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특별기획 - 한정판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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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특별기획 - 한정판의 향연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5.10.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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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특'별하고 '소'중한

기자가 처음 용돈을 모아 구입한 게임은 5.25인치 디스크 3장으로 구성된 퍼즐 게임 ‘레밍즈’였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90년대 초반 당시 안양 1번가의 쇼핑의 메카였던 ‘본백화점’ 근처의 게임매장에서 샀던 기억은 남아 있다. 이후 컴퓨터의 사양이 바뀌며 게임 타이틀은 CD로, DVD로, 다운로드 콘텐츠로 바뀌어 갔고, 그 퀄리티와 함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게임 타이틀은 같지만 게임 외의 부수적인 아이템이 팬들의 지갑을 설레게, 아니, 털리게 했다. 기자도 자취생 시절 끼니를 밥 대신 라면으로 연명하며 PSP용 DJMAX 시리즈를 모두 한정판으로 구매했던 추억이 남아 있다. 이제 게임을 넘어 거의 대부분의 IT 아이템은 제품 자체에 집중한 일반판과 함께 구매욕을 자극하는 특별판이 공존하고 있다. 정작 메인 아이템 자체는 똑같다는 걸 알면서도 ‘특별판’, ‘소장판’, ‘한정판’이란 이름에 홀린 듯 카드를 긁어대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다. 기자의 친구처럼 한심한 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무엇이 팬들과 콜렉터들의 몸과 마음을 탈탈 털어대는지 알아보자.

 

▲ 2013년 공개된 세계적인 슈퍼카 람보르기니의 50주년 기념 한정 모델 ‘베네노’. 전시용 회색 모델 1대와 이탈리아의 국기 색(적색, 녹색, 백색) 각 1대씩 총 4대만 생산됐다. 330만 유로.(한화 약 44억 원) 한정판 중의 한정판이라 할 만한 위력이다.

 

‣ 본 기획은 허구한 날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부질없이 용돈을 흩날리는 청년들에게, 그 술 한두 달만 끊으면 어차피 사야 할 게임 타이틀에 캐릭터 피규어 하나, 특전 아트북 한 권이 더 생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특집이다. 같은 와우저라도 한정판 날것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은 무척 다르다.(알라르의 재는 없어도 공포의 까마귀는 있는 기자의 조언이니, 한 번쯤은 새겨들어 주는 척이라도 하는 아량을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 더 쉽게 설명해 달라고? 같은 티머니 카드라도 에이핑크 한정판 카드를 사서 쓰라는 얘기다.

단, 한정판이라 함은 무릇 시기가 중요하다. 구매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름에 걸맞게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는 것이 한정판의 묘미다. 여기 소개한 제품들 중 대부분은 판매 개시와 매진의 시기가 비슷한 제품들로, 지금은 중고로밖에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니 앞으로 원하는 제품이 일반판과 한정판이 따로 출시된다는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미리 술값과 커피값을 아껴 총알을 넉넉히 준비해 두자. 참고로 ‘스타크래프트 Ⅱ: 공허의 유산’이 오는 11월 10일 출시될 예정이다. 당연히 소장판도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각종 20주년 기념 모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 20주년 기념 한정판

1994년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기폭제가 된 가정용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이 발매된 해다. 지난 2014년 PS의 발매 20주년을 맞아 최신 버전인 PS4의 20주년 기념 모델이 12,300개 한정 생산·판매됐다. 기기와 컨트롤러, 카메라 등 하드웨어의 컬러가 초기 버전의 촌스러운 회색을 띠고 있고, 초창기의 4색 로고도 그대로 재현했다. 기기 전면에는 몇 번째 생산 모델인지를 알려주는 엠블럼이 있다. 1번 모델은 자선 경매로 온라인 옥션이 진행됐는데, 한 일본인이 15,134,000엔(한화 약 1억 4700만 원)에 낙찰 받았다.

ASUS 그래픽카드 개발 20주년 기념 GTX980 골드 에디션

메인보드·그래픽카드 제조사 ASUS도 올해 그래픽카드 개발 20주년을 맞아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라인업 GTX980의 한정판 골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기존의 GTX980 매트릭스 플래티넘 모델과 성능이 같고, 전면과 후면 플레이트를 금색으로 치장한 것이 특징이다.

BMW 한국 진출 20주년 기념 한정판 5종

지난 7월 BMW코리아가 BMW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자사의 자동차 5개 모델의 한정판을 출시했다. 120d M 스포츠 패키지, 320d M 퍼포먼스, 530d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뉴 640d 그란 쿠페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X5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등 5종이다. 각 모델은 자사 로고를 상징하는 모노톤과 파란색으로 구성되고, 기존 모델과 다른 외관과 옵션이 적용됐다. 20주년을 상징하는 배지도 부착됐다. 5종 모두 20대 한정 생산됐다.

Ultrasone 20주년 기념 PRO 650 헤드폰

1990년 창립된 독일의 헤드폰 제조사 울트라손이 지난 2010년 창사 20주년을 맞아 기념판으로 삼은 것은 자사의 프로페셔널 라인업의 PRO 650 모델이다. 헤드폰이지만 밀폐형 구조로 차음성이 좋고, 40mm 드라이버로 음원의 분리도 뛰어난 편이다. 주로 스튜디오와 Hi-Fi 용도로 사용된다. 한정 생산된 제품은 아니다.

 

갖가지 한정판들

써멀테이크 Level 10 티타늄 에디션

PC 관련 하드웨어는 특별한 한정판이 많지 않다. 빠르게 진화하는 IT 업계의 특성상 오래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큰 이유다. 그래도 써멀테이크의 Level 10 GT 시리즈는 출시부터 항상 주목받아 온 한정판 PC케이스다. 가장 최근의 티타늄 에디션은 티타늄 특유의 컬러로 주목을 받았는데, 실제 티타늄을 재질로 사용한 것은 아니어서 핀잔도 함께 듣고 있다. 500대 한정 생산, 149만 원.

