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0×1440 해상도로 더 넓게, 더 멀리 - 아치바 코리아 QH27-IPST 심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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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0×1440 해상도로 더 넓게, 더 멀리 - 아치바 코리아 QH27-IPST 심미안
  • PC사랑
  • 승인 2011.01.0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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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비스타는 죽어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윈도우 비스타는 망해서 와이드 모니터를 남겼다. 말인즉슨, 비스타가 등장하기 전까지 대부분 모니터는 17·19인치 LCD가 중심이었다. MS는 비스타 출시를 앞두고 ‘역대 윈도우 중에서 제일 화려한 인터페이스’라는 설레발과 함께 와이드 모니터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주를 이룬 1280×1024 해상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비스타는 처참하게 실패했지만, 와이드 모니터에 대한 관심은 지금의 22·24인치 모니터 시장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후 50만 원대로 나오기 시작한 22·24인치 모니터들은 빠르게 17·19인치를 대신했고, 값도 순식간에 30만 원대 이하로 내렸다. 성능 개선 또한 상당 부분 이뤄졌다. 초기 22·24인치 모니터 대부분은 CCFL(Cold Cathode Flourscent Lamp·냉음극 형광램프)를 백라이트로 써서 덩치가 컸다. 요새 나오는 모니터들은 백라이트를 CCFL 대신 LED로 바꾸면서 모니터 두께를 1cm 내외로 줄였다. 그만큼 무게도 가볍다. 2~3년 전만 해도 24인치 모니터를 옮기려면 장정 하나가 필요했는데, 이제는 여자들도 들고 다닐 수준이다. 대신 시야각은 많이 좁아졌다.

2007년 봇물을 이룬 24인치 모니터를 기준으로 보면, 초기 모델은 넓은 시야각이 자랑인 IPS나 VA 패널이 많았다. 와이드 모니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뒤로는 TN 패널이 IPS나 VA 패널을 밀어내고 중심에 섰다. TN 패널은 CRT 모니터 부럽지 않은 응답속도로 잔상이 적고 뛰어난 명암비로 게임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생산 단가로 저렴해 와이드 모니터가 대중화되는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야각이 나빠서 활용도가 나쁜 게 흠이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상당 부분 개선했지만 시야각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남은 상태다.

