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 전문기업 캔스톤 어쿠스틱스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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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전문기업 캔스톤 어쿠스틱스를 가다
  • 강인숙 기자
  • 승인 2016.03.30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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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대한 장인정신

1990년대 초, 멀티미디어 스피커가 도입된 이래 각개전투를 벌이던 PC스피커 시장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스피커 브랜드가 있다. 바로 캔스톤 어쿠스틱스(이하 캔스톤)의 이야기다.

신생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빠르게 입지를 굳힌 걸 보면 그 숨은 역량이 대단할 정도다. 음향기기를 다루며 적게는 15년, 많게는 20년 이상 일해온 사람들이 힘모아 만들었다는 캔스톤.

소리에 관한 열정이라면 남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한종민 대표와 캔스톤을 만나보자.

▲ 캔스톤 어쿠스틱스 한종민 대표.

조금의 차이가 큰 차이입니다
론칭된지 불과 4년, 5년이 채 안 된 신생 브랜드 캔스톤 어쿠스틱스. 하지만 오픈마켓이나 순위 사이트를 보면, 캔스톤이란 이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10년 이상을 호령하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까.

‘조금의 차이가 큰 차이입니다’ TV 모 CF의 카피 문구다. 캔스톤의 비결을 묻는 말에 한 대표가 말문을 연 문구이기도 하다. 비결은 캔스톤의 구성원이었다. 오랜 기간 스피커 시장에서 일해 온 이들이기에, 제품을 선정하고 시장에 유통하는 부분에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경력이 가장 짧은 직원조차 15년이라고 하니 그들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플레이를 하고 있으므로 실패율도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

▲ F&D 공식 론칭 후 첫 모델 F&D A320.

F&D에게 선택받은 남자
캔스톤이 빠르게 입지를 잡을 수 있었던 까닭은 그들의 비즈니스 파트너 F&D의 역할도 적지 않다. 캔스톤이 현재 독점 공급 중인 F&D는 알텍렌싱, 로지텍, 필립스, 오디오테크니카, 제이비엘, 하만카돈, 폴크 오디오, 샤오미 등 세계 유수 브랜드의 스피커를 OEM 제조하는 펜다 사의 독자 브랜드다. R&D를 비롯, PCB 디자인과 조립, 유닛 개발과 제조, MDF 가공, 툴링과 플라스틱 사출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 공장에서 처리할 정도로 규모 있는 회사다.

하지만 OEM 비즈니스라는 것은 장래성이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항상 뒤따른다. OEM이 끊기는 순간, 매출이 급감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F&D라는 자체 브랜드가 만들어졌고, 전 세계에서 바이어들을 찾는 와중 한국에서는 캔스톤과 연결된 것이다.

‘왜 캔스톤이었나’라는 물음에 한종민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첫 모델 LX-350 이후 인기를 견인해줄 히트 모델이 필요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 당시 캔스톤도 F&D에 관심은 있었지만 워낙 큰 업체다 보니 선입견이 있었다고. 그러던 차에 F&D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내왔다고 한다. 그에 부응해 캔스톤은 짧은 시간 내에 F&D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F&D에게도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가 생겼다.

“F&D가 지금 돌이켜보면 오히려 고수처럼 보여요. 대부분이 큰 업체를 원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캔스톤이라는 아주 작은 업체를 선택했어요. 우리의 꿈과 비전을 보고 말이죠. F&D라는 큰 회사가 모험을 걸어준 것입니다. F&D는 우리의 열정을 인정해줬어요. ”

▲ PC방을 겨냥에 출시된 사운드바 LX-2200, 사운드 테이블 H300. 캔스톤은 전자를 2세대, 후자를 3세대로 칭한다.

뒤늦은 출사표, 넓은 보폭으로
지금까지 캔스톤의 행보를 보면, 2014년에는 홈오디오와 PC스피커, 2015년부터는 블루투스 스피커, 사운드 테이블, 이어폰 등 폭넓은 라인업을 갖춰가는 중이다. 특히 블루투스 스피커, 2채널, 2.1채널, 5.1채널, 사운드바, 사운드 테이블 등 이렇게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는 이유에 관해 물으니, 한 대표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결과라 말했다.

“시장의 니즈를 점검한 결과죠. 물론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많이 늦기는 했어요. 하지만 늦은만큼 발빠르게 2016년에는 모바일 액세서리나 PC방 시장을 좀 더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이와 별개로 시장의 없던 니즈를 만들어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캔스톤은 PC방 시장에 뒤늦은 출사표를 던졌다.

