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닮은 카메라 캐논 EOS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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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닮은 카메라 캐논 EOS Hi
  • PC사랑
  • 승인 2014.05.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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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은 EOS 300D를 통해 DSLR의 접근성을 대폭 낮춘 장본인이다. 때문에 새로운 DSLR을 출시할 때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캐논이 기존의 작명 법칙을 벗어난 독특한 DSLR을 공개했다.‘처음이라 더 쉬운’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진 카메라 바로 EOS Hi다.
글·사진┃김범무 기자



1 상이한 두 가지 광원 아래의 피사체를 촬영했다.


주요 사양 <가격 : 60만원대>
유효 화소수 약 1800만 화소
이미지프로세서 DIGIC4
이미지 센서 크기 APS-C (약 22.3mm x 14.9mm)
ISO 자동, 수동(100~6400, 확장12800)
LCD 모니터 3.0인치 LCD, 약 46만 화소
메모리 카드 SD, SDHC, SDXC카드
크기(W×H×D) 129.6x99.7x77.9mm
무게 약 435g(바디만)
색상 블랙
문의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TEL 1588-8133
URL www.canon-ci.co.kr



2 채도가 높은 꽃은 색깔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피사체다. EOS Hi는 이러한 부분에서 신뢰하고 사용해도 될 만큼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



3 역광에 푸른색이 낀 유리 아래에서 촬영한 것이라 피사체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계조 표현이 자연스러워서 배경의 노출이 오버되어도 어색하게 보이지 않는다.



지루한 바닐라?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서른 한 가지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을 수 있는 가게에서 가장 오래된 메뉴다. 가장 전통적인 메뉴이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메뉴에 가려져 그 존재의 가치가 온전히 평가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어떤 수제 아이스크림 점에서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이름을 ‘지루한 바닐라’라고 지었을까? 그러나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다양한 메뉴로 파생되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다. 카페의 아포가토 안에, 밀크 쉐이크 안에서 바닐라 향의 아이스크림은 그 가치를 발휘한다. 많은 아이스 식품의 기초이자 근원인 셈이다.


캐논이 새롭게 출시한 EOS Hi는 카메라계의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존재다. 가장 기초적이고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빛난다.


카메라의 성능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특별하지 않게 느껴진다. 1800만화소의 APS-C 사이즈 이미지 센서와 ISO 6400의 최대 감도 그리고 초당 3장의 연사속도. 그러나 이 사양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준이 아니다. 단지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 성능의 카메라는 당당하게 캐논 DSLR 카탈로그의 가장 첫 번째 위치를 차지했다.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4 APS-C 사이즈 센서는 배경흐림에 유리하다.



5 서울도서관 앞 잔디와 건물에 걸린 게시판의 색깔이 선명하다.



처음이야 DSLR


EOS Hi의 디자인은 세자리 숫자 EOS DSLR의 흐름을 따른다. 그립의 크기는 남자가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 쥘 수 있을 정도다. 줌 렌즈를 사용한다면 이 정도의 그립이 되어야 촬영이 편리하다. 풀프레임 센서가 탑재된 DSLR은 여성이 사용하기에는 그립이 조금 두꺼운 느낌이 있는데 EOS Hi라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바디에는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했는데, 표면을 거칠게 처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흡사 마그네슘 바디의 표면을 코팅한 느낌이다. 이전에 이러한 처리를 했을 때에는 많이 거칠어서 손톱이 스치기만 해도 하얗게 표시가 나고는 했는데, 이 모델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심하지 않다. 모드 다이얼은 잠금장치가 없는 타입이다.


버튼의 배치는 여타 모델과 비슷하다. 양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카메라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ISO, 화이트밸런스, 드라이브 모드와 같이 촬영에 연관된 기능은 십자 모양의 버튼에 할당되어 신속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카메라를 조작하는 느낌은 무척 익숙하다. 지금까지 사용했던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아 처음 카메라를 들어도 마치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양 사용할 수 있다. 처음 DSLR을 사용하는 유저라도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캐논 DSLR을 통해 사진에 입문할 수 있었듯, EOS Hi를 통해서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6 실내 조명에서 화이트밸런스를 잡는 능력이 우수하다.



파인더를 보고 셔터를 누르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감각

캐논 DSLR의 이미지는 원숙의 단계에 이르렀다. 색 표현과 계조 표현은 캐논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간다. RAW 파일은 14bit를 지원하기 때문에 색과 빛의 데이터량이 풍부하다. 후보정을 하더라도 꽤 넓은 범위 안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카메라를 믿고 셔터를 눌러도 되는 수준이다.

동영상 기능도 충분해서 1080p 영상을 30fps로 촬영할 수 있다. 파일 크기는 풀 HD를 30fps로 촬영했을 경우 분당 330MB다.

EOS Hi는 처음 DSLR을 사용하는 유저도 손쉽게 촬영할 수 있도록 인텔리전트 오토 기능을 탑재했다. 이 기능은 자동으로 장면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노출과 색깔을 카메라가 정해주는 모드다. 사용자가 바꿀 수 있는 설정은 타이머 한 가지로 제한된다.

카메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창의적인 촬영을 하고 싶다면 크리에이티브 오토(Creative Auto, CA)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이 모드에서는 사진의 색상이나 아웃포커싱의 정도, 플래시 사용 여부를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EOS Hi는 자동 모드의 설정 범위를 조절하면서 사용자가 카메라에 점차적으로 익숙해 질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방식의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됐지만 사진을 촬영하는 맛은 DSLR을 따라가기 어렵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묘한 경계선에 있는 DSLR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눈으로 직접 바라보고 셔터를 눌러 사진을 촬영한다. 이 직접적인 행위가 주는 명쾌한 감각은 모든 기능을 디지털로 처리하는 카메라에서는 아직까지 느끼기 어려운 것이다.

기자도 여러 가지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DSLR을 사용한다. 신뢰감 때문이다. DSLR은 필름을 사용하던 시절부터 축적되어 온 기계적인 노하우가 현대적인 디지털 이미지 기술과 만난 결과다. EOS Hi는 이러한 DSLR을 소유할 수 있는 부담 없는 방법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지루하다는 이야기를 들을지언정, 그 어디서 먹더라도 실패하지 않는 것처럼 EOS Hi도 겉으로 볼 때 특별하지 않아 보이더라도, 사진을 촬영하는데 있어 실패하지 않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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