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PC·IT 시장 ②] 포스트 코로나, PC·IT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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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PC·IT 시장 ②] 포스트 코로나, PC·IT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
  • 이철호 기자
  • 승인 2020.06.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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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종식된다면(적어도 치료제와 백신이 등장해 코로나19를 감기나 독감처럼 여길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NO'라고 말한다.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소비 패턴이 바뀐 경험은 2025년에도, 2050년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는 이미 소비 트렌드에 크나큰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종 내 온라인 소비 비중이 65%를 넘어섰으며, 공연장/영화관 이용률은 62% 줄어든 반면, OTT 서비스 이용률은 20%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 PC·IT 시장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정확히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앞으로 시장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할지, 이에 따라 어떤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을지는 지레짐작해볼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PC·IT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보자.

 

언택트 시대에 맞는 제품이 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은 사람과 사람간의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Untact) 시대'를 열었다. 초중고생들은 온라인으로 선생님 수업을 듣게 되었고, 기업은 소통, 회의는 물론 면접까지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시대가 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뒤에도 화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은 코로나19 발병 이전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이 말은 곧 언택트 환경에서 비즈니스나 강의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주변기기가 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임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정부의 온라인 개학 발표 이후 시장에 광풍이 일었던 웹캠이 있다. 이외에 마이크, 헤드셋처럼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 등에 필요한 주변기기도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상회의에 꼭 필요한 웹캠은 지금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중요한 주변기기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화상회의에 꼭 필요한 웹캠은 지금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중요한 주변기기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업무 환경이 유연해질 경우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의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무실을 넘어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해야 하는 시대'에서 업무 처리를 위해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등이 추가로 필요한 데스크톱 대신 기기 하나로 모든 업무 수행이 가능한 노트북을 찾는 개인과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 방이 영화관이고 PC방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영화관 대신 집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이 늘었다.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는 넷플릭스의 경우 1분기에만 새 회원이 1,577만명이나 늘며 시가총액이 디즈니를 제쳤다. 게이머들 또한 PC방에서 여러 사람과 게임을 즐기는 대신 집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사례가 늘었다.

빔프로젝터는 집에서도 대화면으로 게임, 영화 등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빔프로젝터는 집에서도 대화면으로 게임, 영화 등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도 집에서 영화, 게임 등을 즐기는 '집콕족'들이 늘 경우 홈 엔터테인먼트에 적합한 IT기기가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에서도 영화관, 공연장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대화면 TV, 빔프로젝터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더 멋진 게이밍 룸을 만들기 위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더 멋진 게이밍 룸을 만들기 위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집에서도 원활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게이밍 룸을 구성하려는 소비자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 B는 "상반기 들어 고사양 게임에 필요한 그래픽카드 수요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며 "하반기에도 집에서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이 게이밍 PC 구축을 위해 주변기기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았다.

 

코로나 양극화, 가성비가 먼저다

코로나19는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그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더 큰 피해를 입는다. 그 결과는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미국에 확산된 이후 아마존, 줌 등의 기업은 큰 돈을 벌어들인 반면, 3,300여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7주 만에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욀급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불황기에는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 가성비가 좋은 제품에 눈이 가게 된다. PC·IT기기 역시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A51(4G)였다. 이 제품을 비롯해 세계 시장 안드로이드폰 점유율 5위권 대부분을 중저가 스마트폰이 차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런 트렌드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의 프리미엄으로 승부해오던 애플이 2세대 아이폰SE를 내놓은 것이 그 신호라 할 수 있다. 이 스마트폰은 아이폰 11 프로와 동일한 A13 바이오닉 AP에 준수한 품질의 카메라까지 장착됐음에도 가격은 50만원대부터 출발한다.

애플의 2세대 아이폰SE는 저렴한 가격에 강력한 AP와 카메라를 탑재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생태계 파괴자'로 불리고 있다.
애플의 2세대 아이폰SE는 저렴한 가격에 강력한 AP와 카메라를 탑재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생태계 파괴자'로 불리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튀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 심화 속에서 오히려 명품 소비는 늘고 있다. 한 백화점의 경우 대부분의 분야에서 매출이 크게 떨어졌으나, 명품 매출은 크게 늘었다고 한다. PC와 IT기기 역시 프리미엄 고가 제품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냥 비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 남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된, 그러면서도 좋은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이는 상반기 스마트폰 기대작이었던 갤럭시 S20 시리즈와 갤럭시 Z 플립의 성적표를 보면 알 수 있다. 갤럭시 S20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은 전작의 60~70% 수준에 머무르며 삼성 스마트폰의 위기론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갤럭시 Z 플립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다.

차이는 무엇에 있을까? 갤럭시 Z 플립은 옛날 폴더폰처럼 위아래로 열 수 있는, 휴대하기 좋은 폴더블폰이라는 점이 매력포인트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물론 갤럭시 S20 시리즈 역시 1억 화소, 100배 줌 등으로 차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갤럭시 Z 플립은 차별화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플립 디자인을 바탕으로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갤럭시 Z 플립은 차별화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플립 디자인을 바탕으로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 지켜주는 IT기기

스페인 독감이나 SARS, MERS와 같은 질병이 전세계를 강타할 경우 보험 가입자가 늘어난다고 한다.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서다. 비슷한 현상이 가전제품을 비롯한 IT기기 시장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신한카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공기청정기와 같은 위생/클린 가전 판매량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한다. 공기청정기, 가습기는 물론 집안을 깨끗하게 지켜주는 로봇청소기와 무선청소기, 옷에 묻은 먼지와 세균을 제거해주는 의류관리기, 화장실에서 온 가족이 쓸 수 있는 욕실가전 등의 수요가 앞으로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밖에 나가지 못하면서 스트레스, 우울증을 겪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마음의 건강을 지켜주는 IT기기, 서비스도 중요해졌다. 혼자 사는 이들과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AI스피커를 비롯해 집에서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을 도와주는 VR/AR 서비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마사지기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SK텔레콤 누구(NUGU)와 같은 AI스피커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SK텔레콤 누구(NUGU)와 같은 AI스피커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에서 렌탈까지…구매 트렌드 변화

작년까지만 해도 PC·IT업체들의 경우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해보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시장의 흐름을 온라인으로 바꿔 놓았다.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와 한양대학교 유통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3월 들어 온라인 쇼핑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겼다.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쇼핑의 중심이 넘어가면서 업계 역시 다시 온라인을 강화하는 분위기로 전환하고 있다.

중고거래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무선 이어폰 등을 구매하는 이들도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모바일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 유저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1월 대비 3월 기준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이밍 기어를 비롯한 IT기기가 많이 거래되는 '게임/취미' 카테고리에서의 거래 빈도가 126%나 늘었다.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은 내로라 하는 커머스 앱 이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은 내로라 하는 커머스 앱 이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 PC나 가전기기를 구매할 때 초기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적합한 렌탈 서비스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통이나 전시, 반품 과정에서의 작은 문제 이외에는 사용에 큰문제가 없는 리퍼비시 제품을 찾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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