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그레이드를 위한 고민의 시작 - CPU냐 그래픽카드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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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업그레이드를 위한 고민의 시작 - CPU냐 그래픽카드냐, 그것이 문제로다
  • PC사랑
  • 승인 2009.08.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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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되었다
더위를 피해 에어컨 시원한 사무실에 몸을 늘어뜨리고 있던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촌동생의 전화였다. 반갑게 전화를 받을 때와 다르게 전화 통화가 끝내고 나자 당황스런 마음이 들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성적이 매우 좋아서 평소 금기였던 PC 게임 유희를 부모님께서 허락해주셨는데 문제는 PC 성능이 신통치 않아 제대로 돌아가는 게임이 있을지가 걱정이라는 이야기였다.


인텔 코어 2 쿼드 Q8200

20만 원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사촌 동생의 PC는 겨우 캐주얼 게임을 돌릴 수 있는 수준이다. 사촌 동생이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아이온> 등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최신 온라인 게임이다. 최소 제원은 가까스로 만족시키지만 이것으로 온라인 게임을 완벽하게 즐기기는 어렵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그래픽카드와 CPU, 램 등을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새 PC를 떡하니 장만하면 그만이다. 허나 업그레이드 예산은 고작 20만 원뿐.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PC의 주요 부품을 모두 교체하기에는 모자란 금액이다. 천 원짜리 한 장 주면서 과자와 냉동만두, 음료수를 사고 350원을 남겨오라는 고참한테 따지지도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PC를 살 때 제법 좋은 부품을 고른 덕인지 메인보드는 그대로 써도 된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고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쓸 만하다는 소리를 듣는 CPU나 그래픽카드는 보통 15만 원 안팎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CPU냐, 그래픽카드냐를 놓고 고민을 하는 기자에게 지나가던 편집장이 “뭘 또 궁시렁궁시렁 거리냐”며 말을 걸어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간단하게 한 마디 던진다. “뭘 걱정해, 직접 돌려 보면 되지.”


이엠텍 지포스 GTS250 제논 MAXX HDMI 512MB

까라면 까고, 돌리라면 돌려 본다
결국 사촌 동생의 전화는 나에게 새로운 기획 기사거리로 거듭나게 되었다. 대수술에 들어갈 PC에 대해 설명하자면 CPU는 인텔 펜티엄 듀얼코어 E5200, 그래픽카드는 ATI 라데온 HD 2600 프로, 메모리는 1GB, 하드디스크는 500GB다. CPU는 아직 쓸 만한 편이고, 하드디스크도 조금 구형 모델이기는 하지만 용량은 넉넉하다. 문제는 그래픽카드와 메모리다. 유행하는 온라인 게임의 최소 제원을 아슬아슬하게 만족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업그레이드를 위한 부품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 재정적인 한계와 성능을 참조해 고른 것은 이렇다. CPU는 4개의 코어로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쿼드코어 CPU인 ‘인텔 코어 2 쿼드 요크필드 Q8200’을 골랐고, 그래픽카드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면서 값까지 많이 떨어져 현재 게임 마니아들에게 높은 인기인 이엠텍의 ‘지포스 GTS250 제논 MAXX HDMI 512MB’를 골랐다. 또 1GB는 조금 부족한 듯 싶어 메모리를 2GB로 늘리는 상황도 가정해 보았다. 보너스로 PC의 체감 속도를 눈부시게 빠르게 만든다는 SSD를 더해 추가해 봤다.

테스트를 진행할 게임은 온라인 게임의 스탠다드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아이온>을 골랐고, PC 게임으로는 요즘 인기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4>와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호러 게임 <바이오하자드 5>를 준비했다.


삼성전자 DDR2 800 1GB(PC2-6400)

처방 1 - CPU 이식 수술
인텔 코어 2 쿼드 Q8200로 CPU 교체

치료비 : 18만7000원   예상 치료 효과 : 데이터 처리 속도의 변화로 인한 프레임 속도 상승   치료 조건 : 45nm 코어 2 쿼드를 지원하는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만 좋다고 게임이 쌩쌩 도는 것은 아니다. CPU가 빨라야 다른 부품들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CPU만   뛰어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텔 코어 2 쿼드 Q8200으로 CPU만 업그레이드해서 PC의 게임 성능 변화를 알아보자.

