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현 시점에서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는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게이밍 퍼포먼스를 누릴 수 있는 데스크톱 CPU라 할 수 있다. 더 미세화된 공정을 바탕으로 최대 클럭과 IPC, 응답속도가 대폭 개선된데다가 전력효율도 좋아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AMD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프로세서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바로 3D V-캐시(3D V-Cache)다. 2022년 4월 기준으로 EPYC 프로세서 중 일부에 3D V-캐시가 적용된 가운데, 게이밍 CPU 중에서는 AMD 라이젠 7 5800X3D가 3D V-캐시를 탑재했다. 그 결과 라이젠 7 5800X3D는 더 좋은 가성비와 훌륭한 게이밍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제원
모델명 - AMD 라이젠 7 5800X3D
공정 – TSMC 7nm FinFET
코어/스레드 – 8/16
기본 클럭 – 3.4GHz
부스트 클럭 – 최대 4.5GHz
총 L2 캐시 – 4MB
총 L3 캐시 – 96MB
소켓 – AM4 소켓
OS – 윈도우 11 64bit, 윈도우 10 64bit, RHEL x86 64bit, Ubuntu x86 64bit
가격(USD SEP) - 449달러
CPU 위에 캐시 메모리를 얹다
3D V-캐시를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CPU 다이 위에 추가 캐시 메모리를 쌓아 올린 것이라 할 수 있다. 라이젠 7 5800X3D는 TSMC 7nm 공정으로 제작한 64MB SRAM이 젠 3 아키텍처 기반으로 만들어진 CPU 다이 상단에 추가됐다. 반도체를 별도의 기판 없이 칩셋 다이끼리 쌓아 올린다는 이론은 전에도 있었지만, 이를 CPU에 상용화한 것은 AMD가 처음이다.
만일 기존 CPU 다이 위에 추가로 캐시 메모리를 얹으면 이전에 나온 CPU와 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 AMD는 이를 막기 위해 초고밀도 설계를 동원하여 동일한 젠 3 코어를 더 얇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3D V-캐시를 수직으로 쌓아올려서 기존 소켓과 CPU쿨러와 호환되게 했다.
AMD는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공정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로직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을 때 칩과 칩 사이에 마이크로 범프라는 반구 모양의 금속을 배치했다. 이와 달리 하이브리드 본딩에서는 범프를 없애고 그 자리에 구리를 넣은 뒤, 열을 가해 칩과 칩을 완전히 포개어 두 칩을 결합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칩을 좀 더 가까이, 좀 더 정밀하게 부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기술 때문에 희생된 부분도 있다. 오버클럭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는 3D V-캐시에 대한 물리적 손상을 막기 위함이다. 실제로 5800X3D는 5800X보다 클럭이 조금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소켓과 CPU쿨러를 교체할 필요 없이 더 많은 캐시 메모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3배 늘어난 L3 캐시로 더 빠르게
3D V-캐시가 적용된 라이젠 7 5800X3D는 L3 캐시가 무려 96MB에 이른다. 형제 모델격인 5800X(32MB)보다 3배나 많은 것이다. 비슷한 체급의 경쟁 프로세서보다는 약 3~4배 정도 많은 L3 캐시 용량을 지니고 있다. 덕분에 5800X3D는 다른 CPU보다 훨씬 넉넉한 캐시 메모리 용량을 자랑한다.
캐시 메모리 용량이 많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 캐시 메모리(Cache Memory)는 속도가 빠른 장치와 상대적으로 느린 장치 사이에서 데이터 접근속도를 완충해 주는 역할을 하는 고속 기억장치로, CPU에서는 CPU 코어와 RAM 사이에서 속도차에 따른 병목 현상을 줄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캐시 메모리 용량이 많으면 그만큼 더 많은 데이터가 CPU와 RAM 사이를 오갈 수 있게 되니 그만큼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는 특히 게임에서 유용하다.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는 게임에서는 CPU가 순간마다 수많은 임의의 데이터를 소화해야 한다. 이럴 때 캐시 메모리가 많다면 같은 시간 동안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크게 증가한다. 그 결과 게임에서의 레이턴시가 크게 감소하게 되고 더 높은 프레임으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더 좋은 게임 성능, 더 착한 가격에 즐기자
새로운 3D V-캐시 기술이 적용된 라이젠 7 5800X3D는 넉넉한 캐시 메모리를 바탕으로 더 강력한 게이밍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AMD 공식 발표에 따르면 5800X3D는 상위 라인업인 AMD 라이젠 9 5900X보다 평균 15% 더 우수한 게임 성능을 보여준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5800X3D의 출시 가격은 USD SEP 기준으로 449달러(약 551,000원)다. 경쟁 프로세서와 비교해보면 25% 저렴하면서 게임 성능은 오히려 5% 더 앞선다. 게다가 기존의 AM4 소켓을 사용하기 때문에 메인보드를 교체할 필요도 없다.
실제 성능을 알아보자
이제 AMD 라이젠 7 5800X3D가 실제로 얼마나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지 알아보자. 이번 테스트는 비슷한 체급을 지닌 라이젠 7 5800X와 상위 라인업인 라이젠 9 5900X와 함께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벤치마크 시스템 사양은 아래와 같다.
메인보드: ASUS ROG Crosshair VIII Hero (WI-FI)
RAM: PNY XLR8 DDR4-3600 Gaming 16GB(8GB x2)
SSD: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20 M.2 NVMe 1TB
쿨러: 커세어 HYDRO SERIES H115i
파워: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50W 80PLUS GOLD 230V EU 풀모듈러
OS: 윈도우 10 Pro 21H2(64bit)
벤치마크 프로그램 테스트
3DMARK 테스트
게임 테스트
마치며
AMD 라이젠 7 5800X3D의 실제 성능을 살펴봤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상의 성능은 5800X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달랐다. 5800X는 물론 일부 게임에서는 상위 모델인 5900X보다 앞서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최신 게임일수록 성능 차이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가격은 출시 기준으로 5800X보다 조금 비싼 정도고 5900X보다는 확실히 저렴하다. 게다가 기존의 AM4 소켓을 사용하니 CPU에 맞춰 메인보드까지 교체할 필요가 없다. 큰 부담 없이 게이밍 퍼포먼스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AMD 라이젠 7 5800X3D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상당한 게이밍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이밍 CPU라 할 수 있다. 동시에 AMD가 라이젠 5000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기술력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올 가을에 공개될 라이젠 7000 시리즈에서는 어떤 신기술이 적용될지 기대해보자. AMD 라이젠 7 5800X3D는 오는 4월 20일 글로벌 출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