비좁은(?) 1920×1080에서 벗어나자
22·24인치 LCD 모니터가 주를 이룬 요즘, ‘탈(脫) 24인치, 탈 1920×1080 해상도’를 외치는 모니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24인치가 주류로 자리 잡을 당시부터 이른바 초대형 화면을 자랑하는 모니터들이 있었지만, 성능에 비해 턱없이 값비싸 현실적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화면에 목마른 일부 마니아들은 아예 직접 패널과 AD 보드 등을 구해 조립하는 열정을 뽐내기도 했다. 현재는 TN 패널을 써서 만든 중소기업 제품이 40만 원대로 나오면서 조금씩 ‘24인치 엑서더스’를 꾀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아치바 코리아에서 만든 ‘QH27-IPST 심미안’(이하 QH27-IPST)은 IPS 패널을 토대로 WQHD(Wide Quad High Definition) 해상도를 갖췄다. 덩치는 27인치면서 해상도는 1920×1080에 머문 다른 제품들과 달리, 2560×1440 화소로 16대 9 화면을 띄운다. WQHD 화질은 720p 화면보다 4배나 넓고, 풀HD 1080p 영상을 띄워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넓다. 픽셀 피치가 0.2331mm로, 일반적인 24인치 모니터들(0.25~0.28mm)보다 작다. 덕분에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TV와 웹서핑을 동시에
QH27-IPST 첫인상은 단순함이다. 특별히 모나지 않고 튀지도 않은, 전형적인 모니터 생김새다. 베젤 바깥을 은색 테두리로 둘러 흡사 아이폰 같은 인상을 준다. 요새 유행하는 LED 백라이트를 쓴 24인치 제품들보다는 패널이 두껍다.
본체 무게는 대략 7~8kg 내외로, 24인치 모니터가 첫선을 보였을 당시 무게와 비슷하다. 받침대가 아예 조립되어 있기 때문에 꺼낼 때만 힘을 쓰면 된다. LED 백라이트나 IPS 패널 값만 내린다면 이만한 크기로 얇고 가벼운 모니터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현재 22·24인치 모니터는 다목적용으로 많이들 찾는다. 일부 모니터 중에는 TV 튜너를 달아 HDTV 시청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크기 모두 TV를 대신하기에는 조금 비좁은 감이 있다. 여기에 ‘최악의 시야각’이라는 혹평까지 듣는 TN 패널을 썼으면 책상을 떠나 감상하기는 힘들다. 요새야 TN 패널도 광시야각에 근접할 만큼 좌우 시야각이 발달했다. 그러나 상하 시야각은 여전히 답보 상태인지라, 일요일 오후에 빈둥거리며 모니터로 TV나 멀티미디어를 볼 요량이라면 TN 패널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에 비해 QH27-IPST 시야각은 상하좌우 178도여서 어느 각도든 색상 반전이나 변화가 없다. HDTV 수신기가 있어 TV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POP(Picture Of Picture·화면 속의 화면) 기능으로 한쪽에서는 PC화면을, 반대쪽에 TV나 엑스박스 360 같은 게임기 화면을 띄울 수 있다. 이 기능은 주 화면이 VGA나 DVI일 때만 작동한다. HDMI와 DTV, 컴포지트를 서브 화면으로 불러올 수 있지만, 반대로 HDMI나 DTV를 시청할 때 PC 화면을 부화면으로 띄우지 못한다는 뜻이다. 입력단자는 D-Sub 단자 2개, 듀얼 DVI, HDMI, 컴포지트, 오디오, SPDIF, USB, TV 안테나 등을 갖췄다. PC 이외에도 다양한 기기와 연결해 쓰기 좋다.


리모컨 수신 각도만 개선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모니터가 될 것 이다.


다양한 입력 단자로 빼곡하다.


스피커를 내장해 따로 스피커를 달지 않아도 된다.


HDTV를 시청하려면 안테나는 필수다.


2560×1440 해상도를 띄우려면 듀얼 DVI 케이블(오른쪽)이 필요하다. 싱글 DVI(왼쪽)과 달리 핀이 빼곡하고 케이블도 더 굵다.


OSD 버튼을 본체 뒤로 숨겼다. 동그란 버튼으로 켜고 끄는데, 한동안 ‘확인’인 줄 알고 눌렀었다. 어쩐지 자꾸 화면이 꺼지더라니.

영화, 게임, 편집… 활용도 높은 모니터
QH27-IPST에 쓴 IPS 패널 반응시간은 6ms인데, 수치상으로 2ms 내외의 TN 패널보다 느리다. 하지만 6ms와 2ms 차이를 눈으로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화면 전환이 빠른 FPS 게임을 할 때도 잔상을 느끼지 못했다. 색상 구현 능력도 좋다. 기본 명암비는 1000:1, 동적 명암비는 100만:1로, 영상 재생이나 편집용 모니터를 찾는 이들에게 적당하다. 특히 10억 7000만 칼라로 색상을 동시 표현할 수 있는 점은 매력적이어서, 디자이너나 아마추어 사진가에게 알맞다. 기존 외산 모니터보다 색상이나 품질 면에서 뒤지지 않아 앞으로 시장 선점이 기대되는 모델이다.     

숙제는 있다. 먼저 리모컨 수신 성능. 기본적으로 책상 위에서 다룬다는 전제가 있다고 해도 수신 각도가 비좁은 것은 개선했으면 한다. 기왕이면 수신 부를 중앙에 달았으면 어땠을까도 싶다. OSD(On Screen Display·모니터 설정 메뉴창) 버튼을 모니터 뒤쪽으로 배치해 리모컨 없이 설정할 땐 불편하다. 사소한 문제지만 개선하면 그야말로 아쉬울 것 없는 모니터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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