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 시장을 흔들다, 넷플릭스(Netflix)의 '성공의 이유'
상태바
한국 콘텐츠 시장을 흔들다, 넷플릭스(Netflix)의 '성공의 이유'
  • 조은혜 기자
  • 승인 2019.04.11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martPC사랑=조은혜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IT 시장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기기와 서비스를 접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넘어서 우리의 생활에 변화를 만든다.

이에 smartPC사랑에서는 이러한 IT기기와 서비스가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또한 이와 관련한 사건에 관해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번 브랜드 스토리의 주인공은 ‘넷플릭스’(Netflix)이다.


한국 콘텐츠 시장을 흔들다

국내 미디어 시장에 넷플릭스가 무서운 속도로 세를 넓히고 있다. 넷플릭스의 모바일 앱 국내 유료 사용자는 지난해 9월 기준 90만 명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 32만 명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3배나 가까이 증가한 것.

넷플릭스에서만 독점적으로 공개됐던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그 가입자는 100만 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IPTV에 넷플릭스를 탑재한 LG 유플러스는 지난 1월 킹덤 방영 이후 가입자가 3배나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 약칭 OTT) 기업으로 일컫는다. OTT에서 top은 TV 셋톱박스를 뜻하는데, 이처럼 초기의 OTT는 셋톱박스를 통해 케이블 혹은 위성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광대역 인터넷과 이동통신이 발달하면서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발을 맞춰 OTT 서비스는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확장되기에 이른다. 현재 OTT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 국내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의 ‘푹’(pooq)이 꼽힌다.

▲ 넷플릭스는 1997년에 리드 헤이스팅스가 설립한 평범한 비디오 대여 사업 회사였다. 이후 DVD 대여 사업을 성공적으로 거쳐 현재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다.
▲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미스터리 스릴러 <킹덤>. 미국 외 국가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중 가장 많은 제작비(회당 약 20억 원)가 투자됐다. 6부작 시즌제이며, 2020년 시즌 2가 공개된다. 신체 절단, 성적 묘사 등 공중파에서 보기 힘든 장면도 예사로 등장하는데, 이는 넷플릭스기에 가능한 일이다.
▲ 넷플릭스가 급부상하자, 국내에서는 이에 대항할 토종 경쟁자를 만들기 위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상반기에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옥수수를 떼어내, KBS·MBC·SBS 지상파 3사가 공동 운영하는 푹(Pooq)과 통합할 계획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현재 넷플릭스는 총 4,200만여 이상의 영상물 보유라는 규모를 자랑한다.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가입자는 2017년 7월부로 전 세계 1억 명,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1억 3,7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가입자는 현재 세계 190여 개국 1억 3,7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훌루’(월트 디즈니)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아마존) 등 경쟁업체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업계 부동의 1위가 넷플릭스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넷플릭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운영 방식 그 자체에서부터 나온다. 가장 많은 이들이 꼽는 점은 공간적 한계 탈피이다. 넷플릭스를 약 1만 원 정도 월별로 결제한다면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더 나아가 TV에서 모두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다.

TV로 <킹덤>을 보다가, 외출한 뒤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집 안에서 봤었던 부분부터 이어볼 수 있는 식이다. 흐름을 끊는 중간 광고도 없고, 시선강탈로 집중을 방해하는 화면 상단 방송사 로고도 없다.

높은 자유도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통적인 TV의 경우, 방송사별 편성표대로 고정된 시간에 콘텐츠가 방영돼 하염없이 기다려야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넷플릭스 이용자는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JTBC의 <아는 형님>을 본 뒤, tvN의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그다음에 영화 <신과 함께>를 넷플릭스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것.

스트리밍 방식인 만큼, 오랜 시간 기다려 콘텐츠를 다운받을 필요도 없다. 저장 기능이 지원된 콘텐츠의 경우, 오프라인 상태에서 감상하는 것도 할 수 있다.

