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ert=앉기, 기억하고 있습니까? 트리 오브 세이비어 1차 C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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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ert=앉기, 기억하고 있습니까? 트리 오브 세이비어 1차 CBT
  • stonepillar
  • 승인 2015.03.05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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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공개된 지도 약 1년 남짓. 과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연상시키는 비주얼로, 공개하자마자 게임 관련 커뮤니티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바로 그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이하 TOS)’가 마침내 1차 비공개테스트(CBT)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엄청난 관심만큼이나 1차 CBT 참가자 모집부터 순탄치 않았던 TOS는 과연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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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 아이엠씨게임즈
● 서비스: 넥슨코리아
● 플랫폼: PC온라인
● 장르: MMORPG
● 서비스 형태: C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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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매료시킨 비주얼
TOS가 공개당시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마도 비주얼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그래픽 품질이 좋고 나쁨을 떠나, TOS의 그래픽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었다. TOS는 최근 게임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2D 느낌의 3D 그래픽으로 동화풍의 따뜻한 색감이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마치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기술적 한계로 구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 와서 마음껏 발산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런 그래픽은 단순히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기 쉬우며, 게임의 대중적인 접근성을 높이는데도 유리하다. 게임내 일러스트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색감이나 화풍은 그래픽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는다.
 
▲ 장비를 바꾸면 무기와 방패, 머리장식만 바뀐다. 몸통은 그대로. 성별 고정이 아닌 것만도 다행인가?
 
 
익숙한 캐릭터들
캐릭터는 누가 봐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후속작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을 정도. 노비스는 사라졌지만, 소드맨, 클레릭(프리스트), 위자드, 아처 등 익숙한 클래스들이 등장하며, 각 클래스가 사용하는 기술들도 낯설지 않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은 머리 모양만 바꿀 수 있는 것도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동일하다. 다만, 온라인게임에서 캐릭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금 더 다양한 꾸미기 요소를 넣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총 직업은 80여 종류에 달한다고 하며, 1차 CBT에 공개된 직업만도 28종에 이르렀다. 각 직업별로 랭크가 있으며, 랭크가 오를 때마다 새로운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다. 랭크가 오르면 상위 직업 두 개와 이전 직업의 상위 서클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하나의 직업이 3서클이 되면 무조건 다른 직업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한 번 포기한 클래스는 다시 선택할 수 없다.
 
▲ 과거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위자드의 밥줄 스킬이었던 ‘파이어월이 보인다’
 

평타 온라인? 단조로운 전투
다양한 직업을 준비한 것은 좋은데 문제는 전투가 상당히 심심한 편이다. 일단 스킬이 많지 않다. 초기 직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4개의 스킬을 갖고 시작하는데 보통 전투 스킬은 1~2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보조 스킬이다. 그나마도 스킬 사용에 사용되는 SP 최대치가 많지 않고, 회복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보스전의 경우 몇 번 사용하고 나면 전부 고갈된다. SP 회복 아이템이 없다면 마냥 평타만 쳐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전투의 긴장감도 높지 않은 편.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스전 난이도가 상당히 낮다. 보스가 공격할 위치를 미리 경고해 주는 것은 그렇다 쳐도 공격 발동 속도가 느리고, 공격 후 후속 경직도 긴 편이라 공격 타이밍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아무래도 첫 CBT다 보니 전체적인 밸런스를 쉽게 가져간 듯 보인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부분은 타격감인데, 라그나로크 온라인처럼 공격이 명중했을 때의 효과음과 몬스터가 파괴될 때의 팍팍 터지는 시원한 느낌은 여전하다.
 
▲ 가뜩이나 스킬도 없는데 전투마저 어려웠다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짜증나긴 했을 테지만.
 

