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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도 문명하실 수 있을까? 문명 온라인 1차 CBT

stonepillarl승인2014.08.05l수정2014.08.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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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중독성 물질, 아니 중독성 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턴 기반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여러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해 고대 시대부터 미래 시대까지 문화와 과학을 발전시켜 나가며, 주변국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르의 특성상 이용자의 취향을 많이 탈 수 밖에 없지만,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오기 힘든 매력을 갖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엑스엘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문명온라인’은 이러한 ‘문명’ 시리즈가 갖는 독특한 게임적 특성을 MMORPG로 재해석한 게임으로, 개발이 발표되면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27일부터 6일간의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이하 CBT)를 통해 드디어 그 일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엔딩이 존재하는 온라인게임?
 
보편적으로 온라인게임과 패키지게임(혹은 싱글플레이게임)을 비교할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엔딩, 즉 끝이 존재하느냐 아니냐를 들 수 있다. 게임 상에서 정해진 목표를 완수하면 결말에 도달하면서 게임이 끝나는 패키지게임과 달리 온라인게임은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인 목표를 이용자들에게 던져줘야 한다. 온라인게임에서 지속적인 콘텐츠를 공급해주지 못한다면 주어진 콘텐츠를 모두 소비한 이용자들이 게임에서 이탈하게 되고, 그 만큼 수명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게임 시스템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게임이 빠른 콘텐츠 소모로 난관에 부딪힌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온라인게임에서 콘텐츠 소모를 늦추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법들로는 PVP의 강화나 반복 플레이의 강제 등이 있는데, 문명온라인에서는 아예 ‘리셋’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문명온라인은 1주일 단위로 게임의 거의 모든 요소가 리셋 되는 세션이라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며, 하나의 세션은 고대시대-고전시대-중세시대-르네상스-산업시대-현대시대의 발전 과정을 거친다. 즉, 주기적으로 고대시대부터 현대시대까지 문명을 발전시키는 작업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게임이다.
 
캐릭터를 열심히 키우고, 돈을 잔뜩 벌었으며, 소속된 국가의 세력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어도 며칠 후에는 다시 무일푼으로 고대시대부터 게임이 시작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기존의 온라인게임에 익숙해 있던 이용자들은 당황할 수도 있다. 1차 CBT 기준으로 세션이 초기화 되면서 이용자의 계정에 남는 것은 캐릭터, 시민등급, 업적, 카드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온라인게임에서는 이용자 개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게임 내 아이템과 화폐가 큰 가치를 갖는 경우가 많지만, ‘문명온라인’은 바로 이러한 개인 소유 콘텐츠가 큰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 그런데 온라인게임에서 개인의 부와 명예는 게임의 지속성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문명온라인’의 세선 방식은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정식 서비스 전에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게임

‘문명온라인’의 실제 게임 플레이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재미있다. 우선 튜토리얼과 퀘스트 진행 방식을 보면, 국산 MMORPG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NPC 뺑뺑이식의 구간 반복 퀘스트를 최대한 지양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캐릭터의 성장과 액션에 맞춰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와 퀘스트를 자동적으로 부여해 유저들이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익혀 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며, 요
구하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도 보상을 바로 획득할 수 있다. 튜토리얼 하나에서부터 게임 플레이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있다. 문제는 너무 자율적이라 오히려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정해진 시나리오가 없다 보니 처음부터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갈지는 이용자의 마음에 따라 결정된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에 따라 장점 될 수 있고 단점도 될 수 있는데, 우선 다양한 게임 경험이 부족하거나 기존의 국산 MMORPG에 익숙해 있던 이용자라면 초반에 무엇을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기 쉽다. 여기에 튜토리얼마저 불친절하다 보니 게임에 흥미를 느끼기도 전에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있다. 반면 스스로 무엇인가를 찾고 탐험하기를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처음부터 이것저것 시도해 보며, 새로운 것을 접하는 즐거움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명온라인’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협동플레이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문명온라인’의 핵심은 국가 간의 경쟁이며, 이를 이용자 한 사람의 힘으로 이겨 나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다른 국가와의 세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마을을 건설하고 확장시켜 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규모 세력전인 공방전에서의 우위, 불가사의의 건설 등 이용자들이 협력을 하지 않으면 국가의 승리를 쟁취하기 어렵다. 싱글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어차피 혼자서 열심히 캐릭터를 키우고, 재산을 모아도 세션이 종료되면 초기화 되므로 아무런 의미가 없기도 하다. 물론 세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캐릭터를 얼마나 성장시키고, 재산을 얼마나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방식으로 즐기는 이용자들도 있긴 하겠지만.
 

문명인 듯, 문명 아닌, 문명 같은…
 
그런데 과연 이 게임에서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의 흔적을 얼마나 찾아볼 수 있을까? 도시를 건설해 확장시키고, 다른 세력과 전쟁을 통해 도시를 뺏고 빼앗으며, 불가사의를 짓는 등의 요소를 보면 ‘문명’의 느낌이 나긴 한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아직 부족함이 엿보인다. 공방전은 다양한 공성 무기를 활용해 정말로 성을 공략하고 수비하는 묘미를 제법 보여주긴 했지만, 전투 자체에서 전략이나 어떠한 체계를 기
대하기는 어려웠고, 전쟁 중에 피아식별이 쉽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는 측면도 있었다.
 
‘문명’ 시리즈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건설 콘텐츠는 ‘문명온라인’에서도 승리와 직결되는 요소로 꼽히는데, 건물을 만드는 과정은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반복 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에 쉽게 질리게 되며, 특히 문명 시리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불가사의 건설은 단순 반복 작업을 대규모로 확대시켜 놓은 것에 불과해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이외에도 아직 국가별 특성이 구현되지 않아 세력선택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세션 방식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함정이다. 한 세션에 1주일, 하루에 하나의 시대가 지나간다는 이야기는 하루 접속을 안 하면 한 시대를 그냥 건너뛰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 매일 접속하기 어렵고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적은 이용자들의 경우 세션에 띄엄띄엄 참여하게 되는 셈인데, 하나의 세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끝이명확한 게임의 흐름 속에서 이런 플레이 방식으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캐릭터의 성장이 빠르다곤 하지만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긴 이용자와 그렇지 않은 이용자 사이의 간극은 분명히 존재하며, 한정된 시간(세션) 안에서 이러한 밸런스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차 CBT를 기대하며
 
이제 첫 CBT인 만큼 ‘문명온라인’은 테스트 기간 내내 서비스에 불안정한 측면을 자주 노출했다. 자잘한 버그는 물론이고, 게임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이용자들의 기행도 볼 수 있었고, 한정된 인원의 테스트임에도 곳곳에서 발생하는 느려짐 현상은 쾌적한 플레이를 방해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기술적인 부분들은 차기 CBT에서 충분히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이번 테스트에서 눈여겨 본 것은 과연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MMORPG라는 새로운 틀 속에 얼마나 잘 녹여 냈는가 하는 점이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문명’ 시리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정복 승리를 구현했고, 나름대로 호평을 이끌어 냈다. 처음 ‘문명온라인’이 발표 됐을 당시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성공적인 데뷔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과학, 외교, 문화, 종교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명’ 시리즈 고유의 재미를 MMORPG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 2차 CBT에서 보다 발전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smart PC 사랑 | 석주원 기자 juwon@ilovep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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