온라인 게임
나머지 부품은 그대로 둔 채 CPU만 인텔 코어 2 쿼드 Q8200으로 바꿨다. CPU만 업그레이드한 만큼 그래픽 설정은 바꾸지 않고 초기 값은 기본 설정을 그대로 두었다. CPU만 바꿨음에도 전체적인 게임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CPU를 업그레이드하는 것만으로 최소 14에서 최대 16프레임 정도의 속도 차이가 났다. 차이는 게이머가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두드러졌다. 치료를 받기 전의 PC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프레임이 크게 떨어졌지만 CPU를 바꾸자 이런 점이 많이 개선되었다.

<아이온> 역시 큰 효과가 있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보다 최대 2배 가까이 프레임이 향상되었다. 사람들이 많은 마을에서도 평균 68프레임을 유지했고, 필드에서는 80프레임까지 오르는 쾌거를 거두었다. 그래픽 설정은 아이온 옵션에서 추천하는 ‘자동 설정’에 맞추어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두 게임 모두 CPU 교체만으로도 속도가 향상되었다. 화질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온라인 게임에서는 CPU 업그레이드가 최적의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PC 패키지 게임
이번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4>로 치료 결과를 알아봤다.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로 업그레이드했으니까 두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성능 향상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앞서 테스트한 온라인 게임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인 만큼 기대도 컸다. 잔뜩 기대를 하고 최고 화질 모드로 벤치마크를 시작하자 기본 제원일 때와 별 차이가 없었고, 화면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기대를 낮추고 표준 모드로 바꿔 다시 프로그램을 돌렸다. 결과는 낙제점인 E등급. 업그레이드 치료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CPU 업그레이드는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즐기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번에는 <레지던트 이블 5> 프로그램을 돌렸다. 이미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모든 그래픽 설정은 표준으로 맞추고 진행했다. 이 게임 역시 업그레이드 전과 차이가 없는 C등급 판정을 받았다. 쿼드코어 CPU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CPU 성능 비교
인텔과 AMD CPU들의 성능은 ‘PC 마크 밴티지’의 게이밍 항목을 통해 비교했다. 기본 제원에 쓰였던 인텔의 펜티엄 듀얼코어 E5200부터 최신 코어 i7 965 익스트림의 성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점수가 낮은 E5200은 현재 8만 원에 팔리고 있고, 가장 점수가 높은 코어 i7 965 익스트림은 125만 원에 팔린다. 성능은 두 배지만 값은 약 15배나 차이 난다. 값이 비싼 인텔에 견줘 AMD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페넘 Ⅱ X4 940는 23만8000원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 평균적으로 4천 점을 넘으면 게임을 즐기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CPU 업그레이드를 원한다면 그래프 점수를 비교한 뒤 값을 잘 따져보고 고르자.





처방 2 - 그래픽카드 이식 수술
이엠텍 지포스 GTS250 제논으로 그래픽카드 교체

치료비 : 16만4000원   예상 치료 효과 :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3D 그래픽   치료 조건 : 6핀 보조 전원 2개, PCI 익스프레스 x16 슬롯 장착 메인보드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어떤 부품이 왕도인가’를 묻는 글이 하루에도 몇 개씩 올라온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부품이 바로 그래픽카드다. ‘게임은 그래픽카드’라는 공식은 모두에게 진실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래픽카드가 어떤 게임이든 성능을 확실  하게 올려줄까? 게임별로 성능을 어떻게 발휘하는지 직접 테스트를 해보자.

