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i7-6700K 숨은 성능 끌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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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i7-6700K 숨은 성능 끌어내기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6.06.30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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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격, 더 빠른 속도

오버클럭에 대해 다룰 때마다 애독자엽서로 여러 문의가 들어온다. 오버클럭이 전문가들의 고유한 영역이었던 시절은 가고, 이제 약간의 지갑 사정과 지식이 있으면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오버클럭은 필수가 아니다. 마니아들은 CPU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보통 사람들은 같은 값에 좀 더 나은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오버클럭을 한다. 그 방법 또한 예전에 비해 많이 쉬워졌다. 바이오스에서 디폴트 값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도 오버클럭을 해 본 적이 없는 K 버전 사용자라면, 용기를 내 보자.

 

선택을 필수로? 필수를 선택으로?
i7-6700과 i7-6700K 프로세서의 차이는 오버클럭의 가능 여부도 있지만, 기본 성능의 차이도 있다. 쿼드코어 8스레드 구성과 내장그래픽 성능은 같지만, 6700의 속도는 기본 3.4GHz, 터보부스트 4.0GHz이고, 6700K는 기본 4.0GHz, 터보부스트 4.2GHz다. 성능 차이에 따라 소비전력도 6700은 65W, 6700K는 91W로 꽤 차이가 난다. 6700K의 기본 성능은 굳이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다. 모든 i7-6700K 사용자들이 오버클럭을 위해 이 제품을 구입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기에 i7-6700K의 오버클럭 수준은 매우 좋은 편이다. 단일 코어 4.0GHz는 이미 속도 면에서 다른 프로세서를 앞섰고, 8스레드 구성으로 CPU 연산 능력이 필요한 인코딩 작업 등의 효율도 우수하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조금 더 빨라지고, 두 걸음만 더 걸으면 앞자리 숫자가 달라질 만큼의 차이를 보인다. 예전처럼 어려운 작업이 아니니 가볍게 10% 정도, 상황에 따라 15% 이상도 시도해 보자.

요즘은 대부분의 바이오스에서 자동 오버클럭을 지원한다. 테스트에 사용한 기가바이트 GA-Z170X-UD5의 경우 i7-6700K를 4.6GHz까지 자동으로 끌어올려 준다. 기본 쿨러로는 4.4GHz 정도까지 괜찮고, 그 이상을 시도한다면 별도의 성능 좋은 CPU 쿨러를 장만하는 걸 권장한다. 본 오버클럭 테스트에선 최대한의 오버클럭 상태에서 70℃를 넘지 않는 것을 기준 삼아 진행했다.

4.6GHz까지는 바이오스에서 지원하는 자동 옵션으로 진행했는데, 이 경우 전압 역시 자동으로 변환돼 일반적인 오버클럭 상태보다 좀 더 많은 전압이 가해진다. 사용자가 속도와 배수, 전압을 맞춰가며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초보자인 경우 이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되도록 메인보드에서 제공하는 옵션을 이용하도록 하자. 4.7GHz 오버클럭의 경우 속도를 98MHz로 낮추고 배수를 48로 잡아 4704MHz로 설정했다. 코어 전압은 1.405~1.415V에서 맞췄는데, 이는 CPU에 따라 조금씩 다르니 절대적인 값은 아니다.

 

테스트PC

CPU쿨러: 써모랩 트리니티
메인보드: 기가바이트 GA-Z170X-UD5
RAM: 삼성전자 DDR4 16GB PC4-17000
SSD: 킹스톤 퓨리X 240GB


CPU-Z 벤치마크

▲ 순서대로 4.0GHz 노오버, 4.4GHz, 4.6GHz, 4.7GHz로 오버클럭한 상태의 CPU-Z 사진이다. 4.7GHz의 경우 기본 속도를 98MHz로 설정하고 48배수를 적용해 오버클럭했다. 하단에는 CPU-Z에서 제공하는 벤치마크 테스트를 i7-4790K 데빌스캐년과 비교한 점수다. 4.0 멀티스레드 8,631점 대비 4.7은 10,298점을 기록했다. 싱글 스레드의 경우 4.0과 4.4 상태 점수도 5%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4.4와 4.6 사이의 점수차는 싱글에선 크지 않았지만 멀티 스레드에서 약 5% 정도의 차이가 났다.

 

슈퍼파이

▲ 1백만 자리의 원주율 소수점을 계산하는 슈퍼파이 1M 테스트. 이 유틸리티는 싱글 스레드만으로 측정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결과는 4.0GHz에서 8.797초, 4.4GHz에서 8.360초, 4.6GHz에서 8초 플랫, 4.7GHz에서 7.829초로 측정됐다. 4.0과 4.7의 차이가 1초가 약간 못 되는데, 비율로 따지면 12% 정도의 성능 차이다. 참고로 현재 슈퍼파이 1M 세계 최고 기록은 덴마크의 오버클럭 팀이 i7-3770K를 7108MHz로 오버클럭해 세운 5.062초다.

 

시네벤치 R15

▲ CPU의 종합 성능을 보는 시네벤치 R15 테스트 결과는 성능 차이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종합 점수는 4.0GHz 881cb, 4.4GHz 959cb, 4.6GHz 993cb, 4.7GHz 1004cb를 기록했다. 4.7GHz로 오버클럭하니 드디어 1천 점을 넘을 수 있었다. 싱글 코어 점수는 4.0GHz 181cb, 4.4GHz 189cb, 4.6GHz 198cb, 4.7GHz 201cb를 기록했다. 싱글 코어와 종합 점수 모두 4.0 대비 4.7이 10%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FLAC 음원 인코딩

▲ 요즘 기자가 가지고 있는 CD의 음원을 추출해 보관용과 감상용으로 변환 및 분류하는 작업이 취미다. CD에서 추출한 FLAC 음원 파일 50개를 ‘dBpoweramp music converter’를 이용해 320kbps 음질의 mp3 파일로 인코딩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 곡의 인코딩을 하나의 스레드에 할당해 개별 성능과 종합 성능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인코딩과 같이 CPU의 성능에 좌우되는 작업의 경우 프로세싱 능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오버클럭이 더욱 필요하다. 작업 완료에 소요 시간은 큰 격차가 나지 않았지만 4.0GHz 1분 8초, 4.4GHz 1분 1초, 4.6GHz 59초, 4.7GHz는 57초가 소요됐다. 4.6GHz 정도로 올려도 10초 정도 차이가 나는데, 한두 번이 아니라 수백 장의 CD를 작업하게 되면 몇 초가 꽤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98MHz x 49배수로 4802MHz까지 끌어올려 봤다. CPU-Z의 벤치마크는 약 10,400점 초반을 기록했지만, PC 운영이 안정적이지 못했고 온도도 70℃를 넘어 80℃ 가까이 올라 테스트를 계속하기 어려웠다. 전압 역시 1.410V부터 0.005V 단위로 수십 번을 바꿔봤지만 안정화에는 실패했다. 아마 공랭식 쿨러만으로 4.8GHz는 무리인 것 같다.

오버클럭은 노력의 가치를 명확한 숫자로 보여 주는 놀이다. 보다시피 기본 속도에서 숫자상으로 15% 정도 성능을 끌어올렸을 때의 효과는 생각보다 눈에 띌 정도였다. 자동 오버클럭이 아니라 적절한 속도와 배수, 전압을 찾는 재미도 생각보다 쏠쏠하다. 마침내 이전의 기록을 갱신했을 때의 기쁨은 컴퓨터 마니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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