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K6 시스템에 SSD를? 20년 전 레트로 PC, 다시 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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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K6 시스템에 SSD를? 20년 전 레트로 PC, 다시 살려보자
  • 남지율 기자
  • 승인 2019.07.0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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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AMD는 컴퓨텍스 2019에서 3세대 라이젠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상세 정보를 공개한 바 있다. 새로운 젠 2코어를 사용한 이번 프로세서는 기존 젠 아키텍처 대비 15% 향상된 IPC를 제공해 수많은 PC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AMD CPU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번에 공개된 라이젠 9 3900X12코어 24스레드 구성에 베이스 클럭 3.8GHz를 갖췄고 7nm 공정으로 제조됐다. 반면, 22년 전에 출시된 AMD K6는 단일 코어 구성에 0.166~0.233GHz로 동작하며, 350nm 공정으로 제조됐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렇게 오래된 CPU의 시스템을 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윈도우 98의 추억을 지닌 레트로 PC 마니아나 특수한 목적으로 레트로 PC를 반드시 사용해야만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자의 경우는 후자에 속해 20년 전에 조립된 AMD K6 시스템을 다시 살려보기로 했다.

 

20년 된 PC가 필요한 이유?

기자가 20년 전의 PC를 살리고자 한 이유는 게임 때문이다. 사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호환성 모드로 실행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작동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VMWare 같은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요즘 컴퓨터로도 큰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다.

EZ2DJ는 PC 기반의 기판으로 구동되는 아케이드 게임이다.
EZ2DJ는 PC 기반의 기판으로 구동되는 아케이드 게임이다.

하지만 기자가 구동하려는 게임인 EZ2DJ는 그렇지 않다. EZ2DJ란 대표적인 국산 아케이드 리듬 게임 중 하나로 20년의 역사를 지닌 작품이다. 현재는 시리즈의 최신작인 EZ2AC : Final이 가동 중에 있다.

이 시리즈는 윈도우 기반의 PC로 작동하는데 컨트롤러의 입력으로 ISA 규격을 사용한다. ISA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주로 쓰이는 PCI와 같은 확장 카드 슬롯이다. 현재는 산업용 메인보드가 아니면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규격이다.

기자가 입수한 EZ2DJ1세대 기판은 AMD K6 CPUNVIDIA RIVA TNT2 그래픽 카드, 그리고 PC-100 SDRAM 128MB가 장착돼있다. 참고로 기판에는 열쇠 역할을 담당하는 보안 장치 하드락을 꼽아야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

다행이 구동은 가능했다.
다행이 구동은 가능했다.

전원을 넣어보니 다행이 구동은 된다. 다만, 영업장에서 오랜 시간 구동된 만큼 그래픽 카드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으며, 부팅 시간도 오래 걸렸다. 게다가 파워서플라이는 199610월에 정보통신부에서 전자파장해검정을 통과했다고 하는 제품이다.

 

가장 큰 골칫덩어리는 IDE HDD

smartPC사랑은 2019년 4월 1일에 TNT 2 울트라 언박싱 영상을 찍었다.
smartPC사랑은 2019년 4월 1일에 TNT 2 울트라 언박싱 영상을 찍었다.

우선 메인보드와 CPU, 메모리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다행이다. 파워서플라이는 지금도 호환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기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픽 카드도 smartPC사랑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도중 TNT2 Ultra의 신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기에 이 부분도 해결이다.

하지만 HDD가 발목을 잡았다. 현재 PC에서 사용 중인 SATAPCIe 방식이 아닌 IDE 방식을 사용한다. 2019년 기준으로도 IDE 하드디스크의 신품을 구매할 수는 있으나 80GB 제품의 가격이 7만 원에 달할 정도이다

 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이고 이 가격이면 SATA 방식의 500GB SSD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중고 하드디스크를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수명을 장담하긴 어렵다.

SATA를 IDE로 바꿔주는 컨버터도 사용해봤으나 그리 안정적이진 않다.
SATA를 IDE로 바꿔주는 컨버터도 사용해봤으나 그리 안정적이진 않다.

계속 검색을 하다 보니 SATA to IDE를 지원하는 하드디스크 컨버터가 눈에 띄었다. 이를 공수해 SATA 방식의 SSDIDE 방식으로 변환해 사용해봤지만, 컨버터 종류에 따라 부팅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사용이 불안정한 증상이 많았다.

