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에 국내 PC 시장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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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환율에 국내 PC 시장 ‘먹구름’
  • 이철호 기자
  • 승인 2019.08.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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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PC 시장 또한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환율이 크게 오름에 따라 해외 PC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수입,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15.3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7.3원이나 급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16년 3월 9일(1216.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상승폭은 2016년 6월 24일(29.7원) 이후 가장 컸다. 6일에도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 때 1,220원을 돌파하는 등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6일 오후 2시 50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214.70원을 기록했다. 전일에 비해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추후에도 계속 상승할 여지가 크다.
6일 오후 2시 50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214.70원을 기록했다. 전일에 비해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추후에도 계속 상승할 여지가 크다.

이와 같은 환율 급등의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9월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대미 무역 흑자를 봤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중국은 위안화의 가치를 계속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전날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달러당 6.9225위안으로 낮춘 데 이어 6일에는 이보다 더 낮은 6.968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렇게 위안화 가치가 낮아짐에 따라 위안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원화 또한 가치가 함께 낮아지면서 환율이 오르는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침체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인한 수출 둔화도 중요한 원인이다.

환율이 급등하면(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해외 제품을 수입하기가 어려워진다. 가령, 1달러=1,000원일 경우 10달러짜리 미국 키보드를 10,000원에 수입할 수 있지만, 1달러=1,200원이 되면 같은 제품을 12,000원에 해외에서 사야 한다.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가 많은 국내 PC업계에 상당한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똑같은 49.9달러 짜리 삼성전자 DDR4 8G PC4-21300 RAM을 구매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일 때는 메모리를 약 54,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가격이 약 59,900원으로 상승한다. 

새로 PC를 장만하거나 업그레이드하려는 고객에게도 환율 급등은 좋지 않은 소식이다. 판매업체에서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사들이게 되는 만큼 판매가도 상승하게 되기 때문이다. 해외직구를 할 때도 아마존이나 뉴에그에서 CPU, RAM 등을 이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되기 때문에 직구도 쉽지 않게 된다.

업계 관계자 A는 “환율 급등 때문에 일부 고가 제품은 10만~20만 원 가까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을 경우 PC 시장 침체기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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