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력해지는 기기 간 교류 - 디바이스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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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강력해지는 기기 간 교류 - 디바이스 메시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6.02.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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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주목할 만한 전략 기술

IT 자문기관인 가트너는 매년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 트렌드’라고 소개하는 전략 기술 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10월 가트너가 발표한 2016년 10대 전략 기술을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설명했는데, 그 중 첫 번째로 소개된 것이 ‘디지털 메시’다. 디지털 메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으로, 물리적인 세계와 가상 세계의 융합을 뜻한다. 그 중 기기 간의 결합을 뜻하는 ‘디바이스 메시’(Device Mesh)에 대해 가트너의 펠로우 겸 부사장 데이빗 설리는 “앞으로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은 전통적인 기기보다 디바이스 메시 속의 사용자에게로 관심이 옮겨질 것이다. 지금의 기기들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백엔드 시스템으로 연결되고 있지만, 정작 기기 자체는 단독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바이스 메시의 발전에 따라 연결 모델이 증가하고, 기기 간의 상호작용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삶의 가치 향상

기자가 가지고 있는 기기 중 디바이스 메시를 가장 빨리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샤오미의 스마트밴드 ‘미 밴드’다. 액세서리 착용을 좋아하지 않지만, 만보계와 전화 알림, 알람, 수면 패턴 분석 등 소소하지만 활용성이 좋은 기능 덕에 요즘 꾸준히 차고 다닌다. 둔해서 전화기의 진동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미 밴드를 착용한 이후엔 전화를 못 받는 일이 줄어 편리하다. 알람 역시 소리가 아무리 커도 손목에서 울리는 진동의 효과가 더 크다. 2만 원이 채 못 되는 저렴한 가격의 미 밴드가 기자의 삶에 적어도 2만 원 이상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디바이스 메시는 사람들이 앱과 정보에 접근하거나 SNS, 정부, 기업과 소통할 때 사용되는 기기로, 삶의 질과 가치를 조금씩 높여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디바이스 메시에 해당하는 기기로는 최근 가장 폭넓게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 스마트워치·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기기와의 유·무선 연결이 준비된 자동차, 사물인터넷용 센서와 같은 환경 기기 등이 있다. 모바일 기기와 웨어러블 기기는 이미 기술의 심화가 계속되고 있고, 사물인터넷 기술은 각종 관련 기업에서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에 대입되는 디바이스 메시는 이미 각종 리서치 기관에서 향후 5년간 약 8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커넥티드 서비스를 적용할 것으로 예측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의 카플레이 등의 기술이 현재 대표적인 서비스로, 전화와 음악 연결 정도였던 기존 기술에서 본격적으로 모바일 기술이 대입되고 있다. 아직은 적용되는 서비스가 한정적이지만, 향후 기술 적용이 본격화되면 스마트폰의 앱을 개발하는 것처럼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특히 애플의 지도는 하루빨리 다른 지도 앱으로의 교체가 시급하다)

 

2009년 도입된 아이폰 3GS는 우리가 ‘진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기폭제가 됐다. 이것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마 한두 해는 더 ‘멍청한’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화웨이의 스마트밴드 ‘토크밴드 B2’는 일반적인 스마트밴드와 달리 스마트폰과 좀 더 복합적인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건강관리 기능과 더불어 스마트워치의 중요 기능 중 하나인 전화 기능을 블루투스 헤드셋 형태로 삽입한 것. 헤드셋 자체에 디스플레이을 얹고, 이를 손목 스트랩에 장착해 그대로 스마트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동차 내장 기술만으로도 가능하지만, 항상 휴대하는 스마트폰과 연동했을 때의 파급효과 또한 기대할 만하다. 추후에는 스마트폰의 음성명령 기능과 접목해 ‘선루프 열어’, ‘음악 소리 좀 키워줘’ 등 차량 내 대부분의 기능을 음성명령만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구글이 시험 중인 무인 자동차 기술도 모바일 기기와 좀 더 진화한 형태로 결합하면, 과거 상상이라고만 여겼던 ‘전격 Z작전’의 키트를 실제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 보일러 TV 광고에서 집에 가기 전 보일러를 켜 온도를 높여두는 걸 봤을 것이다. 이것도 IoT 기술의 하나다. IoT는 가정에 무선 공유기와 사물인터넷 허브를 배치하고, 각종 전자기기를 하나로 연결시켜 모바일 기기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주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형 시스템이다. 현재 국내에선 LG유플러스가 가장 공격적으로 IoT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집 안 온도조절, 조명 조절, 창문 열림 감지, 전력 관리 등 다양한 명령을 사용자의 위치에 관계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2020년 세계 스마트홈 산업이 약 45조 원 규모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차세대 통신망, 관건은 언제나 속도

