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열전, AMD 페넘II X3 헤카 70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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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열전, AMD 페넘II X3 헤카 705e
  • 김희철 기자
  • 승인 2015.07.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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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둘도 아닌 셋

과거 인텔이 최초의 쿼드 코어 코어2쿼드 켄츠필드를 선보인 후, AMD는 이에 대응할 모델이 필요했다. 그래서 선보인 것이 페넘 아제나 시리즈다. 인텔은 1개의 다이에 2개의 코어를 집적시키는 방식으로 쿼드 코어를 만든 반면, AMD는 하나의 다이에 4개의 코어를 집적시켜 네이티브 쿼드 코어라는 방식을 강조했다. 그러나 TLB 버그로 실성능이 낮았고 발열 문제도 있어 시장에서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추후 AMD는 이를 개선한 후속작 페넘II 데네브 시리즈를 선보였고 이 시리즈는 코어2쿼드 요크필드 시리즈와 경쟁했다. 이번에 소개할 헤카는 쿼드 코어 페넘II X4 데네브에서 코어 하나를 줄인 트리플 코어다.   

김희철 기자

출생의 비밀
사실, AMD의 트리플코어는 의도하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 AMD 페넘 X4 아제나(이하 아제나)는 네이티브 쿼드코어였다. 그런데 하나의 다이에 4개의 코어를 집적시키는 건 AMD가 처음 시도하는 만큼 수율(투입 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의 비율. 양품률이라고도 한다.)이 낮았다. 즉, 코어가 동작하지 않거나 캐시 메모리에 문제가 생긴 불량품들이 제법 나오는 것.

그럼 이런 제품들은 어떻게 될까? 문제가 되는 부분을 동작하지 않게 만들고 이름을 바꿔 판다. 즉, AMD의 트리플코어 페넘 X3 톨리만은 원래는 아제나로 나왔어야 할 쿼드 코어 CPU에서 불량코어 하나를 비활성화시킨 제품이다.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AMD 페넘II X3 헤카(이하 헤카)도 이와 같이 만들어졌다. 단, 톨리만은 65nm 공정이며 헤카는 45nm 공정으로 제작됐다. 물론 아키텍처도 다르다.

 

문 크리스탈 파워 메이크 업!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라는 만화가 있다.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악당과 싸우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이 만화의 주인공 세라(츠키노 우사기)는 평소에는 평범한 소녀지만, 악당과 싸울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사랑과 정의의 미소녀 전사로 변신한다. 헤카도 그런 세일러문을 닮았다.

헤카가 등장하던 무렵. SB710, SB750 사우스 브릿지를 지원하는 AMD 메인보드에는 ACC(Advanced Clock Calibration, 클럭 조절 기능)라는 기능이 탑재돼 있었다. 이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다음과 같다.

당시 국내 유명 하드웨어 커뮤니티에 한 질문 글이 올라왔다. 헤카를 구매했는데 쿼드코어로 동작한다는 것. 처음에는 다들 상황을 알 수 없어 그저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한 유저가 ‘ACC를 활성화해 그런 것이 아니냐?’는 댓글을 달았다. 이 말은 곧 사실로 밝혀졌다. 당시 시장에 풀렸던 헤카 특정 주차의 모델 중 ACC 기능을 활성화하면 비활성화된 코어가 부활해버리는 것.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었던 헤카가 AMD 페넘II X4 데네브(이하 데네브)로 변신해 버렸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불안정한 코어를 살려놨기에 오작동이 있어야 정상인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면 100% 데네브와 동일하다. 이 사실이 퍼지자 PC 하드웨어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는 곧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인터넷 중고장터에서는 데네브로 변신되는 헤카에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간단하게 알아보는 헤카 705E
헤카는 소켓 AM3를 사용하며 720, 710, 705e 세 가지 모델로 발매됐다. 이 중 헤카 705e는 클럭을 낮춘 저전력 트리플 코어다. 코어 클럭은 2.5GHz로 헤카 710의 코어클럭 2.6GHz보다 0.1GHz 낮다. 설계 전력은 65W로 95W인 720, 710보다 훨씬 낮은 게 장점이다. L!캐시 128KBx3, L2캐시 512KBx3, L3캐시 6MB를 지원한다.

주목할 만한 기술은 하이퍼 트랜스포트 3.0(프로세서당 최대 16.0GB/s 의 대역폭을 제공해 I/O 병목현상을 줄임), 공유 L3 캐시 및 코어당 512KB인 L2캐시, 통합 메모리 컨트롤러(DDR2-1066, DDR3-1333 지원), 쿨앤콰이어트 3.0(전력 관리 기술) 등이다.

이번 테스트는 전원 옵션 고성능 설정 및 GTX970을 장착한 채로 진행된다. 즉, 헤카가 해줄 수 있는 만큼 성능이 나오게 된다. 또한, 안타깝지만 이번 기획에 사용된 헤카 705e는 코어가 부활하지 못했다.

 

측정 시스템 사양
메인보드 - MSI 785GM-E65
RAM - 라데온 R9 게이밍 메모리 DDR3-2133(10-11-11-30)4GBx2
VGA -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970 SOC DDR5 4GB G1 GAMING
SSD - 실리콘파워 Velox V55 120GB
파워 - 시소닉 M12II-850 80PLUS 브론즈

▲ 헤카 705e의 CPU 정보. 3코어 3스레드에 TDP는 63.4W로 표기돼 있다. 코어 클럭은 최대인 2.5GHz로 설정돼 있다.

▲ 슈퍼파이 1M는 29.031초를 기록했다.

▲ 압축프로그램 7ZIP 벤치마크. 7291MIPS를 기록했다. 인텔 코어2듀오 시리즈가 보통 4000MIPS 중후반을 기록하는 것을 생각하면 트리플 코어라 그보다는 확실히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듀얼코어 중에서는 인텔 펜티엄 G3258 노오버 상태의 결과와 엇비슷하다.

▲ 3D마크 파이어스트라이크는 5826점(피직스 스코어 2589점)을 기록했다. 코어2듀오 E7400의 5437점(피직스 스코어 2416점)보다는 높고, 코어 i5-670(피직스 스코어 4327점)의 7123점보다는 낮다.

▲ 게이밍 랩탑보다는 낫고, 게이밍 PC라 부르기는 부족하다.

▲ 시네벤치 R15 측정 결과. 149cb로 측정됐다. 코어 당 성능은 57cb 정도다.

▲ AMD 페넘X4 아제나 9600이나 코어2듀오 시리즈보다는 점수가 높다.

▲ 툼레이더 1920x1080 얼티밋 옵션. 평균 프레임은 94.3이다. 코어2듀오 E7400이 87.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더 낫다.

 

마치며
헤카 705e는 현역이라 부를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 내친김에 GTA V 벤치마크도 구동해 봤다(5번째 구간). 옵션은 대부분 ‘낮음’으로 맞춘 뒤 1920x1080 해상도에서 평균 52.399 프레임을 기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최소 프레임이 5에 불과해 이 해상도로 제대로 즐길 수는 없다. 이 정도면 나쁘진 않다. 코어 부활이 됐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헤카 자체로도 좋은 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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