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PC를 위한 새 심장, ATX 3.0 파워서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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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PC를 위한 새 심장, ATX 3.0 파워서플라이
  • 이철호
  • 승인 2022.10.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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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올해 하반기에 등장한 신형 CPU와 그래픽카드는 그 성능만큼이나 전력소모도 무시무시하다. 엔비디아의 신형 GPU,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은 사용전력이 최대 450W에 달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신형 아키텍처인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전력효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으나, 벤치마크 결과 오히려 전력효율이 좋은 편이라는 것이 더욱 놀랄 일이다.

새로운 CPU와 그래픽카드는 PC 유저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다름 아닌 파워서플라이다. 한때 500W~600W 정도로도 꽤나 괜찮은 사양의 게이밍 PC를 구성할 수 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850W를 넘어 1000W 이상의 파워를 써도 작동이 되지 않을까 겁이 나는 시대다.

다행히 CPU, 그래픽카드만큼이나 파워서플라이도 진화에 나서고 있다. 무려 20여년 만에 파워서플라이의 새로운 규격이 발표되었고, 이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ATX 3.0 파워서플라이다.

지난 14일,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는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신형 ATX 3.0 파워서플라이를 소개했다. ATX 3.0 파워서플라이란 무엇인지, 기존의 파워와 어떤 점이 다른지 마이크로닉스와 함께 알아보자.

지난 14일, 마이크로닉스는 서울 가산동 기업부설연구소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ATX 3.0 파워서플라이의 기술적 사항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14일, 마이크로닉스는 서울 가산동 기업부설연구소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ATX 3.0 파워서플라이의 기술적 사항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파워서플라이의 새로운 폼팩터, ATX 3.0

1995년, 인텔은 기존의 AT 폼팩터를 대체할 ATX(Advanced Technology Extended)를 발표했다. 인텔 프로세서에 윈도우 OS를 탑재한 PC가 컴퓨터 시장의 최강자가 되면서 ATX는 메인보드뿐만 아니라 PC케이스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쳐 왔다. 파워서플라이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늘날 대부분의 데스크톱에서는 ATX 폼팩터에 맞춰 설계된 ATX 파워를 사용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파워는 2003년에 발표된 ATX 2.0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왔다. 하지만 그래픽카드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PC 부품이 요구하는 전력 규모가 날로 높아지면서 기존의 파워로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찾아왔다. 이에 인텔은 지난 3월, 새로운 전원공급장치 규격인 ATX 3.0을 발표하게 됐다.

 

새 그래픽카드에 맞는 12VHPWR 커넥터 사용

새로운 ATX 3.0 파워는 PCIe 5.0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카드, CPU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12VHPWR 커넥터를 사용했다. 12VHPWR은 450W 초과 파워에 표준 장착되며, 커넥터에 PCIe 최대 출력을 표기할 것이 권장된다. 150W/300W/450W/600W 등의 출력 용량이 매겨지는 것이다.

12VHPWR 커넥터에서는 전원을 공급하는 12V 출력용 단자 이외에도 신호 전달을 위한 4-Pin 단자가 제공된다. 이 단자로 파워서플라이와 PCIe 장치간의 통신이 이뤄진다. 파워서플라이에서 그래픽카드에 전력 용량을 제공하면, 그래픽카드는 그에 맞춰 전력 제한을 설정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닉스의 신형 ATX 3.0 파워서플라이에는 12VHPWR 커넥터가 마련되어 있다.
새로운 12VHPWR 커넥터에는 PCIe 최대 출력이 새겨진다.

PCIe 5.0 인터페이스 맞춰 체급 강해졌다

또한, 피크 출력이 대폭 증가해 100~150ms에 달하는 짧은 시간에 파워 정격 출력의 최대 200%에 달하는 전력을 출력할 수 있다. 이는 순간적인 전력 부족 때문에 부팅이 되지 않거나 갑자기 PC가 꺼지는 문제를 최소화한다. 또한, PCIe 장치의 정격 전력 최대 허용치가 순간 최대 정격 전력의 300%로 상승했다.

초저출력 상태(Low Load)의 효율 규격도 추가됐다. ATX 3.0 파워서플라이는 10W(500W 미만) 혹은 최대 표준 전력의 2%(500W 이상) 부하에서 60% 이상의 효율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한계선이며, 인텔은 70% 이상의 효율을 발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대체 절전 모드(ALPM)가 추가된 것도 특징으로, ATX 3.0 파워는 대체 절전 모드의 규격내 효율성을 요구한다.

새로운 시스템에 맞춰 이전보다 더 뛰어난 안정성과 성능을 보여준다.

실제 사용환경에 맞는 Cybenetics 인증도 추가

그동안 파워서플라이 스펙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던 인증으로는 80PLUS 인증이 있었다. 그런데 80PLUS 인증은 실제 파워 사용 환경과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곤 했다. 이에 더욱 정확한 파워서플라이 인증을 표방한 Cybenetics 인증이 등장했다. 