온라인 게임
기본 제원에서 그래픽카드를 ‘이엠텍 지포스 GTS250 제논 MAXX HDMI 512MB’로 업그레이드 한 뒤에 테스트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실행시켰다. 3D 효과를 모두 켜도 게임 진행에 문제가 없었다. 사람이 많은 마을이나 별로 없는 필드, 비행할 때도 안정적인 프레임을 선보였다. 단지 맵을 이동하거나 던전으로 이동할 때 로딩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픽 옵션을 기본으로 바꾸자 기본 제원 PC처럼 화려한 그래픽 효과는 사라졌지만, 대신 프레임이 향상됐다. 이는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일정 부분 데이터 처리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게이머를 홀린 <아이온>을 실행시켰다. CPU 업그레이드로 남다른 성능 향상을 보였기에 그래픽카드에 거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그래픽카드를 바꾼 덕에 그래픽 옵션을 모두 켤 수 있었지만 프레임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되레 스킬을 쓸 때마다 화려한 효과를 그려내느라 속도가 들쭉날쭉해졌다. 그래도 최신 그래픽카드의 효과를 얻었는지 프레임은 약 10정도 상승했다.

그래픽 옵션을 기본으로 낮췄더니 눈에 띄게 프레임이 향상됐다. 그래픽 효과를 낮출수록 처리해야할 데이터가 줄어들고 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아쉬운 부분은 로그인과 로딩 시간이 CPU를 교체했을 때 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게임 진행 중에는 그래픽카드가 힘을 쓰더라도 게임을 준비하고 시작할 때는 CPU의 힘이 더 중요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PC 패키지 게임
PC 패키지 게임은 온라인 게임과 전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스트리트 파이터 4>는 그래픽카드를 바꾸자 게임이 실행하면서 뜨는 로고의 속도부터 달라졌다. 그래픽 설정을 모두 기본으로 맞춘 뒤 시작한 테스트는 그야말로 감동의 쓰나미였다. 눈이 부신 이펙트와 세밀해진 그래픽을 감상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옵션을 최고 모드로 바꿔 한 번 더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프레임이나 점수는 조금씩 떨어졌지만 그래도 B등급이다.

<레지던트 이블 5>는 어떨까? 표준 모드로 벤치마크를 시작했다. 이 게임 역시 실행부터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작부터 매끄럽게 진행되었으며, 이전 테스트에서는 프레임이 크게 떨어졌던 장면도 거침없이 표현해냈다. 갖가지 무기와 특수 효과의 화려함도 눈을 즐겁게 한다. 벤치마크 결과는 B등급. A를 받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는 없다.



그래픽카드 성능 비교
엔비디아와 ATI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3D 마크 06’으로 알아봤다. 3D 마크 06은 주로 3D 게임의 성능을 확인하기 때문에 게임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5천 점이 넘으면 웬만한 게임은 문제없이 돌릴 수 있다고 본다. 기본 PC에 달린 ATI 라데온 2600 프로의 3D 마크 점수는 3335점이다. 참고로 라데온 2600 프로는 4만5000원, 라데온 HD 4870은 21만 원 정도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강 성능을 뽐내는 지포스 GTX 295는 무려 80만 원이 넘는다.


3D 마크 06의 테스트 결과다. 단위는 점수고 높을수록 성능이 좋다.

처방 3 - 메모리 확장
DDR2 800(PC2-6400) 1GB를 추가 장착

치료비 : 1만3400원   예상 치료 효과 : 게임 로딩 속도 향상   치료 조건 : 여분의 DDR2 메모리 슬롯

메모리는 PC 업그레이드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게임을 즐겨한다면 2GB 메모리는 기본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성능 차이를 알지 못하면서 ‘조금 빨라진다’는 말만 듣고 메모리를 추가하는 일이 많다. 값이 싼 편이라 부담도 없다.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면 성능이 얼마나 더 좋아질까?

온라인 게임
기본 제원에서 메모리를 2GB로 업그레이드 하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실행시켰다. 메모리 하나 늘렸을 뿐인데 전체적인 속도 향상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 실행 속도 역시 빨라졌다. 마을에서 돌아다닐 때는 41프레임, 필드에서 몬스터를 잡을 때는 48프레임이 나왔다. 비행할 때는 44프레임이었다. 와우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말하는 무난한 속도 50프레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따금 50을 넘기도 했다. 그래픽 설정은 기본 PC 상태와 똑같이 표준으로 맞췄다. 무엇보다 맵을 이동할 때 로딩 시간이 줄어들어 한결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이온>은 더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그래픽카드에서 재미를 못 봤기 때문에 메모리에도 큰 기대를 걸진 않았다. 하지만 메모리를 늘리자 프레임이 크게 향상되었다. 마을에서는 51프레임까지 나왔고, 필드에서는 78프레임까지 올라갔다. 설정은 표준으로 맞췄다. 이 정도라면 굳이 CPU나 그래픽카드를 바꿀 필요가 없다. 약 만 원을 투자해 이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 투자 대비 효율이 가장 뛰어난 업그레이드다.