기자가 데스크톱에 사용 중인 리뷰안 850X와 이번 기사에 쓰인 P300이다.
기자가 데스크톱에 사용 중인 리뷰안 850X와 이번 기사에 쓰인 P300이다.

따라서 컨버터의 사용은 포기하고 IDE SSD를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IDE SSD의 상황도 썩 좋지만은 않았다. 중고 제품이나 해외 직구 제품 외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19621일 기준으로도 신품 IDE SSD를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바로, 리뷰안 850X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리뷰안테크의 P300이다.

 

AMD K6 시스템의 부활

AMD K6 시스템에 들어갈 부품이 모두 모였다.
AMD K6 시스템에 들어갈 부품이 모두 모였다.
레트로 PC용으로는 20+4핀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해야 한다.
레트로 PC용으로는 20+4핀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해야 한다.

부품을 모두 입수한 뒤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컴퓨터의 심장인 파워 서플라이부터 시작했다교체에 사용한 파워서플라이는 COOLMAX FOCUS 600W 80Plus 230V EU이다.

레트로 PC의 파워서플라이를 교체하고 싶다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구형 메인보드는 20핀 전원커넥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의 메인보드는 24핀 전원커넥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파워서플라이가 24핀 전용으로 제작된 경우도 있다. 따라서 20핀과 4핀 커넥터를 분리할 수 있는 20+4핀 구성의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4IDE 전원 케이블을 몇 개 제공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기자가 사용한 파워서플라이는 3개의 4IDE 전원 케이블을 제공하는데, 여러 개의 하드디스크나 ODD를 함께 사용한다면 부족할 수 있다.

그 다음은 그래픽 카드를 교체했다. 보조 전원을 사용하는 그래픽 카드가 아니기에 교체 과정은 매우 간단했다. 교체에 사용된 TNT 2 Ultra는 출시 당시에는 45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었다. 요즘 그래픽 카드 가격에 비하면 그리 비싼 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20년 전 물가를 고려한다면 상당한 금액이다.

참고로 이 TNT 2 Ultra의 밀봉 제품은 수년간 약 1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수많은 레트로 PC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 여러 개씩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기사 작성을 위해 다시 확인해보니 621일 기준으로도 재고가 남아있었다.

IDE to USB 컨버터로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했다.
IDE to USB 컨버터로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했다.
하드 디스크에 베드 섹터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드 디스크에 베드 섹터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은 핵심 부품인 SSD이다. 윈도우 98CDODD를 구해 직접 설치하고 싶었으나 수급이 어려워 하드디스크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EZ2DJIDE 하드디스크를 기자가 사용 중인 i5-6600 시스템에 연결해야 했는데 메인보드에 IDE 슬롯이 없어 IDE to USB 컨버터를 구매해야 했다.

연결 후 하드 디스크의 베드 섹터를 검사해봤다. 하드 디스크는 20.4GB의 용량을 지닌 MAXTOR 사의 제품이었으며, 대단히 오랜 시간 동안 오락실에서 가동된 부품이었음에도 베드 섹터가 없었다. 해당 하드디스크의 전체 파티션을 노턴 고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백업하였고 이를 리뷰안 P300 SSD에 마이그레이션했다.

MAXTOR HDD의 속도 테스트 결과이다.
MAXTOR HDD의 속도 테스트 결과이다.
리뷰안 P300의 속도 테스트 결과이다. USB 2.0으로 연결하여 최대 속도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4K 속도가 HDD 보다 압도적이다.
리뷰안 P300의 속도 테스트 결과이다. USB 2.0으로 연결하여 최대 속도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4K 속도가 HDD 보다 압도적이다.
2.5인치를 3.5인치로 바꿔주는 컨버터가 필요했다.
2.5인치를 3.5인치로 바꿔주는 컨버터가 필요했다.
구동에 성공하여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구동에 성공하여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P3002.5인치 규격을 사용하기에 데스크톱 규격인 IDE 3.5인치 변환 컨버터를 거쳐 AMD K6 시스템을 부팅했다. SSD는 정상적으로 인식되었으며, 게임도 정상적으로 구동됐다. 직접 플레이해보니 HDD를 사용할 때보다 로딩이 훨씬 빨랐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레트로 PC를 다시 사용하고 싶다면 리뷰안의 IDE SSD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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