PC방이 프리미엄화되고 모니터가 대형화되면서 사운드적인 측면도 변화의 국면에 맞았다. 자연스럽게 사운드바가 등장하게 되고 캔스톤도 작년 10월 ‘LX-2200’를 선보였다. 하지만 사운드바에 있어 캔스톤은 후발주자일 뿐이다. 그렇다면 사운드바 이후에 PC방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캔스톤이 내린 결론은 PC방 프리미엄화에 걸맞게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자신들이 제시하자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사운드 테이블 ‘H300’의 탄생이다. TV 시장에는 이미 존재하는 사운드 플레이트, 사운드 베이스 등의 제품을 PC 시장에 접목시킨 것이다. 캔스톤은 이를 3세대라고 정의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스피커 카테고리를 만든 거에요. 이게 계속 반응이 있고, 판매되면 다른 브랜드에서도 사운드 테이블이 등장하겠죠. 누군가가 사운드바 시장을 만든 것처럼, 저희는 사운드 테이블이라는 시장을 만들었어요. 전체적인 음향시장에서 볼 때 기특한 일 아닌가요. ”

이렇게 캔스톤은 시장의 니즈에 맞춘 제품군을 차츰 늘려가는 중이다.

▲ 2016년 상반기 주력제품. 바 형태의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E200 PLUS), 알람 블루투스 스피커(LX-C1 Watch),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W13 Dupont).

캔스톤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캔스톤이 론칭된 후 얼마지 않아, 소비자의 만족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캔스톤을 론칭하고 한종민 대표가 가장 중요시했던 것이 바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전문적인 서비스를 할 힘이 있는 업체라면 가능하겠지만, 저희는 일인다역이거든요. 하지만 서비스에 소홀해서는 절대 안 되죠. 사실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잖아요. 그 부분에서 서비스 전화 응대가 가장 큰 마케팅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서비스 전화의 대부분이 신경질적이잖아요. 화를 내는 그 마음을 저희는 오히려 이해할 수 있어요. 소비자들이 안타까워하는 게 느껴지고, 그것에 저희가 더 미안해지니까 더 정성을 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희 제품으로 인해 발생한 불편함이기 때문이니까요. ”

이런 점에서 캔스톤이란 브랜드는 따뜻한 브랜드임이 틀림없다. 한 대표 또한, 캔스톤은 따뜻한 브랜드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이 소비자에게 닿은 탓일까. 오히려 고객들이 캔스톤을 구매할지 고민하는 다른 소비자에게 ‘캔스톤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를 캔스톤의 철학으로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다.

스피커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제 열정이 조금이나마 묻어있었으면 좋겠어요. ”

인터뷰를 진행하던 와중, 한 대표가 갑자기 꺼낸 이야기다. 한 대표와 캔스톤에게는 자그만 꿈이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론칭이다. 다른 업체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고려는 거의 없다. 의식 자체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캔스톤은 홈오디오에 대한 미련과 열정 그리고 자신들의 뿌리가 홈오디오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프리미엄’에 대한 꿈이 항상 있다고 말해왔다. 지금은 비록 잘 나가는 제품 위주로 판매할 수 밖에 없지만, 언젠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하겠다는 취지다. 캔스톤이라는 회사가 지닌 소리에 열정, 신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제품을 언젠가는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 꿈의 결정체를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 가진 자금, 시장 사이즈 등. 현실적으로는 잘 나가는 제품을 출시 할 수 밖에 없네요. 그러나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해소되면, 몇 개 판매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말 괜찮은 스피커를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

그게 캔스톤일수도, 제2의 브랜드일 수도 있다고 곱씹는 그의 머리에는 이미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돈을 떠나서 사람들의 귀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한종민 대표. 한 대표는 그것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길이라 말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기에 말이다.

음향 시장에서 전문성과 열정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그의 철학과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지금의 브랜드 캔스톤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martPC사랑 독자들에게 한마디
PC사랑은 PC 시장의 역사를, 시장 자체를 끌고 온 매거진입니다. 지금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PC사랑 독자들이 그 수는 예전만큼 못하겠지만, 오히려 일반 분들보다 전문성 있는 분들이 아닐까요. 제 생각에는 이런 PC사랑의 유저들이 IT 업계의 리더가 될 분들이라고 봅니다. 일반 유저들에게 좋은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분들인 거죠. 나름대로 이 시장의 ‘파워블로거’같은 존재인 겁니다. PC사랑과 구독하시는 분들이 함께 힘을 모아 쇠퇴해가는 PC 시장을 계속 끌고 가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PC사랑 독자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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