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우린 예전에 끝났어, 돈 때문에 하는거지', EZ2AC -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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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우린 예전에 끝났어, 돈 때문에 하는거지', EZ2AC -FINAL-
  • 남지율 기자
  • 승인 2020.03.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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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대표적인 국산 아케이드 리듬 게임 중 하나인 EZ2 시리즈가 2019년 4월 20일, 20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20주년을 맞은 이 게임의 상황은 매우 어두웠다.

당시 최신작인 'EZ2AC : Time Traveler'이하 TT)'의 업데이트 속도는 더뎠으며, TT가 출시되기 전에 나온 'EZ2AC : Night Traveler(이하 NT)'는 여전히 미완성인 상태였다. 또한, EZ2AC 개발팀이 해산되는 위기도 발생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나올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또 다른 신작 'EZ2AC -FINAL-(이하 파이널)'이 등장했다.

 

오락실은 얼리 액세스를 하는 곳이 아닌데…

파이널은 2019년 5월 29일부터 전국 오락실에서 가동됐다. 0.9버전으로 출시된 파이널은 "미완성 게임을 억지로 출시했다"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부족했다.

'바람의 날개'는 파이널 출시 당시 노멀 난이도밖에 없던 곡이다.

파이널에는 7곡의 신곡과 TT에서도 끝내 부활하지 못한 'EZ2DJ 7th 1.5'의 삭제곡 3곡이 더해졌다. 이는 신작 아케이드 리듬 게임의 런칭 볼륨으로는 매우 적으며, 패턴도 빈약했다. 주목받는 신곡인 '바람의 날개'가 패턴의 빈약함에 대한 예시다. 이 곡은 가장 많이 플레이되는 '5키 스탠다드 모드'를 기준으로 패턴이 노멀 난이도밖에 없을 정도였다.

'SQUARE PIXELS'가 개발한 전작들은 파이널과 달리 명확한 테마로 호평받았다.

UI도 전작 대비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게임 타이틀 화면의 BGA는 무료 스톡 영상을 사용한 것 같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또한, 'SQUARE PIXELS'가 개발한 전작들은 '밤 여행', '시간 여행'과 같은 명확한 테마와 함께 제법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를 갖췄지만, 파이널은 특별한 컨셉도 없고 단조로운 그래픽을 지녔다.

파이널의 UX도 EZ2 시리즈를 하나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만들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난이도 선택 창이 곡별 랭킹을 가리는 현상도 발생했으며, 떨어지는 과일을 턴테이블을 조작해 받는 모드인 'EZ2CATCH'를 '과일을 줍는 모드'로 기재해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파이널 초기에는 'CV 2 모드'를 선택할 수 없었다.

또한, 출시 당시 콘텐츠의 볼륨은 전작인 TT보다 빈약했다. 4곡을 연속으로 연주하는 '코스 모드'와 특수 패턴을 즐길 수 있는 'CV 2 모드'가 잠겨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개발자가 개발을 포기하고 기존 시리즈를 개발한 인물이 다시 영입됐다. 이후 지속된 패치를 거쳐 현재는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상황이다.

 

전작을 희생 시켜 만든 신작?

보통 리듬 게임에서 '선행 수록'이라는 말은 차기작에 수록될 곡이 현행 작품에 미리 수록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파이널에서의 선행 수록은 다른 뜻을 지녔다.

'Guardian'은 원래 TT에 수록될 곡이다. TT OST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파이널에 추가된 신규 콘텐츠 중 상당수는 NT와 TT에 먼저 업데이트됐어야 할 콘텐츠다. 이 콘텐츠들은 파이널에 기간 독점으로 선행 수록됐다. 전작에 들어갔어야 할 콘텐츠로 일종의 인질극을 벌이고 있던 셈이다.

이 기간 독점 정책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작품은 NT다. NT는 2016년 1월에 출시된 작품인데, 4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최종 패치가 배포되지 못했다. 보통 아케이드 리듬 게임의 신작 출시 주기가 1년에서 2년 사이고 이 기간에 콘텐츠 업데이트가 모두 완료되는 걸 고려하면 NT의 업데이트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오래 지연된 상태다.

 

시스템의 변화는 긍정적

카테고리 정렬 기능이 더해져 곡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파이널은 누적 400곡 이상의 볼륨을 지닌 리듬 게임이다. 따라서 곡을 고르는데도 시간이 제법 소요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카테고리 정렬 기능이 더해졌다. 기존 버전과 달리 버전별, 곡의 이름, 난이도에 따라 곡을 쉽게 정렬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원하는 곡을 찾기 위한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패스트/슬로우' 기능이 더해져 판정 연습이 편해졌다.

'패스트/슬로우' 기능이 추가된 점도 파이널의 장점이다. 패스트/슬로우는 대부분의 다른 리듬 게임들이 지원하는 일종의 판정 보조 기능이다. 게임이 요구하는 판정보다 입력을 빨리하는지 느리게하는지가 표시되기 때문에 판정 연습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 기능들이 과연 처음부터 파이널만을 위해 개발된 기능이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마치며

마지막을 뜻하는 파이널이라는 부제와 달리 아케이드 업계에서는 EZ2AC -FINAL-의 뒤를 잇는 신작이 출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본지가 관계자에게 이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본 결과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현재 EZ2AC의 신작은 올해 8월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NT, TT, 파이널'의 패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라는 점은 결코 반갑진 않다. 시리즈의 팬들도, 오락실 업주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최소한 전작들부터 확실하게 마무리 짓고 신작을 출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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