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도 모르고 맘도 모르고 누구를 위한 A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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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도 모르고 맘도 모르고 누구를 위한 A인가?
  • PC사랑
  • 승인 2013.09.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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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공청회를 통해“통신사들의 속도 경쟁에 소비자는 쏙 빠져 있다. 과열 양상 속에 요금이 오르고 당장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LTE-A의 런칭으로 촉발된 통신사간 2배 전쟁에 소비자의 권익은 쏙 빠져있다는 이야기다. LTE-A는 과연 누구를 위한서비스인가 라는 질문에“소비자는 일단 아니야”라는 시쳇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닌 상황. 누구를 위한 A인지, 무엇을 위한 A인지, 왜 지금 A를 말하는지 한번 짚어 봤다.
노유청 기자
 
 
 
진짜 4G는 LTE-A

지난 6월 26일, SK텔레콤은 'LTE-A(LTE-Advanced) 상용화 간담회'를 열고 LTE-A를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속엔 4세대, 즉 4G에 대한 이야기가 쏙 빠져있다. 2008년 국제 전기통신연합(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은 4세대 이동통신은 저속 이동 시 1Gbps, 고속 이동시 10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결국 이에 따르면 현재 국내와 해외에 적용된 LTE, 와이브로는 엄밀히 말해 4세대 이동통신이 아니다. 또한 당시 ITU는 4세대 이동통신 규격의 선정 후보로 LTE를 개선한 LTE-Advanced와 와이브로를 개선한 와이브로-에볼루션(Wibro-Evolution, 와이맥스2)라 언급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11년 하반기 LTE가 4세대, 4G이동통신이라 소개했고 각 통신사에서는 마치 신세계가 열린 것처럼 마케팅을 진행했다. 2년이 흐른 2013년 여름 LTE-A를 런칭하며 4G라는 단어는 마치 삭제되기라도 한 듯 마케팅에서 배제하고 있다. ITU의 정의에 따르면 진정한 의미의 4G는 LTE-A인 셈이다. 결국 국내 통신사들은 국제적으로‘3.9세대’혹은‘pre-4G’로 불리는 LTE를 4G로 오픈한 셈이다.

물론 LTE와 와이브로는 기존 3G 규격에 비해 기술적으로 상당히 발전한 것은 맞지만 LTE-Advanced와 와이브로-에볼루션(와이맥스2)을 진정한 4G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그런데, 2010년 12월 ITU에서 LTE, 와이브로, 다른 진화한 3G 망(예: HSPA+) 등도 4G라고 부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4G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법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어딘가 모르게 찝찝한 상황인 셈이다.
 
 
지난 6월 26일, SK텔레콤은 LTE-A를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2배 vs 2배, 누굴 위한 전쟁?

SK텔레콤에서 LTE-A를 런칭하며 2배 속도를 어필하자 KT에선 데이터 용량 2배로 맞받았다. 이른바 2배 전쟁이 시작된 셈. 속도냐 용량이냐 그것이 문제다. 마케팅전쟁도 화끈하게 펼쳐서서 귓속에 “2배!”라는 문구가 환청처럼 들릴 정도다. SK텔레콤에서 런칭한 LTE-A가 기존 주파수 대역폭을 하나로 묶어서 마치 하나의 주파수로 사용하는 CA(Carrier Aggregation)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요금은 LTE와 동일하다.

KT역시 현재 쓰고 있는 데이터를 용량을 동일요금제 대비 2배로 올렸다. 2배는 2배인데 속도와 용량의 차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통신사간 2배 전쟁에서 소비자의 권리가가 빠졌다는 점. 기존 LTE망을 활용 한다는 것은 트래픽 증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의미한다.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LTE사용자들에게 짐을 지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KT역시 SK텔레콤이 LTE-A를 런칭하자마자 데이터 2배 이벤트를 진행하며 용량을 올렸다. 소비자 입장에선 나쁠 것이 없다지만 기존고객을 보전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왜 이제와서 2배일까 라는 의문도 든다. 통신사간 2배 전쟁은 결국 소비자를 위한 정책과는 괴리가 있다.
 
SK텔레콤에서 LTE-A를 런칭하며 2배 속도를 어필하자 KT에선 데이터 용량 2배로 맞불을 놨다.
 
 
고객보다 먼 호갱보다는 가까운...

LTE-A를 런칭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울린건 단말기다. 현재 LTE-A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삼성 갤럭시S4. SK텔레콤에서 전 세계 최초 상용화라고 밝혔으니 전 세계를 통틀어 갤럭시S4한 종류뿐인 셈이다. 문제는 2달차이로 같은 모델을 LTE에서 LTE-A로 바꿨다. 4월 중순에 출시된 갤럭시S4는 LTE모델 6월 중순에 나온 것은 LTE-A 모델이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SK텔레콤과 삼성이 손을 잡고 이른바 호갱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셈이다. 갤럭시S4는 '엑시노스 5 옥타'와 헥사 밴드 LTE를 채용했고 갤럭시S4 LTE-A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00'을 처음으로 탑재했다. 같은 시리즈를 2달 만에 CUP만 바꿔서 재출시 했다. 이는 갤럭시S4 LTE모델을 2달 만에 이월 상품으로 만든 격이다.
한편 SK가 LTE-A를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까진 전국망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LTE를 오픈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6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전국망으로 확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인프라를 완벽히 갖춘 상황이 아닌데 런칭한 배경에는 LTE 2년 약정이 끝나는 고객 유치가 있다. LTE를 런칭한 것이 2011년 하반기이고 현재 SK텔레콤의 해당서비스 가입자가 천만 명을 돌파한 상황. 단말기할부 판매가 2년 약정이 보편적인 방식이라 올 하반기에 번호이동, 기기변경 등 신규고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TE-A 과연 누굴 위한 A인가?
 
 
삼성은 갤럭시S4 2달차이로 같은 모델을 L TE에서 LTE-A로 CPU만 바꿔서 재출시 했다.
 

 
LTE-A 관련 설문조사,“가장 유리한 통신사는 SKT, 가입은 아직”

모바일 포털 세티즌은 지난 6월 20일부터 6월 27일까지 ‘LTE-A? 이통 3사 중 누가 승자가 될까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설문조사자 1,158명 중 “현재 LTE 서비스에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한다 13.6%(158명), 만족한다 52.2%(604명)로 총 응답자의 65.8%가 현재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6.3%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LTE-A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단말기나 통신사 변경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복수응답 가능) 범용화, 안정화 후 통신사와 단말기를 선택하겠다는 사용자가 56.3%였고 옮길 의향이 없다는 사용자가 24.1%, LTE-A의 서비스 품질을 확인한 뒤 변경할 계획이 있다는 사용자가 22.5%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LTE-A가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통신사”를 묻는 질문에 SKT가 59.2%로 가장 높았으며, LGU+가 21.8%, KT가 19%로 나타났다. 선호 통신사 선택 이유는 “속도 면에서 SKT를 따라갈 통신사가 없을 것 같다. 먼저 실행한 만큼 수정할 점도 빨리 찾아낼 것” 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또 LGU+ “현재의 LTE 속도도 U+가 가장 빠르다는 실험결과가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LTE-A 서비스 경쟁에서도 U+가 가장 우월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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