강제된 키보드 조작
이번 CBT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았던 부분 중 하나인데 캐릭터의 조작은 키보드로만 하도록 고정돼 있다. 제작사 측은 게임의 액션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 다른 온라인게임과 비교해보면 크게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 와 닿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향후 추가될 게임 컨트롤러를 완벽하게 대응하기 위한 제약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동, 타깃 결정, 공격, 스킬 사용이 모두 키보드로만 이루어지다 보니 불편한 점들이 곳곳에서 발생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타깃 고정이다. TOS에서는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의 적을 자동으로 타깃팅 하는데, 같은 방향에 여러 개의 적이 있을 경우에는 원하는 목표를 타깃팅 하기가 쉽지 않다. Ctrl키를 누르고 있으면 타깃이 고정되긴 하는데, 바로 옆에 Z키가 공격 버튼이다 보니 Ctrl을 누르면서 공격하기가 영 불편하다.
 
▲ 키보드 조작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조작 방식의 강제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이다.
 
 
자연스러운 ‘인던’ 전환 시스템
MMORPG인 만큼 필드와 던전이 구분돼 있긴 한데, ‘인던(Instance Dungeon, 인스턴스 던전)’이라 불리는 개인 혹은 파티용 던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대신 특정 전투에서는 자동적으로 인던 형태의 전투맵으로 전환된다. 주로 보스 전투가 전용 전투맵에서 진행되며, 일부 퀘스트 전투도 별도의 맵에서 치르게 된다.
말은 전환된다고 써 놨지만, 게임 상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딱히 맵이 전환된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전투가 끝나고 나서 갑자기 몬스터와 다른 플레이어들의 모습이 나타날 때야 비로소 눈치 챌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앉기’ 시스템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앉기 시스템이다. 당시의 온라인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휴식 시스템인데, 실질적으로는 커뮤니티 용도로 더욱 각광받았다. TOS에서도 앉기 액션이 등장하며 키도 동일한 Insert키다.
다만, 단순히 회복 속도가 향상됐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달리 TOS에서는 앉기 상태에서 다양한 액션을 할 수 있게 됐다. 모닥불을 피워 회복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있고, 아이템의 제작이나 장비에 부가 기능을 주는 ‘젬’의 추가 등은 앉은 상태에서만 할 수 있다.
 
▲ 게임에 접속하고 제일 먼저 눌러본 키가 Insert키다. 이번에는 커뮤니티 용도 외에도 다양한 할 거리가 생겼다. 그래도 아마 주 기능은 여전히 커뮤니티가 되지 않을까?
 

자유로운 행동에 발목을 잡는 스태미나
TOS에는 HP와 SP외에 스태미나라는 수치가 별도로 존재한다. 캐릭터가 이동하고 전투를 하면 서서히 감소되는 수치로, 스태미나가 모두 소진되면 캐릭터가 뛸 수 없게 돼 이동속도가 현저하게 감소한다. 본래 처음 TOS 기획 단계에서는 캐릭터의 뛰기와 걷기를 구분해서 이동하도록 할 예정이었는데, 어차피 모든 사람이 뛰어다닐 테니 딱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기본 이동을 뛰어다니도록 설정 했다고 한다. 대신 스테미나를 설정해 스테미나가 전부 소진될 경우에는 걸어 다니게 된다.
그런데 사실 1차 CBT에서는 이 스태미나 시스템에 어떠한 의미도 찾을 수 없었다. 스태미나가 소진되도 이동속도만 느려질 뿐이니 전투 중이 아니라면 딱히 신경 쓰이지도 않고, 필드 곳곳에 등장하는 ‘나무뿌리수정’을 파괴하거나 회복 아이템으로 쉽게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제한을 둔 의미를 알 수 없게 한다.
 
 

콘솔게임을 연상시키는 게임성
TOS를 하다보면 곳곳에서 콘솔게임의 느낌을 받게 된다. 앞서 언급한 조작 방식이 그렇고, NPC들의 대사와 맵의 오브젝트를 통해 얻는 정보 등이 대표적인 예다. 퀘스트의 경우도 대부분은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처럼 무엇을 가져와라, 특정 몬스터를 처치해달라는 뻔한 내용이지만, 메인 퀘스트는 콘솔게임용 RPG를 즐기듯 이야기 구성에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쨌든 여러모로 처음 기대감과 비교해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평이 대세지만, 이제 겨우 1차 CBT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발전된 모습이 기대 되는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끝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 때도 그랬지만, 배경음악이 굉장히 좋다.

 
smartPC사랑 | 석주원 기자 juwon@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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