덕키 미니 2014 한정판

말의 해였던 2014년에 말 형상 로고를 새겨넣은 덕키 채널의 ‘미니’ 키보드 2014 버전이 출시됐다. 텐키레스 버전보다 작은 크기로, 펑션 키 라인까지 없앤 초소형 키보드다. 하우징 전체가 알루미늄 처리된 덕분에 작지만 묵직하고, 내부 PCB 듀얼 레이어 구성으로 안정성도 뛰어나다. 2014개 한정 생산, 21만 원.

웨스턴디지털 외장하드 10주년 My Passport Metal

저장장치 전문기업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이 외장하드 10주년을 맞아 My Passport 시리즈의 상판을 금속 소재로 표면을 장식해 10주년 기념 모델로 출시했다. ‘Metal’이란 접미사가 붙은 이 모델은 알루미늄 재질로 구성된 상판이 멋진 디자인을 만들었다. 세 가지 컬러 중 샴페인골드 컬러가 10주년 기념 모델로 선정됐다. 10주년이었던 지난해엔 한정 판매였으나 현재는 일반 버전으로 판매되고 있다. 1TB 99,000원.

imp. R2-Q5 버추얼 키보드

일본의 imp.에서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의 개봉에 맞춰 한정판 레이저 키보드 ‘R2-Q5’를 공개했다. R2Q5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드로이드 ‘R2D2’와 같은 모양이지만 에피소드 4에만 등장하는 모델이다. 목 부분에서 레이저로 68키 키보드를 바닥에 재현해 주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전원을 켤 때나 끌 때 드로이드 특유의 효과음도 들을 수 있다. 블루투스 3.0 탑재로 윈도우를 비롯해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사용 가능하다. 500개 한정 판매, 약 32만 원.

삼성 갤럭시S6 엣지 아이언맨 에디션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6 엣지’와 마블의 히어로 아이언맨이 만났다. ‘갤럭시S6 엣지 아이언맨 에디션’은 아이언맨의 상징인 금색과 붉은색으로 장식되고 후면에 아이언맨의 마스크가 새겨져 있다. 아크 원자로 모양의 무선충전 패드가 함께 제공된다. 내부 OS에 아이언맨 테마가 기본 적용돼 있다. 국내 1,000대 공급, 120만 원.

캐논 파워샷 N 페이스북 레디

캐논은 한창 페이스북이 활개를 칠 때 파워샷 N 모델을 기반으로 원터치 페이스북 접속 버튼을 탑재한 ‘파워샷 N 페이스북 레디’를 출시했다. 기능은 파워샷 N과 동일하고, 제품 우측 측면의 페이스북 버튼을 누르면 Wi-Fi가 접속된 어디에서나 촬영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다. 국내에 200대 공급, 349,000원.

LG 스마트워치 어베인 Luxe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워치 ‘어베인’의 럭셔리 에디션 ‘어베인 Luxe’를 따로 출시했다. 일반판과 달리 전문 세공인들이 약 50단계의 공정을 거쳐 23K 금을 입히고 악어가죽 스트랩을 적용했다. 시계 본체에 고유의 시리얼 번호가 새겨지고, 10월 말부터 미국의 쥬얼리 체인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500대 한정 생산, 약 140만 원.

에반게리온 20주년 기념 스마트폰 3세대(미공개)

(본 제품은 2세대 모델입니다.)
올해는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탄생 20주년이 되는 해다. 일본의 통신사 NTT도코모에서 출시한다고 알려진 에반게리온 스마트폰은, 사실 전화기로는 세 번째다. 처음엔 2G폰이었고, 2012년 발매된 안드로이드폰(사진)으로 업그레이드된 바 있다. 팬들은 애니메이션 안에서 ‘서드 임팩트’가 일어난 2016년 1월 1일을 발매일로 보고 있다. 수량·가격 미정.

메탈 기어 솔리드 V iDroid 아이폰 케이스

‘메탈 기어 솔리드 V: 팬텀 페인’의 프롤로그인 ‘그라운드 제로’ 발매에 맞춰 관련 액세서리들이 발매됐는데, 그 중에서도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무전기 형태의 아이폰 5/5S용 ‘iDroid 케이스’가 인기를 끌었다. 2014 동경게임쇼에서 한정 판매됐고, 현재도 해외직구로 살 순 있으나 가격이 몇 배로 뛰었다. 정가 73,000원, 현재 약 47만 원.

라이카 M-P 240 Correspondent by Lenny Cravitz

고급(이나 고가) 브랜드로 알려진 라이카의 제품 중에서도 한정판은 있다. ‘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한정판 ‘M-P 240 Correspondent by Lenny Cravitz’는 가수 레니 크라비츠가 디자인한 것으로 더 유명한데, ‘특파원’이란 이름에 걸맞게 부분적으로 도색이 벗겨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렌즈 2개 포함, 125대 한정 생산, 약 5,200만 원.

모노폴리 80주년 기념 한정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보드 게임 ‘모노폴리’가 올해 발매 80주년을 맞아 기념 한정판을 제작했다. 총 3만 세트가 제작돼 한정판의 매력은 덜하지만, 이 중 79세트에는 150유로, 300유로 등 진짜 지폐가 들어 있다는 것이 묘미다. 그리고 단 한 세트엔 포함된 게임머니 모두, 약 2500만 원 가량이 실제 유로로 포함돼 있다. 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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