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채신 OS’다! 최신 디바이스로 윈도우 95를 즐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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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채신 OS’다! 최신 디바이스로 윈도우 95를 즐기는 방법
  • 이철호 기자
  • 승인 2019.10.0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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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국내에 PC가 처음 보급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칙칙한 검은색 화면을 바라보며 일일이 명령을 입력해야 했다. 그래서 컴퓨터를 켜고 나면 파일 이름을 변경, 복사, 삭제할 때마다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다. 그래서 컴퓨터는 소수의 깨우친 자들만이 쓸 수 있는 물건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995년 윈도우 95(Windows 95)를 출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윈도우 95를 기점으로 컴퓨터는 소수의 전유물에서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최첨단 IT 시대의 상징이 됐다. 출시된지 20년 이상이 넘어가는 지금, 윈도우 95는 과연 잘 돌아갈까? 1995년보다 훨씬 강력한 성능을 지닌 컴퓨터로 윈도우 95를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새로운 컴퓨터 시대의 시작, 윈도우 95

윈도우 95가 마이크로소프트 OS, 아니 모든 PC OS 중 가장 혁명적인 운영체제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편의성 때문이다.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아이콘만 클릭하면 프로그램 실행이 가능해져 더 편리하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윈도우 OS의 작업 표시줄과 아이콘은 오늘날 윈도우 OS UI의 근간이 됐다.

또한, 시작 버튼과 작업 표시줄과 같은 오늘날 윈도우 OS의 UI를 본격적으로 정립했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주요 부분의 32비트화, 인터넷 익스플로러 탑재, 강화된 멀티미디어 기능, 멀티태스킹 기능 개선도 돋보였다. 그 결과 윈도우 95는 컴퓨터 사용자가 더 간편하게, 더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95 출시 당시 롤링스톤즈의 <Start me up>을 OST로 한 광고에서 멀티태스킹 능력을 강조했다. 실제로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

물론 완벽한 OS란 없는 법이어서 당시에도 윈도우 95는 문제가 상당했다. 특히 안정성 측면에서는 결코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 운영체제였다. 그 유명한 ‘블루 스크린’ 에러가 이 OS를 기점으로 잦아진 것이다. 이는 9x 커널의 안정성이 부족했고, 16비트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위해 들어간 부분이 안정성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윈도우 95는 당시 PC OS 시장을 장악하기에 충분했다. 이전보다 훨씬 쓰기 편한 윈도우 95 덕분에 일반인도 쉽게 컴퓨터를 배울 수 있게 됐고 다양한 분야에서 PC를 쓸 수 있게 됐다. 윈도우 95는 오늘날 모두가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시대에 크게 공한한 운영체제인 것이다.

 

웹사이트에서 윈도우 95 구동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 사용 중인 PC로 윈도우 95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윈도우 95 CD를 구해 설치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미 지원이 끝난 OS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다. 윈도우 95 CD를 구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윈도우 95를 지원하는 옛날 메인보드, CPU 등을 장만해야 하는 것은 덤이다.

사실 가장 간단히 윈도우 95를 체험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안드레아 폴즈라는 프로그래머가 win95.ajf.me라는 사이트를 통해 웹 브라우저 상으로 윈도우 95를 실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홈페이지에서 ‘Start Windows 95’라는 버튼을 클릭하면 브라우저 창에서 윈도우 95가 구동된다.

물론 사용 도중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OS 로딩이 다소 오래 걸리며 구글 크롬으로 접속할 경우 종종 사이트가 차단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비롯한 특정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에뮬레이터가 충돌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다. 그래도 가장 간편하게 윈도우 95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임은 분명하다.

win95.ajf.me 사이트에 접속한 다음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윈도우 95를 경험할 수 있다.
사이트를 통해 구현된 윈도우 95의 모습이다. 에러가 많이 발생하지만 윈도우 95의 UX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에뮬레이터로 윈도우 95 돌리기

좀 더 난이도 있는, 그래서 더 컴퓨터 마니아다운 방식으로는 에뮬레이터를 통해 구동하는 방법이 있다. 에뮬레이터는 특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다른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윈도우 OS에서 클래식 MAC OS를 실행할 수 있으며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사냥을 돌리는 유저라면 에뮬레이터가 익숙할 것이다.

