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백정이 다시 돌아왔다! 데드 라이징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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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백정이 다시 돌아왔다! 데드 라이징 4
  • 임병선 기자
  • 승인 2016.12.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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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의 정신 나간 좀비 학살 게임 ‘데드 라이징’의 최신작이 ‘데드 라이징 1’의 주인공 프랭크 웨스트와 함께 돌아왔다. 이번에는 데드 라이징 1에서 16년 후이자 전작인 ‘데드 라이징 3’에서 1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블랙 프라이데이로 사람이 넘쳐났던 윌라멧 쇼핑몰에서 좀비 사태가 일어나고 시간은 흘러 크리스마스 시즌이 된다. 프랭크는 윌라멧에서 일어난 사건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파해 치기 위해 다시 윌라멧을 찾는다. 16년간 파워업해 돌아온 프랭크와 함께 좀비들을 쓸어버리며 즐거운 연말연시를 즐겨보자.

 

프랭크 웨스트 컴백

데드 라이징 시리즈의 주인공은 1의 프랭크 웨스트, 2의 척 그린, 3의 닉 라모스이다. 프랭크 웨스트는 사진기자로, 좀비 사태를 폭로해 유명세를 타는 것이 목적이었고 척 그린은 전직 모터바이크 레이서였지만,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에게 줄 좀브렉스를 사기 위해 온갖 일을 하는 아버지다. 마지막으로 닉 라모스는 자동차 정비사로 좀비 천국이 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사투를 벌인다.

이번 작에서는 1과 번외편에서 다양한 활약을 선보인 원조 주인공 프랭크가 다시 돌아왔다. 척 그린이나 닉 라모스도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데드 라이징이라면 프랭크 웨스트가 상징적인 존재인 만큼 더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 특종에 정신 나간 사진기자(前 프로레슬러).

프랭크는 1에서 직업이 사진기자가 아닌 프로레슬러라고 생각될 정도로 맨손 격투 기술이 다양했지만, 이번에는 주로 무기를 이용한 공격이 많다. 그래도 몇몇 맨손 격투 무기나 ‘엑소 슈트’(EXO Suits)로 행하는 특수 공격에서 ‘백드롭’이나 ‘스윙’ 등 과거 맨손 격투 기술이 등장해 반가움을 더한다.

이번에는 사진기를 통해 사건을 추리하고 증거를 남기는 모습을 종종 보여줘 사진기자가 맞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전작에서의 프랭크는 중요한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해 경험치를 올리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증거물을 포착하고 추리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역추적 해나간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서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단서가 담긴 아이템도 찾아야 한다. 진행하면서 얼마나 진척을 했느냐에 따라 사건 클리어 후 등급이 주어지는데 ‘인턴’이나 ‘블로거’ 정도의 등급을 받으면 엄청난 자괴감이 밀려온다.

▲ 시원한 질주를 즐길 수도 있다.

 

더 정신 나간 무기

데드 라이징에서는 ‘이런 걸로도 좀비를 때려잡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다. 흔한 좀비 영화나 게임에서 접할 수 있는 무기인 야구방망이나 총기류는 물론, 이발용 가위, 장난감 칼, 티셔츠 발사기, 컴퓨터 키보드 등 기상천외한 무기가 등장한다. 여기에 탈것까지 더해지면 좀비를 때려잡을 수 있는 방법은 끝이 없다.

▲ 다양하고 정신 나간 콤보 차량을 만들 수 있다.

무기 종류는 크게 근접, 원거리, 투척으로 나뉘는데, 필요에 따라 세 가지 형태의 무기를 장착해 실시간으로 교체하지 않아도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전작까지는 모든 무기와 음식이 동일한 슬롯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근접, 원거리, 투척, 음식 슬롯이 별도로 존재해 더 많은 무기(최대 8개씩)를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데드 라이징 2에서부터 등장한 콤보 무기 제작 시스템도 여전하다. 이번에는 근접 무기 26개, 원거리 무기 14개, 투척 무기 7개, 차량 8개 등 총 55개의 콤보 무기가 등장한다. 이러한 콤보 무기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동으로 얻거나 맵에서 얻을 수 있는 콤보 무기 설계도를 통해 만들 수 있다.

▲ 이번에는 총 55개의 콤보 무기가 존재한다.

콤보 무기 제작에 특정 아이템끼리의 조합은 차량에만 국한되고 무기류는 특정 아이템과 무기 카테고리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콤보 무기를 더 적극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콤보 무기의 공격력이나 내구도가 막강하기 때문에 게임 난이도를 대폭 낮추는 데 일조했다.