더욱 복잡해지는 기기 간 연결에서 뒷방침돼야 하는 것 중 하나가 통신기술이다. 현재 주된 통신망인 LTE의 속도는 다운로드 최대 100Mbps, 업로드 최대 50Mbps다. 실제 전송 속도는 이론상 다운로드 최대 12.5MB/s, 업로드 최대 6.25MB/s로 계산된다. 기자가 올해 통신사를 옮기며 1개월새 3개 통신사를 모두 사용해본 셈이 됐는데,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실제로도 3사 모두 약 10MB/s 정도가 나오는 걸 확인했다.

5G포럼에서는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통신망 5G에서 최대 50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할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솔직히 현재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유선인터넷 속도도 2014년 말이 돼서야 1Gbps 회선이 공급되기 시작했는데, 무선으로 50Gbps 속도를 제공하겠다는 말은 굳이 믿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늘어난 용량 전송에 대한 안정성과 보안이다.

 

잊지 말자. 통신사들이 4G란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의 LTE는, 엄연히 따지면 4세대가 아니라 3세대의 진화형인 3.5, 혹은 3.9세대였다. 단지 이를 4세대라고 칭하면 안 된다는 룰이 없었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4G를 사용한 것이다. LTE 서비스 초기에 이것이 논란이 되자 통신사들은 슬그머니 TV 광고에서 4G란 말을 쏙 빼는 기염을 토했다.

 

특징은 복합 연결, 핵심은 연결 기술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오는 2018년 6,600만 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대부분의 기기 간 무선연결 기술의 기반은 블루투스다. 1994년 에릭슨이 개발을 시작해 20세기 마지막 해에 공식 발표된 블루투스는, 보급 초기 Wi-Fi와 같은 2.4GHz 대역폭을 사용하며 혼선이 잦았으나 이후 버전업으로 사용 범위가 증가하고 혼선이 줄었다. 처음부터 오픈 라이센스로 공개돼 해당 기술 사용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현재의 보급에 큰 원동력이 됐다.

 

현재 가장 최신 버전은 2014년 12월 발표된 4.2다. 기존 4.0 대비 전송 속도가 최대 2.5배 증가했고,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용량이 10배로 늘어나 전송 오류나 배터리 소모를 줄였다. 또한, 확산되고 있는 사물인터넷과의 협력을 위해 연결성이 강화됐다. IPv6 규격을 통해 인터넷에 직접 접속할 수 있게 돼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 구현이 수월해진다. 더불어 개인정보 보호기술이 강화됐다. 사업자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나 블루투스를 사용 중인 기기의 위치를 마음대로 추적할 수 없어, 사용자가 허가하지 않으면 수집 가능 지역에서도 정보가 보호된다.

블루투스 4.2로 적용되는 속도의 증가는 하드웨어를 변경해야 하지만, 개인정보 강화는 펌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가능하다. 현재 저전력 무선 솔루션, 스마트허브, 건강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적용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블루투스 기술을 총괄하는 블루투스 SIG의 회원사는 2만5천여 개에 달하는데, 이는 2년 전 대비 1/4 이상 증가한 수치다. 향후 몇 년간 무선연결 기술은 블루투스가 주도하고, 다양한 기기들이 서로 밀접한 연결 관계를 갖는 것에 블루투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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