대표적인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으로는 VMware와 Virtual PC 등이 있다. 이들 에뮬레이터는 오랫동안 사용되어 오면서 검증된 프로그램인 만큼 윈도우 95도 잘 지원되는 편이다. VirtualBOX도 약간의 설정을 통해 원활하게 윈도우 95를 구동할 수 있다.

DOS를 최신 OS에서 돌릴 수 있게 하는 DOSBox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앞서 소개한 윈도우 95 구동 홈페이지도 이 DOSBox를 포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바일에서는 Bochs, QEMU, Limbo 등의 에뮬레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QEMU나 Limbo는 로딩 속도가 빠른 대신 다소 불안정하고, Bochs는 안정적인 대신 속도가 느릴 수 있다.

 

PC에서 에뮬레이터로 윈도우 95 실행하기

먼저 PC에서 에뮬레이터로 윈도우 95를 설치해보자. 우선 VMware Workstation Player를 다운로드한다. 이 프로그램은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무료로 제공된다.
VMware Workstation Player에서 다운로드받은 윈도우 95 ISO 파일을 삽입 후 실행한다.
프로그램의 안내에 따라 OS 설치를 진행한다. 처음 실행할 때 ‘CD로 설치하기’를 선택해야 원활히 설치가 진행된다.
설치 후 윈도우 95를 사용했다. 안전모드 상태라 다양한 프로그램 실행에는 어려움이있었지만 사용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모바일 에뮬레이터로 윈도우 95 즐기기

이번엔 스마트폰에서 윈도우 95를 실행해보자. 먼저 대표적인 모바일 에뮬레이터 앱인 Bochs를 다운로드한다.
Bochs의 ‘ Storage’ 탭에서 ‘ata0-master’를 체크한 다음 윈도우 95 img 파일을 삽입한다. 여기서는 네이버 파워블로거 ‘모바일리즘’의 윈도우 95 OSR2 한글판 디스크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후 ‘Hardware’ 탭에서 CPU, 메모리, VGA 카드, 사운드카드 등을 알맞게 설정한 다음 ‘Start’ 버튼을 누른다.
스마트폰에서 실행된 윈도우 95의 모습이다. 사용을 종료할 때는 시작 버튼을 통해 종료해야 재사용 시 에러가 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윈도우 95, 이제 앱으로 즐기자

놀랍게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윈도우 95를 최신 컴퓨터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비즈니스 메신저 프로그램 ‘슬랙’(Slack)의 개발자인 펠릭스 리스버그(Felix Rieseberg)가 자바스크립트를 비롯한 웹 기술을 기반으로 윈도우 95 앱을 개발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윈도우 OS는 물론 macOS, 리눅스에서도 다운로드받아 실행할 수 있다.

깃허브(Github)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의 용량은 고작 129MB에 불과하며 실행 시에는 200MB의 RAM 용량을 차지해서 집에 있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으로도 원활하게 윈도우 95를 실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멀티 부팅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2.0버전부터는 윈도우 95 프로그램 내부에 고전게임도 추가됐다. 무려 둠(DOOM)이 포함되어 있어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가 돌아가는 최신PC로 1995년 출시된 둠을 플레이하는 진풍경을 연출할 수 있다. 이외에 MS-DOS용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A-10 Tank Killer’라든지 유사 팩맨 게임도 설치되어 있어 추억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Github에서 윈도우 95 앱을 다운로드한다. 주소는 github.com/felixrieseberg/windows95/releases이다.
설치 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윈도우 95를 사용할 수 있다.
윈도우 95 애플리케이션의 모습이다. 인터넷은 사용할 수 없지만 워드패드, 그림판, 카드놀이 등은 그대로 실행할 수 있다. 한글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약간 아쉽다.
최신 버전의 경우 여러 고전 게임이 동봉되어 있다. 그래서 추억의 둠(DOOM)도 1995년의 감성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마치며

이상으로 최신 시스템에서 윈도우 95를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윈도우 95 설치 CD를 찾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윈도우 95를 실행할 수 있었다. 특히 윈도우 95 부팅 프로그램은 그 수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물론 최근에 사용되는 윈도우 10 OS에 비하면 그래픽이나 안정성은 조약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이콘을 통해 간편하게 프로그램 실행이 가능한 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창에 띄울 수 있는 점은 2019년 현재에도 유효했다. 실로 윈도우 95는 누구나 컴퓨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 위대한 운영체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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