▲ 지원하는 디바이스는 OTT 서비스 중 가장 많은데, PC( 윈도우 및 Mac OS)와 스마트폰/태블릿(안드로이드, iOS, 윈도우폰, 단 OS 및 기종에 따라 제외)은 물론이고 스마트 TV, 블루레이 플레이어, 크롬캐스트, Apple TV, 게임기(PS3, PS4, XB360, XB1 등), 각종 셋톱박스 등 매우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한다.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정식으로 지원하는 케이블 TV/IPTV 셋톱박스는 딜라이브, CJ헬로tv, U+tv 뿐이다.
▲ 한국 넷플릭스 멤버쉽은 베이직(9,500원), 스탠다드(12,500원), 프리미엄)14,500원)으로 나뉘어 있다. 가격이 높아질수록 지 원하는 화질(HD, UHD)이 많아지며, 동시 접속을 할 수 있는 인원도 최대 4명까지 늘어난다.
▲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11월부터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제휴을 실행했다. 이로 인해 LG유플러스 이용자는 IPTV 셋톱박스에서 넷플릭스 앱 실행이 가능하며, 전용 요금제도 사용할 수 있다.
▲ 넷플릭스는 동시 접속을 최대 4명(요금제에 따라 상이)까지 지원한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는 이용자들끼리 프리미엄 계정을 나눠 사용하는 계모임 형태의 플랫폼이 생겨나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4FLIX’다. 이 경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멤버십의 가격은 월 14,500원이다. 최대 4대 기기의 동시접속을 허용하는 이 멤버십을 다른 3명과 공유하면 1인당 월 3,600원꼴로 넷플릭스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유료 수익 모델과 큐레이션의 성공

‘넷플리스 오리지널’로 불리는 전용 콘텐츠는 이용자 유입에 탄력을 더하는데 일조했다. 유튜브가 다양한 판매자의 제품을 모아둔 대형 도매상이라면, 넷플릭스는 일반적인 제품 외에도 자체상표 제품(오리지널 시리즈)을 가진 대형 마트로 비유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에 비용을 투자하는 대신, 독점으로 공개하는 콘텐츠다. 드라마, 코미디, 영화, 다큐멘터리 등 종류 선택의 폭도 넓다. 드라마의 경우 특이하게도 한 시즌의 모든 에피소드가 하루에 몽땅 공개되는데, 이는 매주 기다리며 방송을 보는 것보단 스트리밍으로 몰아서 보는 형태가 시청자의 선호도가 높은 것을 반영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첫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는 지난 2012년 공개된 드라마 <릴리 해머>다. 이후 2013년 에미 상(Emmy Award) 3관왕을 받으며 대성공을 거둔 <하우스 오브 카드>를 비롯한 각종 드라마들이 호평 을 받게 되며 유료 사용자를 대폭 늘리는 데 성공한다. 이후 점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자, 넷플릭스는 벌어들인 수익을 아낌없이 투자하며 오리지널 시리즈를 꾸준히 확충하기 시작한다.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행보 중 인상적인 점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입자 맞춤형 제작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앞서 언급한 <하우스 오브 카드>로, 넷플릭스가 이를 제작하기에 앞서 사용자들의 동영상 재생기록, 평가, 검색 정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체적인 콘셉트, 연출, 배우 등을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 대표적인 오리지널 시리즈는 해외 유명 시리즈물인, <기묘한 이야기>, <블랙 미러>, <빨간 머리 앤> 등이 있다. 몇 년 전 국내에 화제가 됐던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도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해 독점 공개했다.
▲ 넷플릭스는 오는 11일,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한 옴니버스 영화 ‘페르소나’를 독점 공개한다.
▲ 넷플릭스의 큐레이션 엔진 ‘시네매치’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개인 취향을 세분화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

▲ 지난 1월,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약 2년간 끌어왔던 망사용료 협상을 타결했으나, 계약기간과 망사용료 합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리에 부쳤다.

최근 국내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가장 먼저 해결할 과제로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을 꼽는다.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국내 기업들이 트래픽 용량에 따라서 사용료를 내는 것과 달리, 넷플릭스는 현재 국내에서 통신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망 사용료는 온라인 콘텐츠 기업들이 통신사가 깔아놓은 통신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돈이다. 가령, 서버가 해외에 있는 넷플릭스의 경우, 사용자들이 이에 접속해 스트리밍하는 행위는 국제 망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런데 이용자가 과부화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트래픽이 몰려 콘텐츠의 속도와 화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월 25일 <킹덤>이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로 스트리밍 하는 이용자가 폭주하자, 넷플릭스 전용 캐시버서가 없는 SK텔레콤과 KT는 서비스 지연과 관련한 사용자의 항의로 진땀을 뺐다.

통신 품질에 민감한 통신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회선을 증설하는 등 각종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이 깔아놓은 망으로 돈을 벌고 있으니, 투자를 보조하는 명목의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끈임 없이 주장해오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UHD와 같은 초고화질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송출하는 경우가 많아, 트래픽이 급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최근 해외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은 이에 수긍해 SK텔레콤과 협상을 타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경우 아직까지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게다가 넷플릭스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어 정부의 제재에도 직격탄을 맞기 어려울 전망이다. 망 사용료를 자사 가입자에게 받고 있음에도, 동시에 콘텐츠 제공 업자에게 부과하는 것은 '이중부과'라는 여론도 난관 중 하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