더 황당한 건 게임 BGM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캐럴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느낌을 물씬 느끼면서 좀비들을 때려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흥겹거나 잔잔한 BGM과 달리 게임 화면은 피가 난무하는 등 갭이 크기 때문에 게임의 정신 나간 분위기를 더 부각시킨다.

▲ 토르를 연상시키는 전기 도끼의 필살기.
▲ 나는 엘리멘탈 마스터다!!

 

사라진 시간제한

데드 라이징은 시리즈 대대로 미션마다 제한시간이 존재했다. 메인 미션은 물론, 서브 미션도 제한시간이 주어졌다. 플레이어는 해당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 딴 곳에는 눈길을 주지 않으면서 생존자를 구하거나 아이템을 얻으러 뛰어다녀야 했다.

하지만 데드 라이징 4에서는 이러한 시간제한 요소가 사라졌다. 누가 위험하다고 얼른 구하러 가달라고 해도 신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놀거나 숨겨진 요소를 찾으면서 시간을 충분히 보내다가 미션을 수행하러 가도 된다. 이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긴장감은 전작들보다 상당히 떨어지지만,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부분은 마음에 든다.

그나마 시간제한 요소는 새로 추가된 엑소 슈트다. 입는 순간부터 게이지가 서서히 줄어들지만, 그만큼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 표지판을 뜯어 공격하거나 거대한 도끼나 미니 머신건을 무기로 사용하거나 자동차도 때려서 날려버릴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부품과 결합해 적을 얼리거나 바람으로 날려버리는 공격도 사용 가능하다.

▲ 엑소 슈트를 업그레이드하면 더 다양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
▲ 일부 지역에서는 엑소 슈트를 시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카메라가 다양한 부분에서 활약하는 점도 흥미롭다. 카메라는 일반 촬영은 물론, 야간 투시 모드로 어두운 곳에서 길을 찾을 수 있게 해주고 스펙트럼 분석기 모드에서는 잠긴 문이나 취약한 벽 등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셀카를 찍는 기능도 존재하는데 좀비들 사이에 서있거나 다양한 이벤트 장면에서 셀카를 찍어 남기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 사진기에는 야간 투시나 스펙트럼 분석기 기능이 추가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쓰인다.
▲ 나는 가끔 좀비들과 셀카를 찍곤 한다.

 

아쉬운 점은 한가득

데드 라이징 4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산재한다. 우선 서브 미션들이 대체로 단순화됐다. 생존자를 구하는 미션은 멍청한 인공지능을 지닌 생존자를 대피소까지 데려와야 하는 짜증을 불러오곤 했다. 이번에는 생존자를 구하기만 하면 생존자가 알아서 대피소로 이동하는 방식이라 이런 불만은 없다. 하지만, 모든 생존자 또는 사이코패스 관련 서브 미션이 단순하게 방해되는 적을 쓰러뜨리기만 하면 되는 식이라 지루하다.

강력한 콤보 무기가 게임 난이도를 대폭 낮춘 것도 문제다. 좀비를 얼리는 ‘서리검’이나 감전시키는 ‘전기 도끼’를 들고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 진행이 상당히 쉬워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 밸런스 파괴 일등공신인 서리검.

물론, 기존에도 미니 전기톱 같은 사기 무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무기 슬롯이 많아 내구도나 탄약 걱정 없이 마구 좀비를 처치할 수 있고 체력을 회복하는 음식도 자주 발견돼 체력이 부족할 겨를이 없다. 기존 작에서는 음식도 아이템 슬롯을 하나 차지하는 만큼 무기를 덜 가지고 다니면서 음식을 챙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고민도 필요 없다.

DLC도 문제다. 엔딩 뒷부분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DLC 구매는 필수다. 더구나 본편에서 없던 시간제한 등의 압박감은 DLC 모드에서만 가능하다,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진엔딩을 판매한 전적이 있는 캡콤이기 때문에 크게 놀랍지도 않지만, 계속 다른 게임에도 이러한 것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기에 멀티 엔딩 요소도 없어 여러 번 플레이하게 하는 부분도 부족하다.

데드 라이징 4는 프랭크가 돌아와 반갑고 다양하고 정신 나간 무기와 차량으로 충분히 유쾌함을 주는 게임이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신선하거나 놀라운 요소가 없고 난이도 실패 문제 등은 게임을 구매하는 데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다.

▲ 레벨 업과 함께 다양한 기술을 배워 더 강력해진다. 레벨과 기술은 2회차에도 연동되기 때문에 1번 클리어 후에는 게임을 더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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