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김희철 기자] 엔비디아의 지포스 30 시리즈 출시를 맞아 그래픽카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 상황이 불확실하기에 소비자들은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도 신규 PC 수요는 존재한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오히려 고성능 PC의 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시점이다. 무작정 기다리는 것 대신 바로 선택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 이에 PC의 핵심 부품인 그래픽카드 시장 전망을 토대로 독자들의 결정장애 해소에 도움을 주려 한다.

이번 기획에서 모든 테스트에 사용된 그래픽카드 이외의 시스템 사양은 다음과 같다.

20만원대 이하는 길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그래픽카드가 출시될 때, 해당 그래픽카드를 적절한 가격에 구입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린다. 특히 가격대가 안정화된 상태에서 파생 제품이 등장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짧으면 반 년부터 길게는 1년 이상이다.

특히 20만원대 이하의 메인스트림 제품군은 가장 늦게 등장하게 된다. 물론 오랜 시간 기다려 PC를 완성할 계획이라면 쭉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사실 해당 가격대의 그래픽카드는 그리 큰 성능 향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즉 PC 구매를 결심했다면, 현 시점에서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AMD 라데온 RX 570은 이미 안정성이 두텁게 검증된 폴라리스 칩셋 기반의 그래픽카드로, 현시점에서는 15만원이라는 대단히 매력적인 가격대로 책정돼 수많은 게이머들의 지갑 사정을 배려하고 있다.

거기에 저렴하다고 해서 성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한때 PC방 국민 그래픽카드였던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은 물론, 비슷한 가격대의 지포스 GTX 1650보다도 10% 가량 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예산을 20만원으로 통제한 뒤 가격대를 조금 위로 올려 보면 18만원대에 라데온 RX 5500 XT가 있다. 해당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650 Super보다 성능은 더 좋으면서도 가격은 10% 더 저렴하다.

최신 나비 아키텍처 기반의 칩셋으로 오늘날 뛰어난 반응성을 제공하는 라데온 안티-랙, 저가형 그래픽카드에서 효용이 극대화되는 순간적인 프레임 향상 기능인 라데온 부스트, 레트로 게임을 왕년의 비주얼로 재현해주는 정수 스케일링 등 최신 기술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장점이다.

30만원대 시장, RX 5600 XT를 주목해야 한다

달러화 기준으로 매력적인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국내에서는 높은 소비자가로 만나게 되던 역사가 종종 있었다. 그렇기에 제품 구입 시기에도 가격 안정화라는 변수를 염두에 두고 미련을 남겼던 경우도 종종 있었을 것이다.

30만원대 시장은, 앞서 살펴본 20만원대 이하 시장과 마찬가지로 ‘멋진 신제품’의 낙수효과가 바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곳이다. 대신, 한 세대 전의 메인스트림 제품이 각자 거품을 걷어내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대결의 장이기도 하다.

20만원 후반에서 30만원 초반의 가격대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제품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660 Super이다. 그리고 그보다 한 등급 위의 30만원 중반대에 AMD 라데온 RX 5600 XT가 위치한다.

중요한 점은, 이들의 가격 차이가 10-15% 내외인 반면 성능에는 25% 이상의 더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라데온 RX 5600 XT는 가격 격차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지포스 GTX 1660 Super 대비 더 높은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더해 가격상승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리싱크2 기술과 게임 화면을 영화처럼 개선해주는 피델리티FX, 그리고 피델리티FX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에서도 제한 없이 적용할 수 있는 그림 같은 화질의 라데온 이미지 샤프닝 등 풍부한 부가기능을 고려하면 라데온 RX 5600 XT의 효용성은 더욱 커진다.

이러한 부가기능을 일단 배제하고 순수하게 라데온 RX 5600 XT의 성능만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하더라도, 지포스 RTX 2060으로도 부족하고 RTX 2060 Super 정도가 그나마 가까운 가격대다. 그런데 RTX 2060 Super는 이미 40만원대 중반을 훌쩍 넘어 10만원 이상의 가격 차가 난다.

40만원대 이상, 피아구분 없는 생태교란종이 언제 살포될지 모르니 대기하자

2013년 AMD의 하와이(R9 290X, R9 290)는 엄청난 성능을 토대로 시장을 초토화시킨 바가 있다. 엔비디아가 지포스 라인업에 무려 10년만에 ‘Ti’ 접미사를 부활시키며 지포스 GTX 780 Ti를 부랴부랴 내놓았을 정도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타이탄’ 이라는 전대미문의 라인업을 출격하며 무려 999달러의 가격을 매겨 팔았는데, AMD는 그에 필적하는 성능의 하와이를 399달러부터 시작하는 가격에 내놓았던 것이다.

요지는, 40만원대 이상의 ‘메인스트림이라기엔 부담스럽고 하이엔드라기엔 아쉬운’ 시장이야말로 생태교란종을 살포해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는 점이다.

만약 40만원 이상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것을 권장한다. 지포스 30 시리즈 세대의 ‘-60’ 라인업, 혹은 늦가을 공개 예정인 RDNA2 아키텍처 기반 라데온 RX 6000 시리즈를 지켜보고 다음 수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현명한 소비전략으로 당신의 지갑 사정과 효용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지출이 필요한 때이다. 첫 단추는 명확한 용도 정의와 예산 확정이다. 현명한 소비를 위해 그래픽카드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은 뒤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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