PC 패키지 게임
아무래도 온라인과 PC 패키지 게임은 궁합이 맞는 부품이 따로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제법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인 온라인 게임에 견줘 PC 패키지 게임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었다. 먼저 <스트리트 파이터 4> 벤치마크를 돌렸다. 표준 모드로 테스트를 시작하는 순간, 혹시나 하는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예전처럼 각이 지고 배경이 사라진 테스트 화면은 느릿느릿 진행됐고, PC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등급 E를 선사했다. 그나마 프로그램 실행 속도는 조금 빨라졌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결과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레지던트 이블 5>도 메모리의 추가가 게임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프로그램 실행 속도는 빨랐지만 게임 벤치마크는 여전히 느렸다. 몇 번이나 같은 화면을 봐서인지 좀비가 죽어가는 장면도 식상해질 때쯤 벤치마크가 끝났다. 역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C등급이 나왔다. 메모리 추가만으로 게임 성능을 향상시키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4 벤치마크 등급


레지던트 이블 5 벤치마크 등급




처방 4 - 종합적인 치료
CPU+그래픽카드+메모리로 주요 부품 교체

치료비 : 39만1900원   예상 치료 효과 : 데이터 처리 속도와 그래픽 성능의 향상으로 인한 화려한 그래픽과 높은 프레임 속도   
치료 조건 : 소켓 775와 PCI 익스프레스, 그리고 DDR2 메모리 슬롯을 지원하는 메인보드, 6핀 보조 전원 2개

지금까지 업그레이드 이전 상태에서 부품을 하나씩 바꿔가며 게임 성능이 어느 정도 향상되는지 알아보았다. 3가지 처방을 모두 적용하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될까? ‘치료비’가 많이 들어서 그렇지 돈 걱정 없이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지금까지 하나씩 바꿨던 CPU와    그래픽카드, 메모리를 한 번에 바꿔서 게임 성능을 테스트했다.

온라인 게임
인텔 코어 2 쿼드 QQ8200과 지포스 GTS 250, 2GB 메모리를 동시에 적용했다. 이 정도면 동네에서 가장 잘나가는 PC방에 가도 단골손님 자리에나 한두 대쯤 놓여있는 PC 제원이다. 이것으로도 만족을 못하면 과욕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결과 부터 보자. 아이디 로그인부터 로딩까지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최고급 게임 PC인 만큼 기본 옵션 따위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에서는 52프레임, 필드에서는 69프레임, 비행할 때는 60프레임이었다.

<아이온>은 어떨까? 역시 그래픽 옵션을 최고로 설정하고 전장을 누볐다. 언뜻 봐도 확연하게 향상된 성능을 알 수 있다. 이전 CPU 벤치마크를 진행할 때와 프레임은 비슷하지만 화면의 품질이 다르다. 모든 3D 효과를 켰는데도 마을에서는 71프레임, 필드에서는 80프레임이었다. 역시 돈이 좋다.



PC 패키지 게임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과 PC 패키지 게임은 조금 상반된 결과를 보였지만 이번 만큼은 다르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결과부터 보자. 그래픽 옵션은 최고 모드로 올렸다. 화면이 보기 좋으니 속도도 빨라진 느낌이다. 벤치마크 결과는 B등급으로, 평균 프레임과 점수 또한 고득점을 기록했다. <레지던트 이블 5>은 어떨까?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볼 필요도 없겠지만 그래도 테스트인 만큼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점수를 알아봤다. 예상대로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B등급을 받았다.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꾸면 어떨까?

OCZ 버텍스 30GB SSD.
차세대 저장장치로 불리는 SSD는 하드디스크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면 SSD로 바꾸면 게임에 더 큰 영향을 끼칠까? 위에서 테스트한 최고급 PC에서 하드디스크를 피에스코에서 출시한 ‘버텍스 30GB SSD’로 바꿔 부팅 시간과 3D 마크, 온라인 게임 접속 시간 등을 비교했다.
SSD가 아무리 눈부시게 빨라도 게임 속도까지 빨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게임 시작 시간, 맵 로딩 시간 등이 조금씩 줄어들 뿐이다.