ATX 3.0 파워서플라이에서는 기존의 80PLUS 인증 이외에 Cybenetics 인증도 추가된다. Cybenetics 인증은 실제 환경과 유사한 환경 아래 측정되는 전력효율 인증인 ETA 인증과 파워가 얼마나 정숙한지를 나타내는 LAMBDA 인증으로 나뉜다.

Cybenetics 인증이 추가되어 파워의 품질을 더 상세히 알 수 있게 됐다.
Cybenetics 인증이 추가되어 파워의 품질을 더 상세히 알 수 있게 됐다.

파워 출력의 압박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진다

이와 같이 ATX 3.0 파워는 기존보다 강해진 체급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출력에서도 성능이 괜찮은 12VHPWR 지원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크로닉스에 따르면 기존의 파워서플라이에서는 150W급 그래픽카드를 구동하기 위해 650W에서 850W급 제품이 있지만, ATX 3.0에서는 450~550W에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이보다 더 고사양인 450W급 그래픽카드에서도 그렇다. 기존 파워의 경우 이런 저런 요소를 고려하면 1650W 이상은 되어야 구동이 가능했지만, ATX 3.0 파워에서는 850~1000W 정도의 파워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ATX 3.0 파워서플라이는 12VHPWR를 지원하는 차세대 그래픽카드를 기존보다 낮은 출력의 파워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ATX 3.0을 지원하는 파워서플라이와 그래픽카드가 있다면 좀 더 낮은 출력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ATX 3.0을 지원하는 파워서플라이와 그래픽카드가 있다면 좀 더 낮은 출력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당분간은 기존 파워와 함께 경쟁할 듯

그렇다면 지금 당장 ATX 3.0 기반의 파워서플라이가 필요할까? 현 시점에서는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다. 먼저 ATX 3.0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가 없다. 당초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40 시리즈 그래픽카드가 ATX 3.0을 완전히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2VHPWR 커넥터만 적용됐다. 이 때문에 ATX 3.0 규격에 맞춰 신제품을 준비하던 파워 업체에서는 다소 김이 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기존의 ATX 2.0 파워서플라이 역시 12VHPWR 커넥터를 이용하면 ATX 3.0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수는 있다. 단지, ATX 3.0 파워가 제공하는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없고 출력을 넉넉하게 맞춰야 할 뿐이다. 한편, ATX 3.0 파워도 초기에는 고출력 제품 위주로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은 폼팩터로 인한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당분간 기존의 파워서플라이와 새로운 ATX 3.0 파워서플라이가 시장에서 공존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ATX 3.0을 완전히 지원하는 그래픽카드가 등장한다면 ATX 3.0 파워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마이크로닉스, ATX 3.0 시대 준비 완료

해외에서는 ATX 3.0 파워서플라이가 하나둘씩 등장한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 파워서플라이 브랜드인 마이크로닉스 역시 ATX 3.0 파워서플라이 출시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다.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마이크로닉스 기업부설연구소에서는 출시 준비 중인 ATX 3.0 파워서플라이와 관련해 다양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연구소에서는 먼저 ATX 3.0 파워서플라이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을 구동하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해당 테스트에서는 그래픽카드 소비전력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안정적으로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었다. 12VHPWR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 않은 기존 그래픽카드는 소비전력 변동 폭이 커서 다소 불안정한 반면, 새로운 그래픽카드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 마이크로닉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ATX 3.0 파워서플라이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통한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다.
ATX 3.0 파워서플라이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통한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다.
파워서플라이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워서플라이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ATX 3.0 파워서플라이가 주요 하드웨어에 정확히 전력을 공급하는지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 중이었다. 12VHPWR 인터페이스 출력 커넥터에 장착된 측정 도구를 통해 메인보드, PCIe 기기 등을 비롯한 여러 부품에 얼마나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고품질 ATX 3.0 파워서플라이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 장비가 동원됐다.

1650W 제품 먼저 출격…기존 제품 지원도 병행

마이크로닉스에서는 PCIe 5.0 기기를 위한 ATX 3.0 파워서플라이, ASTRO II GD 1650W를 조만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파워서플라이는 PCIe 5.0에 대응할 12VHPWR 커넥터를 기본 제공하며, 80PLUS Gold 인증을 획득해 초고효율을 구현했다. 풀 모듈러 방식이라 조립이 간편하고, 무상 10년 보증기간도 지원한다.

기존 제품을 위한 12VHPWR 커넥터 지원도 준비 중이다. 마이크로닉스 관계자는 "기존 마이크로닉스 파워 사용자를 위해 1000W 이상 파워를 대상으로 신형 그래픽카드를 위한 12VHPWR 커넥터 제공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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