 카메라와 작은 로봇 팔이 달려있는데 얼핏 보면 세그웨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해킹 중에는 물리적 접촉이 필요하기도 한데 점퍼에 달린 로봇 팔로 버튼을 누르거나 물건을 가져올 수도 있다. 특히 크기가 작아 잘 발각되지 않아 위험 지역에 투입하기에 좋고, 발각된다 하더라도 점퍼가 파괴되기만 할 뿐이라 위험도 적다.

쿼드콥터는 날아다니는 비행 드론으로, 이동이 자유로운 대신 물리적인 조작은 불가해 카메라 정찰용으로 자주 쓰인다.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굳이 마커스가 힘들게 뛰지 않아도 손쉬운 해킹이 가능하다.

 

어떤 해커? 당신의 선택은?

와치독 2는 어떤 스킬을 배우느냐에 따라 플레이 타입이 크게 바뀐다. 스킬은 크게 차량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거나 몰래 절도하는 등의 ‘차량 해킹’, 상대방의 스마트폰에 문자를 보내 주의를 끌거나 서로 싸우게 하는 ‘사회 공학’, 신호등을 해킹하거나 보안 시스템을 해킹하는 ‘도시 교란’, 전기 충격 장치나 폭발 장치 등을 만드는 ‘공작’, 총기와 관련된 ‘명사수’, 개조 RC나 쿼드콥터와 관련된 ‘원격 조종’이다.

적과의 대립을 피하고 잠입 위주의 플레이인 ‘고스트 해커’, 원격 제어 장치를 활용해 잠입하지 않는 플레이의 ‘트릭스터 해커’, 지형지물을 이용하고 적과 직접적인 대치로 플레이하는 ‘컴뱃 해커’까지 어떻게 미션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자연스럽게 고스트 해커는 사회 공학과 도시 교란, 트릭스터 해커는 차량 해킹과 원격 조종, 컴뱃 해커는 공작과 명사수 위주로 스킬을 배우게 될 것이다.

 

여전히 아쉬운 문제점

전작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있다. 게임 플레이로는 단연 자동차 운전 조작감이다. GTA 5와 비교해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와치독 2에서는 여전히 현실감과 많이 떨어지는 조작감을 보여준다. 일례로, 살짝만 옆으로 틀어서 확 꺾이는 방식이라 빠른 속도로 달리는 추격전에서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다.

PC로 구동했을 때는 최적화 부분이 가장 아쉽다. 지포스 GTX 970으로 ‘높음’ 옵션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되지 않아 지포스 GTX 1070으로 변경했음에도 ‘매우 높음’ 옵션에서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됐다. 권장사양이 지포스 GTX 780인 것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그래도 와치독 2 자체는 상당한 수작이다. 전작이 안 좋은 편가를 받아 출시 전에 큰 기대를 받진 못했지만, 제작진이 전작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오픈월드에서 해킹의 묘미를 제대로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와치독 2는 그런 면에서 다음 작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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