※ 부팅 시간은 전원 버튼을 눌러서 바탕 화면이 뜰 때까지 시간.

게임에 맞는 부품은 따로 있다
온라인은 CPU, PC 패키지는 그래픽카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온라인 게임이다. 대부분이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3D 온라인 게임치곤 수준 높은 최적화를 자랑해 최소한의 기본 제원만 확보해도 게임을 실행할 수는 있다.
 
흔히 <와우>를 업그레이드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품으로 CPU를 꼽는다. 메인보드의 내장 그래픽으로도 게임이 실행되기 때문에 원활한 게임 속도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4
유명 아케이드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의 최신 시리즈가 PC판으로 돌아왔다. 친숙한 캐릭터와 익숙한 기술들은 여전하지만, 화려한 볼거리는 더욱 향상되었다. 게임이 화려해질수록 그만큼 더 높은 제원을 요구하는 법.
 
<스파 4>도 만만치 않은 제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른 게이머와 멀티플레이를 즐기려면 웬만한 PC는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아이온
<아이온>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홈페이지에 적힌 최소 제원으로는 게임이 잘 돌아가지 않아 많은 게이머들의 원망을 들었다. 그나마 지금은 계속되는 패치와 게임 최적화로 조금씩 요구 제원이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다른 게임에 견줘 제원이 높은 편이다.

<아이온>을 개발한 엔씨소프트는 CPU를 업그레이드하라고 조언한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계속적인 시스템 최적화로 업그레이드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레지던트 이블 5
캡콤의 인기 게임인 <레지던트 이블 5>가 PC판으로 출시된다. 공포 게임 장르의 명품답게 게이머들의 기대가 벌써부터 크다. <레지던트 이블> 역시 캡콤에서 미리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현실감 넘치는 배경에 수많은 좀비들이 나오고 스케일이 큰 무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동영상만 봐도 제원에 대한 부담감이 팍팍 든다.


이번 벤치마크는 두 개의 온라인 게임, 그리고 두 개의 PC 패키지 게임으로 진행했다. 이번 벤치마크에서 의외의 사실에 놀랐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그래픽카드보다 CPU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가 좋았다. 요즘은 온라인 게임도 PC 패키지 게임 못지않은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기 때문에 대부분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쓰려고 한다. 물론 비싼 그래픽카드를 달면 그래픽이 섬세하고 화려해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CPU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프레임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은 PC와 게임 서버가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진행된다. 당연히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를수록 프레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그래픽카드보다는 CPU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대신 화려한 화면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지만 말이다.

PC 패키지 게임은 사정이 다르다. 그래픽카드의 역할이 더 크다. PC 패키지 게임을 즐기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CPU보다 그래픽카드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 간단하게 정리해서 온라인 게임을 주로 한다면 CPU를 바꾸는 것이 좋고, PC 패키지 게임을 주로 한다면 그래픽카드를 바꾸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다. 물론 둘을 동시에 업그레이드할 돈이 있다면 이런 고민할 필요 없이 화끈하게 지르면 그만이다.

굿이라도 해야 하나
한참 벤치마킹을 끝내고 뿌듯해 하면서 기사를 정리하는 기자에게 다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기사를 쓰게 만든 사촌 동생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는 소리를 한다. 아빠한테 졸랐더니 성적이 많이 올랐다고 아예 새 PC를 사준단다. 그래서 나에게 부탁한 업그레이드는 필요 없다고……. 도대체 왜! 나는 며칠 동안 이 고생을 해가면서 역시 돈이 좋다는 결론을 내야했던 것일까? 다행히 지난달처럼 내 돈은 들이지 않았지만 너저분하게 널린 테스트 부품과 수십 번씩 돌리느라 외워버린 게임 벤치마크 화면을 생각하니 절로 한숨이 나온다. 아무래도 마가 낀 것이 분명하다.


부품을 바꿨을 때 게임별로 어떤 점수가 나오는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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